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의중칠우 (醫中七友)"라고 하여 진료 관련하여 내가 많이 쓰는 물건들 7가지에 대하여 적은 적이 있다. 그때 다루었던 것은  실, 바늘, 가위 칼, 수술용 장갑 등등이었는데 궁금하신 분은  http://gynob.kr/thread-8364-1-1.html 주소로 방문하시면 볼 수 있다. 오늘 다룰 내용은 진료와 직접 관계는 없지만 내가 책상 위에 올려두고 자주 사용하는 보조 물건들에 대한 것이다. 즉 진료 외적으로 손때가 많이 묻은 것들 7가지다. 책상 위에 두고 쓴다는 의미로 "탁중칠우"라고 이름을 붙였다. 먼저 그림 보여드리고 간단히 설명드리겠다. 처음 사진은 실물 사진, 두번째 사진은 번호를 매겨 설명하기 위한 일러스트다. 이 일러스트도 내수성 잉크로 그리고 코픽 마카로 칠을 한 것인데 볼 품은 없지만 이런 그림을 그리기 위해 쏫은 돈도 엄청나다. 이것 저것 마카나 펜들을 사느라. ㅠㅠ.





1. 키보드
필코 마제스터치 컨버터블이라는  이름의 키보드로 블루투스로 연결해 쓰는 무선 기계식 키보드이다. 나는 깔끔한 것을 좋아하는 편이라 키보드나 마우스 모두 무선을 선호한다. 이 키보드는 블루투스를 지원하는 장비를 총 4대까지 바꾸어가며 연결해서 쓸 수 있다. 나는 메인으로 쓰는 맥프로 컴퓨터 외에 윈도우 PC도 가끔 쓴다. 그때  두개의 키보드를 이용하지 않고 이 키보드 만으로 두 장비를 왔다갔다 하면서 쓸 수가 있다. 간혹 휴대폰과 연동해서 휴대폰으로 글을 쓸 수때 있다. 아시는 분도 있으시겠지만 기계식 키보드는 갈축, 청축, 적축, 흑축이 있는데 이 키보드는 갈축이라고 하는 종류의 키보드이며 외래 대기실에 고객용으로 쓰이는 맥미니 컴퓨터에 물려 있는 키보드는 유선의 기계식 키보드로 청축 키보드이다. 기계식 키보드는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키보드는 아니며  주로 게임을 할 때 빠른 키 입력이 필요하므로 게임 마니아들이 사용한다. 또는 장비병에 걸린 사람들이 사용을 하기도 하는데 나도 그렇게 겉멋이 많이 들어서 이 키보드를 사용한다. ㅎㅎ. 게임은 전혀하지 않지만 타자칠 때의 감촉은 좋다.  

2. 마우스
마우스 역시 무선 마우스를 쓰는데 이 마우스는 로지텍 회사에서 나온 MX Master2라는 마우스이다. 그동안은 맥프로에 어울리게 매직 마우스를 썼었는데 얼마전부터 이 마우스로 바꾸었다.  그 이유는 이 마우스가 위의 키보드처럼 블루투스를 지원하기만 하면 최대 3대의 장비에서 번갈아 가며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처럼 2대 혹은 3대의 컴퓨터를 번갈아 사용하는 경우라도 이 마우스 하나로 사용이 가능하다.  이렇게 여러 장비에 교대로 연결해서 쓰는 것을 멀티 페어링이라고 하는데 블루투스 이어폰이나 블루투스 스피커는 멀티 페어링이 지원되는 것들이 많지만 마우스는 멀티 페어링이 지원되는 것이 거의 없고 로지텍 회사에서 나온 몇가지만이 그런 기능을 지원한다. 물론 멀티 페어링을 지원하지 않아도 sharemouse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동시에 여러 컴퓨터에서 하나의 마우스로 두 컴퓨터를 함께 사용할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은 맥용도 있고 윈도우 용도 있는 유료 프로그램이다. 몇번 써보았는데 불편해서 현재는 로지텍 무선 마우스를 쓰고 있다.

3. 풀 테이프
이건 잘 모르는 분들도 많을 것 같은데 수정 테이프와 같은 식인데 글씨를 수정하는 것이 아니라 풀과 같이 무언가를 붙이는 목적이다. 내가 주로 쓰는 것은 일본의 문구류 제조 회사인 고쿠요에서 나온 도트라이너라는 제품이다. 물론 요즘은 이런 종류의 수요가 많아서인지 3M이나 기타 몇군데 회사에서도 이런 풀 테이프를 만들고 있다.  성능은 대체로 큰 차이가 없지만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서 이 제품을 제일 많이 쓴다. 이 풀 테이프는 초음파 사진을 산모 수첩에 붙일 때 쓴다. 물로 된 풀은 종이가 울고 바로 붙지 않아서 쓰지 않는다. 이런 풀 테이프, 종류 중에는 강력한 접착력으로 한번 붙이면 잘 안 떨어지는 것도 있고 포스트잇처럼 떼었다 붙였다를 반복해서 할 수 있게 약한 접착력을 가진 제품도 있는데 나는 강력 접착제 용을 쓰고 있다.

