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일 : 2014.09.02
출산일 : 2014.09.03
초산 / 남자아이 / 3.37kg/ 자연분만 / 무통X, 관장X, 제모X, 회음부절개X, 촉진제X

안녕하세요~
진오비산부인과 원장님, 분만실/외래쌤들, 산전맘/산후맘분들!
대명절 추석이네요~ Merry Happy 추석! 다들 즐거운 명절 잘 보내고 계신지요.
9월 3일 아침 7시 29분에 태어난 우리아들 태양이 출산후기를 드디어 올립니다! 뚜~~둥!!

벌써 일주일이 다되어 가네요.
정말 짬낼 시간 없이 정신없이 애기보는거 적응하고, 내 몸 추스르고, 모유수유의 고통을 감내하다보니 이제서야 정신이 좀 들어요 ㅎㅎ
조리원으로 옮긴지도 벌써 3일째 오전인데 아직도 좀 헤롱헤롱 멘붕상태입니다.
아침 먹고 모자동실시간에 얼른 모유수유 좀 하고 신생아실에 맡긴 뒤 글을 몇자 적어보려 노트북을 열었습니다.
즐거운 명절에 순산바이러스 팍팍! 전파할래요..ㅎㅎ

초산이어서 그런지 출산일이 다가올수록 불안감만 커져갔었습니다.
진통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이슬은 언제 비칠까? 애기는 언제 나오지? 진통시간은 얼마나 길까? 우리 애기는 어떤 모습일까? 등등의
여러가지 생각들이 머릿속을 떠나지를 않았어요.
예정일이 되어가는데도 태동은 심하고, 이렇다할 별 기미가 안보여 그런 생각만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는데......!!!
.....그런데....!!!!!!

9월 2일 예정일 아침이었습니다.
밤잠을 설쳤던 저는 새벽에 신랑이 언제 출근했는지도 모른 채 아침잠을 곤히자다가 밑에서 뭔가 뜨거운것이 물컹! 하는 느낌과 함께 잠이 깨
용수철처럼 튀어올라 화장실에 가서 확인했더니.... 드..디..어...ㅠㅠ 아기다리고기다리던 ㅎㅎ "이슬"을 보게되었습니다!!
그 시간이 아침 7시 40분경이었어요.
마침 2일 아침 9시에는 40주 정기검진이 예약되어있었기 때문에 침착하자 침착하자 를 반복하며
그동안 생각해온대로 마지막준비물 체크하고, 샤워를 싹 하고, 살~살 아픈 아랫배를 붙잡고 아침밥을 먹었습니다.
병원에 도착했더니 그날따라 외래에 매우매우 많은 산전맘분들이 가득차 계시더군요..ㅠㅠ
마음이 왠지 불안...불안...ㅎㅎ
심원장님 뵙고 내진을 받았지만 아직 자궁문은 열려있지 않다고 하시더군요.. 그래도 제가 아침에 화장실에서 본건 이슬이 맞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태동검사 해보니 5분간격으로 수축이 잡히지만 강도가 세지 않으니 더 기다려봐야 할 것 같다는 심원장님 말씀
& 초음파 검진을 해보니 양수가 갑자기 많이 줄어 오래기다릴 수는 없고 2일 밤까지 자연진통이 안생기면 3일 아침 촉진제를 써보자셨습니다.

.....다시 집으로 back..................

그래.. 오늘 만나면 좋겠지만.. 늦어도 내일은 만날 수 있을 것 같으니.. 하루만 더 참자... 하고 스스로 위안하며
집에와서 진통어플로 진통을 체크하기 시작했습니다.
오전 내내 5분간격으로 조금 강도 높은 생리통같은 진통이 40초 정도 이어지는데..
어?! .......좀.... 이상했습니다....
진통은 길어지고, 간격은 짧아져야 하는게 맞는것 같은데......
진통간격이 8분, 9분, 12분... 점점 늘어나는 게 아니겠어요? 게다가 폭풍 점심! (너무 맛있었쪄요..ㅋㅋㅋ)
그런 희한한 진통은 신랑이 퇴근하고 돌아온 후 저녁식사를 마칠 때까지 이어졌어요...


