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진을 통하여 얻게 되는 정보는 자궁 경부의 숙화 여부나 개대(자궁 입구가 벌어지는 것)의 정도, 골반의 크기 즉 분만을 위하여 골반의 안쪽 직경의 크기가 적정한지 여부, 아기가 내려와 있는 정도, 비정상 질출혈이나 양수 파수의 유무 등입니다.
그리고 내진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내진과 함께 하는 복부 진찰을 통하여 아기의 크기에 대한 간접 추정 및 위치 확인, 복부의 크기 및 부종의 유무도 체크하게 됩니다.
이런 내진 진찰과 복부 진찰을 묶어서 산과적 진찰(obstetric exam)이라고 합니다.
초음파가 발달하기 전의 과거에는 산모나 태아의 상태를 파악하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 산과적 진찰이었습니다.
지금은 초음파 등 의료 기술이 발달하여 내진이 과거만큼 큰 의미는 없다 하더라도 여전히 내진이 갖는 중요성은 가볍게 볼 수 없습니다.
내진과는 좀 다른 것이지만 10 수년 전 어느 병원에서 있었던 의료 사고는 직접적인 산모의 진찰이 얼마나 중요한가 하는 좋은 예가 될 것 같습니다.
제왕 절개 수술을 받고 두번째 아기를 임신한 산모였는데 복부 진찰을 받아 보지 않은 상태로 진통이 시작되고 의사는 제왕 절개의 과거력에 대하여 모르고 있는 상태여서 자연분만을 시도하였는 데 결국 자궁 파열이 되어 산모가 사망하였습니다.
의료 소송으로 연결되어 판결은 진찰과 문진을 제대로 하지 않은 의사에게 과실이 있다고 나온 것으로 알고 있는 데 이 경우 문진으로도 알 수 있는 내용이지만 한번이라도 복부를 진찰해 보았다면 큰 흉터 때문에 금방 알 수 있었던 사항을 모르고 지내어 결과적으로 매우 불행한 사태를 초래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복부 진찰이나 내진 만을 이야기 하는 것은 아니며 산모나 환자에 대한 직접적인 진찰 즉 이학적 검사는 혈액 검사나 초음파 검사등 다른 관찰법에 우선한다는 것을 흔히 간과하는 의료인이 있고 일반인도 이점에 있어서는 마찬가지인 듯 싶습니다.
물론 내진이라는 것이 산모의 극히 사적 영역과 관련되어 있고 수치심이 들 수 있는 행위이기 때문에 필요없이 과도하게 시행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단순히 조금 불편하다고 해서 내진을 피하는 것은 무엇보다 산모에게 손해인 데 이는 의사가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판단을 해야 하는 데 그렇지 못할 경우 불충분한 자료로 잘못된 상황 판단을 하게 되어 원치 않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내진하면 그리 고통스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통스럽다면 질염이 있어서 이거나 골반이 매우 좁아서 불편한 것인데 이는 골반을 넓혀 주는 운동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이 됩니다.
이러한 내진이 꼭 필요한 경우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자궁 경부의 상태와 질과 외음부의 염증 여부, 골반의 상태르 파악하기 위하여 출산이 임박한 막달에는 반드시 한번 시행해야 합니다.
2. 이슬이 비치거나 양수가 파수되거나 진통 기미가 있는 경우에도 분만 과정에 들어갔는지 혹은 입원을 해야 하는 상황은 아닌지 내진을 통해 확인해야 합니다.
3. 입원한 후에 진통이 본격적 오는 단계에 접어들었을 때는 향후 정상적 진행 과정인지에 대한 판단을 위한 기초 자료로 내진이 필요합니다.
4. 아랫배에 힘이들어간다거나진통 간격이 매우 짧아졌을 때는 출산이 임박했는지 출산을 위한 준비를 해야 하는지 판단하기 위해 내진이 필요합니다.
5. 이외에도 양수가 파수되거나 출혈이 있거나 진행 과정이 매우 더딘 경우 등 정상 과정에서 벗어나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도 내진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내진은 진료를 담당하는 의사의 철학이나 또 산모의 상태에 따라 매우 유동적이라 언제 몇번의 내진이 정답이다 하는 것은 없습니다.
다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필요없이 수시로 내진하는 것은 산모에게도 불편한 일이지만 염증의 초래 염려등으로 태아에게도 해로울 수 있으며 여러 사람이 돌아가면서 하는 내진도 그리 바람직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내진 소견은 상당히 주관적 판단의 대상이고 변화 양상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연속적 내진 진찰을 하는 담당 의사가 내진하고 진행을 판단하는 것이 제일 바람직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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