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일기

인기지수 3 1047번 조회2015-03-22 00:43

38개월 된 첫아이를 볼 때 요즘 종종 버거움을 느끼고 화도 나고 그렇다. 
오늘도 감기약을 먹일 때, 밥을 먹이거나 양치를 할 때 
달래가며 화를 내지 않고 차분하게 얘기하며 모든 해야할 일들을 처리하자니 
마음 속에서 여러가지 생각이 든다. 
이 딸아이가 더 어릴 때 물론 힘든 때도 많았지만 그래도 아이가 참 예뻐서 
둘째 생각을 어렵지 않게 했던 것 같다. 
나는 결혼 전 '나조차도 삶의 의미에 대해 해답을 갖고 있지 않은데 한 생명을 이 세상에 낳아도 될 것인가.
자원과 환경의 소비라는 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라는 아주 불확실한-다소 부정적이기도 한 2세관을 가지고 있었는데, 
결혼을 하고선 자연의 순리대로 일반적인 부부와 가정이 그렇듯 아기를 가지기로 했다. 
그리고 지금 4월 출산을 앞둔 두 아이(예정)의 엄마가 되었다. 

그러나 육아를 하며 지내는 요즈음, 나는 행복감이 크지 않다.
기본적으로는 나 개인의 문제가 가장 크지만, 
아이를 위해 내 감정을 다스리고 아이의 올바른 성장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부모의 길이 
참말 단순한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얼마동안은 내 자유와 희망보다는 아이의 양육이 더 우선이 되어 
나를 죽이고 내 안의 화도 참아내고 그래야 하는 것을, 그런 것이 양육의 과정인데 
곧 둘째가 태어날 이 시점에 나는 마음이 가볍지만은 않다. 
아이를 키우는 것은 배움의 과정이기에 둘째아이를 통해 나는 또 다른 것을 배울 수 있겠지라고 희망하며 아이를 가졌다. 
하지만 힘든 순간인 지금, 아이를 또 갖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 참으로 대단한 생각이었음을 
참으로 무거운 판단을 해야할 문제였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나는 모성애가 넘치는 자애로운 어머니는 못 되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바라건대 스스로에게 정직하고 주체적인 인간다운 인간, 그런 한 개인으로서 온전한 어머니가 되기를 희망한다. 
그렇게 스스로에게 다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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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글 심상덕 2015-03-22 11:37
세상의 모든 선택에는 장점과 단점이 있고 빛과 그늘이 있습니다. 저도 천성이 염세적이고 비관적이라 그러지는 못하지만 가능하면 밝은 쪽 긍정적인 쪽으로 생각하는 것이 좋겠지요.
어차피 이루어진 선택은 후회 없도록 최선을 다해서 나쁠 것은 없겠다는 생각으로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모성이란 처음부터 가지고 태어나는 것이기보다는 아기를 낳고 키우면서 자연스럽게 조금씩 생기는 것이겠지요.
전 부성애도 별로 없어 잘 모르지만. ㅎㅎ
답글 이연경 2015-03-23 01:20
저도 7월 둘째출산예정이고 아직22개월 꼬맹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물론 첫째 임산부였을때와 같은 여유로움도없고 나만의 시간도없고 태교조차 없는.. 육아와 병행되어야되는 임신기간이 얼마나 힘드실지 약간 이해는갑니다ㅜㅜ 그렇다고 행복감이 크지않다거나 힘들고 버겁다거나 자애로운 어머니가 되지못할것같다고 표현을 자꾸하다보면 점점 그쪽으로만 생각이 치우치는것같아요.. 저도 나름 많이도와준다지만 성에차지않는 남편의 육아참여에 스트레스가 엄청나서 한동안 정신나간여자 처럼 중얼중얼 불만을 혼자이야기 하곤했는데 계속그러다보니 어느순간 저는계속 불만먀 얘기하는 사람이 되었더라구요...ㅜㅜ 그래서 이제 고쳐보려 노력중이고 더잘해보려 합니다! 저의 첫째 아들래미는 나를 계속발전시켜주는 아이인것 같아요.. 엄청 힘에부치고 벌써부터 그 에너지를 당해내지 못하고 밥이건 과일이건 입에 넣어주는대로 씹어서 아무데나 뱉어버리는 천방지축이지만, 참을인 새기면서도 아직 잘 모르는것들을 어떻게 알려줘야되는지 저부터도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무턱대고 욱하고 올라오는 화는 입술한번 꾹 깨물고 묻어두고 절대 나쁜의도가 없는 순수하게 잘 모르는것일 뿐일 이 아이의 입장에서 다시생각해보는 연습을 엄청하고있어요ㅎㅎ 물론 상상속에선 벌써 엎어놓고 궁댕이도 두들기고 소리도지르고 째려보고 백번도넘게 했지만ㅋㅋㅋ 그런상상 함으로써 살짝? 