23:00 경 화장실에서 갔다가 핏덩어리가 떨어진 것을 보고 무서워 분만실에 전화를 드렸더니 진행과정 중 비치는 이슬로 추정된다며
진통간격이 더 짧아지면 방문하라고 하시더군요.

23:30 에라.. 모르겠다... 자고 낼 입원하자...하고 자려고 누웠을 때, 다시 5분간격의 진통이 시작되었습니다.
강도는 오전보다는 분명 강해져있었구요.
집에서 최대한 오래견디다 병원을 가는게 맞다고 여러군데서 듣고 배웠던 터라 저는 견디려 했었습니다..........만.........
어떤 진통이 강한진통인건지, 내가 잘 참고 있는건지 아닌지, 자궁문이 열린건지 아닌지, 복잡한 마음에 결국,

9월 3일 00:30 신랑을 붙잡고 병원에 도착합니다. 이날..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밤부터 시작된 비바람이...헐....
그 비를 온 몸으로 맞아가며 병원에 도착해서 바로 태동검사기를 다시 달고, 내진을 실시합니다...
심원장님 당직날이 아니셔서.. 안계실 줄 알았는데 혜성처럼 나타나셔서 넘 마음이 놓였어요...아세요? 원장님 뒤에 후광비친거...ㅎㅎㅎㅎ
그러나 나.... 거짓말 쟁이????? 아님 엄살쟁이??????
태동검사결과는 수축이 12분 간격, 내진 결과는 고작 1-2cm....... OTL..................입원해서 진통할지, 아니면 집에가서 진통할지는 저희 부부에게 결정권이 넘어왔고, 고민 끝에....

..............또 다시 집으로 back................ 이게...뭔가요.........

01:30 비바람을 뚫고 다시 집으로 와서 마음을 편히 먹고 눈을 좀 붙여보자.. 해서 누웠습니다.
신랑은 피곤했는지 금방 곯아떨어졌는데.. 전.. 잠이 올리가 없잖아요...ㅠㅠ
그래도 10분간격으로 진통올 때는 심호흡으로 견디고, 진통이 사라졌을 때는 잠깐씩 졸았습니다.

03:00 화장실이 가고싶다라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들었고 심한 설사를..(죄송~)

03:30 이때부터는 잠깐씩 졸지도 못할 정도로 심한진통이 시작되었어요. 진통시간 체크해보니 거의 1분아프고 2분쉬고를 반복..
그러나 저는 이미 몇시간전 병원을 방문했을 시 엄살쟁이+거짓말쟁이가 되어있었으므로..ㅎㅎㅎㅎㅎ 조금 더 참아보기로 합니다.

04:30 생각과는 다르게 저는 침대시트를 쥐어뜯고 있더군요. 진통이 올때는 똥꼬에 저절로 힘이들어가는 느낌이고 더 참았다가는
마치 집에서 애가 나올 것만 같았습니다. 자꾸 숨을 안쉬려고 하는 저를 옆에서 신랑이 같이 연습했던 심호흡법으로 많이 도와주웠어요
"아.....병원!! 나...병원갈래!!!!" 소리지른 후 또 비바람을 뚫었습니다... 평소 5분밖에 안걸리는 거리지만 가다 서서 호흡하다보니
병원까지 가는 길이 너~~무 멀게만 느껴지더군요..

