산모이름 : 윤정은
아기이름 : 이아린(만자) 여아
예정일: 2016년 3월 3일
출산일: 2016년 3월 10일 10시 17분  3.6kg
자연분만O 제모X 관장X 회음부절개X

안녕하세요.
아이를 출산한지 이제 딱 열흘이 되었네요.
이렇게 제가 조리원에 들어와서 쉬고 있는 것 자체가 신기하기만 하네요.
사실 첫째때는 진오비에서 분만을 하지 않아 이 홈페이지가 아닌 타 까페의 출산 후기들을 읽으며 조금이나마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었던 것이 생각나 출산을 준비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될까하여 몇 자 적어봅니다.

첫째는 강남에 있는 (자연주의 출산을 지향하는) 산부인과에서 출산하였어요.
요가 선생님의 소개로 자연주의 출산에 대해 알게 되었고, 어쩌다보니 저도 모르게 준비를 하고 있더군요.
지금 생각해보면 진짜 멋모르고 뛰어든 것 같단 생각이 드네요. ^^;;
그 결과 2박이 넘는 고통 끝에 첫째 아이를 출산하였어요.
입원도 장시간 하였기 때문에 생각보다 입원료도 비싸게 나왔구요. ㅠㅠ
출산이 너무 오래걸려서 다시는 둘째를 낳지 않겠다고 선언하였지만......
많은 분들이 그렇듯... 출산의 고통은 금방 잊혀지더군요. 하하하하하하

생각지도 못한 둘째의 임신.
첫째를 낳았던 산부인과를 다시 갈까 고민도 많이 하였지만..
비용도 만만치 않았던터라 둘쨰까지 그곳에서 출산하기는 좀 무리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남들은 다 촉진제와 무통주사를 맞으며 조금 더 편안하게(?) 출산을 한다는데, 내가 왜 또 그런 고통을 겪어야 할까라는 점에 대해 확신이 없기도 했고요.
이런 고민을 아는 언니와 얘기하다가 진오비를 추천받아 병원을 처음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기대반 설렘반 심 원장님을 만나뵈었습니다.
무뚝뚝하시다는 얘기는 언니를 통해 들었지만, 설명도 잘 해주시고 (기대를 거의 안해서 그런지) 기대했던 것(?)보다는 괜찮았습니다.
그리고 이제와서 솔직히 말씀드리지만 둘째라 그런지 사실 궁금한 것도 많지도 않았어요.
병원오는 날이 귀찮게 느껴진 적도 많았구요...하하하하
그래서 출산까지 몇번 안와도 된다는 언니의 말에 혹한 것도 있었어요.

에정일 d-day
휴직은 출산 한달 전부터 하였고, 휴직하자마자 요가수업도 열심히 듣고 걷기 운동도 틈틈이 하였어요.
(휴직 전까지는 솔직히 시간이 없어서 산전체조는 커녕 잘 시간도 부족하여 운동을 거의 못했고 원장님께 매번 혼이 나곤 했지요^^;;)
첫째때만큼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열심히 움직였다고 생각해서 예정일 가까이 나올꺼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첫째는 예정일 2일 전에 나왔던터라 당연히 둘쨰도 예정일 전에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어요.
그런데 예정일 아침 눈을 떳는데, 어제 그제와 마찬가지로 너무나 멀쩡하더군요. (역시 사람일에는 당연한 것은 없나 봅니다.)
예정일 당일 오전에 병원에 왔고, 내진결과 3cm가 열려 이번주 중으로는 나올 거라고 하시더군요.
(첫째는 1cm만 열려도 아파 죽겠는데 3cm여도 아무런 통증이 없는게 신기하기도 하고 믿겨지지 않았어요 사실...)

예정일 d+1
예정일이 하루 지나자 조금은 초조해지기 시작하더라고요.
그리고 몸이 무겁기도 하고 하루 빨리 아이가 만나고 싶어지기도 해서 요가볼을 가지고 운동을 시작했어요.
그런데 갑자기 아래에서 죽~ 흐르는 느낌이 나더라고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병원에 가보니 양수인지 확실하게 확인이 안된다고 하시더라고요.
어쨋든 뚜렷한 진통은 없어서 다시 집으로 돌아왔어요.

d+2~3
누워만 있으라는 선생님 말씀에 주말 내내 누워만 지냈어요.
안움직여서 그런지 밤에 찾아오던 가진통도 없는 것 같고 불안한 마음만 조금씩 생기기 시작하더라고요.

