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개월 된 첫아이를 볼 때 요즘 종종 버거움을 느끼고 화도 나고 그렇다.
오늘도 감기약을 먹일 때, 밥을 먹이거나 양치를 할 때
달래가며 화를 내지 않고 차분하게 얘기하며 모든 해야할 일들을 처리하자니
마음 속에서 여러가지 생각이 든다.
이 딸아이가 더 어릴 때 물론 힘든 때도 많았지만 그래도 아이가 참 예뻐서
둘째 생각을 어렵지 않게 했던 것 같다.
나는 결혼 전 '나조차도 삶의 의미에 대해 해답을 갖고 있지 않은데 한 생명을 이 세상에 낳아도 될 것인가.
자원과 환경의 소비라는 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라는 아주 불확실한-다소 부정적이기도 한 2세관을 가지고 있었는데,
결혼을 하고선 자연의 순리대로 일반적인 부부와 가정이 그렇듯 아기를 가지기로 했다.
그리고 지금 4월 출산을 앞둔 두 아이(예정)의 엄마가 되었다.
그러나 육아를 하며 지내는 요즈음, 나는 행복감이 크지 않다.
기본적으로는 나 개인의 문제가 가장 크지만,
아이를 위해 내 감정을 다스리고 아이의 올바른 성장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부모의 길이
참말 단순한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얼마동안은 내 자유와 희망보다는 아이의 양육이 더 우선이 되어
나를 죽이고 내 안의 화도 참아내고 그래야 하는 것을, 그런 것이 양육의 과정인데
곧 둘째가 태어날 이 시점에 나는 마음이 가볍지만은 않다.
아이를 키우는 것은 배움의 과정이기에 둘째아이를 통해 나는 또 다른 것을 배울 수 있겠지라고 희망하며 아이를 가졌다.
하지만 힘든 순간인 지금, 아이를 또 갖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 참으로 대단한 생각이었음을
참으로 무거운 판단을 해야할 문제였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나는 모성애가 넘치는 자애로운 어머니는 못 되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바라건대 스스로에게 정직하고 주체적인 인간다운 인간, 그런 한 개인으로서 온전한 어머니가 되기를 희망한다.
그렇게 스스로에게 다짐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