풀리기도 하더라구요ㅋㅋ 엄마 마음이 너무 힘든상태에서 아기와 대면하면 그 마음이 아이에게 전달되더라구요ㅜㅜ "니가 정말 몰라서그랬구나" 라는마음으로 ........어디서 읽어보니 자기가 왜 떼를쓰는지 이유도모른채로 울고불고떼쓰기도 한대요. 그런데 엄마가 너 도대체 왜그러냐고 소리지르고 무섭게 따져물으면 거기에 더 겁이나서 운다고 하더라구요...... 암튼 알수없는 아이들세상이긴하지만 좋은사람으로 자랄수있게. 그아이가 믿고나온건 우리 엄마니까. 기운내시고... 세상은 품지못하더라도 나 하나 믿고 나와준 예쁜우리아가.. 우리아가는 마음으로 품어주는 엄마 되어보자구요ㅋㅋ 저도노력중이예요!! 힘든일 있으면 가끔 공유하고 위안도얻었으면 좋겠네요~~~~ 예쁘게자고있을 딸램 등 쓰다듬어주시는 좋은밤되세요^^ (자기전에 쓰려니 뒤죽박죽 얘기가 이상하지만.. 힘내시고~~ 우리 엄마가 행복해야되요! 화이팅!!♥)
답글 nillili21 2015-03-23 08:36
심상덕: 세상의 모든 선택에는 장점과 단점이 있고 빛과 그늘이 있습니다. 저도 천성이 염세적이고 비관적이라 그러지는 못하지만 가능하면 밝은 쪽 긍정적인 쪽으로 생 ...
댓글 감사드려요! ^
답글 nillili21 2015-03-23 08:37
이연경: 저도 7월 둘째출산예정이고 아직22개월 꼬맹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물론 첫째 임산부였을때와 같은 여유로움도없고 나만의 시간도없고 태교조차 없는.. 육아와 ...
네 연경어뭉님 감사드려요! 육아의 고충이라면 고충이랄까.. 답답하고 힘든 점들이 있는데 그런 것들이 응원과 지지, 격려 혹은 위로 같은 것들로 어루만져지면 더 힘 낼 수 있는데.. 이노무 남편은 '세상에 힘들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냐'라고 저에게 대못을 박은 터라 그 스트레스 해소가 덜 되는 것 같아요. 가끔 남편한테 몇 시간이라도 여유시간 얻어 카페에 가서 책이라도 읽고 오면 조금 기분이 청신해집니다. 육아서적 읽을 땐 쉼표 하나 찍는 기분 들 때도 있구요. 엄마들 거의 그렇듯 아기 양치시키고 잠 재우는 게 우리아기도 참 오래 걸리는 아기랍니다 ㅎㅎ 딸래미야 좀 일찍 자 주면 안 되겠니? 어쩜 모든 체력을 소모하고 밤 열한시 열두시가 되어야 잠들어 주는 거니. 캭! ㅎㅎ
답글 이연경 2015-03-23 10:58
nillili21: 네 연경어뭉님 감사드려요! 육아의 고충이라면 고충이랄까.. 답답하고 힘든 점들이 있는데 그런 것들이 응원과 지지, 격려 혹은 위로 같은 것들로 어루만져지면  ...
헐 진짜 신랑이 글케 얘기하면 두둘겨 패주고싶게 미울것같아요ㅡㅡ 어디선가.. 아내의 스트레스는 남편과의 수다에서 줄어든다고 보았는데 좋은이야기들로 수다많이 푸시는것도 방법일것같아요ㅋ 나의 짜증의 원인은 아가가 아니었음을... 나중에 아기가 잠들고나서 알게되요ㅜㅜ 충분히 노력하시고 힘든몸으로 아이돌보느랴 피곤한데 남편분이 몰라주니 서운해서 더 그런것같아요ㅜㅜ 신랑과 연애때처럼 잠깐1시간이라도 커피마시면서 그냥저냥 수다떨수있는 시간 가지셨음 좋겠어요^^
답글 최현희 2015-03-23 21:33
아가에게 가장 큰행복은 엄마의 행복인것같아요. 거울처럼 엄마를보고있으니...완전 힘내셔와요!♥♥
답글 nillili21 2015-03-24 06:18
이연경: 헐 진짜 신랑이 글케 얘기하면 두둘겨 패주고싶게 미울것같아요ㅡㅡ 어디선가.. 아내의 스트레스는 남편과의 수다에서 줄어든다고 보았는데 좋은이야기들로 수다 ...
그죠 함께사는 사람과의 대화, 서로를 보여주고 이해받고 그게 참 중요한데~ 다행히 남편과 더 깊은 대화를 하게 되었어요. 연경어뭉님 말씀 힘이 됩니다. 감사드려요!^^
답글 nillili21 2015-03-24 06:23
최현희: 아가에게 가장 큰행복은 엄마의 행복인것같아요. 거울처럼 엄마를보고있으니...완전 힘내셔와요!♥♥
네 현희님~ 그렇겠지요? "엄마의 행복이 곧 아가의 행복"
나의 독특한 개성을 적극적으로 발현하고 행복해지기 위해 진지하게 노력하는것.. 저는 요즘 다시 가슴뛰는 시도를 시작해보려 해요.
행복을 찾는 과정은 제게는 하나의 긴 여로와 같네요 지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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