05:00 병원 도착 후 태동검사 결과 잦은 수축이 잡혔고 내진결과 3cm 진행되었답니다.
자궁경부는 얇아질대로 얇아진 상태이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고 보면 된다는 말씀...
저는... 정말...우아한....그리고..고상한....출산을 항상 꿈꿔왔었고, 평소 이미지트레이닝을 골백번도 더 했었습니다.
....다 소용없습니다.......... 그냥...시끄럽고 진상입니다.... 잠깐 진통없을 때 정신차리면 그런 진상인 제 모습만 남아있더군요..ㅠㅠ

05:30 30분만에 다시 내진 결과 6cm가까이 열렸답니다!
진행이 빠른 편이라고 하시더군요. 3일 오후에나 애기 볼 줄 알았는데 이 속도면 아침에 바로 만날 수 있겠다고...흑....
문제는 이 시간에 저는 똥꼬에 너무 힘을 주고 싶은데... 자궁문이 아직 다 안열렸기때문에 힘주면 피부가 찢어져 출혈이 심할 수 있으니
무조건 참으라는 겁니다.... 똥마려운데 똥 못싸는 느낌.... 아시죠..? ㅠㅠ
형광등 불빛이 여러번 노란색으로 바뀌고...
죄없는 신랑에게 여러번 신경질을 부리고....
몸을 주체할 수 없이 이리 비틀고 저리 비틀고를 반복하니....
분만실 윤영희 쌤이 다시 들어오셔서 내진 해주십니다.

06:00 역시 예상대로 30분만에 또 2cm가 추가로 열려 이제는 80% 진행!!! 힘 줘도 된답니다!!!!!!아싸....살았다....
분만실이 갑자기 분주해집니다...
무엇인가 많은 준비물이 들어오기 시작하고
내 다리가 분만의자에 올려지고 조명이 어두워집니다.
새벽 내내 힘들게 저를 봐주셨던 윤영희 선생님에 배소정 선생님께서 합류해주셔서 같이 힘써주십니다 (두분께 눈물나게 감사ㅠㅠ)
진통은 조금 덜해집니다. 왜냐하면 힘이 들어가고 배가 아플 때 힘을 줄 수 있으니까....
근데 이건 또 다른 고통입니다... 똥 마려워 힘주는데 똥이 안나옵니다...(자꾸 울 태양이를 똥에 비유하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지만...)
내 체력이 이거밖에 안됐나 자책하고 싶을 정도로 힘이 달립니다..
배소정쌤께서 두번만 더 하면 된다고 하신 것 같은데 두번이 네번되고 네번이 여덟번 됩니다...ㅠㅠ
원장님도 들어오셨다가 좀 더 힘줘보라하시고 다시 나가십니다..ㅠㅠ 아... 태양아.....힘내자........ 엄마 힘든거 10배로 니가 힘들다는데..ㅠ
쇠봉을 잡고 힘을주니 팔로 힘이 분산되는 것 같아 손 다 놓고 똥꼬에만 힘을 줍니다... 그나마 낫습니다...

두-세번 힘준 후
원장님 다시 들어오셔서 보시더니 만약 이번에 마직막으로 한번 더 힘줬는데도 안나오면 회음부 절개나 흡입기 필요하다 하십니다.
절. 대. 그럴 수는 없지....... 뭐 이런생각 하나도 안나고 뭐든, 무슨방법을 써서든 이 고통이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밖에 없습니다.
그냥 빨리 끝났으면 좋겠단 그 생각만으로 한번 더 힘줬는데 갑자기 큰소리로 힘빼라고 하셨습니다.
잠깐만.... 힘을.... 빼라구요?? 갑자기? 힘을 주는게 아니라???ㅎㅎㅎㅎ
전 몰랐는데 나중에 신랑 말 들어보니 그 때 이미 태양이 머리가 나왔다더군요....
힘을 빼려고 노력하니 뭔가 뜨뜻하고 물컹한 것이 쑥~~빠집니다~~~태양이 입니다~~룰루랄라!!

