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방송을 보니 아기를 여덟인가 아홉인가 낳은 어느 목사의 부인이 마지막 아기는 거의 병원에도 가지 않고 진통이 있을 때 가서 아무렇지도 않게 낳았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는 장면이 나오더군요.
물론 임신 했다고 해서 꼭 병원에서 진찰을 받고 산부인과에서 출산해야만 건강한 아기를 출산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분들은 중요한 사실 두가지를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분들 뿐 아니라 다른 분들 중에도 산전 진찰과 관련하여 그러한 중요한 사실을 모르는 분들이 의외로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병원에서의 정기적인 진찰은 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태아나 산모의 이상을 조기 발견하여 필요한 치료를 적기에 받기 위한 것이라고 대부분 사람들이 알고 있습니다.
맞습니다. 그러나 그렇다면 염색체 이상을 진단하기 위한 트리플 마커 검사라는 기형아 검사나 양수 검사는 치료가 불가능한 질병에 대한 진단이므로 굳이 검사로 해서 얻는 득이 없는 데 왜 해야 하는가 의문이 들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사실 그런 의문을 제기 하시는 분들도 많이 있습니다.
이것은 산전 진찰의 목적을 단순하게 이상을 발견하여 치료하기 위한 것이라는 협소한 의미로만 보았기 때문이며 검사의 목적에는 이상이 있는 것을 확인하는 것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이상이 없이 정상이라는 것을 확인하는 목적도 함께 있다는 것을 간과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임신 중에 여러가지로 불안한 산모에게는 이상이 없다는 판단을 내리기 위한 진찰이 사실 진찰의 더 중요한 목적이라는 것이 그분들이 모르고 있는 첫번째 사실입니다.

그분들이 모르고 있는 두번째 사실은 아기나 산모의 건강과 이상이 이미 결정된 것이 아니며 얼마든지 변한다는 사실입니다.
아직까지 태아의 이상에 대하여 완전한 치료 방법이 모두 나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대다수의 질환들은 산전의 적절한 관리와 치료만 바탕이 되다면 산모와 아기 모두 건강하게 살아 나갈 수 있습니다.
과거에 치료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지레 포기하여 많은 태아들이 희생되었지만 지금은 대부분 아기들이 발달된 수술 기법으로 별 문제없이 살아 나가는 선천성 심장 질환의 경우를 보면 적극적인 의지를 가진 산모나 가족 또 의사의 노력으로 건강하게 살아 나가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좀더 적극적인 노력이 있었다면 훨씬 덜한 장애를 가지고 살아 갈 수 있거나 최소한 생존했을 아기들이 심한 중증의 장애를 가지게 되거나 또는 사망하게 된 사례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두가지 사실에 덧붙여서 산모와 가족들이 절대 잊지 마시도록 부탁드리고 싶은 것이 하나 더 있는 데 그것은 태아가 자신의 뱃속에 있다고 해서 자신의 소유물이라거나 아무렇게나 해도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며 태아는 많은 관심과 배려 그리고 정신적인 점에서나 육체적인 점에서나 충분한 보살핌을 배속에서 부터 제대로 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위에 예로 든 산모처럼 그렇게 태연하게 병원 진찰을 제대로 받지 않은 것을 당당하게 말하는 산모를 보면 저는 답답한 마음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필요한 조치를 적기에 받아서 산모와 아기 모두 건강한 상태로 출산하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은 해도 되고 안해도 되는 권리가 아니라 임신한 산모가 가장 우선적으로 지고 있는 의무라는 사실을 잊고 있는 것 같아서 말입니다.
그리고 이런 의무를 지키는 데 있어서 시간적인 불편함이나 경제적인 어려움은 구실이 될 수 없습니다.
시간이 모자란다면 모든 것에 우선하여 아기와 자신의 건강을 지키기 위하여 가장 먼저 할애해야 하며 경제적으로 어렵다면 병원 원장이 되었든 누가 되었든 모든 가능한 도움을 요청하여야 합니다.
왜냐하면 한 생명을 건강하게 이 세상에 태어나도록 해야 하는 인간의 숭고한 사명중의 하나를 완수하는 데 있어서 필요한 일이니까요.

저는 건강한 아기를 출산하고 산모의 건강을 지키기 위하여 저나 또 다른 대부분 산부인과 의사들은 자신이 가진 모든 지식과 열정을 œ쏫는 데 그리 인색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어쨋든 남인 의사가 이러할진대 임신하고 계신 당사자인 산모나 가족들은 자신들의 소유물로서의 아기가 아니라 존엄한 한 생명으로써 아기의 건강한 탄생을 위하여 본인들이 가진 모든 노력을 다른 어떠한 것보다 우선하여 할애하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노력은 의사인 제 의무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산모로 있는 당신들의 의무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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