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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제게 진찰을 받으신 분들 중에는 직접 대면해서 혹은 글을 통해 그런 말씀을 하는 분들이 간혹 계십니다.
"홈페이지나 블로그에 쓰신 글을 보면 마음이 따스하신 분 같은데 진료시에도 그렇게 해 주시면 좋은데 좀 사무적이고 무뚝뚝해 보인다."고 말이죠.
멀리 갈 것도 없이 저희 병원의 다른 두 원장님께서 살갑게 환자나 산모분들을 대하는 것을 보면 제가 많이 딱딱해 보이는 것은 부인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제 나름대로 노력한답시고 요즘은 진료와 관계된 의학적 조언 말고 사적인 이야기도 해 보려고 해서 사시는 곳도 여쭈어 보고 하시는 일도 물어 보고 하지만 원래부터 그렇게 해 오던 것이 아니다보니 제가 보기에도 어색하기 짝이 없습니다.

이렇게 된 것은 저야 토박이 서울 사람이지만 제 부모님은 두분 다  무뚝뚝한 것이 지역색인 경상도 분들이시라 자라면서 부모님 무릎에 앉아 보거나 한 기억이 없고 저를 안고 찍은 사진도 없거니와 아예 그런 기억은 일체 없는데 아마도 그런 환경에서 자라온 영향이 크지 않나 싶습니다.
그렇다보니 저도 세 아이를 키우면서 어느 아이에게도 따스하게 안고 빨고 한 기억이 없습니다.
그래서 아이들도 저를 닮아 별로 애교도 없고 친구들을 대하는 것을 보면 상당히 뚝뚝해 보입니다.
그러나 굳이 변명을 하자면 제가 다른 아빠들이 하는 것처럼 아이들을 안고 빨고 하지 않는다고 해서 아이들을 사랑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막내딸에 대하여는 여러가지로 애착이 많아가서 나름대로 챙겨주고 싶고 하지만 그 표현이 서툴다보니 아이들도 엄마 하고만 말하지 저하고는 별 달리 말을 나누거나 하지 않습니다.
이런 것이 이어져 아마 진료에서의 모습도 그렇게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금도 무뚝뚝 대마왕으로 검색하면 어느 블로그에선가는 제 이름이 툭 하고 튀어 나올지도 모르겠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진료하면서 중요한 것이 의료적인 성실과 최선이지 그런 것이 뭐 중요하겠는가 싶기는 하지만 병원이란 곳이 그리고 의사의 역할이란 것이 단순히 치료와 진료 행위 자체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전혀 모르지는 않습니다.
다만 사람에게는 자신만의 스타일이라는 것이 있고 습관이라는 것이 있어 그게 말처럼 쉽게 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지금도 힘든 과정을 겪고 출산을 한 산모에게 "고생하셨습니다. 공주님이에요. 축하합니다." 하는 그런 말을 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고생한 산모가 안쓰럽고 건강하게 태어나 준 아기가 대견스럽고 한 마음이 없어서는  아니며 그저 표현을 잘 못할 뿐이라고 생각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말로 하면 잘 못하는 것도 편지로 쓰면  하기가 쉽듯이 제가 말로는 잘 못하지만 대면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글로는 축하도 드리고 제 평소의 생각도 말씀드리는 것이 조금은 수월합니다.
그래서 글을 통해 간접적으로 접하는 인상과 대면하여 말하면서 듣는 인상 간에 괴리가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노력해 볼 수 있는 정도로는 하겠지만 한계가 있을 것이라 미리 변명 드리며 진료시 말씀하시기 어려운 것들은 홈페이지를 통해 또는 이메일로 말씀해 주시면 조금은 더 살갑게 조언을 해 드릴 수 있습니다.
이런 점이 있으니 혹시라도 글로는 정말 다정다감한 의사 같은데 실제 보니 그렇지 않다고 해서  너무 실망하시는 분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솔직히 글도 그리 다정다감하게 쓰는 것은 아니고 그저 조금 길게 쓸 뿐이죠.
(참고: 글을 길게 쓰는 나쁜 버릇을 고치고자 제가 쓴 졸저 "낙태와 낙태"라는 책은 아예 한편당 글자수를 400자 이하로 맞추어서 썼기 때문에 낙태에 관한 400자 칼럼이라는 부제를 붙였습니다.)
여하튼 그나마 아내로부터는 환자를 가족 같이가 아니라 가족들한테도 환자한테 하듯이 그렇게 좀 해봐라 하는 소리를 듣는다는 점을 아신다면 그나마도 이것이 제가 하는 최선이라는 점을 이해하시는데 좀 도움이 될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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