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각보다 글이 너무 길어졌어요.. 바쁘신 분들은 패스..;;
서론.
임신 전 부터 어머님을 따라 몇번 들렀던 진오비 산부인과.( 그때는 아이온 산부인과.)
어머님께서 나중에 임신을 하면 여기서 진료를 받으라고 하셨고 그때 당시는 분만은 하지 않았기에 친정쪽으로 가서 분만은 해야겠다..막연히 생각만 했었죠.
그러다 두둥.. 임신을 확인하고 본격적으로 심원장님과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때는 6월초였고 얼마 안 있어 SBS스페셜에서 6.24 사태라고 불리우는 (산모들 사이에..ㅋㅋ) 자연출산에 대해 다루었고 저도 앗! 이거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원장님과 진료시에도 많은 대화를 나눠보진 않았고 당연히 일반 병원에선 다 그렇게 의료적 처치들을 당연시 여긴다고 생각했기에 진오비도 다를것이란 생각은 하지 않았습니다.
평소 겁이 많은 저인데 ㅋㅋ 무슨 자신감이었는지 조산원에서 출산을 하리라.. 결심아닌 결심도 하고 말이죠. 일단 진료는 여기서 꾸준히 받고 나중에 출산할때 옮기자 했었어요.
10월쯤 오현경쌤이 진오비도 11월부터 분만을 한다 하셨고 "여기서 낳으실거죠?" 라고 물으셨는데 제가 " 전 자연출산을 할까 해요."라고 하자 "그럼 조산원으로 가시게요? 좀 위험할텐데.." 라고 하셨어요.( 저 다 기억해요 ㅎㅎ) 그때 전 이 병원의 원칙이니 철학이니 알지 못했기에 (홈피도 들어와 본적이 없었음..) 아 .. 역시 일반 병원과 똑같아! 라고 단정을 지었어요..ㅎㅎ ;;
그러다 점점 개월수가 차 오니 슬슬 분만에 대한 두려움도 들고 조산원 방문도 해보았지만 뭔가 불안하기도 했어요. 평소 자꾸 귀가 먹먹해지는 증상과 지하철만 타면 어지럽고 식은땀에 토하는 증상이 있어서 (아마 임신성 저혈압이라고..) 출산시 출혈이 심할수 있다는 얘길 들어서 그랬나봐요.
자연출산병원(서초에 메디...청담에 연앤...)은 비용도 부담스럽고 멀기도 하고 고민하던 차에 강북삼성과 순천향에서 자연출산을 해주시는 교수님이 한분씩 계신다 해서 순천향으로 맘을 정하고 심원장님께 진료의뢰서를 부탁했고 원장님은 자세한건 묻지도 않으시고 바로 써주셨어요.ㅎㅎ;
그런데 뭔가 찜찜한 기분에 진오비와 아이온을 검색해서 홈피를 찾아 글을 읽어보고 광명을 찾은듯 했어요.ㅋㅋ
설레어 밤잠도 설쳤답니다. 내가 찾던 병원이 바로 여기 였구나 싶었죠. 다음날 바로 원장님과 오랜 통화를 했고 (전 원장님이 이렇게 말씀을 많이 하시는 분인줄 그때까진 몰랐어요 ㅋㅋ 그것도 아주 친절하게 ㅎㅎ;;) 다시 진료 예약하고 맘 편히 다닐수 있었답니다.
전 출산 계획서를 써서 원장님께 보여 드렸고 저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해서 그대로 진행할수 있도록 도와주신다 하셨습니다.
서론이 참 길었네요.ㅋㅋ
그럼 이제 본론으로..
점점 출산예정일은 다가오고.. 1월 31일 저녁부터 가진통이 시작되고..새벽 4시 반. 글로만 엄청 읽었던 이슬 이라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보자마자 알겠더라구요 ㅎㅎ
간격은 불규칙했지만 잠을 이룰수 없을 정도로 배가 아파 뜬 눈으로 밤을 보내고 아침이 되자 가진통이 사라진 듯 했어요. 며칠 걸리려나 했죠. 그러나 2월 1일 밤이 되자 또 배가 아파 왔어요. 남편은 세상 모르고 자고 있고 (원래 한 번 잠 들면 누가 업어가도 모를정도.;;) 전 짐볼 위에 앉아 복댕이한테 편지도 써가며 진통을 겪었어요.
