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배우 브룩 쉴즈는 많은 사람들의 선망의 대상이었다. 이미 틴에이저일 때 그 아름다운 용모로 세계인을 흔들더니 성인이 돼서는 명문대학교까지 수학했다.
그리고 아기를 낳았다. 그녀는 산후 우울증으로 고생하며 항우울제 치료를 받는다고 한다. 마치 당뇨병이 어느 신분, 인종, 직업에 관계없이 찾아오듯이 우울증도 마찬가지다. 그녀라고 걸리지 말란 법이 없다.
특히 호르몬의 변화를 극심하게 겪어야 하는 산후시기에 많은 산모가 우울증에 걸리는 것은 놀라운 사실이 아니다. 그만큼 두뇌의 뇌전파 물질에 대한 연구가 발전되어 있다. 그래서 많은 산모나 신생아가 위험한 시기를 탈 없이(?)지나갈 수 있다.
나의 환자 중 젊은 백인 엄마가 자신의 아기를 총으로 쏘아 살해한 사례가 있다. 심한 우울증으로 망상에 사로잡힌 그녀는 자신처럼 죄 많은 엄마에게서 태어난 아기를 살해하는 것이 더 인도적이라고 믿었단다. 물론 사건 발생 후 그녀가 치료를 받고 정신이 되돌아 온 후에 들려준 고백이다.
그런데 할리우드에서 명성이 높은 배우 탐 그루즈가 그녀를 비방했다. 항우울제 복용에 대해서 말이다. 그가 신봉하는 '사이언톨로지'라는 종교는 20여 년 전 프로작이라는 항우울제가 시판됐을 때에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였다.
과거의 항우울제에 비해 이 약의 효과가 컸기 때문이다. 제약회사는 물론 처방을 하는 의사들을 모두 고소했었다. 많은 사람들은 그래서 지금도 프로작이라는 말만 들으면 겁을 낸다. "그 약을 쓰면 더욱 미쳐 날뛰고 자살이나 타살을 하게 된다"는 고소 내용 때문이었다.
그 후에 비슷한 약품들인 '팩실', '졸로프트', '셀렉사', '렉사프로' 가 나왔고 환자들은 값이 싼 프로작 대신에 이 항우울제들을 선호한다.
이 약품들은 대뇌나 다른 신경조직에서 세로토닌이라는 물질을 증가시킨다. 세로토닌이 정상보다 낮은 경우에 포유동물들은 죽자고 싸움을 한다. 그러다가 세로토닌을 몸속에 투여해 주면 싸움을 그치고 사이좋게 지낸다.
세로토닌은 "모든 것이 잘될 것이라는 편안한 느낌" 을 주관하는 뇌전파 물질이다. 화가 나면 주관하는 뇌전파 물질이다. 화가 나면 주위의 대상들과 싸우겠지만 더욱 치명적인 분노는 자신을 겨냥한 것이다.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다. 언어로 의사소통을 하고 감정을 억제하며 신의 존재를 믿는다.
이 모든 기능이 대뇌의 전두엽에서 이루어진다. 전두엽은 우리 개개인을 옳게 인도하는 배의 선장, 아니면 주식회사의 최고 경영자에 해당된다.
우울하면 굳센 의지를 가지고 기도하며 마음의 수양을 하라고 우리는 배운다. 마음이 모든병의 근원임을 알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것이 가능하다.
그러나 우울증이나 조울증이 있는 집안에서 태어난 틴에이저들이나 대뇌에서 화학물질의 균형이 깨진 산모들은 의지만으로는 역부족이다.
55세 이후의 남성들이 우울증상이 심한 경우가 많지만 누구도 도움을 받으려하지 않는 것도 이런 사회의 의지력 강요와 관계가 크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과업을 성취해야할 중년기 남성들이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외골수로 치우친 종교를 믿고 과학을 무시하는 것은 테러행위와 다름없다. 폭탄으로 사람을 죽이는 대신에 그들은 잘못된 믿음으로 남을 죽이는 것이니까...
글 : 김영숙
출 처 : 좋은의사 좋은만남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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