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휴대폰 모드 | 컴퓨터버전으로 계속 방문
임신계획을 할 때 부터, 임신을 하게되면 진오비라는 곳을 다녀야지 생각했습니다.

원장님께서 이유를 들으시면 허무하실 수도 있겠지만...
진오비를 방문하는 많은 산모들처럼 제가 엄청난 철칙을 가지고 사는 사람도 아니고 출산에 있어 무언가 엄격한 기준이 있었던 것도 아닙니다.
그냥 특별한 이유가 아니라면 꼭 자연분만이 하고싶었고 자연주의? 좋은거겠지.  과잉진료를 안한다고?
뭐 이정도의 이유였달까요? ㅎㅎ

집근처 병원에서 임신확인 후, 블로그와 카페에서 듣던,
'무뚝뚝하지만 알고보면?! 다정하시다.', '츤데레원장님이시다.'
라고 표현되고 있는 원장님을 첨 뵙고 웃음이 피식 나왔습니다.
정말 선생님은 불필요한 미사여구를 절!대! 쓰지 않으시는 아주 담백하신 화법의 소유자셨거든요. 거기에 무표정 ㅋㅋㅋ
하지만 구구절절 쓸데없는 얘기 하지 않으시고 핵심만 쏙 얘기해주시는 쿨한 모습에 뭐랄까 신뢰가 확 갔어요.
검진 후 아무것도 모르는 신랑의,
"의사선생님이 너무 안 상냥하신거 아니야?"
라는 말에,
"앞에서 사근사근 친절하면서 과잉진료 하는 샘들도 얼마나 많은데! 그리고 저정도면 상냥하신거지!"
라고 첨 뵌 원장님 편을 들어버린걸 보면 저는 저 날 부터 심원장님의 매력?!에 빠졌었나봅니다.ㅋㅋㅋ
참고로 제 신랑, 지금은 저와 함께 원장님의 유투브 영상을 보는 구독자 중의 한 명이랍니다.

이제 진짜 출산후기입니다.

임신기간 내내 뱃속의 아가는 항상 2~3주정도 주수보다 작았습니다.
그에비해 저는 16키로나 몸무게가 늘었지요ㅠㅠ
검진때마다 저는 몸무게 경고를 받았고 아가는 늘 작았고 심지어 중간에 배뭉침도 약간 있어 산전요가도 잠시 쉬어야만 했어요.
아가가 2.5키로가 되자마자 산전요가와 걷기를 다시 시작하며 출산준비를 시작했습니다.
막달 내진 때 자궁문이 부드러워져 있어 예정일까지 안 갈 수도 있겠다는 말씀을 듣고 더욱더 운동에 매진했어요.

그런데 정말 출산은 아기가 나오고 싶을 때 나오는건가봐요.
예정일이 지나도 아무런 변화가 없더라구요.

여기서 심원장님의 철칙이 빛을 발했지요.

다른 병원이었다면 유도를 무조건 권하셨을 텐데 원장님께서는 42주까지는 정상분만이며 아가가 작으니 급한거 아니면 기다려 보자고 하셨어요.
여기저기서 너무 늦게 낳으면 아기한테 안좋다, 산모가 고생한다 기타등등 절 불안하게 하는 말을 많이 날리셨지만 (그르지마세요!!!)
원장님과 아가를 믿고 최대한 느긋하게 기다렸습니다.
41주가 되던 날 아침, 화장실에서 이슬이 비쳤습니다. 이렇게 반가울수가!
전날까지 아무런 증상은 없었습니다.
병원에 전화를 드리니 원장님께서 내원하라고 하신다 하셔 후다다닥 달려갔지요.
검사를 하는데 자궁수축이 잡힌다고 내일 아침에 출산준비를 하자며 새벽에라도 아프면 병원으로 오라는 말을 듣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내진때문인지 배가 싸르르르 하긴했지만 통증이라 칭하긴 애매했고 이때만 해도 신나게 홍대를 돌아다녔네요.