d+4
오전에 병원을 갔는데 선생님꼐서 유도분만을 할꺼냐고 여쭈셨어요.
흠... 고민이 많이 되기 하더라고요 솔직히.. 며칠전에 양수인지는 모르겠지만 좀 흐른것도 있고..
저도 불안하긴 했지만 쉽게 결정하기는 좀 어려웠어요.
유도분만을 하면 힘들다는 말을 주변에서 많이 듣기도 했고, 조금 더 기다리면 아이가 알아서 잘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완전히 놓기는 힘들었구요.
자신은 정말 없었지만 일단은 좀 기다려보겠다고 말씀을 드리고 불안한 마음으로 병원을 나왔지요.

d+6
유도분만을 한다면 6일쨰 혹은 8일째 가능하다고 하시더라고요.
사실 아직 예정일에서 일주일이 지나지 않은 상황이고 유도분만하기 솔직히 무섭(?)기도 하고
정안되면 모레쯤 유도분만을 하자..라고 마음을 먹고 기다리기로 했어요.

d+7
새벽 5시 넘어 갑자기 배가 아픈것 같았어요.
가진통을 겪었던 지난 날들과는 확실히 진통이 다르더라고요. 그리고 아 이거다 싶더라고요.
아침에 소변을 보려고 보니 살짝 이슬이 비추기도 했고요.
진통이 시작되고 30분이 지나자 5분 간격으로 느껴지더군요.
경산부는 10분 간격이면 무조건 전화하라는 원장님의 말씀이 떠올라 병원에 전화를 했어요.
당연히 병원에 오라고 할줄 알았는데, 버틸만하면 그냥 버텨보다가 9시에 병원에 오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아이를 빨리 낳고 싶다는 생각에 집을 돌아다니기 시작했어요.
걷다가 아프면 잠시 심호흡을 하고 또 지나가면 다시 걷기를 반복..
그리고 나니 어느새 6시가 넘었고 남편은 일이 있어 지방으로 출장을 갔어요.
남편은 오전 일찍 끝내고 돌아온다고 해서 (첫째때 진통을 오래 겪은 경험으로) 빨라야 오후쯤 아이를 만날수 있겠구나 하고 생각했지요.
6시 10분.. 첫째가 웬일로 일찍깨서 놀자고 하더군요. 아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배는 계속 아픈데 첫째는 계속 책을 읽어달라고 조르는 상황이라 어쩔수 없이 침대에 누워서 늑대 대장장이 책을 읽으며 중간중간에 진통을 하고 버텼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기억이 잘 안나긴 하지만 어떻게 버텼는지 모르겠네요. 어후~
저의 SOS에 8시가 다 되어 친정부모님이 도착하셨고 병원가면 분명 오래 걸리고 배가 고파질 것이라는 생각에 진통하는 사이 사이에 정신차리고 국에 밥을 한그릇 뚝!딱! 말아 먹었네요.
엄마와 함께 병원에 도착하니 어느덧 9시 30분.
배는 이미 많이 아픈것 같은데..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멀쩡하게 내원한 다른 날들과 마찬가지로 혈압, 체중, 소변검사를 모두 해야한다는 간호사 선생님 말씀에 약간 울컥할뻔도 했지만 어쨋든 버티고 다 했어요.  
로비 쇼파에서 순서를 좀 기다리다가 겨우 제 순서가 돌아왔지요.
선생님께서 내진하시더니 다 열렸다고 분만실로 가자고 하시더군요.
제가 지금 제정신이 아니라 잘못 들었나 싶어서 "네? -_-? 뭐라고요?" 라고 되묻기까지 했지요.
남편에게 연락할 시간도 없이 아픈 배를 부여잡고 분만실로 이동하였어요.
선생님께서는 양수가 터지고 아이가 태변을 보았다는 말씀을 하시면서 빠르게 출산해야할 것 같다고 하셨어요.
그런데 분명 요가 시간에 분만할때 하는 호흡을 잘 배운것 같은데 또 마음은 급하고 갑작스럽게 할라니 들이쉬고 힘을 주는건지 내쉬고 힘을 주는건지 기억이 하나도 안나더라고요. ㅜㅜ
선생님께 다시 여쭤보고 마음을 가다듬고... 여러번의 노력끝에 겨우 겨우 아이가 나왔어요.
이미 한번 해봤던 일이지만 제 배 위에 올려진 작은 핏덩이를 보니 가슴이 뭉클해지더라고요.
그러면서 예정일에서 하루 이틀 시간이 흐르고, 근 일주일간 알게 모르게 쌓인 근심과 걱정이 싹~ 내려가는 느낌이였어요.
그동안 워킹맘으로서 첫째 챙기기에도 이미 버거운 몸이라 둘째에게는 태교다운 태교 한 번 못한 것도 부끄럽지만 숨길 수 없는 사실이였고,
예정일 보다 늦게 나온 것도 내가 그동안 너무 신경을 너무 안써줘서 그런건 아닌가 하는 죄책감도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큰 고생 안시키고 건강하게 태어나줘서 고맙기만 하더라고요.
아마 둘째맘들은 다 저와 비슷한 심정이지 않을까 싶네요.
그리고 지금까지 선생님 및 의료진 분들이 잘 진료해주신 덕분에 출산까지 큰 탈없이 잘 지나간 것 같아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제 아이가 태어난지 어느덧 10일이 지났고,
첫애 때와는 다르게 조금은 아이를 볼때 더 여유가 생겼다고 자만하면 바로 울어서 비슷하게 멘붕이긴 하지만..
그래도 큰 애만 보다가 말도 못하고 울기만 하는 아이를 보니 아직까진 (조리원이라 그런지) 이쁘기만 하네요.
첫애때처럼 몸 회복도 빠르면 좋겠지만 나이도 더 들었고 지금은 회복이 확실히 좀 더딘것 같네요. (산전관리의 중요성을 이제서야 깨닫...;;)
며칠 후면 이제 조리원을 나가 다시 육아의 전쟁터로 가야 할 것 같네요.
그래도 출산처럼 육아도 또 어찌어찌 하다보면 꾸역꾸역 흘러가니 시간이 100일까지 훅~ 지나가길 기도해봅니다.

