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15일>
아기의 존재를 처음 확인했습니다.
아기다리 고기다리던 아기였는데, 감사 & 또 감사.
아기를 가지고 개인적으로 엄청 자유로움을 느꼈습니다.
집이 요 근방이라 초딩시절부터 줄기차게 봐왔던 말씀(연세대학교에 가면 이 말씀 어딘가에 새겨 있을껄요? ((고백 하나 하자면))그래서 중고딩시절에, 아~~공부를 잘하면 아무대학이나 자유롭게 갈수 있으니깐, 공부를 잘 하면 자유로우니 이런말이 있나보다 했었던 ㅠㅠ ㅋ)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요한복음 8장 32절)
그리스도께서 이루신 우리에게 주신 자유..그래서, 아기 태명은 ‘자유’가 되었습니다.
<9개월을 품다>
간간이 느낀 소감들은 진오비 홈피에 예전에 올려놓았던 글들로 대신합니다^^ 뭐 초반에 그렇게나 호들갑을 떨며 보던 초음파도 만삭 다 되어가니깐, 그냥 그러려니 하게 되긴 하던데…ㅋㅋㅋㅋ(자유야 미안~)
(참고: http://gynob.kr/thread-1255-1-1.html
http://gynob.kr/thread-1182-1-1.html )
<2013년 11월 2일 밤 10시 13분, 초음파로만 보던, 태동으로 느끼던 자유를 만나다>
11월 2일 밤 10시 13분에 우리 자유가 뱃속에서 쑝~나왔습니다.
38주차, 3.38 kg, 아들이고. 자연분만 했습니다.
남편과 함께 진통과 출산까지 같이 했고…(남편은 제 등을 떠미느라 팔근육 손목근육 뻐근했을껍니다.)
소위 사람들이 말하는, 자연출산했습니다. 회음부절개 안함(맞나요?), 관장 제모 안함. 또 뭐가 있죠…? (이건 심원장님께서 알려주시면 글을 고치도록 할께요.기억을 하실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ㅎ)
<2013년 11월 2일의 일상>
(아침)
이날은 비가 추척추척 내리는 토요일이였습니다. 저는 아직 예정일이 2주일이나 남았기에, 예정일 전에는 휴가를 쓰면서 중간에 하루나 이틀정도만 회사를 나가면서 본격적인 출산준비를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있었고, 다행히도 그 전날부터 휴가를 쓰고 서울 친정에 올라와 있었습니다. 그날 아침에 일어나서 화장실에 가니, 피가 살짝 비칩니다. 배는 그냥 조금 살살 아픈정도입니다. 혹시나 몰라서 진통주기체크 어플로 진통주기를 체크해보는데 주기가 5분이하입니다. 5분이하면 심히 아파야하는것 아닌가? 이건 뭐래…—;;
어쨌거나, 병원에 전화해서 피가 아주 살짝 나왔다고 하고 오전 검진을 예약했습니다. 심원장님이 내진을 하는데, 일주일전에 내진을 했을때만큼 아랫쪽이 아프지 않습니다. 심원장님 왈~자궁이 부드러워졌고 (아 그래서 내진할때 덜 아팠구만 ㅋㅋ), 3센티열렸다고 하네요. 오늘 저녁이나 내일 새벽쯤 애가 나올것 같다고. (허윽~애기가 커서 예정일보다 일찍나오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너무 갑작스러운데…?)
진통주기 체크해봤냐고 그러시길래, 해봤는데 5분이하였는데, 진통이 그렇게 심한건 아니라고 했더니, 심원장께서도 아리까리(?)한 표정으로, 집이 근방이냐고 물으시길래 그렇다고 하니, 그럼 집에갔다가 진통이 심해지면 다시 오라고 하시네요.
(점심)
출산선배들의 여러가지 무용담(!)을 읽었기에, 후기들을 짬뽕해서 씩씩하게 홍대앞좀 돌아다니고, 만찬을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특히 커피! 이때가 아니면 언제 또 먹으랴~
그래서 병원을 나와 동생과 커피전문점에 가서 달달한 카라멜 마끼아또와 허니브래드를 사먹었습니다.
