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D 이 게시판이... 그냥 자유 게시판이 맞나요? ㅎㅎ 며칠간 밤 11시까지 근무하고 오늘은 너무 피곤해서 집에 와서 쉬엄쉬엄 남은 일들을 하다가... 페이스북에 시온이의 성별에 대한 생각, 태명에 대한 생각들을 끄적거려 봤어요. 별것 아닌 내용이고 종교적인 내용도 있고 하지만... 진오비산부인과 얘기도 있고 해서 쑥스러움을 무릅쓰고 ㅎㅎ 올려봅니다 ^.^ 지난 토욜 산후맘과의 대화 때 남희9님 말씀을 시작으로 태아 성감별과 원칙 진료에 대한 심원장님의 생각을 듣고 공감공감했던 것도 생각나고 해서요~~ 모두모두 편안한 저녁 시간 보내고 계시길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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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주 5일. 우리 시온이의 성별을 아는 사람은 아직 하느님과 내 담당 의사선생님밖에 없다 호호. 다시 말해 나도 남편도 또 주변에 누구도 시온이가 남자인지 여자인지 모른다^.^
내가 선택한 진o비 산부인과는 원칙 진료를 하는 병원이다. (이거 참 이상한 표현이다. 원칙 진료를 하지 않는 곳이 '무표'가 되어 원칙 진료가 '유표'가 되다니.) 의료법 제20조에서 임신 32주 이전에 태아의 성을 임부, 임부의 가족, 그밖에 다른 이들에게 알려줄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고(원래 임신 기간 내내 알려줄 수 없던 것을 그나마 헌법불일치 판정을 통해 2009년에 개정한 것..) 내가 다니는 병원은 그 원칙을 지키는 것. 그걸 알고 선택한 병원이기에 나도 굳이 묻지 않았다. (원칙을 지키는 진료를 하는 병원도 많아졌으면 좋겠고, 원칙이 통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작은 바람- 물론 '원칙'이라는 것이 합리적이야 한다는 전제하에^^ 32주라는 규정은 어쨌든 임부와 태아를 보호하기 위해 사회적으로 합의한 최대치이므로- )
시온이가 남자인지 여자인지는 이미 수정되는 순간 정해져 있는 것이라 바꿀 수도 없는 거고, 워낙 정신없이 사는지라 출산 준비는 전혀 하지 않고 있으며(11월 말 국제 학술 대회까지 끝내고 12월부터 약 한달 반동안 빡세게! ㅎㅎ), 아기 선물을 사주시려는 분들은 알아서 흰색이나 노란색으로 사주시기 때문에 전혀 불편한 것이 없다 ^.^
나는 딸만 있는 집에서, 남편은 아들만 있는 집에서 자라서 서로 '아들', '딸'이라는 존재를 낯설게 느끼기는 하지만, 우리는 특별히 딸을 바라지도 아들을 바라지도 않았다. 딸은 딸대로 예쁠 것이고, 아들은 아들대로 예쁠 것이므로- (주변 어르신들 중에는 대놓고 말씀하시지는 않으셔도 종손이 대를 이을 아들을 낳기를 바라시는 분들도 꽤 계신 듯하지만 ㅋㅋ 주변의 젊은 도시남녀, 특히 남편 친구들은 딸에 대한 로망이 있는 것도 같음-)
임신 초기에는 시온이가 딸일 것 같았는데, 요즘은 아들일 것 같기도 하다. 잘 모르겠다. 어제랑 그제 빡센 야근을 하고... 울 아가한테 마음을 못 써준 게 참 미안했는데- 오늘 퇴근 몇 시간 전 배를 툭툭 차는 것이 어쩐지 집에 일찍 가자고 얘기하는 것 같아서 오늘은 집에 와서 잔무처리 ㅎㅎ 이제야 첨으로 진지하게, 배를 톡톡 차는 이 귀여운 아가가 남자인지 여자인지 쪼꼼 궁금하다. 하느님께서 사람을 남자와 여자로 만드셨고, 남자와 여자의 특성을 다르게 만드셨고, 그래서 남자와 여자가 하느님을 찾아 가는 방식도 부르심의 방식도 다른데- (물론 사람마다도 다르지만~) 우리 아가는 어떤 부르심을 갖고 태어날까... 어떻게 자라게 될까... 결코 쉽지 않겠지만 '엄마'로서의 삶 역시 참 설레는 부르심(=소명)이다
아, 우리 시온이의 이름은 사실 성경에 나오는 지명 시온은 아니고 ^^ 마태오복음 11장 29절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라는 구절에서 따온 이름이다. 우리는 아이를 많이 갖고 싶은데(싶었는데?ㅋㅋ) 결혼 전에 재미 삼아 아이들 이름에 대해 얘기하다가 예수님을 닮은, 온유하고 겸손한 아이들로 자랐으면 좋겠어서 이름에 '온, 유, 겸'을 넣자고 했다 ㅎㅎ 두 글자로 만들려고 이거 저거 넣다보니 '시온, 시유, 시겸'이라고 하면 발음도 예쁘고 '베풀 시'(施)자를 쓰면 뜻도 좋은 것 같아서 ㅋㅋ 둘째 생기면 태명 시유, 셋째 생기면 태명 시겸이, 넷째 생기면 (겸이 동생이 현이니까) 시현이로 할까 싶다 ㅋㅋ 진짜 이름은 아마 돌림자를 써서 짓겠지만... (=어른들이 지어주시겠지만...)
음..... 페북에 간만에 글을 썼다. 일하기 싫은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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