07:29 그렇게 우리 태양이가 태어났습니다... 아..놔.. 눈물날라그래.....
배위에 올려진 태양이는 팅팅부은 얼굴로 눈을 감았다 떴다하면서 손을 내밀었고 저는 그 모습을 보면서 후처치를 시작했습니다.
회음부 절개를 안했는데 피부가 약한편이라 항문근처까지 찢어졌다합니다...
태양이를 보는건 보는거고... 후처치가 아픈건 아픈겁니다...ㅎㅎ
그래도 진통한 시간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거는 맞으니 참아야지요~
태양이 몸무게 재고 목욕하는 동안 후처치는 끝나고 입원실로 함께 이동했습니다.
옆에 두고 보는데 이것이 내 뱃속에 있던 애기가 맞는지 신기하기만 합니다.
아직 "내꺼" "내새끼" 라는 생각은 크지 않지만 그래도 보고있으면 뭉클해지는게 이게 모성애인가 싶네요.

비록 제가 16주때 병원을 옮겨왔지만 그 이후 저와 태양이를 세심하게 살펴주시고 당직도 아니신데 나오셔서 받아주신 심원장님, 감사합니다.
겉모습의 무뚝뚝함의 크기만큼 속마음이 더 많이 따뜻하심을 알기에 힘든 시간 믿고 따르고 의지할 수 있었어서 넘 좋았어요.
의사선생님을 오롯이 믿고 의지한다는게 참 어려운일인데 태양이를 낳을 때까지 그럴 수 있었음에 정말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간담회 때 산부인과 의사이기 때문에 아기보다 산모를 우선순위에 놓는다고 하셨던 말씀이 기억에 남는데, 그렇지 않던데요.
산모 만큼이나 태어나기 전 태양이, 태어난 후 태양이를 관심있게 따뜻한 눈빛으로 봐주시고 살펴주셔서 그 또한 감사합니다.
평생 잊지 못할거에요. 출산이 고통스럽지만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원장님, 선생님들, 진오비 덕분이에요.

분만실에서 새벽내내 쉬시지도 못하고 저 때문에 애쓰신 윤영희쌤, 감사합니다.
제가 엄살부려도 잘하고 있으시다며 힘을 보태주셔서 정말 많이 큰 힘 됐어요.
아침에 합류해서 분만 함께 도와주신 배소정 쌤도 너무 감사해요. 옆에서 긴장하지 않게 친근하게 말도 걸어주신게 넘 따뜻하게 느껴졌어요.

육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모자동실이라는 환경에 놓여있을 때 도움 많이 주신 분만실 쌤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새벽에 수유가 마음대로 안돼 힘들어 할때 도와주신 오현경 쌤.. 너무 힘들어 눈물날 꺼 같은 상황에 천사처럼 딱! 들어오셔서 도와주셨어요.
잊지 못할꺼에요.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힘들어 너무 지쳐있었던 퇴원 전날 새벽...
바쁜 회사일 때문에 출근했어야해서 입원기간 옆에 있어주지 못한 신랑때문에 서운해서 서로 참다가 터졌는데... 그모습 적나라하게 다 지켜보신 쌤....
제가 성함을 잘 몰라 홈페이지 다 뒤졌는데 사진 없어요.... 심세은 쌤이신가요??? ㅠㅠ
저희 부부 참모습..ㅎㅎㅎ 현실적인 모습...ㅎㅎ지켜보시고 도와주시느라 넘 애쓰신거 알아요... 참.. 철없죠?? ㅋㅋ 부끄럽습니다.
그래도 쌤 덕에 잘 풀었어요... 앞으로 우리가 헤쳐나가야 할, 넘어야 할 산을 한단계 넘어서게 도와주신 것 같아요..ㅎㅎ

그 외에 가슴마사지 도와주시느라 애써주신 송재은. 강미랑 쌤,
외래 진료 받을 때마다 입체초음파 봐주시고 함께 웃어주시고 공감해주신 배유진 초음파 쌤,
다른 외래쌤들까지... 모두...모두 다..... 정말정말 감사합니다...!!
퇴원하면서 한분한분 얼굴뵙고 인사드리고 퇴원했어야했는데 정신못차리고 그냥 나온 거 같아 마음에 걸리네요. 마음이라도 받아주시와요..ㅎㅎ