4,5. 자와 로터리 칼
이 둘 역시 산모 수첩에 붙이는 초음파 사진과 관련된 물건이다. 먼저 글에서도 밝힌 적이 있지만 난 정리 정돈에 대하여 약간의 강박증 같은 것이 있어서 물건이 모양이나 각이 맞지 않으면 불편하다. 그래서 수첩에 붙이는 초음파 사진도 폴라로이드 필름처럼 아래만 약간 넓고 상좌우가 균일하게 폭이 맞아야 한다. 그때 그렇게 맞추어 자르기 위해 자와 로터리 칼을 쓴다. 자는 그동안 일제인 레이메이사의 15cm 투명자를 쓰다가 얼마전부터 무인양품의 투명자로 바꾸어서 쓰고 있다.  칼은 특이하게도 둥그런 칼을 쓴다. 로터리 칼 대신에 흔히 쓰는 커터 칼을 써도 되는 데 커터 칼을 전에 써 보았더니 위험하기도 하고 잘 잘리지 않아서 천을 자를 때 굴려서 자르는 로터리 방식의 칼을 쓰게 되었다. 이런 로터리 칼도 두어군데 회사의 것이 국내에 들어와 있는데 내가 쓰는 것은 OLFA라는 회사의 것으로 칼을 전문으로 만드는 회사인 듯 싶다.
그냥 일반 커터 칼로 자르면 되는데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지 의문인 분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글에 썼다시피 강박증이 있는 사람들은 그렇게하지 않으면 마음이 편치가 않다. 이렇게 자로 위치를 잡고 자르고 하느라 사실 시간이 꽤 걸린다. 그래서 사진이 많거나 산모 수첩을 처음 발부할 때는 초음파 검사 결과에 대한 설명보다 이 작업에 더 시간이 드는 경우도 종종 있다.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진 꼴이라고 해야할까? ㅎㅎ

6. 레이저 포인터
이것은 전에 출산한 산모로부터 선물 받은 것이다. 산모나 환자들께 설명용으로 초음파 이미지 샘플이나 질확대경 사진 혹은 냉검사 샘플을 작은 모니터를 통해 보여 드리고 있다. 이때 사용하는 것으로 화면을 이전과 다음으로 넘기는 프레젠테이션 기능도 있어서 편리하다. 이 역시 종류가 다양해서 전에 3M등 몇가지 제품을 써 봤는데 이게 제일 깔끔해서 마음에 든다. 그리고 보면 3M은 테이프 뿐만 아니라 여러가지를 많이 만든다.

7. 펜류
이건 너무 많아서 묶음으로 가장 많이 쓰는 3가지만 찍었다. 역시 산모 수첩에 내용을 적을 때, 혹은 초음파 필름에 적을 때 쓰기도 하고 간혹 노트에 그림을 그려서 환자들께 드릴 때도 쓴다. 맨 좌측은 스테들러 회사의 고체 형광펜으로 이상이 있는 부분을 강조하기 위해서 쓰고, 중간은 체중을 표시하기 위한 목적의 삼색 볼펜이고 오른쪽 끝에 있는 것이 파이로트 에르고그립 만년필이다.  이 만년필은 저가의 만년필이라 두자루 가지고 있는데 만년필등 펜류에 대한 욕심이 많아서 그동안 사 모은 펜들이 서랍에 가득 들어 있다. 가끔 날을 잡아 직원들에게 무상으로 불하하기도 한다.^^. 내가 능력이 있었다면 아마 비싼 만년필도 많이 사 모았을텐데 능력이 없다보니 현재 가진 것중에 가장 비싼 만년필은 라미 만년필이다. 나는 소위 데몬 만년필이라고 하여 속이 비치는 투명 만년필을 좋아하는데  이 만년필도 투명 만년필이다. 몇군데 회사에서 투명 만년필이 나오는데  한동안 필이 꽂혔던 만년필은 일본의 세일러라는 만년필 회사에서 나온 투명 만년필 중 하나였다. 국내에는 잘 없고 일본에서 직구해야 하는 모양이다. 가격이 십여만원 쯤 가격이 나가는데  다행히 지름신을 물리쳤다. 참고로 데몬 만년필이라고 하는 것들은 악마라는 뜻의 데몬이 아니다. 과거 만년필 회사 영업 사원들이 만년필의 내부가 보이게 만들어 고객들에게 설명할 목적으로 즉 데몬스트레이션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하여 데몬 만년필이라고 하는데 수요가 많아서 이제는 아예 제품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한다. 만년필의 촉은 당근 EF 촉만 쓴다.  만년필의 촉은 제일 가는 EF (Extra Fine)부터 F (Fine) 촉,  M (Medium)촉,  B (Bold) 촉 등이 있는데  B 촉은 주로 서명 용으로 쓰인다고 하니까 회장님들이 많이 쓰실 것 같다. 물론 나는 그렇게 서명할 일이 없으니 B 촉을 쓸 일은 없겠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EF, 아니면 F 촉을 많이 찾는다고 한다. 그리고 고체 형광펜은 글씨 위에 덧칠해도 번지지 않는 펜이다. 액체 형관펜은 인쇄된 책에 칠할 때는 상관이 없지만 연필이 아닌 볼펜이나 수성펜 혹은 만년필로 쓴 글씨 위에 덧칠하면 글씨가 번져서 보기가 좋지 않다. 고체 형광펜 대신 BIC 회사에서 나온 brite liner라는 제품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펜보다는 다소 불편하다. 고체 형광펜은 과거에는 만드는 곳이 드물었는데 요즘은 여러 회사에서 많이 나오고 있는 것을 보면 나와 같은 목적으로 쓰는 사람들도 적지 않은 모양이다.

