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적 과정의 출산을 원하시는 많은 산모분들이 거부감을 가지는 의료적 처치 중의 하나가 소위 촉진제라고 알려진 옥시토신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촉진제로 사용하는 옥시토신이 굉장히 나쁜 물질인 것처럼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경우들이 있는데 실상을 안다면 조금 생각이 달라질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옥시토신이라고 하는 것이 무엇인지, 언제 사용하는 것인지에 대하여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자궁 수축을 유발하는 물질을 촉진제 혹은 수축제라고 하며 이에는 옥시토신(상품명 피토신)과 에르고노바인 또는 메칠 에르고노바인(상품명 메덜진)이라는 물질이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이중 메칠 에르고노바인은 주로 출산후 자궁 수축을 돕기 위해 사용되는 약물이고 옥시토신은 출산 전과 출산 후 모두에서 자궁 수축을 강화하고자 할 때 사용되고 있습니다. 특히 출산 전에 옥시토신을 사용하는 경우가 더 많은데 진통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옥시토신을 사용하는 것을 분만을 유도한다는 의미에서 유도분만이라고 하고 어느 정도 진통이 있으나 수축력이 약할 때 사용하는 것을 수축을 강화하고 분만을 촉진한다는 의미에서 분만 촉진이라고 합니다.
이 옥시토신은 원래 우리 신체 내에서 자연적으로 생성되는 물질로써 뇌하수체에서 만들어져 혈액 안으로 분비되는 호르몬인데 반감기는 2분 내지 3분으로 짧아서 사용을 하면 즉시 효과가 나타나고 사용을 중단하면 그 효과가 바로 사라집니다. 혈관을 통한 투여나 근육을 통한 투여만이 허용되고 있고 경구로 복용하여서는 효과가 없습니다. 이 옥시토신은 항이뇨 작용을 포함하여 몇가지 중요한 기능을 가지고 있는데 그 3대 주요 기능은 모유 분비 촉진, 분만시 자궁 수축 촉진, 모성 행동에 있어서의 애착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하나씩 살펴 보겠습니다.
모유 분비 촉진 모유는 아기를 출산한 후 유선에서 형성되어 유관을 지나 유두를 통해 배출되는데 유두 주위의 근육은 옥시토신에 의해 영향을 받아 수축이 일어나게 됩니다. 그래서 아기가 모유를 먹기 위해 유두를 빨게 되면 빠는 작용으로 인해 모유가 분비되는 것도 있지만 옥시토신에 의해서도 모유가 원할히 분비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출산 후에 아기에게 일찍 모유를 물리게 되면 그로 인해 모유 생성도 촉진되지만 분비가 촉진되어 모유 수유에 그만큼 수월하게 됩니다. 물론 옥시토신은 모유 분비를 촉진하는 것 뿐이고 모유 생성을 돕는 것은 프로락틴이라고 하는 호르몬에 의하여 이루어지지만 모유가 원활히 분비되지 않으면 유관 내에 유즙이 정체되어 젖몸살이나 유선염이 초래되기도 하므로 정상적 모유 수유에 있어서는 옥시토신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하겠습니다.
분만시 자궁 근육 수축 촉진 임신 말기에 분만시 시작되면 옥시토신은 자연적으로 분비되어 아기의 만출을 위해 강력한 자궁 수축을 유발합니다. 또한 자궁 근육 내에는 옥시토신에 대한 수용체가 급격히 늘어나서 옥시토신의 작용을 돕게 됩니다. 그러나 옥시토신에 의한 자궁 수축은 임신 말기에 옥시토신 수용체가 증가했을때 효과가 있기 때문에 임신 초기나 임신 중기에는 상대적으로 옥시토신에 의한 효과가 뚜렷하지 않습니다. 이런 점 때문에 임신 중기의 분만 유도에 있어서는 옥시토신이 그다지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간혹 출산 직후 아기가 젖을 빨게 될 때 또는 임신 중에 유두를 자극할 경우 배가 뭉치면서 딱딱해지는 것을 경험하신 산모들이 있을텐데 이는 유두 자극으로 옥시토신이 분비되고 이로 인해 자궁 수축이 유발되었기 때문입니다.