(글 참조: http://gynob.kr/blog-165-897.html)
근데, 검진을 마치고 나오니 배가 좀 더 아파옵니다. 커피집에 갈때도 천천히 심호흡하면서 갔습니다. ㅎㅎㅎ 그래서 홍대앞 쇼핑은 뒤로하고(ㅠㅠ 뭐 비도 오기도 했고요 ㅎ) 집으로 왔습니다. 남편은 이날 학회가 있었는데, 저 진통한다고 하니깐 오후 프로그램은 그냥 건너뛰고 왔더군요. (다 듣고 와도 되는데ㅋㅋㅋ) 근데, 남편도 집에 오자마자 피곤하다고 저랑 같이 뒹굴거립니다.
남편은 처음에 제게 핸드폰에 콩산모님이 주신 진통겸감자세를 띄워서 줍니다. 아 놔..-,.-;; 센스없이—+ 아픈데 눈빠지라고..제가 큰 창으로 봐야지~뭐냐고~이랬더니, 아이패드로 진통경감자세를 띄워놓은 다음에, 진통올때마가 그 자세를 알려줍니다. 다리사이에 베개 끼고 옆으로 엎드려 있는 자세와, 짐볼위에서 엎드려져 있는게 저는 제일 괜찮더라구요 ㅠㅠ 뒹굴거리다가 제가 삼음교(cookey13님이 알려줌) ~~이려면 꾹꾹 눌러주고, 또 뒹굴거리다가 또 그러고를 반복했었지요.
이날 먼저 출산한 사촌동생이 와 있었는데, 관장이랑 제모랑 뭐 이런 얘기를 해줍니다. 얘는 미즈메디인가 어디에서 낳았는데, 제가 계획한 출산 방향이랑 다른 이야기만 합니다..ㅠㅠ 배아파서 참을성도 줄어들고 있는데..ㅎㅎㅎㅎㅎㅎ 그래서, 응 그렇구나, 근데 나 가는 병원은 그렇게 안해. 짧막하게 말라고 걍 방문닫고 또 진통어플체크만 열심히 했습니다. 근데 정말 왜 그리 졸린지..ㅠㅠㅠㅠ 이상하게도 6분 7분 될때도 있지만 대부분 계속 5분 이하입니다. 아침보다는 배가 좀 많이 아프지만, 죽을것 같이 아프지는 않았어서, 아직 때가 아닌가보다 하고 저녁시간까지 계속 버팁니다.
오빠가 왔습니다. 올케 출산할때보다 더 걱정이 되는지, 막 이것저것 많이 아프냐고 자꾸 물어봅니다. 아~~그럼 아프지 안아플까봐..-,.- 몇분마다 자꾸 들어와서 물어보는데 쫌 성가십니다..아 오라버니~~ㅜㅡ그냥 견딜만 하다고 걱정말라고 했습니다. 걱정해주는데 승질부릴수도 없고요 ^^;; 이번 출산에서 제가 제일 원했던 것이, 소리 별로 안지르고 차분하게 아기 낳았으면 좋겠다. 아기 놀라지 않게…였기에, 최대한 마인드 컨트롤을 했습니다^^;
(저녁)
우리엄마는 이모네집가서 계속 계십니다. 역시 쿨워터향 어머니~ㅋㅇㅇㅇㅇ 오빠가 엄마는 어디가셨냐고, 엄마 불러줄까 라고 하는데, 뭐 엄마 있다고 진통을 더 잘 참는건 아니니깐. 괜히 걱정시키기 싫어서 괜찮다고 되었다고 했습니다.
