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심상덕 원장님. 저는 지난 8월 5일에 출산한 열매 엄마입니다. (이제는 도원엄마가 됐지만요!)



지난번 검진 갔을 때 같이 오지 못한 남편이 원장님께 전달을 부탁하며 전해준 손 편지에 쓰여있던 문장으로 제목을 정해봤어요.
저희 가족에겐 진오비 산부인과에서 출산한 그날이 다시는 잊지 못할 한 여름밤이었고, 마치 제 마음과도 같은 한 문장이라서요.




어느새 출산한 지 한 달이 지났네요. 30여 일간 매일을 아이와 함께 우당탕탕 시간을 보내다 이제 좀 여유가 생겨 더 늦기 전에 이렇게 출산 후기를 남겨봅니다.





늦은 나이의 임신이었기에 주변 친구들처럼 '그냥' 제왕절개할 거야, '그냥' 수술해서 낳아야지! 이유는 ‘그냥’ 무섭잖아! 라고 외치던 저를 집 근처에 정말 좋은 산부인과가 있다며 추천해 준 남편 의견을 따라 진오비 산부인과에 첫 방문했던 날이 기억납니다.



임신 9주 차에 옮겼을 때인데 무뚝뚝하신 모습으로 말씀하신 첫 문장이 "그래서 우리 병원엔 왜 오신 거에요? 였어요. (’집 근처에 다니던 곳이 있으시면서‘라고 연이어 말씀해 주셨지만 그 찰나의 순간엔 마치 선생님 앞의 학생이 된 느낌에 등줄기가 서늘했어요…)”  ‘아 ~ 이곳은 병원에 온 이유를 직접 설명해야 하는구나, 역시 사람들 말대로 진입장벽이 높은 병원이야! 나 특별한 곳에 잘 온 것 같아!‘ 라고 그날 밤 남편에게 후기를 남겼던 기억이 납니다.





처음의 어려움도 잠시 시간이 지날수록 초음파 영상에 담겨있는 원장님의 목소리를 들을 때마다 안심이 됐고, 특히나 남편이 바빠 남들처럼 병원에 같이 오지 못했기에 이 영상이 저희 부부에겐 마치 같이 진료를 보러 가는 것 같은 느낌을 갖게 해 주었습니다. 가끔은 다 남편과 진료를 보는 데 혼자 앉아 있는 제 모습이 서럽기도 했는데 그런 날이면 다운로드한 영상과 사진을 더 함께 돌려봤던 것 같아요. 임산부의 정신 건강(?) 에도 도움 주셔서 감사합니다.





임신 초반부터 살이 많이 찐 저라서 “이렇게 계속 살찌면 노산에 난산이에요!” 하고 매번 말씀하셨던 원장님. 열심히 순산체조를 따라 하며 수도 없이 열어본 산모수첩엔 재밌는 읽을거리가 많아서 체조하다가도 글을 열심히 읽었던 기억이 나요. 그때마다 하나씩 읽어보며 엄마가 될 준비, 열매를 맞이하는 출산에 대한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어느새 40주 0일이 된 날 밤. 그날도 여김 없이 순산체조를 하고 잠자리에 들려는 데 이슬이 비치고 진통이 와서 자정 즈음, 잠옷 차림에 슬리퍼 신고 산부인과를 방문했어요. (진오비 슬리퍼랑 너무 비슷한 거라 퇴원할 때 놓고 왔는데 나중에 다시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초산모라 진행이 더디겠지 싶었는데 제 생각보다는 빨리(?) 6시쯤 분만실에 들어갔습니다. 출산 전에는 뭐든 잘 참고 버티는 저라고 생각했는데, 진통 내내 소리를 꽤 크게 냈다고 하더라고요… 저에 대해 다시 한번 알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분만실 들어갈 때부터 무섭다며 계속 ‘무서워요’를 외치고, 중간에는 ‘선생님이 두개로 보여요‘ , ’저 이제 자연분만 고통 체험했으니까 제왕절개 체험해 볼게요‘ 뭐 이런 말을 했던 것 같은데… (그래서 제왕절개를 권유하셨던 거겠죠?) 문득 원장님의 말씀을 들으니 그 정신에도 아차 싶더라구요. 내가 이렇게 고생했는데 수술하면 아깝잖아!!!!라는 생각에 마지막으로 있는 힘껏 힘을 줬던 기억이 납니다. (제가 한 시간 넘게 힘을 줬다는 게 믿기지 않더라고요. 후기에 보면 다들 세 번 만에 아이 낳았다고 하던데 ㅠㅠㅠ 그 말만 믿고 힘주는 연습 안 한 거 후회했습니다.)




나중에 원장님의 브런치를 보며 흡입 분만에 대한 글을 읽으니 더 원장님이 존경스럽고 저희 부부의 결정을 지원해 주셔서 감사하단 말씀을 다시 한번 드리고 싶어요.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원장님.

진오비 산부인과에서 우리 아이를 순산한 일, 그 내면에는 근무하시는 좋은 선생님들이 함께 계셨기에 가능한 거라 생각하기에 근무하시는 모든 분들께도 감사하다는 말씀드립니다. 덕분에 저희 세 가족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이제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가을이 시작됐어요. 곧 추석이라 생각하니 우리 가족에게 열매가 찾아온 여름이 지나간 게 실감 나며 시간이 빨리 흘러감을 더 크게 느끼게 됩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키워보니 아이는 하루하루가 다르게 자라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겠어요. 수많은 아이를 마주하신 원장님은 이 감정을 더 크게 느끼시겠죠?

그래서인지 이렇게 긴긴 시간 동안 항상 그 자리에 계셔주심에 더 크게 감사합니다. 앞으로 늘 건강하세요. (둘째 때) 또 뵙겠습니다(!)






p.s - 함께 인사드리는 열매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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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오비 [2024-09-13 17:29]  심상덕 [2024-09-13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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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심상덕 등록시간 2024-09-13 17:23 |이 글쓴이 글만 보기
안녕하세요.
산부인과 의사로 해야하는 평범한 것들을 한 것 뿐인데 좋게 보아 주시어 감사합니다.
남편 분의 손 편지에 산모님 후기까지 이중의 선물이네요.
순산하신 것처럼  육아도 잘 하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행복한 육아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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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열매 [2024-09-15 01:10]  
#3 진오비 등록시간 2024-09-13 17:28 |이 글쓴이 글만 보기
열매너무귀여워요 아빠랑 똑닮았네요! ㅎㅎ
저한테 인사해주는거같아요!

저도 엄마가 많이 힘들어하셔서 수술하실줄 알았어요...힛
새벽에 진통하시느라 고생하셨어요!!!
예쁜엄마와 멋진아빠 도원이랑 행복하셔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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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열매 [2024-09-15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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