그러다 진통 간격도 좁아지고 배도 너무 아파와 슬슬 불안해지더라구요. 시간은 새벽 4시 반 정도..또 네시 반..ㅋ
새벽부터 가기 미안해서 좀 더 참고 가려 했는데 어제완 다른 느낌이어서 병원에 전화를 하고 잠든 남편을 깨우고 출산가방을 챙겨 병원으로 갔어요.
김길주 쌤이 자다가 나오시고 ^^; 원장님도 뒤이어 오셔서 자궁수축 체크를 했는데.. 자궁문은 2센치 열리고 수축이 잦아 들고 있다고..ㅠㅠ
진통이 올때마다 너무 아팠는데 자궁수축 그래프의 산이 두배는 높아져야 한다고 하시는데..진짜 무섭더라구요 ㅋ
일단 입원을 하고 가져온 짐볼 위에 앉아 또 남편 목을 잡고 허리를 돌리며 진통을 보냈는데 점점 진통이 더 세지자 도저히 서 있을수가 없었어요. 아침으로 나온 미역국도 남편한테 주고 침대에 앉아 식판놓는 보드에 엎드려 진통을 보냈어요.
남편은 정신 못차리고 TV를 켰다가 혼나고 ㅋㅋ;; 졸린지 소파에 기대 졸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누워 잠이 들더라구요. 그 모습이 안쓰럽기도 하다가 성질이 버럭 나서 ㅋㅋ 밖에 나가 바람 쐬고 잠 깨고 오라고 난 이렇게 아퍼 죽겠는데 잠이 오냐고 또 한차례 혼을 냈어요 ㅋㅋ
정신을 차린 남편에게 골반 맛사지를 해달라고 했는데 그게 진통 경감 효과가 탁월했어요. 진통이 오면 전 "온다 온다.." 이러고 남편한테 허리 윗 부분을 세게 누르라고 했는데 남편은 제가 아플까봐 살살 누르는 거예요 ;; 전 더 세게 누르라고 했는데 나중에 애기 낳고 보니 그 부분이 엄청 아프더라는.. 살짝 멍도 들고 ㅋ
시간은 흘러 원장님이 11시쯤 내진을 해보자 하셨고 4센치정도 열린것 같다 하시고.. 오늘 중으로 애기를 만날 것 같긴 한데 산모가 체력이 떨어져서 걱정이라고 하셨어요.ㅠ
내진을 가족분만실로 옮겨서 했는데 이때 옮기지 않았으면 전 아마 움직이지 못했을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때부터 더 심한 폭풍 진통이 몰려왔고 다리 밑엔 믿음직한 이수진쌤이 자리하고 계시고 제 오른쪽에는 남편이 자리를 잡았어요.
원장님이 제가 원한대로 걸어 다니며 진통을 겪든지 하라고 하셨는데 ㅋㅋ 전 꼼짝 못하겠더라구요.;; 제 분만침대 옆에 출산 계획서도 떡 하니 붙어 있었는데 ㅋㅋ 출산 자세도 하고 싶은대로 하라고 하셨는데.. 전 ..이게 편해요..ㅋ 역시 다들 제각각인 것 같아요.
남편의 팔뚝을 있는 힘껏 잡으며 진통을 겪었는데 이러다 남편 팔 부러지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힘이 들어가더라구요. 체력이 많이 떨어져서 세시 안에는 애기를 낳아야 한다 하셨는데 어느 덧 두시..
