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문구류 하나 살 것이 있어 홍대에 있는 한가람 문구에 가는 길에 은행 잎이 이쁘게 떨어져 있는 모습이 있어서 찍어 봤습니다. 그냥 영상만 올리려니 밋밋해서 배경 음악도 한번 넣어 봤습니다. 음악은 조르쥬 무스타키가 부른 Le facteur라는 곡인데 우리말로는 "우편 배달부"라고 합니다. 비가 내려 낙엽이 지는 쓸쓸한 거리와 영상이 어울리는 것 같지 않나요?
찍을 때 분위기에 맞는 배경 음악을 찾아서 넣을 생각으로 3, 4 분 가량 길게 찍으려고 했는데 2분 남짓 밖에 찍지를 못했습니다. 왠 아저씨가 체구에 걸맞지 않게 작은 우산 (여성용 몽벨  양산. ㅎㅎ) 들고 한쪽 팔은 다 젖은 채 휴대폰 들고 서 있는 모습을 사람들이 흘끔거리면서 보기도 해서 길게 못 찍었습니다. 그래서 음악이 뒷 부분에 좀 잘렸습니다. 양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아래는  유튜브에 올린 영상의 주소 입니다.
https://youtu.be/ZinfWjx26nM
이곳에도 영상을 함께 올릴 수는 있는데 번거롭기도 하고 유트브 제 채널도 종종 보시라는 의미에서 영상은 그곳에만 올립니다. 그래도 영상의 전후 맥락은 이곳에만 올리니 이곳을 홈피를 방문한 분들께도 약간의 배려는 해 드린 셈입니다. ^^

저는 문구류를 좋아해서 홍대의 한가람 문구 뿐 아니라 50년 전통이라는 호미 화방이나 리브로 서점 안에 있는 문구점에 자주 들립니다. 그외에도 아트박스나 상상 마당 등에도 간혹 가고는 하는데 역시 문구류는 한가람 문구에 제일 많고 미술 관련 용품은 호미 화방에 많이 있습니다. 제가 무슨 대단한 작품 활동을 하는게 있어 화방에 가는 것은 아니고 저희 병원 다니는 산모들께 드리는 자작 산모 수첩을 제작하려면 본드와 망사천 등 필요한 것들이 있어서 종종 갑니다.  물론 그건 구실이고 병원에서만 살다 보니 갑갑해서 동네 마실 나가는 택으로 갑니다. 서점에도 자주 가기는 하지만 자주 가니 새로 나온 신간 코너만 보고 나면 볼 것이 없습니다. 커피 숍은 혼자 가기도 뻘쭘할 뿐 아니라 돈도 아깝고 밤에 커피를 먹지 않는 탓에 거의 가지 않습니다.

밤이 늦었는데도 비는 아직도 그치지 않고 계속 내립니다. 제가 작업실로 쓰는 3층 진통실 옆방의 창문으로 빗줄기가 흘러 거리의 불빛이 흔들거립니다. 이 방은 방음이 잘 되지 않아 차소리가 시끄러워 평소에는 귀마개를 하고 책을 읽거나 컴퓨터를 하는데 오늘은 비소리를 듣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귀마개를 뺐습니다.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이 있게 마련인 것은 이 경우도 예외가 아닌가 봅니다. ㅎㅎ 전 호흡기가 별로 좋지 않고 눈도 빛에 약해서 맑고 화창한 날보다 흐리거나 비가 오는 날을 더 좋아합니다. 비가 오는 날은 공기가 촉촉해서 평생을 두고 괴롭히는 알레르기 비염도 좀 잦아 들고 눈도 덜 피곤하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비오는 날은 반드시 바깥에 나가서 습기 잔뜩 머금은 공기를 코안으로 들이 마십니다. 어쩌면 그것이 제게는 재 충전의 순간이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우편 배달부라는 곡은 평소에도 자주 듣는 좋아하는 곡입니다. 오늘은 글을 올리면서 어떤 내용인가 궁금해서 가사를 찾아 보았습니다. 아래와 같은 내용인데 예상보다 훨씬 더 슬픈 내용이라  분위기 너무 쳐지지 않나 싶습니다. 요즘 젊은 친구들 말로 갑분싸라고 하나요? ㅎㅎ
그러나 무언가를 배달한다는 것은 대체로 즐거운 일입니다. 받는 사람에게 기쁨을 주니까요. 다만 일이 마냥 쉽지만은 않은 것이 단점이기는 합니다. 택배 기사들도  로켓 배송이니 새벽 배송이니 해서 고충이 심하고 사고도 많이 난다고 들었습니다. 저도 어찌 보면 배달꾼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물건이 아니고 아기를 배달하는? 아니 배달을 돕는? 사람이라는 것이 다를 뿐입니다. 무사히 잘  배달해야 한다는 것은 우편 배달부와 다를 것 없이 없습니다. 이를테면 저는 인간 황새라고 부르면 적당하겠군요.ㅎㅎ. 그런데 혹시 요즘도 애들한테 너는 황새가 엄마 아빠한데 데려다 주었다거나 다리 밑에서 주워 왔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Le jeune facteur est mort
젊은 우편배달부가 죽었네.
Il n'avait que dix-sept ans
이제 겨우 열일곱인데.....