진짜 내가 아기를 낳는건지 정말 엄마가 되는건지 긴가민가 현실감각이 없는와중, 저녁 6시부터 진통이 시작되었습니다.

아팠다 안아팠다를 반복했지만 신랑에게 얼른 팥빙수를 포장해오라고 했던걸 보니 덜 아팠던게 틀림없네요.
약 4~50초간의 진통 땐 베개에 얼굴을 파묻고 윽- 하며 버티다가 몇분간의 휴식기가 오면 빙수를 퍼먹었지요 ㅋㅋㅋ
새벽1시가 되자 끙끙앓는 수준의 진통이 오더군요.
어플이 진진통이라고 병원을 가라고 했다가 아직 가진통이라 했다가 5분간격이었다가 3분간격이었다가 또 7분간격이었다가...
도저히 불안하고 아파서 잠을 잘 수도 가만히 있을 수도 없을 때 병원에 전화를 드리고 출산가방을 들고 출발을 했습니다.
(사실 두시간 전 전화드렸다가 더 아프면 오라고 하셨어요 ㅋㅋ)
집에서는 정말 너무 아파서 흑흑 울면서 신랑한테 병원에 데려다 달라고 했었는데 이상하리만큼 찬바람을 좀 쐬니... 진정이 되더군요...

도착하니 겨우 자궁문 2센티 열림. 여전히 죽을듯이 아픈진통이긴 하지만 그 진통없는 간격사이에 숨은 쉴만 했어요.
호흡법 꼭 숙지하세요!!!
몇시간이나 흘렀을까요?
정말 눕지도 앉지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아픈, 체감상 휴식기가 없는 진통이 몰려왔어요.
온몸이 덜덜덜 떨리고 소리를 내지 않을 수 없이 이대로 1분도 더 못있겠다 싶은 그때 들어온 간호사 샘에게 제발 진통제좀 놔 달라고 울부짖었어요.
그러고 거의 제정신 아닌상태로 얼마나 있었을까요.
심원장님이 나타나셔서,
'많이 아프세요? 진통제 놔드릴게요!'
라며ㅠㅠㅠㅠㅠ 엉덩이주사를 뽁!

거의 병원에서 숙식하신다는 심원장님은 정말 새벽에 나타나셔서 절 살려주셨어요.ㅠㅠㅠ
저 너무 아파한다며 원장님께 일찍 콜 해주신 오현경샘께도 정말 감사드려요.

무통은 아니고 진통제 주사였어요. 출산준비하면서 진오비출산 후기 정말 하나하나 정독하면서 읽었는데
원장님이 다신 댓글에서 진통제 정도는 놔주신다는 걸 본 기억이 얼핏 났거든요.

정말 그 전까지 느껴지던 진통이 10이었다면 5나 6으로 떨어진 느낌.
숨이 쉬어지고 1분정도의 진통을 하고 난 후 찾아오는 몇 분의 짧은 휴식기동안 꾸벅 잠까지 들더군요.
그때가 아침 8시쯤? 병원에 온지 6시간이 흘렀어요.
8시 반쯤 내진도중 양수가 터졌고 급히 분만준비에 들어갔던거 같아요.
사실 지칠대로 지치고 피곤하고 아프고 제정신이 아니었어요. 분만실에 걸어갔던거 같은데 기억이 가물가물해요.
분만실에 신랑과 있는데 정말 갑자기 아기가 나올거 같이 밑에 힘이 들어가는거에요.
신랑한테 원장님 빨리 불러달라고 아기나올 거 같다고 외쳤어요.