이제 저녁 6시가 좀 넘은것 같습니다. 또다시 사촌동생은 애 낳기전에 힘없으니깐 뭐 먹어야되는데 그럼서 삼겹살 얘기를 합니다. 그러다가 형부(=울남편)도 뭐좀 먹어야되지 않겠냐며 치킨을 시킵니다. 나보고도 단백질 먹고 가랍니다..난 아무것도 먹기싫고만..ㅠㅠ 치킨 생각만 해도 토할것 같습니다. 헛구역질이 납니다.ㅠㅠ 아무래도 집에 계속 있다가 보면 제가 공포분위기 조성할것 같아서, 남편에게 그냥 병원에 가자고 했습니다. 이때가 저녁 6시30분 근방정도 되었던것 같습니다.
병원에 전화해서 상태를 얘기했고, 간호사쌤이 원장님과 통화하고 다시 전화주시겠다고 했고, 다시 전화가 와서는 병원으로 오라고 합니다. 집에 더 있으라그러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ㅎㅎ 드디어 가는구나~~~
짐볼을 챙겼습니다. 5분, 차타고도 5분거리인 병원까지 오빠차를 얻어타고 갔습니다. 사실 짐볼들고가기 머시기해서 차 타고 간건데, 걸어갈려고 했던 것은 저의 무모한 생각이였었습니다. 차타고 가길 잘했다는…휴우휴유휴우ㅠㅠ
저녁 7시가 조금 넘어 짐볼들고 3층으로 올라갔습니다. 김원장님 계십니다. 저를 보시고는, 얼굴빛과 표정을 보면 집에 다시 갔다가 오셔야 될것 같다고, 심원장님 곧 오실테니 기다리시랍니다..(커웁~ —;;;; 속으로 저는 택도 없는 소리~ 저 아침에 3센티였는데…드디어 병원에 잘 왔다는 안도감 섞인 제 낯빛깔이 그렇게 좋아보였나봅니다? 쿨럭~)
병원에 온 후, 태동검사(?)같은걸 했습니다. 김원장님 오셔서 검사지 보시더니, 아직 자궁수축그래프가 그리 높지 않다고 좀 더 기다려야겠다고 그러시네요..(글쎄 제 느낌엔 그렇지 않습니다만..ㅋ저 빨랑 낳고싶단말이예요~ㅠㅠ)
이제 입원실로 옮기고, 짐볼에 엎드려서 진통주기 계속 체크하고 있는데, 심원장님 오셨습니다. 다시 내진을 했을때 5-6센티 정도 열렸다고 하셨습니다. 근데 수축그래프가 그리 높지 않다고…아 놔…이건 뭐지. 난 점점 더 힘들어지는데…ㅠㅠ
간호사쌤이 환자복 갈아입고 혈압같은거 재자고 하는데, 토할것 같습니다..우욱~진짜 두번정도 화장실로 달려가 토했습니다. 점심때 출산전 마지막 만찬으로 카라멜 마키아또와 허니브래드만 먹었기에 망정이지, 상추쌈에 돼지삼겹살 먹었으면 토하다가 힘 다 빠질뻔 했습니다. 심원장님이 저보고 평소때 위가 안좋았냐고, 아니라고 최근에 위 안좋은적 없다고 말씀드리고…
입원실에서 뒹굴거리면서 진통주기 또 체크하고 있었습니다.
