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정보 게시판 글로 올릴까 아니면 사적 내용을 주로 쓰는 블로그 글로 올릴까 잠시 생각하다가 그냥 정보 게시판에 올리기로 했습니다.
산부인과 의사란 두사람의 사랑의 결과물이자 그로하여 다른 종류의 새로운 사랑을 느끼게 만드는 아기의 출산을 돕는 사람이니 사랑과 가장 관계가 깊은 직업이기도 하고 또 내용의 일부분이 의학적 측면의 지식과도 관계되기 때문입니다.
여하튼 우리는 왜 사랑에 빠지는지 그리고 사랑이란 특히 진실한 사랑이란 과연 무엇인지에 대하여 생각해 보면서 오래전에 썼던 글을 조금 수정하여 올립니다.
헬렌 피셔가 지은  "왜 우리는 사랑에 빠지는가"라는 책에 있는 내용 일부를 발췌하고 더하여 제 나름대로의 생각을 담아서 썼습니다.



최근 fMRI (두뇌의 해부학적 특성과 기능적 특성을 결합한 검사법으로 기능성 자기공명영상이라고 합니다) 검사법을 통하여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뇌 기능의 많은 부분이 과학적으로 밝혀지고 있습니다.
이 점은 사랑이라는 인간의 오랜 주제에 관해서도 마찬가지인데 얼마전 젊은 이성애자 남자들을 대상으로 한가지 조사가 있었다고 합니다.
이 연구에서는 조사 대상 남자가 사랑하는 연인을 볼 때의 상태를 기록한 fMRI 패턴과 그외 다른 세가지의 비디오를 보여 주고 나서 얻은 뇌 패턴을 비교하였습니다.
보여준 비디오는 하나는 에로틱한 비디오이고 다른 하나는 마음을 편안하게 풀어 주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스포츠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각 지원자들의 성기에는 흥분했는 지 알기 위해서 발기 강도를 기록하는 특별히 맞춘 수갑을 채웠다고 합니다.
실험에서는 사랑에 빠진 사람들의 뇌 패턴은 에로틱한 비디오를 보여주어 발기가 강하게 된 경우의 뇌 패턴과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였다고 하며 물론 다른 두 종류의 비디오를 보여 주어서 얻은 패턴들과도 달랐다고 합니다.
연구자들은 성적 자극에 의한 욕망이든 기타 다른 것들로부터 얻는 감정이든 그것은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감정과는 분명히 다른 것이라는 것을 과학적 데이터를 이용하여 밝혔냈습니다.

우리나라 말에는 진실한 사랑 또는 완전한 사랑을 나타내는 말이 따로 없습니다.
우리 말의 사랑이라는 말에는 그런 진실한 것 외에 육체적인 사랑 혹은 부모 자식 간의 사랑도 모두 같은 단어를 이용하여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폴리네시아의 어느 섬에서는 남녀간의 진실한 사랑은 "이난가로 키노"라고 부른다고 하며 이는 성적인 욕망과는 다른 낭만적인 열정의 상태를 뜻한다고 합니다.
또한 케냐의 타이타족도 정욕과 사랑을 구분한다고 하고 브라질의 어느 마을에서는 사랑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고 하는군요.
"사랑은 그녀와 항상 함께 있고 싶고, 그녀를 호흡하고, 그녀를 먹고, 그녀를 마시고, 언제나 그녀를 생각하고, 그녀 없는 세상을 살려 하지 않는 상태다" 라고 말입니다.
반면에 욕정은 어떤 사람에게 끌리는 강력한 성적 매력을 뜻한다고 하는데 혹자는 욕정으로 인한 갈증도 사랑이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또 어떤 사람은 진실한 사랑은 육체적인 관계를 맺지 않는 정신적인 사랑이라고 생각하는 데 흔히 플라토닉 러브라고 부르는 것이 그것입니다.
남녀간에 있어 어떤 것이 진실한 사랑인지는 사실 사람들의 감정이 다양하고 또 개인이 처한 문화적인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한가지로 정의하기는 어려운 점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어떻게 정의하던 그런 진실한 사랑에는 공통되는 몇가지 특징이 있다고 합니다.
우선 사랑하는 사람은 서로간에 정서적인 의존이 심해지게 된다고 하며 따라서 서로 접촉하지 못하게 될 때는 '분리의 괴로움'을 무섭게 앓게 된다고 합니다.
또한 사랑하는 사람들간에는 강력한 공감이 작용한다고 하는데 조사에 의하면 대다수의 사람들은 연인이 행복할 때 자신도 행복하고 연인이 불행할 때 자신도 불행하게 느낀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성경의 예이기는 하지만 이런 점에서는 최초의 인간인 아담도 마찬가지였을 것입니다.
아담은 이브가 금단의 사과를 먹었다는 것을 알자마자 자신도 그 사과를 먹는 쪽을 택했는데 그는 그런 행위로 인해 자신이 이브와 함께 에덴 동산에서 추방당해 결국 영생을 누리지 못하고 죽음을 맞게 되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밀턴의 책 "실락원"에 보면 아담은  "그대와 함께 할 수 없다면 나의 결심은 죽는 것이오"라는 말했다고 쓰고 있는 데 그것이 바로 사랑하는 연인 사이의 공감을 잘 나타내준 말일 것입니다.

