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알고 계신 분들도 있겠지만 2011년에 제가  "낙태와 낙태"라는 책을 자비로 출간을 했습니다.
진오비 모임 주도로 펼쳤던 낙태 근절 운동이 2년쯤 되었을 시기에 낙태의 실상을 많은 사람들에게 제대로 알리기 위하여 틈틈히 썼던 글을 모은 책이었습니다.
더불어 낙태 근절 운동도 서서히 동력을 상실해 가는 시점에 왔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쓰기도 했습니다.
아마도 앞으로 더는 동료 의사 고발이라는 강수를 포함하여 강한 방식의 운동을 전개해 나가기 힘들 것이고 그리 멀지 않은 미래의 어느날 근절 운동도 중단하게 될 것이므로  기록으로라도 낙태에 관한 진실을 남겨야겠다는 의미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어떤 출판사에서도 이런 종류의 책을 출간을 해 주겠다는 곳이 없어 당시 건너 건너 아는 출판사를 통해 일부는 제 자비로, 일부는 출판사 부담으로 초판 3000부를 출간했습니다.
물론 현재 초판이 절판되었는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지금도 다 안 팔리고 남아 있을 것 같습니다. ㅠㅠ
재판 들어가면 판매 수익의 일부를 주겠다고 했는데 전 받은 적이 없으니까요. ㅎㅎ
당시 출판 비용의 반으로 제가 부담했던 액수는 1500만 쯤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번에는 낙태 관련한 것 말고 제가 그동안 종사했던 출산 분야 관련한 것으로  여기 저기 썼던 글 중에 쓸만한 것은 일부는 다시 수정하고, 없는 부분은 앞으로 틈틈히 글을 써서 모아볼 생각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자연분만에 관한 것이 될 것입니다.
제가 세상 물정에 대하여 쑥맥이라 아는 것이라고는 그것 밖에 없기도 하고 많은 산모들께서도 출산 관련하여 제일  궁금해 할만한 것도 그런 것이 아닐까 싶어서입니다.
물론 글을 다 쓴다 해도 출판사에서 비용을 대서 출간해 줄 출판사는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완전 자비로 3000만원 정도 쯤의 비용을 들여서 해야 할 것입니다.
다행히(?) 서너달전에 1억의 자금을 추가로 대출받아 현재  7천만원 정도가 마이너스 통장에 남아 있습니다.
몇달 전에 SBS에서 방송했던 프로그램에서는 7억의 빚을 자랑(?)했는데 그 사이에 빚이 좀더 늘었습니다.
부채가 아니라 자본이 그런 추세로 늘면 참 좋을텐데 말입니다.
마포구에 있는 산부인과 중에서는 저희 병원이 분만을 제일 많이 하는 것으로 아는데 어찌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ㅎㅎ

어찌 되었든 7천만원의 자금 중 병원 운영하면서 발생하는 적자를 메꾸는 것으로 4천만원쯤 나가고 나서 최후에 3천만원쯤 남으면 그땐 그 돈으로 출판 비용을 쓰고 저는 병원은 그만 두어야 할 것입니다.  
그 시기가 언제쯤 올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그동안의 경험으로 보았을 때는 올해 중이 되지 않을까 예상하는데 혹시 더 빚을 내가면서 일년이나 이년 정도 더 일을 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이제는 더 빚을 내기는 어려운 사정이기는 하지만.

진오비 산부인과를 운영한 지난 3년간 순3,4,5 분들의 성원과 지지 때문에 육체적으로도, 경제적으로 좀 벅차기는 했지만 어찌 어찌 끌고 나가기는 했습니다.
그분들의 성원이 한편 지지도 되고 한편 부담도 되고 그랬습니다.
어느 시인을 만든 것은 8할이 바람이라고 하던데 저를 산부인과 의사로 일하도록 한 것의 8할은 그런 성원과 격려였다고 해도 그리 틀리지 않을 것입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지만 순6인 올해 출산하는 분들에게는 그런 부담은 좀 덜 느끼고 있습니다.
이곳 홈페이지를 통한 것이기는 하지만 솔직한 소통의 공간에서 만나는 출산 예정 산모분 자체가 많지 않으니까요.

여하튼 이제 시간이 얼마 안 남았을지 모르기 때문에 최소 1주일에 한편씩이라도 부지런히 글을 써야겠습니다.
이런 글을 미리 쓰는 것은 이렇게 공개적으로 약속해 두어야 의무감에서라도 글을 빼먹지 않고 쓰게 되는 점도 있을 것이고 혹시 제가 어느날 분만을 돕는 일을 접더라도 제 심정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서입니다.
요 한두달 사이에 이런 저런 사정으로 그만 둔 분만실 직원도 많습니다.
그런 점도 병원 운영을 힘들게 만드는 요인 중에 하나입니다.
하여 이런 여러가지가 겹쳐서 저도 고민이 많습니다.

올해는 제가 의사가 된지 정확히 30년이 되는 해이고 출산을 돕는 산부인과 전문의로 활동한지는 25년이 되는 해입니다.
의사로 살기로 하면서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겠다는 것도 제 희망 중의 하나였는데 더 낫고 아름다운 곳으로 만드는 것은 고사하고 아무 흔적도 남기지 않고 사라진다는 것은  마뜩치가 않습니다.
그래서 출산을 도왔던 의사로서의 마지막 선물을 드리는 차원에서 진솔하고 쉬운 내용으로 책 한권 내 보았으면 하는 것이 현재의 제 바램입니다.
아마도 "낙태와 낙태"라는 책이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 계획하고 있는 책도 어수선하고 어렵고 재미가 없는 책이 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그래도 나는 노력해 보았다는 것, 삶이란 결과 못지 않게 과정에도 의미가 적지 않다는 것에 무게를 두고자 합니다.
그래서 지금 이 글은 앞으로 나올지 어떨지 모르는 일이긴 하지만 나오게 된다면 가칭  "자연분만, 나도 할 수 있다"의 서문 쯤에 해당할 것입니다.

쓸 글의 순서는 나중에 다시 정리되겠지만 일단은 제가 마음 내키는대로 두서없이 소 주제를 잡아서 쓸 계획입니다.
첫편은 이번 주 중으로 쓰려고 하는데 정보 게시판에 올리게 될 것입니다.
많은 성원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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