이모댁에 계셨던 울어머니 이제 병원으로 오셨습니다. 아이고 깜놀~이야..엄마는 언제 오셨대. ㅎㅎ 나를 보고는 하시던 말씀이 많이 아프냐고(아 엄마는 그걸 질문이라고..엄마는 셋이나 낳았으면서 ㅠㅠ), 괜찮다고 그냥 견딜만 하다고 했습니다. 심원장님이 상태보러 다시 들어오셨습니다. 의사쌤이 오시니 울 어머니께서는 ‘남들 다 겪는 고통이니 무통분만주사 맞지 말라’고 힘주어 말씀하십니다. 이 말을 듣는데 좀 짜증..ㅠㅠ나는 그런거 안한다고 했는데…— 의사샘 오시니 이런말씀 하시는 이유를 저는 알고 있지요..올케언니가 11년전에 여의도의 대형병원에서 조카를 낳았는데, 그때 의사가 보호자에게 물어보지도 않고 진통하는 산모에게만 안아픈주사 놔줄까요 하면서 그냥 무통주사를 놓았었대요. 그 상황에서 산모는 진통없애는 주사라니 당연히 놓아달라고 하죠..-,-;; 그 후에 몇분 지나지 않아 언니는 애기를 낳았고…무통주사를 쓸데없는 시기에 보호자의 동의없이 놓았다는것에 좀 어이가 없어서 항의를 했었었거든요..언니도 무통주사는 나중에 허리 아프니깐 맞지 말라고 하대요. 머 암튼..그런 히스토리가 있어서, 의사샘 오셨으니 무통주사 ‘놓지 말라’고 하는 소극적인 의사표시로 그런말씀을 하신것 같습니다. 근데, 저는 그 앞의 소리 “너만 겪는 고통 아니니깐” 에 또 꽂혀서 약간 짜증이 났었었지요..ㅋ
뭐 그러나 저러나, 제가 좀 날카로워져 있긴했지만, 최대한 평온하게 출산하기로 마음먹었기에, 저는 심호흡을 함서 짐볼을 굴리며 또 진통경감을 하고 있었죠. 엄마는 소파에 좀 앉아계시다가, 병원에 있으니깐 가슴이 콩닥콩닥 뛴다고 집에 가계시겠다고 합니다. 엄마가 집에 있으나 여기있으나 애 낳는건 별반 다르지 않치 않냐고. 그래서 그러시라고 했어요. 저도 그게 더 마음이 편했구요.. 쿨워터향의 엄마도 딸이 진통하는거보면 맘이 거시기한거죠..애 낳고 보니 그 마음 알것같던데요. 우리 자유 선대검사하고 예방접종 맞힐때 창문너머로 들려오는 울음소리가 왜그리 가슴을 후벼파던지..ㅋㅋ이때 저 살짝 눈물났었어요.
어쨌거나 엄마 집에 가시고, 이제 제가 제일로 예뻐하는 11살짜리 조카와 새언니가 위로차 방문합니다. 울 조카는 고모가 아파할때 손잡아줘야한다고 병원에 있겠다는걸 억지로 돌려보냈습니다. 아 귀여운것~~^^근데 조카가 있으니깐 또 아파도 아픈티를 못내겠더라구요.ㅠㅠ 언능 가라고 쫒았지요. ㅋ
남편과 저만 이제 남았습니다. 산소통이 들어옵니다. (어 이거 중환자에게만 꼽는건줄로만 알았던건데 ㅠㅠ)..순간 겁먹어서 이거 뭐냐고 간호사쌤에게 물어봤습니다. 그냥 자꾸 토하시고 그러니 산소공급차원에서 하는거라고 말씀해주시네요. 그럼그렇지~내가 중환자는 아니지…안심이 되었습니다. 코에 뭐 꽂아놓으면 내가 숨을 잘 쉴수 있을까 걱정이 좀 되었었는데, 아주 시원하던걸요..산소~산소~ ㅋ
그러고 있는데, 진통이 점점 더 강해지는 느낌이고 어느순간이 되니, 배에 힘주기가 절로 됩니다. ㅠㅠㅠㅠ 심원장님 오시더니, 이제 가족분만실로 옮기자고 하십니다. 진통강도는 약하지만, 자궁문이 거의 다 열린것 같다고. 이제 한두시간안에 낳을것 같다고..
분만실에 들어간게 9시 좀 넘어서였던것 같습니다.
(저녁 9시 이후)
이제 가족분만실로 옮겨 왔습니다.
