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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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문 제 웃는 사진

인기지수 4 1878번 조회2013-01-21 23:55

제가 워낙 웃지를 않아서 전에 저희 병원을 찾아온 어떤 산모분은 제가 웃는 모습 한번 보는 것이 소원이라고 우스개 소리로 말하더군요.
그 말을 듣고 제가 웃었는지 어땠는지는 오래전 일이라 기억이 나지를 않습니다.

그 말을 듣고 보니 정말 그런 것도 같다는 생각도 들고 또 걱정스럽고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병원을 찾아온 산모나 환자들에게 포근한 얼굴로 맞이 하지 못하는 것이 미안하기도 해서 바꾸어 보아야 겠다 생각한 적도 있지만 천성이 그래서인지 잘 되지 않아 지금은 포기했습니다.
그렇다보니 병원에서고 집에서고 거의 웃음을 잃고 지내서 저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제가 화나 있는 것 아닌가 오해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험한 인상에 웃음마저 없으니 저와 같은 의사에게 진찰받는 분들도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겠구나 하는 자괴감도 듭니다.
요즘은 좀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한동안 인터넷 상에 어떤 산모분께서 올린 글에 제가 무뚝뚝 대마왕이라고 하는 것을 본 적도 있어 잠시 실소를 머금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그런 점을 그리 나쁘게 보아 주지 않고 찾아오시는 분들이 있어 아직까지 의사로서의 업을 이어갈 수 있었는데 여하튼 그런 모습이 자랑이 아닌 것은 분명할 것입니다.
그러나 사실 웃음이 아주 없어진 것은 아니고 가끔 저를 웃게 만드는 산모나 환자들도 있기는 합니다.
고마운 일이죠.

여하튼 그렇게 웃지를 않다보니 그마나 드문 사진 중에서 제가 웃는 모습을 찾는 것이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다행히 컴퓨터 하드에서 지난 앨범을 뒤지다 찾은 사진이 있어 제 개인 블로그에 올려두었었는데 여기에도 올려 봅니다.
혹시나 웃음이 너무 없어 제가 감성이라는 것이 있기는 한 사람인가 의아해 하시는 분들이 있을지 몰라서 말이죠. ^^
그리고 저도 기쁨에 웃고 괴로움에 우는 평범한 인간이라는 것을 알면 좀더 가깝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싶어서요.

그리고 변명이지만 웃음이 없어진 것은 아니 드물어진 것은 삶이 좀 팍팍해서 이기도 하다고 할 것입니다.
요즘 세상에 의사로 특히 산부인과 의사로 사는 것이 그리 녹록치만은 않은 일이니까 말입니다.
더군다나 지난 날보다 남은 날이 많지 않고 지금껏 이루어 놓은 것도 없는 사회인으로서, 가장으로서의 답답함도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제가 할일이 있고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그런 마음을 조금은 위로해 줍니다.
그리고 그런 무뚝뚝한 의사도 믿고 찾아와 주고 오히려 격려해 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다행이다는 마음도 듭니다.
그런 분들께 지난 사진으로나마 제 웃음을 보내 드립니다.
이 정도의 미소도 웃음이라 할 수 있느냐 말할 분이 계실지 모르겠는데 웃음의 크기가 중요한 것은 아닐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 웃음을 보는 게 소원이라던 어느 분께도 늦었지만 마음으로나마 웃음을 보냅니다.
물론 그 분이 이 글을 보실 가능성이야 거의 없겠지만......
참고로 옆에 있는 아이는 제 막내딸입니다. 지금 중딩 3학년으로 고등학교 추첨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 아이는 웃음이 좀 많은 아이로 컸으면 좋겠는데 집에서 보고 배운게 그런게 아니다 보니 점점 저를 닮아가는 것 같아 걱정입니다.

1

좋군

와우

하품

나빠

뭐지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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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글 오현경 2013-01-23 20:22
   원장님, 사진처럼 웃는모습을 자주 보게되길 두손 모아요!
답글 이수진 2013-01-24 09:28
웃길 바라는 2인
답글 심상덕 2013-01-28 17:22
오현경:    원장님, 사진처럼 웃는모습을 자주 보게되길 두손 모아요!
웃을 수 있게 좀 만들어 봐요. 중요한 일 펑크 내서 열 받게 하는 일 없이.....
답글 김종석 2013-01-29 12:45
웃음은 연습이 필요하데요. 매일 아침마다 모여 크게 웃고 하루를 시작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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