저의 친정엄마가 항상 저에게 출산은 끝이 있는 고통이고 끝에 행복이 기다리는 즐거운 고통이니 무서워하지말고 즐기라고 말씀하셨었어요.
그 과정을 고스란히 옆에서 지켜봐주고 도와준 진오비가 있어서 저는 더 행복했고 많이 깨달았습니다.
앞으로 태양이를 키우면서 더 힘든일이 기다리고 있겠지만 이날을 생각하며 힘내고 열심히 육아할께요! 즐육!!ㅋㅋㅋ

이제는 산전맘에서 산후맘으로 막 넘어왔네요.
산전에 간담회 때 만나뵜던, 그리고 만나뵙진 못했지만 진오비 다니시는 많은 산전맘들께 순풍바이러스 날려드리며
앞으로 산후맘 모임에서 자주 뵙고 기쁜 일, 힘든 일 공유할 수 있었음 좋겠습니다.
선배 산후맘들께도 인사드리고 배울 수 있는 자리가 있어도 좋을 것 같아요...!!

다들 다시한번 해피 추석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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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ngkeum [2014-11-10 00:10]  dyoon [2014-09-12 12:01]  bebe [2014-09-12 03:15]  zzicgan [2014-09-11 14:36]  jee3141 [2014-09-10 19:11]  박혜진 [2014-09-10 17:42]  mina2309 [2014-09-09 22:56]  ennead [2014-09-09 18:28]  오현경 [2014-09-09 06:59]  금쪽맘 [2014-09-08 17:50]  thepetal [2014-09-08 17:42]  심상덕 [2014-09-08 13:32]  

본 글은 아래 보관함에서 추천하였습니다.

#2 심상덕 등록시간 2014-09-08 15:42 |이 글쓴이 글만 보기
안녕하세요.
산전맘 모임에 오신 분 중 가장 먼저 출산하신 분이 되었군요.
모임을 가진 덕분에  분만실과 병실이 조금은 덜 어색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출산하신 지 얼마 되지도 않아 몸 조리 하시기에도 힘들텐데 후기를 빨리 올려 주셨네요.
요즘 저희 병원의 출산 건수는 전보다 많아졌음에도 출산 후기를 올리시는 분들이 별로 없어서 저희의 진료에 무슨 문제가 있는지 고민하던 차였습니다.
그런 저런 여러가지 것들로 머리가 좀 복잡하던 차였습니다.
더불어 분만 전문의 산과의사로 살면서 365일 24시간 메여 있는 몸으로 살면서 언제 위험한 상황이 닥칠지 모르는 출산 현장에 있다는 것이 항상 쉽지만은 않아서 종종 병원을 뛰쳐나가 어디 멀리 연락도 안되는 곳으로 도망쳐 가버리고 싶다는 생각도 종종 들고는 합니다.
의사들끼리는 흔히 진료실이나 병원을 창살 없는 감옥이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저는 종종 탈옥을 꿈꿉니다.
25년간 산부인과 의사로 살면서 지금껏 2번 탈옥했다가 다시 이곳으로 돌아 왔습니다.
이제는 나이도 있고 하여 언제가 되었든 한번 더 탈옥하면 아마 다시는 이 감옥으로 돌아오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ㅎㅎ
그런 여러가지 고민으로 심란할 때 순산하고 기뻐하는 가족들의 모습과 건강한 아기의 모습은 많은 격려와 위로가 됩니다.
이런 후기를 보면 출산할 때의 보람찬 기억이 떠올라 입가에 흐믓한 미소가 지어지고 새삼 각오를 다지게 됩니다.
그렇게 아기는 산모와 가족들에게는 말할 것도 없는 큰 기쁨이겠지만 저희에게도 그렇게 큰 기쁨입니다.