음악소리가 납니다. 이루마 피아노곡입니다. 남편과 저는 9월초부터 거의 매일, 퇴근시간이 밤 9-10시여도 회사에서 20여분을 차타고 달려가면 있는 세종호수공원에 가서 한시간 이상 꼭꼭 걷다가 왔었는데요. 세종호수공원을 산책할때 매번 공원에서 흘러나오던 익숙한 곡이여서 마음도 안정되고 더 좋았습니다. 어떻게 아시고, 이런 곡을 틀어두셨는지……. ^^
침대에 올라가서 누웠는데, 심원장님 왈~ 이 침대가 위로 올리는게 고장이 났다고, 남편분이 산모분 진통할때 산모 뒤에서 등과 목을 받춰서 위로 올려주라고..헐퀴~~침대 위로 올리는게 고장이 났다고?? 순간 코메디 같아서 순간 속으로 빵 터졌습니다. 이거 그거랑 같은 거잖아요. 비행기에서 뛰어내려야하는데, 옆에 조교가 이 낙하산 가방 매고 뛰어내려, 근데 낙하산이 고장났어…뭐 이런거?? 뭐, 분만할때 침대 위로 올리는거 작동안되는게 그렇게 중요한 요인은 아니였지만…병원에서의 모든상황은 다 완벽하기를 바라고, 또 그런상태일것이라고 생각하잖아요^^ㅎㅎㅎㅎㅎ근데, 심원장님이 침대 한번 덜렁거리게 만지시면서 이게 고장이 나서..이렇게 말씀하시니 웃길수 밖에요. ㅋㅇ 지금 생각해도 계속 웃음이..^^ 혹시, 남편의 적극적인 참여를 위해 일부러 위로 들려지지 않는 침대를 사용하시는 건가요?
한번도 안꽂아보았던 아플까봐 걱정했었던 링거도 무사히 꽂았습니다. 손목에 바늘이 꽂혀있으니 불편했지만, 힘주다가 바늘 살 밖으로 나오는건 아닐까 하는 걱정도 했었지만, 뭐 참을만 했습니다. 분만실로 옮기느라 빼두었던 산소도 다시 꽂고..저는 분만 준비완료~!
심원장님, 머리에 귀요미(?)모자 쓰시고 가운입고 준비를 하십니다. 각자 다 자리를 잡고…본격적인 분만돌입!
아랫배에 저절로 힘이 들어가집니다. 근데 호흡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ㅠㅠ진통할때에는 요가에서 배운 호흡법으로 릴랙~스를 했었는데, 분만에 들어가니 호흡법이 하나도 생각나지 않아서, 오로지 심원장님의 힘주세요 끄응~~이런 가이드에 따라서 힘주기를 반복했었다는..
(애 다 낳고, 잘려고 누었는데, 그제서야 폭풍진통때의 요가호흡이 생각났답니다. 애낳고 그제서야 기억나다니..)
심원장님이 애기 머리가 보여요, 조금만 더 힘주세요~끄응~이러시는데, 속으로 ‘진짜 머리가 보이는거 맞아? 괜히 힘내라고 저런말 하시는거 아냐? 이런 생각이 1초 들기도 했었지만, 그 말을 믿고 정말 최선을 다해서 힘줬어요 ㅠㅠㅠㅠ 아기가 내려오다가 또 머리 끼이면 안되니깐, 진짜 진짜 진짜 최선을 다해서, 기도하면서..ㅠㅠㅠㅠㅠㅠㅠ
중간에 제 오른쪽에서 손을 슬며시 잡아주었던 간호사샘 정말 감사해요. 큰 지지가 되었답니다. 그 손길 못잊을 겁니다. (잡아준거 맞죠? 손 지나치다가 그냥 댄거 아니시죠? ^^;;;)
엄마가 힘줄때 이를 앙 물면 이 다 상한다고, 이를 꽉 물고 힘주지는 말라고 해서, 이와 이는 마주치지 않게 하면서 힘줬어요. 근데 애 다 낳고나니 턱이 아프더군요..ㅋ 애가 안나온줄 알고 힘 주기 더 하고 있는데, 수진샘였던것으로 기억하는데, 이제 애기 나오는중이니깐 힘주지 말라고 하네요. 엥? 나왔어? 아흐~~~홀가분하구만~감사합니다아아아아~~믿기지 않는 이 느낌은…? 얼마 지나지 않아, 이제 태반 나온다고 하네요(햇반도 아닌 태반).