드디어 자궁문이 10센치가 열렸대요. 휴.. 끝났구나.. 했는데 .. 이제 시작이라네요.ㅋ
자궁문이 열리고 힘 두어번 주면 애기가 나오는 줄 알았는데.. 아.. 산 넘어 산이구나..ㅋ
응가를 누듯이 힘을 주라고 이수진 쌤이 하셨어요. 역시 베테랑이구나 느낀게 전혀 긴장하지 않으시고 연신 "엄마 너무 잘 하고 있어요. 힘 정말 잘 주셨어요. 이렇게 하시면 돼요.." 하시는데 그 당시 저에겐 교주님 같았어요 ㅋㅋㅋ
사실 잠깐이라도 자리를 뜨시면 그렇게 불안할 수가 없었어요. 그 시간이 긴 것도 아니었는데 ..ㅋㅋ가지 말라고 말하고 싶었는데 그 와중에도 필요하니까 자리를 비우시는 거겠지 하며 얼른 돌아오시기만 맘 속으로 엄청 바랬어요.
잘 하고 있다!! 이 말이 그렇게 힘이 되는 줄 몰랐어요. 전 어린애 마냥 " 저 잘하고 있어요? 계속 그렇게 말해 주세요.." 이러면서 ㅋㅋ 정말 남편의 팔뚝과 이수진쌤의 든든함이 없었다면 ... 생각도 하기 싫으네요 ㅋ
전 점점 더 지쳐갔고.. 얼마나 더 힘을 줘야 하냐 물으니 백번? 이라고 하셨나? ;; 멘붕이었어요 .
어느덧 세시가 다가와 오고 애기는 점점 내려오긴 하는데 아직 소식은 없고.. 다리는 후들후들 거리고..
암사자의 울음 같은 소리를 내며(남편의 표현..ㅎ) 호흡을 가다듬으며 진통이 올때 힘주기를 계속 반복하고 드디어 원장님이 들어오시고.. 몇번 더 있는 힘껏 힘을 주고 양막이 팡 터지는 소리와 함께 애기가 나오고 양수가 나오는게 느껴졌어요.
그리고 배 위에 올려진 우리 복댕이 ㅎㅎㅎ 사실 가슴에 올려 바로 젖을 물게 해달라는게 저의 생각이었는데.. 제가 출산 계획서에 배에 올려달라고 썼더라구요..;;; 이런..;;; 잠시 후에 태변이 묻은 (몹시 힘들었나봐요.. 우리 복댕이도..) 복댕이가 가슴으로 옮겨져 젖을 빠는데 완전 신기했어요.
어쨌든 제가 원하는(?)대로 저의 출산은 마무리 됐네요 . 출산 계획서대로 그대로 말이예요.ㅎㅎ
굴욕 삼종 세트라는 관장, 제모 , 회음부 절개도 없었어요. 그런데 저 같은 경우는 특이하게 회음 앞부분이 1센치정도 파열이 되어 무지 고생을 했어요..ㅋ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는..;;( 원장님 말씀대로 필요시에는 살짝 절개를 하는 것도 나쁘진 않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 덕분에 병원에 자주 가게 되었고 이젠 병원 쌤들 특히 3층 분만실 쌤들과는 완전 정이 들었어요 ㅎㅎ 입원 기간에도 수시로 오셔서 규연이 봐주시고 가슴 맛사지도 해주시고.. 남편이 팬션에 놀러온것 같다고 그러더라구요 ㅎㅎㅎ
산후 검사도 끝나고 이제 둘째를 가지게 될때까지 병원에 갈 일이 없겠지만 준직원으로서 ^^ 홈피는 수시로 들락 거리게 될 거 같아요.ㅎㅎ사실 지금도 수시로 들락 거려요. 저희 남편도 자주 들어와서 글 읽고 가요 ㅋㅋ
너무도 좋으신 원장님과 쌤들을 알게 되어 참 감사했고 우리 복댕이 규연이를 예뻐해주셔서 그 또한 감사했습니다.
규연앓이 중이신 현경쌤을 위해 규연이 사진 투척하고 가겠습니다. 모두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 친정에 있는 컴퓨터로 글을 써서 사진이 없네요.ㅠ 핸드폰으론 사진을 올릴수가 없어요.. 다음에 사진은 추가 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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