진통 순간이나 출산은 순조로웠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어서 그다지 고생을 많이 안 했다고 생각했는데 후기를 보니 상당히 힘든 시간을 보내셨나 보군요.
그러나 누구에겐들 진통과 출산이 힘들지 않겠습니까?
다만 그런 고통 쯤은 전혀 기억도 나지 않을만큼 값진 선물을 받으셨으니 앞으로도 행복하고 기쁜 일들이 넘쳐 날 것입니다.

태양이라는 태명은 전에도 그런 태명을 쓴 아기가 있었는데 태양이가 지금의 어둡고 불편하고 아름답지 않은 것, 부당한 것 투성이의 세상을 더 나은 세상으로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참고로 연휴가 껴서 후기 쓰신 분들께 감사의 의미로 드리는 아기 돌도장은 좀 늦게 주문하게 될 듯 싶습니다.
후기 감사드립니다.
조리 잘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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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출산 일주일 뒤 검진받으러 갔었는데 외래가 너무 바빠 심원장님께서 2층, 3층 뛰어다니시는 모습에 넘 안타까웠어요..ㅠㅠ 힘내세요 원장님!  등록시간 2014-09-10 13:10
#3 thepetal 등록시간 2014-09-08 17:52 |이 글쓴이 글만 보기
와아 조리하느라 정신없으실텐데 초스피드로 올려주신 출산후기!!! 넘넘 잘봤어요~~
산전맘모임에서 뵙기도 했고 저랑 예정일이 딱 일주일 차이 나는지라 태양이 예정일이 다가올수록 저도 궁금하긴 하더라구요~(태양이를 하루라도 일찍 만나고 싶어 하셔서 좀 더 궁금했던거같아요 ㅎㅎ)
예정일 하루 전날 출산후기를 읽으니 마치 제가 겪는 일마냥 이입이 확!!! 되네요 ㅎㅎ
저도 초산이라 그런지 태양맘님이 하셨던 생각들(이슬이 언제 비칠까, 진통은 몇시간이나 할까, 아기는 어떻게 생겼을까 등등)로 하루하루 보내고 있어서 더 그럴지도요
매 순간순간 기억이 또렷하게 날만큼 잊혀지지 않는게 출산의 순간인가봐요.. 다른 출산후기들에도 보면 몇시몇분 상황이 어땠고 한시간 후 상황이 어땠고 이런걸 너무나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쓴다는게 정말 신기했는데... 정말 그런가봐요!
자세하고 재밌게 잘 써주신 출산후기 덕분에 조금이나마 맘의 준비를 더 할수있을거같아요 ㅎㅎ
몸조리 잘하시고 이제 셋이 된 가정에 좋은일들 가득하시길 바래요~ 그리고 태양이가 건강하게 무럭무럭 잘 자라길 기원할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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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히히 오늘 검진갔을 때 분만있다고 해서 혹시 thepetal님인가? 했었는데 금쪽맘님이시더라구요.. 예정일 지나서 조금은 초조하시겠지만 그래도 건강한 아이 조만간 볼 수 있을테니 힘을 내세용~~ 곧 출산 소식 듣길 기다릴께요~^^  등록시간 2014-09-10 13:16
#4 금쪽맘 등록시간 2014-09-08 17:56 |이 글쓴이 글만 보기
와우~ 몸조리하기도 힘드실텐데..  따끈따끈한 후기까지 빠르게 올려주셨네요..ㅎㅎ 산전모임때 예정일 얼마 안남으셨다고 하셔서 태양이 출산소식이 무척이나 궁금해서 홈피 기웃거리곤 했어요..ㅋ 멋지게 순산하신거 축하드리고 순산바이러스 듬뿍~ 가져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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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에요~ 왜 그런생각을 하세요~ 분만이 당연 먼저죠!! ㅎㅎ 오래 기다린 줄도 몰랐어요... 태양이가 옆에 있어 시간가는 줄 몰랐거든요~^^ 몸조리 잘하고 계시죠?  등록시간 2014-09-11 15:56
태양이의 순산 기운을 듬뿍 받았나봐요..ㅋ 정말 후다닥~ 지나가서 얼떨결에 낳았네요.. 그나저나 저땜에 진료 많이 기다리신건 아닌가 모르겠어요...;; 한참 몸조리 하셔야할 때인데.. 기다리셨다면 죄송해요..ㅜㅜ  등록시간 2014-09-10 16:07
축하축하~ 순산바이러스 전파 받아서 정말 쑴풍~~ 하셨네요~ 정말 축하드려요~ 아가 울음소리가 우렁차고 씩씩해서 분만실 윤영희 쌤께 궁금하다 했더니 잠깐 보여주셔서 아가도 봤네요.. 잘생겼던데요? ㅎㅎ 건강하고 씩씩한 아가 낳으신거 축하드리고 앞으로 행복한 가정되시길 기원할께요~^^  등록시간 2014-09-10 13:19
5# 한개 등록시간 2014-09-08 18:59 |이 글쓴이 글만 보기
아침 해가 뜨는 시간에 세상의 빛을 본 태양이의 탄생을 축하합니다~
태양 어머니의 신속하고 상세한 출산후기에.. 출산의 설레임이 한껏 더 충전 되었어요.
몸조리 잘하시고. 기쁜일 좋은일 무지 많은 나날이 되시길 바래요~~
순산기운 냠냠 하겠습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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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 그러고보니 정말 한개야님 말씀대로 태양이 떠오르는 시간에 태양이가 태어났네요..ㅎㅎ 저도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좋은 의미를 부여해주셔서 감사해요~ 그 기운으로 많은 사람에게 좋은 기운을 전할 수 있는 따뜻한 아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네요..ㅎㅎ 한개야님도 좋은 소식 기다릴께요~~  등록시간 2014-09-10 13:21
6# 오현경 등록시간 2014-09-09 07:10 |이 글쓴이 글만 보기
잘지내고 계신거지요?
산전맘 중에서 일등분만!!! :)
아마도 많은분들이 기다렸을 출산후기라 급한마음으로 쓰지 않으셨을까? 생각이 들어요.