갑자기 울 엄마가 저를 집에서 낳았는데, 태반이 다 안나와서 탯줄 끝(?)을 할머니가 발가락에 딱 걸어놓고, 반나절 이상을 태반이 나오기를 기다리면서 피쏟고 있었는데, 외할머니가 와서 보시더니 사람몸에 피가 한계가 있는데, 이러다가 애 잡겠다고 하심서 부랴부랴 의사불러와서 자궁문 닫히기 전에 겨우 태반 뜯어냈다고(?)하셨던 말씀이 생각납니다. 태반뜯어낼때 애 낳는거보다 더 아파서 엄마가 소리질렀더니, 옆집 아줌마가 몇시간 있다가 쌍둥이가 하나 더 나오나 생각하셨었다는군요ㅠㅠㅠㅠ (어쨌거나, 엄마 고생하셨어요.ㅠㅠㅠㅠ ) 아빠는 제가 임신을 하고 나니, 그때 잘 몰라서 엄마 그렇게 고생하게 한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하시네요. ㅎ아빠도 참,,, 미안했다는 말을 이제서야 하시다니..—;; 그래도 지금이라고 그런 말씀을 해주시니 감사한거죠^^;
어쨌거나, 태반도 잘 나오고…(누군가는 고아먹기도 한다는 태반…,.-이거 사진 찍어 두었습니다. 으헤헤^^;; 그냥 피덩어리 같던데요..?)
태맥 끊길때까지, 아기 안고 있다가 남편이 탯줄 자르고요.
아 정말 꿈만 같았답니다. 아기를 안고 아기에게 주저리주저리 말했던것 같아요. 사랑한다는 말과 고맙다는 말을 계속계속…(저말밖에 안나오던걸요)
아이를 안고있을동안 후처치가 시행되었습니다. 후처치하는데 많이 아플까봐 정말 걱정했었거든요? 저는 생각했던것만큼 후처치가 그렇게 아프지는 않았어요. 한두번 정도만 따끔거렸던 느낌만 있었는데요. 이거 아기가 나와서 기쁜 마음에 엔도르핀이 팍팍 생겨서 아픈것도 몰랐던 걸까요? ㅎㅎ (애 낳고 나서 이제 새벽이 되니 그때부터 회음부 부위가 계속 욱신욱신 거리는 느낌이 들었어요.ㅠㅠ)
후처치까지 끝내고, 심원장님 가운(?)을 벗으시면서 분만실을 나가기 전 제게 몇마디 하시는데 온몸에 땀이 흥건~하십니다. 어쨌거나, 저는 이때(!) 심원장님에게서 광채가 나던걸요. 존경과 무한 감사..ㅎㅎㅎㅎㅎ 감사합니다~
저도 저지만, 심원장님도 계속 집중하면서 아기를 받아냈던 것입니다. (<—이건 남편의 표현임)
한시간 정도 회복을 위해 분만실에 계속 누워있었어요. 아기는 잠깐 밖에 나가서, 처치같은거 하고, 속싸개에 쌓여서 이쁘게 다시 들어오네요. 아기를 안고 계속 누워 있었어요..너무 좋았고 감사한 시간이였죠^^
모자 동실해서, 하루동안 잠은 자는둥 마는둥~거의 무수면상태로 아기를 보고, 남편과 저는 멘붕에 체력한계를 맛보았지만요..(아기가 엥~하고 울면, 남편이 자유아 아빠야~~이러면 또 조용해지고, 이러기를 무한반복..ㅎ)
사실 남편과 저는 애기를 낳았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았었답니다. 남편은, 심원장님이 아기를 어디서 갖고 온거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었다는 고백을..같이 분만했으면서!!