얼마나 지났을까..정말 바로 원장님과 간호사 선생님들이 출산준비를 착착해주셨고 힘주기에 들어갔어요.
저는 진통도 진통이지만 힘주기가 너무 아팠어요ㅜ
배가 아플 때 힘을 주고 배가 안아플 때 잠시 쉬는거인줄은 출산 후기같은 곳에 왜 나와있지 않았을까요?
무통을 맞으면 이 느낌이 안느껴져서 출산이 힘들다고 하더라구요.(카더라 통신인가요? )
배가 아플 때 미친듯이 힘을 주는데 숨을 너무 참고 용을 쓴건지 잠시 기절을 했어요.
순간 정신을 놓았다가 신랑이랑 선생님들 소리에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분만중인 상황.
겨우 1~2초였을 텐데 상황파악이 안되더라구요. 뭐지? 나 뭐하고 있지? 어 아기낳나? 아... 나 아기낳는구나.
그리고 졸음이 몰려오고 아기는 낳아야하고 정신을 차리려고 애를 쓰고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힘을줬어요.
간호사샘들이 배를 막 눌러주시는게 너무 도움이 됐어요.
원장님이
"아기 이번에 나와요. 마지막으로 힘주세요."
라는 말에 정말 죽을 듯이 힘을 주니
5월1일 오전 9시 36분 우리 깡총이가 태어났습니다.

이 감동적인 탄생의 순간을 수도 없이 상상하며 혼자 눈물콧물을 훌쩍였던 감성폭발 임산부였는데
정작 현실은 너무 지쳐서 눈물이 나지는 않더라구요 ㅎㅎㅎ
그래도 원장님께서 주신 USB 속 영상을 나중에 다시보고는 눈물을 훔쳤답니다.

모든게 처음이라 쉽지 않았던 모자동실이 이었지만 분명한 건 2박3일간의 그 시간이 우리 둘에서 우리 셋으로 만들어 주었어요.

여담이지만.
조리원에서 진오비출신들은 다른 병원 출신과 다름으로 특별분류?! 되는데요.
먼저 조리원 입소당일 떡실신으로 유명하여 수유콜도 생략, 식사시간 무조건 직접깨우러 와주세요 (강렬한 모자동실의 후유증이지요)
그 다음,조리원 신생아실에 누워있는 아가를 보고 훌쩍거리고 있는 엄마들은 진오비 출신이랍니다.ㅋㅋㅋ
아가와 함께한 2박3일동안 모성애가 폭발해서 아가를 두고 방으로 떠나자니 홀로 누워있는 아가가 너무 짠한거지요ㅎㅎ

벌써 출산 28일째의 날도 지나가고 있네요.
아가가 없던 삶이 어땠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아가의 존재는 저희 부부의 삶을 완전히 바꾸어놓았습니다.
힘들기도하고 멘붕이 오기도하고 지칠때도 분명있지만 그 전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 너무 예쁘고 사랑스러워요.
감사합니다. 심상덕 원장님 그리고 간호사 선생님들.

비로소 약간, 아주아주 약간 어른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건강한 출산하게 해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리고, 아가 잘 키우겠습니다.

둘째 생기면 수줍게 찾아뵐게요!


댓글

아기가 느긋한가봐요~ 저도 예정일 지나 41주에 나왔어요. 진오비 아니었다면 유도분만 했겠죠? 순산 축하드려요!  등록시간 2019-06-04 17:42
아직 24주 지만, 출산예정일이 다가올 수록 두렵고, 얼마나 진통이 아플지, 참을 수 있을지 걱정이컷는데.. 생생후기를 보고 용기를 얻고 갑니다.. 진통제 필수로 맞아야겠네요 ㅎㅎ  등록시간 2019-05-30 10:55

이 글에 좋아요를 표시한 회원

hanalakoo [2019-06-04 17:40]  daphne [2019-05-30 06:06]  podragon [2019-05-29 21:42]  심상덕 [2019-05-29 08:35]  happybud19 [2019-05-29 00:35]  

본 글은 아래 보관함에서 추천하였습니다.

스마트폰 모드|진오비 산부인과

© 2005-2019 gynob clinic

빠른 답글 맨위로 목록으로 돌아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