분만하셨던날 저는 밤근무로 뱅글뱅글 안경을 쓰고, 피곤한 얼굴로 만나게 되었는데
엄마는 출산하신날이라고 믿겨지지않게 벌떡,벌떡(;P?!) 잘 일어나시고, 생기발랄한 얼굴로 요리조리 잘 다니셔서  
회복이 빨라 다행이다~라고 생각했어요.

모유수유는 엄마가 하고자 하는 의지만 있다면 수월하게 넘어가는 부분인데,
제가 타이밍을 잘 맞춰 들어가 "천사"같다는 표현까지 들으며 이 아침 황송합니다. ㅎㅎㅎ

원장님이 올려주신 산전맘모임 사진!
단체사진에 모두 디라인으로 방긋방긋 설레임 가득한 얼굴들이 기분 좋아보였는데
익혀둔 얼굴의 산모분이 오시면 더 반갑겠다! 했는데~ 단번에 알아봐서 몇번 만난사이처럼 어색하지않았지용.

수월하게 낳았다 하더라도, 본인에게만큼은 힘든 출산의 과정이었을텐데 불구하고
모자동실로 수유도, 아기 돌보기도 열정적으로 해주셔서 대단하다 느꼈어요~
퇴원날에 분만실이 바빠 아랫층에 있었는데 잊지않고 들러주셔서 먼저 인사 해주셔서 감사했어요.

