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후맘들께서 모유 수유에 대하여 관심이 많고 오늘 관련 프로그램을 한다기에 EBS에서 방영한 하나뿐인 지구 프로의 하나로 "모유 잔혹사"라는 프로그램을 잠깐 봤습니다.
내용을 다 보지는 않았고 중간에 잠깐 보다 말았는데 모유라 하면 다 좋다고 생각하는 편견을 파고 들었군요.
흔히 간과하기 쉬운 부분을 잘 짚은 것 같습니다.
내용도 전반적으로 짜임새 있고 설득력도 있고.
다만 프로그램에 대하여 제 느낌은 그리 긍정적이지만은 않았습니다.
"아니 세상이 다 오염되어 있는데 모유라고 오염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런 것이 싫다면 첩첩 산중에서 혼자 살 수 밖에 없지 않을까?
그렇게 세세하게 신경 쓰면 아기들에게는 무얼 먹이고 나아가 사람이 과연 음식을 먹고 살 수 있을까?"
홈피에 소감을 적기 위해 화면을 좀 따올 겸 Tving을 통해 재방송으로 돌려보니 제가 처음에 생각했던 관점도 끝 마무리 부분에 나오기는 하는군요.

사실은 아니겠지만 의학계에 우스개처럼 알려진 이야기가 하나 있습니다.
현미경을 처음 발견한 사람은 굶어 죽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 사람이 현미경을 처음 발견하고 자기 손에 묻은 때를 현미경으로 봤더니  온갖 세균이 넘쳐나는 것을 보고 더럽고 걱정이 되서 그뒤로 아무 것도 먹지 않고 굶어 죽었다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지금은 손에 수많은 세균이 있다는 것을 알지만 그런 이유 때문에 굶어 죽는 사람은 없습니다.

모유가 각종 중금속과 환경 호르몬에 오염된 문제를 가지고 있다 해도 모유가 가진 장점이 훨씬 더 많고 현재는 사실 더 나은 대안이 없습니다.
일체의 오염이 없는 공기 좋은 곳에서 유기농 식품만 먹고 화학약품으로 처리한 이불도 덮지 말고 풀잎 덮고 자고 그렇게 살 수 있다면 모유 때문이 아니라도 몸의 건강에는 좋겠지요.
그러나 그런 환경에서 살 수 없는 사람은 어떻게 하나?
괜한 죄책감과 찝찝함만 가지고 살게 되지 않겠는가?
몸 건강 찾다가 정신 건강을 해치는 것은 아닐까?
저는 위험이 많은 분만을 돕는 의사로 살면서 세상에는 모든 것을 다 아는 것이 꼭 좋은 것은 아니구나.
특히 어느 한 부분만 집중해서 바라보는 것이 현명한 것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적절한 비유인지 모르겠으나 과거에는 있지도 않았던 알레르기라는 질병, 아토피라는 질병이 왜 이렇게 범람하게 되었는지에 대하여 그 원인을 되돌아 볼 필요도 있을 것입니다.

여하튼 프로그램을 통해 각자가 초점을 주는 부분은 다르겠지만 저는 그저 모든 것이 다 좋은 부분만 있는 것은 아니며 모유에 대하여도 조금 더 관심을 기울일 부분도 있다는 정도로만 보면 되지 않을까 싶고 모유의 환경 호르몬, 중금속 오염등에 대하여 너무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읽었던 책자에 모 의대 교수님께서 쓰신 글이 생각나네요.
물론 요즘 우리 사회에 퍼진 무차별적 무분별한 비난이나 매도 세태를 꼬집으면서 쓰신 문장으로 전혀 다른 대상, 전혀 다른 의미이지만 갑자기 생각이 나서 옮겨 봅니다.
"나는 오늘 수 많은 뭇매에서 내 잔매를 하나 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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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2015-04-22 22:43]  nillili21 [2015-04-01 04:41]  numino4e [2015-03-30 21:35]  몽실맘 [2015-03-29 23:46]  봄봄이 [2015-03-28 15:58]  시온맘 [2015-03-28 08:12]  남희9 [2015-03-28 02:41]  달콤짱짱 [2015-03-28 02:14]  최현희 [2015-03-28 00:33]  
#2 동민 등록시간 2015-03-28 00:21 |이 글쓴이 글만 보기
낮에 잠깐 본 책에 나오던 일화가 생각 나는군요. 물론 책의 주제와 이 글의 연관성은 전혀 없습니다.

특파원으로 일하던 어떤 기자가 사담 후세인궁에서 가져온  금으로 만든 와인잔에 와인을 따라 손님에게 대접했다. 그 방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잔의 화려함에 감동해서 물었다.
"이 잔은 라파예트 백화점에서 산거예요?"
"사담 후세인 궁전에서 가져온 거예요."
이 말을 들은 한 여자 손님이 역겹다는 듯이 마셨던 와인을 컵 안에 뱉고는 히스테릭하게 기침을 했다.
그 모습을 본 필자는 이렇게 말했다.
"지금 숨을 쉴 때마다 후세인의 폐 속에 있던 공기분자중 15억개는 우리 폐속으로 들어올 겁니다."
그러자 그 여자의 기침은 더욱 심해졌다.