모성 행동에 있어 애착 강화 위 두가지 신체적 작용 외에도 옥시토신은 대인 관계 형성에 중요한 영향을 준다고 하는 것이 밝혀져 있으며 출산 후에는 엄마와 아기 사이의 결속력을 높여 주는 역할이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어떤 학자는 옥시토신을 신뢰 호르몬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그러니 옥시토신을 때로 남용하는 것 때문에 산모와 의료진 간에 상호 신뢰가 깨지는 것을 생각한다면 참 아이러니라고 해야겠지요? 여하튼 연구에 따르면 사람을 포함하여 거의 모든 포유 동물은 옥시토신을 분비하게 만드는 상대방을 좋아하며 그 결과로 둘 사이의 신뢰가 형성된다고 하는 데 암컷 들쥐에게 옥시토신을 주입하자 보다 수월하게 짝을 고르고 교미를 한 수컷 쥐와 함께 붙어 다녔다고 합니다. 또 옥시토신을 맞은 동물들은 그렇지 않은 동물들보다 더 자주 핥고 끌어 안는 경향도 있었다고 합니다. 신뢰 형성과는 약간 다른 감정이지만 옥시토신은 여자가 오르가슴을 느낄 때도 많은 양이 분비된다고 합니다. 섹스의 양과 질은 이것의 분비량에 직접 비례 관계가 있다고 하며 많이 분비될수록 성적 쾌감은 높아지며 상대에 대한 감정도 더욱 깊어 집니다. 어떤 산모는 출산 중 순간적으로 오르가슴과 같은 강렬한 쾌감을 느꼈다고 말하기도 하는 데 이 역시 옥시토신의 작용 때문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신뢰 형성이나 성감과 관련하여 옥시토신의 정확한 작용 기전은 아직 잘 모르지만 이 호르몬이 우리가 알고 있는 것 이상으로 육체적이던 정신적인 부분에서든 많은 영향을 끼치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옥시토신에는 부작용도 있어서 다량을 일시에 사용하였을 경우 저혈압을 초래하기도 하고 항이뇨 작용으로 몸이 붓거나 할 수 있으며 때로는 과다한 자궁 수축을 유발하여 태아 상태가 위험해지거나 심지어는 자궁이 파열되는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분만시 옥시토신을 사용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경우에는 자궁 수축과 태아의 상태를 면밀하게 관찰하면서 주의해서 용량을 조절해야 하며 최대 허용량 이상을 사용하면 안됩니다. 그런 점에만 유의한다면 옥시토신은 과숙아 임신이나 양수 조기 파수, 자궁 수축력 미약 등으로 안전한 자연적 출산이 어려운 몇몇 경우에서 순산을 이끌어 내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점이 있습니다.
반대로 분만 중 옥시토신 사용을 해서는 안되는 경우들도 몇가지 있는데 그것은 다음의 경우들입니다. 1. 골반이 좁아 정상적 출산이 어렵고 난산이 되는 경우 2. 태아의 위치에 이상이 있는 경우 (둔위 또는 태아 후두부가 산모의 등쪽을 향하는 자세인 경우) 3. 자궁 수축이 과도한 경우 4. 35세 이상의 노산 5. 자궁 근종 절제술이나 제왕절개술처럼 이전에 자궁을 수술한 병력이 있는 경우
여하튼 옥시토신이란 여성에게 있어 매우 중요하고 좋은 호르몬입니다. 다만 다른 호르몬도 그렇지만 과도하게 또는 적응례를 벗어나서 남용하는 경우에 문제가 되는 것 뿐입니다. 즉 옥시토신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라는 뜻이고 인간에게 있어 신체적인 측면에서 그리고 정서적인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호르몬이라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물질 또는 행위 그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그것을 언제 어떻게 제대로 사용할 것인가 하는 것. 그것이 중요한 것이고 의미가 있다는 점에서 옥시토신도 예외는 아니라고 하겠습니다. |
이 글에 좋아요를 표시한 회원 JoyJoy [2024-06-10 11:00] 호두엄마 [2018-10-03 10:44] 단비엄마 [2017-09-06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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