행복한 추석을 조리원에서 보내시고,
태양이와 즐겁고 유쾌한 육아 하시길 진심으로 바랄게요 :) {:4_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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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글뱅글 귀여운 안경쓰신 천사... 맞았어요 ㅎㅎㅎㅎ 퇴원하는 날 잠깐이라도 뵐 수 있었어서 좋았어요~ 조리원 생활이 생각했던 것 만큼 수월하거나 쉽지는 않지만 힘내서 퇴원하는 날까지 씩씩하게 해보려구요~ 오늘 검진 때는 못뵈었지만 한달 뒤 검진때는 뵐수있을런지요..ㅎㅎ 축하 감사합니다~  등록시간 2014-09-10 13:29
7# ennead 등록시간 2014-09-09 18:34 |이 글쓴이 글만 보기
엄마가 새벽 비바람을 뚫고 가서 낳은 반짝반짝 태양이~^^ 저역시 우아한 출산을 꿈꿔왔으나 현실은 생각할수록 민망하였으니 다들 그런가봐요ㅋㅋ 태명만큼 따스하고 반짝이는 건강한 아이로 자라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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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비슷한거.. 맞죠?..저만...그런...거 아니죠? ㅋㅋ 이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ㅎㅎ  등록시간 2014-09-10 13:31
8# zzicgan 등록시간 2014-09-11 14:39 |이 글쓴이 글만 보기
저도 얼마전에 출산했는데 이 후기를 보니 제가 다시 낳는것 같은 생생함이 전해지네요. 혜성같이 등장한 심원장님 그 표현에 저도 공감 200배요.^^ 이제 조리 잘하셔서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즐거운 육아하시길 바랄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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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한 날의 느낌, 기억, 어제 꾼 꿈처럼 당분간은 잊혀지지 않고 생생할꺼 같아요....^^ 바뀐 생활패턴에 익숙해지기가 쉽지는 않은데 열심히 해보렵니다!  등록시간 2014-09-11 15:58
9# 심세은 등록시간 2014-09-12 00:04 |이 글쓴이 글만 보기
출산 후기 너무 잼있고 박진감 넘치네요...태양이를 너무 잘 보시던데요...마음넓은 엄마의 모습이 느껴졌어요..역시 모성애!!!!!
그리고 어느 집이나 부부는 티격태격 아옹다옹하며  정들고 부비고 사는거죠..:D
그렇게 돈독해지는거에요 사람사는게~뭐 다 똑같잖아요. 그래도 태양이 엄마는 완전 최고였어요..
~테양이는 엄마가 너무 잘 돌봐줘서 크게 될 거에요 태양이니까요
너무나 생생한 후기에 ...저 또한 애기 낳는 기분으로 읽었네요...임신중에 사진과 동영상으로 임신일기 쓰시면 완전 최고일듯..싶은데 둘째 계획 잡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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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저래 정신없는 날들이어서 눈팅만 하다가 이제 댓글을 남기네요~ 선생님 잘지내고 계시죠? 태양이 예뻐해주셨던 것 처럼 태어나고 있는 다른 아가들에게도 진심을 다해주시는 모습이 눈에 보일 듯 하네요~ 보고싶어요~ 힘드니까 더더욱~~^^  등록시간 2014-09-25 22:31
10# dyoon 등록시간 2014-09-12 12:06 |이 글쓴이 글만 보기
정말 글을 읽는 내내 그 긴박했던 상황이 마구마구 전해지는 느낌을 받았는데 다른분들 답글을 보니 저만 그렇게 느낀게 아니였군요^^생생한 후기글 잘 읽었습니다. 드라마로 만들어도 될듯요 ㅋㅋㅋ심장님 말씀대로 세상을 따뜻하게 비춰주고 행복한 태양이가 되길 바래요 육아도 화이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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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늦어 죄송해요~ 정말 감사합니다~ 저 또한 출산 전 후기들을 찾아 읽으며 동화도 되었다가 무섭기도 했다가 기쁘기도 했다가.. 모든 감정을 글쓴이와 함께 나눈 경험이 있어서 최대한 도움이 되고자 열씸히 썼답니다~ 좋게 읽어주셔서 감사감사~^^ 감사해요  등록시간 2014-09-25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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