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병원 초음파실장인 배유진 샘이 이번에 일본에 잠깐 여행 다녀오면서 사다준 선물입니다.
저는 산모분이든 직원이든 어떤 일로건 제게 줄 선물 가져오지 말라고 하는데 잘 안되는군요.
산모분들은 순산하시어 산모와 아기 모두 건강하게 퇴원해 주시면 그게 가장 행복한 선물이고 직원들은 제가 병원 근무하는 날까지 오래오래 함께 있어 주면 그게 가장 고마운 선물입니다.
여하튼 그래도 일부러 챙겨서 주시는 선물들이니 막무가내로 거절하기 어려워 대체로 받기는 합니다.
주스 한캔 이상의 값을 팍 넘어서는 부담스러운 것만 아니라면 말이죠. ㅎㅎ

배유진샘의 선물은 일본 과자와 스티커 같은 것들입니다.
과자는 아마 본인이 그런 것들을 좋아해서일 것 같고 스티커는 제가 책을 자주 읽으니 북마크로 쓰라고 준 것 같습니다.
호빵맨 과자도 그렇고 스티커도 그렇고 좀 아이들스럽네요.
좋은 쪽으로 하면 천진난만하다는 의미이고 나쁜 쪽으로 하면 유치하다는 의미입니다.

과자의 맛은 아직 하나만 뜯어 먹어 보아서 다는 모르겠고 좀 밍밍하기는 한데 담백하고 고소해서 맛이 있습니다.
일본 음식이나 과자들이 강렬한 맛인 것들이 별로 없다고 들었는데 그말이 맞나 봅니다.

제 딸넴과 아들놈도 일본, 일본이라기 보다 일본 문화를 좋아해서 일본 소설 나부랑이도 자주 보고 일본 웹사이트도 자주 들여다 보는 것 같더군요.
언젠가 지 엄마랑 일본 여행을 함께 가기도 했습니다.
물론 저는 쏙 빼놓고요.
오사카를 이박삼일인가 삼박사일인가 가는데 일인당 50만원인가 하여 생각보다 많이 들지는 않았다고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저는 혹시 일본에 갈 기회가 있다면 설국으로 유명한 북해도이든가 거기를 가보고 싶습니다.
부모님 모시고 온천도 해 보고, 그 다다미 방 같이 생긴 방에서 맛있는 초밥도 먹어 보고 싶습니다.
자동차 소리도 들리지 않고 새소리만 가끔 들리는 한적한 그런 여관에서 일주일이고 한달이고 시계는 보지 말고 쉬다 왔으면 좋겠습니다.

가깝고도 먼 휴식과 일의 사이.
가깝고도 먼 의사 산모 관계.
가깝고도 먼 성공과 실패.
가깝고도 먼 삶과 죽음.
생각해 보니 가깝고도 먼 것이 일본만 있는 것이 아니었네요.
과자 하나에 너무 생각이 멀리 나갔나요? ㅎㅎ

댓글

여행은 돈,시간,마음의 여유가 있어야 할 수 있다는데 원장님은 3가지 다 없으신걸로~ㅋㅋㅋ  등록시간 2016-03-29 16:52
가깝고도 먼 부부사이... ㅎ  등록시간 2016-03-28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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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ybud19 [2019-12-16 22:49]  xingxing [2016-03-30 17:58]  podragon [2016-03-30 11:10]  정인♥ [2016-03-28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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