댓글

그렇죠. 어차피 같은 하늘 아래 같은 공기를 마시니까 우리가 피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죠. 큰 의미를 둘 필요 없는 작은 것 때로 무시하는 것이 좋을수도..ㅎㅎ  등록시간 2015-03-28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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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덕 [2015-03-28 00:38]  최현희 [2015-03-28 00:34]  
#3 달콤짱짱 등록시간 2015-03-28 02:14 |이 글쓴이 글만 보기
이 다큐에 출현한 한 엄마가 글을 올렸는데요, 미방송분에 여자예방의학 교수님께서 본인은 먹이사슬 최정점에 있는 모유라 분명 해로운 성분이 이렇게 있다는 걸 알면서도
또 아기를 낳으면 모유수유를 할 것이다라고 말씀하셨대요.
그리고 그 엄마, 아기, 더 나아가 도시 환경의 인간이라면 어느 정도는 이 해로운 물질을 우리의 몸에 담고 살아갈 수 밖에 없기에 근본적으로는 인간이 그 유해물질의 사용을 신중히 그리고 조심해서 해야한다라는 것은
누가봐도 자명한 일이다구요.
어쨋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인체의 지방조직(엄마 가슴의 지방이 풍부하다 하죠;;;)에 쌓인 그 유해물질을
다시 빼낼 수 있는 방법은, "현미, 야채, 과일"을 잘 먹는 것이라 하셨답니다.
그 중에서도 현미의 섬유질은 다른 어떤 식물에서보다 큰 효과를 내는 음식이라 설명하셨고요.
먹을 때도 다소 현미의 섬유질이 흡수가 잘 안 되기 때문에 천천히 오래 씹어 잘 먹어야 한다고 조언하셨다니 참고하세요~^^
(물론 저염식, 저칼로리, 안티 패스트푸드, 저자극성 음식 등등은 모유수유맘이라면 누구나 여전히 노력해야 할 부분이겠죠.. 아~ ㅠㅜ)
 

댓글

우리 몸이 자연적인 회복력도 있어서 어느 정도는 괜찮을 겁니다. 그래도 현미와 같은 건강식으로 완하를 할 수 있으면 그것도 좋은 방법이겠군요.  등록시간 2015-03-28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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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덕 [2015-03-28 10:55]  시온맘 [2015-03-28 08:13]  
#4 남희9 등록시간 2015-03-28 02:54 |이 글쓴이 글만 보기
모유수유 중인 초보엄마로서 분유를 먹여야겠단 생각이 드는 게 솔직한 심정이었어요. 모유의 신화가 흔들릴 수 있겠단 생각도 들고요. 물론 모유에 면역성분은 여전히 뛰어나다고 하지만.. 어쩜 중금속 오염 등의 이유를 핑계로 힘든 모유수유를 그만하고 싶은 게 솔직한 제 맘이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서는 좋은 사회가 필요하단 생각이 다시 간절해지네요.  환경도 마찬가지고. 엄마가 되는 일은 개인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새롭게 태어나고 각성하게 되는 일이란 생각에 책임감이 커지네요.

댓글

좋은 엄마가 되기도 쉽지 않은데 완벽한 엄마가 되는 것은 너무 힘든 일이죠. 적당히 비겁하게 사는 것이 때로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ㅎㅎ  등록시간 2015-03-28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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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덕 [2015-03-28 10:57]  
5# 시온맘 등록시간 2015-03-28 08:20 |이 글쓴이 글만 보기
심장님 말씀에 공감해요. 저도 보면서 저건 어쩔수없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모유가 아니더라도 아기는 어차피 유해환경에 노출되어 있으니까요. 프로그램 이름때문에 모유에 초점이 놓인 것 같지만 사실은 모두 함께 환경을 깨끗하게 하기 위해 노력하자.. 이런 취지로 충격요법? 을 준단 생각이 들었어요.

혼합수유중인 저로서는 그럼 분유는 안전한가? 하는 생각을 같이 아니할 수 없었는데요. 이 프로그람의 논리-먹이사슬에 의한 중금속 축적과 환경호르몬 배출 물질 사용-를 따르면 분유가 담겨 있는 깡통이며.. 분유의 원료가 된 소 젖.. 아무리 환경호르몬 안나오눈 소재라고 해도 젖병.. 이런 것들도 결코 안전지대는 아닐 텐데 모유만 딱 집어 얘기하니 모유가 잘못된 것 같은 느낌을 주더라고요. 하지만 당장 모유 수유를 위해 뭘 먹지 마라, 뭘 쓰지 마라 이런 미시적 관점에서 해결할 게 아니라 (물론 그런 노력이 필요하긴 하겠지만요) 좀더 거시적으로 환경을 깨끗하게 하기 위해 노력하자는 메세지를 받아들여야 할 것 같아요. 분유 먹여도 아이는 중금속이나 환경호르몬에 노출될거고.. 그럼 모유도 분유도 먹이면 안 된다는 것도 아니고 말예요. ㅎㅎ

댓글

예 하나 뿐인 지구 시리즈를 가능하면 챙겨보고 있는데 문제가 정말 심각한 것들이 많죠. 열대우림의 파괴 등등....따라서 프로그램 취지도 모유를 먹이지 말자는 것은 아니고 우리가 좀더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가지도록 하자는 차원이겠지요.  등록시간 2015-03-28 11:00
참 '모유잔혹사'는 이번 편명이고 이 프로그램 이름은 "하나뿐인 지구"입니다. 결국 환경 관련 프로그램에서 모유를 하나의 아이템으로 써서 경각심을 일으키려던 것 같아요..  등록시간 2015-03-28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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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덕 [2015-03-28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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