L'amour ne peut plus voyager
더 이상 사랑이 배달되지 못하지.
Il a perdu son messager
사랑의 심부름꾼을 잃었으니.

C'est lui qui venait chaque jour
날마다 찾아오던 그였지.
Les bras chargés de tous mes mots d'amour
내 모든 사랑의 말을 두 팔에 안고
C'est lui qui portait dans ses mains
두 손 가득 들고 있었지.
La fleur d'amour cueillie dans ton jardin
그대 정원에서 꺾은 사랑의 꽃을.....

Il est parti dans le ciel bleu
그는 떠났네..... 푸른 하늘 속으로.
Comme un oiseau enfin libre et heureux
자유롭고 평화로운 새처럼
Et quand son âme l'a quitté
그리고, 영혼이 그 몸을 떠났을 때
Un rossignol quelque part a chanté
어디선가 밤꾀꼬리가..... 노래하고 있었지.

Je t'aime autant que je t'aimais
그대를 사랑했던 만큼..... 나 지금도 그대 사랑해.
Mais je ne peux le dire désormais
하지만, 앞으론 그말..... 할 수 없지.
Il a emporté avec lui
그가 함께 가져가 버렸으니
Les derniers mots que je t'avais écrit
그대에게 썼던 마지막 말들을.

Il n'ira plus sur les chemins
이제 그는 다니지 않지.
Fleuris de roses et de jasmins
장미와 쟈스민꽃들 만발한
Qui mènent jusqu'à ta maison
그대 집에 이르는 그 길을
L'amour ne peut plus voyager
사랑은 더 이상 배달되지 않아.
Il a perdu son messager
그 심부름꾼을 잃었으니.....
Et mon coeur est comme en prison
그리고 내 맘은..... 감옥에 갖혀버린 듯.

Il est parti l'adolescen
그는 청춘을 떠났지.
Qui t'apportait mes joies et mes tourments
내 기쁨과 고통, 그대에게 가져다 주더니.....
L'hiver a tué le printemps
겨울은 봄을 죽였고.....
Tout est fini pour nous deux maintenant
모든 게 끝났지..... 지금 우리 두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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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aia [2018-11-12 21:34]  박선주 [2018-11-10 21:44]  happybud19 [2018-11-10 17:52]  navi3561 [2018-11-09 18:46]  rich00615 [2018-11-09 15:56]  양선영 [2018-11-09 11:09]  
#2 happybud19 등록시간 2018-11-10 18:08 |이 글쓴이 글만 보기
가사가 쓸쓸하지만 아름답고..선생님이 손수 찍으신 영상도 무척 아름답네요~ 비가 오고나니 나뭇잎이 모두 떨어져 나무가 휑해졌어요.  아기 황새..배달부..로서의 애환이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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