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이 진정 나의 것인가...
인간에게는 원숭이와 같은 속성이 있다. 인간은 타인의 욕망을 모방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특히 자신에게 관심과 애정을 지속적으로 주는 부모님이나 선샌님이 아마 가장 결정적인 타자일 것이다. 그들의 관심을 받기 위해 우리는 그들의 욕망을 욕망한다.
그들이 단정한 외모를 원하면, 나도 기꺼이 단정한 외모를 원한다. 그래서 우리는 항상 헛갈린다. 내가 지금 원하는 것이 나의 고유한 욕망인지, 타인의 욕망인지.
이런 고뇌의 순간에 해결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무엇인가 욕망하는 것이 있을 때는 반드시 그것을 실현헤 보아야만 한다. 실현의 순간에 우리는 자신의 욕망이 나의 것이었는지 타인의 것이었는지 사후적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법대에 간 것이 자신의 욕망이라면, 입학하자마자 우리에게는 "이제 시작이다. 멋지게 살아가야지." 라는 느낌이 들 것이다. 반면 그것이 타인의 욕망이었다면, 입학하자마자 우리는 "이제 완성했다, 다행이다."라고 생각할 것이다.
출발의 설렘이 있다면, 과거 우리의 욕망은 나만의 욕망이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반면 완성의 허무함이 있다면, 과거 우리의 욕망은 불랭이도 타인의 욕망을 반복했던 것임이 밝혀지는 것이다.
어떤 남자를 욕망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그 남자와 고대하던 첫날 밤을 지낸 뒤, 우리는 바로 알게 된다. 앞으로 이 남자와 보낼 날이 희망 속에 떠오른다면, 그 남자에 대한 욕망은 나의 것이다. 그렇지 않고 "이제 이 남자와 뭐하지?"라는 허무한 느낌이 든다면, 우리는 지금까지 너무나 많은 소설, 영화, 드라마가 만들어 낸 남자를 욕망했다는 사실에 직면한 것이다. 작가의 욕망을 욕망한 것이다.
그렇다고 너무 절망하지는 말자. 이런식의 시행착오를 통해 점덤 더 우리는 자신의 욕망에 직면하게 될 테니까. 다른 방법은 없다!
- <강신주의 감정수업> 중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