그럼 모두 굳밤되시고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시 한 번 심 원장님을 비롯한 간호사 선생님들 모두 감사드리고요. 앞으로도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

이 글에 좋아요를 표시한 회원

배유진 [2016-03-30 12:02]  오현경 [2016-03-21 23:19]  박시원 [2016-03-21 22:10]  dongin [2016-03-21 18:46]  심상덕 [2016-03-21 11:55]  

본 글은 아래 보관함에서 추천하였습니다.

#2 오현경 등록시간 2016-03-20 00:52 |이 글쓴이 글만 보기
오늘 늦은 새벽에, 낮에 통화하면서
"밝음"이 느껴지는 엄마 목소리에
저도 기분이 좋아졌답니다.침대위에서 늘 웃어주시던 엄마 얼굴이 그려졌어요~

초고속 분만으로 정신없으셨을테지만
입원실에서는 역시 둘째맘의 여유가 느껴졌었어요.
아빠 역시 적극동참,에 엄지척!!!

아직 아기 돌보고 몸조리 하느라
바쁜나날 보내고 계실텐데 긴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좋은 에너지 받아 남은 3월도 힘낼수있을것 같아요!
건강한 아기 만나신걸 다시 한번 축하드리고
행복한 육아생활 함께 응원할게요. 행복하세요:)

#3 ranccu 등록시간 2016-03-23 15:18 |이 글쓴이 글만 보기
오현경님이 2016-03-20 00:52에 등록
오늘 늦은 새벽에, 낮에 통화하면서
"밝음"이 느껴지는 엄마 목소리에
저도 기분이 좋아졌답니다.침대위

오현경 간호사 선생님...
다음날까지 연락주시고 신경써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다행히 오로는 그때 이후로는 점차적으로 줄어들고 있네요. 약먹고 나면 아직도 조금 흐르긴 하지만요.

입원실에서는 둘째맘으로서 멘붕오는 걸 보여드리지 않기 위해 애썼습니다.
물론 첫째때보다는 나은것 같긴 한데 사실 기억이 잘 안나 가물가물 하네요...^^;;

응원해주시는 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ps: 저 한가지 궁금한 사항이 있는데 여기 질문해도 되는지 모르겠네요. 아는 동생에게 진오비를 추천해주었는데 출산시 무통주사 투여를 희망하는 경우는 어떻게 하나요? 제가 몰라서 답변을 잘 못하겠더라고요. ^^;;
#4 오현경 등록시간 2016-03-24 11:58 |이 글쓴이 글만 보기
ranccu님이 2016-03-23 15:18에 등록
오현경 간호사 선생님...
다음날까지 연락주시고 신경써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다행히 오로는 그때 이후로

http://gynob.kr/forum.php?mod=viewthread&tid=3080&highlight=무통

http://gynob.kr/forum.php?mod=viewthread&tid=1077

심원장님께서 이전에 올려주신
무통시술에 관한 설명과 본원방침을 링크로 올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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