이 글만 떼어서 보는 분들이 계시다면 여기가 산부인과 병원 홈페이지인지 문구 회사 홈페이지인지 헷갈릴 것 같다. 그러나 산부인과 병원이라는 곳이 진료만 하는 곳이 아니라 병원과 식당과 여관을 합친 것과 같다고 하니 거기에 문구 이야기 하나 보텐들 뭐 어떻겠는가? ㅎㅎ 여하튼 이상으로 내 손때가 많이 묻은 몇가지들을 보여 드렸다. 앞으로 또 어떤 것이 이 목록에서 빠지고 대신 다른 것이 들어올 지 모르겠다. 시간이 지나면 아마 한두개쯤은 다른 것으로 바뀔 가능성이 많다. 아직도 난 이삼일에 한번 이상 리브로 문구점이나 모닝글로리 문구점 혹은 호미화방이나 한가람 문구등 이 주변 문구점들을 순례하고 있다.



끝으로 내가 사용 중이거나 사용했던 풀 테이프 사진을 올려 본다. 아마 내가 알기로는 우리나라에 현재 들어와 있는 풀 테이프의 거의 전부가 아닐까 싶다. 참 여기 사진에는 빠졌는데 현재 문구점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3M사 제품이 있다. 자주 색깔의 풀 테이프이며  모양이 마음에 안 들어 한번인가 사용해 보고 직원에게 불하했다가 다 쓰고 버려서 지금은 없다.  각각에 대하여 장단점을 평가할 정도로 잘 알지는 못한다. 혹시 풀 테이프라는 것에 대하여 잘 모르셨던 분이 계시다면 이런 것도 있고 종류가 많으니 잘 비교해 보시고 사시라는 의미에서 올린다. 가격은 물풀이나 딱풀보다는 비싸서 수천원대 수준이다. 대부분 제품이 리필이 가능하며 상단 맨  우측 것만 리필이 안되고 일회용이다. 상단 좌측 4개는 고쿠요 회사 제품이며  특히 좌측 두번째 것은 스탬프처럼 찍을 수 있게 나온 제품이다. 다만 성능이나 내구성이 썩 좋지는 않다. 제일 나은 것은 상단 좌측 3번째 것인 고쿠요 도트라이너와 상단 맨 우측의 3M사 scotch이다. 가지고 다녀야 해서 작은 것을 원하는 분은 상단 좌측에서 4번째 도트라이너 쁘띠 (dotliner petit)도 괜찮다.

댓글

제 남편이 진료 갈 때마다 궁금해하던 선생님의 문구 리스트가 때마침 올라왔네여~여쭤보라고 해도 내성적인 성격에 말도 못하더니 ㅎㅎ 그렇게 노래부르던 풀테이프 먼저 사줘야겠어요^^  등록시간 2017-11-02 16:49
오.. 풀 테이프 좋네요! 찢어진 입체북 이런 것도 붙일 수 있을지 ㅎㅎ 재미있게 읽고 갑니당~  등록시간 2017-11-01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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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bella 등록시간 2017-11-01 22:17 |이 글쓴이 글만 보기
문구 마니아셨군요~~저도 예전에 문구류를 좋아했어서 진료볼때 원장님이 쓰시는 물건들을 유심히 봤었어요~ 하나같이 세련되고 이쁘더라고요 ㅎㅎ 특히 풀테이프로 깔끔하게 초음파 사진붙여주실때 속으로 와~~~했었던게 생각나네요
#2 zoomooni 등록시간 2017-11-01 00:09 |이 글쓴이 글만 보기
로터리 칼이 맘에 듭니다 ㅎㅎㅎ 호랑맘 명품백 사줄만큼 문구에 쓰신 돈이 더 많을듯 ㅋ하지만 잠도 못자고 일하시는데 이 정도의 샤핑은 필요하죵^^

산모수첩에 너무 착착착 사진도 붙여주시고 샥샥 형관펜으로 그어도 주시던 기억이 나서 이 밤에 웃고 갑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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