어쨌거나, 힘주기를 여러번 하는 과정에서 이제 고만좀 힘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힘주기가 좀 지겨워질라고 하는데도 불구하고, 저 정말정말 끝까지 최선을 다했었답니다. 이 얘기를 남편에게 하니깐, 울 남편도 저의 그런 모습에 감동받았다고 하대요, 우리 당구가(남편이 저를 부르는 호칭) 그런 당구가 아닌데(음 내 평소모습이 어떻다는거지?), 진짜 중요한일도 마무리할라고 하면 꼭 승질내고 이런거 꼭 내가 해야되냐고 안할라고 하던 당구였는데,애기 낳을때에는 정말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을 보고, 아 우리 자유가 엄마를 이렇게 바꾸어 주는구나, 우리 당구 대단하다 이럼서 존경심까지 들었다고…음화화홧~(나 원래 이런사람이야~~ 나를 어떻게 보고 —+) 사실 애 낳다가 그만 둘수는 없는거잖아요 ㅠㅠ
음..출산후기인데, 사설이 너무 길었네요..
사실 출산후기라고 쓸게 별로 없어서 이것저것 부연설명을 좀 붙였습니다. 요약하면, 진통 12시간정도 하고, 본격적으로 애 낳으러 들어가서 한시간 정도안에 애 잘 낳았다. 초산이였는데, 여러모로 참 감사하다^^ 입니다.
심원장님이 알아서 잘 해주실꺼라는 믿음이 있었기에 맘편히 잘 출산했던것 같습니다.
예정일 대로라면, 16일인 오늘 진통을 하고 있을수도 있었겠네요. 아기가 너무 크지 않게 적절한 시기에 잘 나오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고, 또 심원장님과 진오비에서 산전때부터 분만, 그리고 회복을 도와주셨던 많은 손길들-간호사샘, 조리실분들 께 다시 한번 깉은 감사를 드리며 이 글을 맺습니다.
두서 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덧>첫째 낳은지 2주 되었는데…이제 둘째 갖고 싶습니다. 어쩌나…
저는 올해 뱀띠 아기 낳아서 참 좋습니다..ㅎㅎㅎ 이제 남편과 띠동갑인 양띠 낳고 싶습니다. 2년후를 기약하며~~~:) 셋째는 무슨띠로 할까 고민중…—;;
심원장님 꼭 받아주셔야 함다..남편이 우리 심원장님 정말 잘 만났다고...^^;;
덧2> 아참, 병원에 건의사항있어요. 저는 퇴소날 아침에 병실에 냉장고가 있는걸 알았습니다.ㅠㅠ 남편도 저도 입원할때 별로 여유가 없어서 그런거 까지 잘 보지 못했었거든요. 분만하고, 애기에 집중하고 그러니깐 또 병원 편의시설에 대해 생각하지 못했던것 같아요. 간호사선생님들이 설명을 해 주시는것도 좋지만, 분만할려고 아파서 정신없는데 보호자나 환자에게 여기는 뭐가 있고 저기는 뭐가 있고, 병실에서 데스크로 전화를 하실때에는 이렇게 하세요~ 뭐 이런 설명을 해 주셔도 귀에 잘 안들어올것 같습니다. 간호사 선생님들도 사실 빠쁘시잖아요. 이번 입원때 보니 고생하시던데ㅠㅠ 여하튼, 호텔방처럼 방안의 물건들에 대한, 병원 시설 이용에 대한 안내지를 한장정도 분량으로 작성하여 각 방에 놓아둔다면, 더 좋을것 같다는 생각이예요.
<비하인드 스토리>
바히인드 스토리는 쿠킹맘에 올릴라고 했는데, 뭐 먹을껏과 딱히 엮을것도 딱히 생각안나고 해서 그냥 올립니다.ㅎㅎㅎㅎㅎ
(자유를 얻기까지)
2007년 여름에 결혼을 했고, 개인적인 이유(너무 바쁘기도 했고, 이래저래 스트레스가 많을 때에 아기를 가지면 안된다고 생각했기에)로 아기를 미루고 있었습니다.