또 집중된 관심도 사랑의 증거 중 하나로 많은 사람이 들고 있는 것입니다.
사랑에 사로 잡힌 이들은 거의 모든 관심을 연인에게 맞추게 됩니다.
사랑에 홀린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과 관련된 것이면 어떤 것이든 온통 관심을 집중하게 되고 이것은 끊임없이 밀려 오는 생각과도 비슷한 점이 있습니다.
사랑에 빠진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의 마음은 언제나 연인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하고 어디에서 시작되었든 관계없이 자신의 마음이 언제나 연인을 생각하는 것으로 끝난다고 합니다.
또한 사랑하는 이를 특별한 존재로 보게 된다고 하는 것도 특징 중의 하나인데 이를 심리학에서는 '핑크렌즈 효과'라고 합니다.
몰리에르의 글 "연인들은 자신의 열정에 이끌려 결함을 보지 못하며 심지어는 그 결함 때문에 상대방을 사랑하게 되기도 한다."는 말은 바로 그런 효과를 나타낸 것에 다름이 아닙니다.

사랑의 또 다른 특징은 연인과의 성적 결합을 갈망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사랑이라는 뜻의 영어 단어 love는 산스크리트어로 갈망하다는 의미의 lubh에서 유래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위의 연구에서 조사한 사람들 중 70%정도는 사랑하는 사람과 성적인 접촉을 갖는 꿈을 꾸었다고 하는 데 꿈이란 프로이트의 주장에도 있다시피 인간의 욕망이 간접적으로 드러나는 수단입니다. 무의식적인 욕망이든 의식적인 욕망이든 말이죠.
그리고 사랑하는 관계에서는 성적 독점도 나타나는 데 그저 그런 친구와 침대에 뛰어 오를 때면 그 사람이 다른 사람을 사귀는 지 관심이 없지만 사랑에 빠지면 상대방이 성적으로 정절을 지켜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생겨난다고 하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런 점에서 "질투를 느끼지 않는 사람은 사랑할 능력이 없는 사람이다."라고 누군가 말한 것도 그리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그러니까 진실한 사랑이란 어떻게 표현했든 정서적인 결합과 성적인 결합이 함께 하는 것이라고 결론 내릴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정서적 결합이 성적 결합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위에 언급한 조사에서는 대상자의 75%가 상대가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이 그와 성교를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사랑의 구성물은 위 두가지입니다.
그리고 제 생각에는 그 두가지에 하나를 더 포함해야 할 듯 싶습니다.
바로 통제가 불가능하다는 특징입니다.
단테가 자신의 자전적 대표작 신곡에서 베아트리체를 만나고 나서 한 말은 바로 그런 통제 불가능함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보라 나 보다 더 강한 신을, 나에게 다가오는 그 순간부터 영원히 나를 지배할 신을 말이다. 정녕 사랑은 나의 영혼을 쥐고 흔들었다."

사랑이란,
진실한 사랑이란 상대와의 정서적인 결합과 동시에 성적인 결합이 이루어지는 것이며 마음과 몸 모두가 함께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것을 통제하기 어려울 정도로 영혼의 끌림이 강할 때 그때 그들은 사랑에 빠졌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몸과 마음과 영혼의 합일, 그것이 진실한 사랑의 필요하고도 충분한 조건입니다.
김수환 추기경님께서 선종하시면서 하신 말씀.
"여러분 사랑합니다." 라는 말과는 조금 어감이 다르지만 저도 여러분들께 말씀드립니다.
"여러분 서로 많이 사랑하세요."
그리고 아기도 많이 낳으세요. {:soso__313005654233430353_4:}

스마트폰 모드|진오비 산부인과

© 2005-2024 gynob clinic

빠른 답글 맨위로 목록으로 돌아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