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반의 노화 등급에 관하여

초음파 검사시에는 각각의 시기마다 살펴 보는 내용이 조금씩 다른데 임신 후기에 접어들면 태반의 노화 등급도 확인하게 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물론 제가 진찰하는 산모들께도 마찬가지라서 저는 보통 임신 32주나 36주때 확인해 보고 말씀드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무엇인지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아 간단히 설명드립니다.

태반 노화 등급 (Placental grading)이란  태반의 성숙 정도와도 같은 의미인데 초음파 검사를 통하여 태반의 석회 변화의 정도와 태반의 모양을 보고 태반의 성숙 정도를 판단하는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태아는 자궁에 부착된 태반을 통해서만 영양과 산소를 공급받게 됩니다.
따라서 태반의 노화 정도가 심하면 이런  영양 성분을 받아들이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태아의 건강에 심각하게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태반이 많이 노화되어 있다고 해서 반드시 태아가 위험한 것은 아니며 그럴 확률이 다소 높아진다는 의미입니다.
여하튼 임신 주기에 비하여 태반 노화가 심한 경우에는  양수 양이나 태동 검사등 태아의 건강을 평가하는 다른 지표를 함께 확인하면서 유의해서 관찰하게 됩니다.

태반의 노화 등급은 아래처럼 4단계로 나누어 지며 등급 0이 가장 노화가 덜된 상태이고 등급 3이 노화가 가장 심한 단계입니다.
구체적으로 평가 기준은 다음과 같지만 자로 잰 듯 뚜렷하게 구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다소간 오차가 있을 수 있습니다.

1. grade 0
보통  임신 초기인 18 주 이전에 보이는 모양입니다.
균일한 조직 밀도이며  태반의 양막 부위 경계면이 부드럽습니다.

2. grade I
임신 중반기인 18주 ~ 29 주때 보이는 소견으로 태반의 국소적 석회 변화가 간혹 관찰됩니다.
태반의 양막 부위 경계면은 부분적으로 얕은 굴곡이 있습니다.

3. grade II
임신 30 주 이후의 후기에 관찰되는 것으로  자궁 벽 쪽의 기저부에 태반 석회 부분이 관찰되고  양막 경계면에는 콤마 모양의 석회 양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양막 경계면의 함몰이 깊지만 자궁에 착상된 기저면까지 도달하진 않은 경우입니다.

4. grade III
임신 39 주 이후에 종종 볼 수 있는 등급으로  기저부 석회 변화가 상당히 심한 상태입니다.
함몰부에 의해 태반 실질 조직의 중단이 관찰되어 둥근 형태를 띄게 됩니다.
태반 기능의 부전을 동반할 수 있어 태아 발육 부전증이나 태아 돌연사의 빈도가 다소 높기 때문에 유의해서 관찰해야 하는 경우입니다.
산모가 흡연을 하거나, 만성 고혈압, 홍반성 낭창, 당뇨를 앓고 있을 때 특히 잘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래 사진은 본원에서 찍은 사진으로 첫번째 사진이 태반 노화 등급 0, 두번째가 등급 1, 세번째가 등급 3 정도 되는 초음파 사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