감사하게도 양가 어르신들은 저희 부부의 선택(?)을 존중해 주셔서 아이가 없는것에 별 말씀 안하시고, 엄마만 가끔씩 제게 애를 낳아야지 이런말을 하시는 정도라 별다른 외부 스트레스 없이 잘 지냈던것 같습니다…(알고보니 엄마아빠는 겉으로 많이 내색은 안하셨지만, 시집간 딸이 나이는 많아지는데 애가 안들어서니깐 엄청 걱정을 하고 계셨었답니다. 헐퀴~)
어쨌거나, 그 개인적인 걸림돌들을 대략 해결하고 나니, 남은건 낡은 몸땡이와(ㅠㅠ) 거칠고 주름진 피부…
여자는40대가 넘어가면, 능력 학력 재력 다 필요없고 피부로 승부한다는 말이 아는 언니의 말이 확~와닿음 ㅠㅠ
아무튼, 2012년 봄정도부터 본격적인 아기만들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주변에 기도 부탁도 하고..
저희가 지방에 있어서, 2월에 청주에 있는 산부인과에서 산전검사를 했는데, 의사 왈~ 6개월정도 자연적으로 시도해보고 안되면 정밀검사 받아보자고 그러더라구요.
근데 이때에도 엄청 바쁜것입니다…하늘을 봐야 별을 따지요..-,.-;;; 물리적인 6개월은 지났는데, 아직 하늘을 본적은 6개월이 안되어서..ㅎㅎㅎㅎ10월-11월정도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생리가 좀 늦어지는가 싶어서, 임신테스트기(임테기)를 했는데, 두줄이 아닌것입니다. 꼭 임테기 하고나면 그 다음날 바로 생리 시작..한 두번정도 이짓을 하고 나니, 단돈 몇천원이긴 하지만 임테기 산 돈이 아깝기 시작합니다. 아마도 실망감이 있었기 때문에 그랬던것 같습니다.
머 그후 생리가 늦어져도 그런가보다~하고 몇달을 더 보내고, 이제 슬슬 병원에 좀 가서 정밀검사라도 받아볼까나 하는 찰나에 몸이 예전에 느끼던것과는 다릅니다. 생리가 늦어질뿐만 아니라 가슴도 커지는것 같고…
몸이 살짝 이상하긴 하지만, 섣불리 임테기에 돈을 쓸순 없지..이러면서 좀 버티다가 생리예정일이 지난 일주일째정도 되던날 아침, 그간 참고참았던 임테기 검사를 했습니다. 두~줄! 아싸아~~~~~~!여보야 나 두줄이야~~~~!
그날 9시 땡~하자마자, 회사에는 연차를 내고, 진오비로 예약 전화를 했습니다.
왜 진오비로 예약전화를 했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친정집앞에 왔다갔다하면서 낯이 익었었고…좋은느낌이 있었고, 산부인과를 서울에서 가게 된다면, 저기로 가야겠다고 그냥 그런 마음이 들었던 것 같아요. 간단히 그냥 인연이 될라고 그랬던건가 싶습니다.
2013년 3월 15일 역사적인 그 날이 되겠습니다. 우리 아기 아기집을 본 그날!
심원장님은 늘 그랬듯이 아주 차분한 목소리로 지금 5주차라 태낭정도만 보이니깐 잘 착상이 되었는지는 2주후에 다시 확인해봐야한다고…예예~~7주째 되는날 언능 예약을 잡았죠. ㅋ
7주째 잘 착상이 되었답니다. 아싸아~~감사감사~~그러나 약간 유산기가 있다고-,.-;; 병원문을 나서는데 울면서 남편과 통화했습니다.ㅠㅠㅠㅠ 아 이제 그 시간을 어떻게 보냈는지 별로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까먹고 있나봐요~~ㅎㅎㅎㅎㅎㅎ 어쩄거나, 여차저차 해서 우리자유가 이렇게 저희에게 오게 된 것입니다.
그럼, 이만.
-끝-
이제 육아로 찾아뵐께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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