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포커스에서 장면 점점 뚜렷해지면서 두사람이 식사하는 모습 잡는다.]
[이때 배경 음악은 조아람씨가 연주한 전자 바이올린 연주곡으로 깔면 좋다.]

연> 넌 어떻게 엄마가 아프시다는데 한번도 와보질 않니?

숙> 언니. 나도 내 생활이 있잖아. 근무 끝나고 정리하고 집에 들어가면 녹초가 되서 아무 것도 못해. ㅠㅠ.  끝나고 용인까지 가기엔 너무 시간이 모자라.

연> 난 뭐 한가해서 매일 엄마 옆에 붙어 간병하는 거 아니잖아!

숙> 언니. 우리 원장님 성격 알잖아? 내가 조금만 지각하거나 일찍 조퇴하려고 하면 그 깐깐한 원장님이 뭐라는 줄 알아?

연> 아니 부모님이 오늘 내일 할 정도로 아프시다는데 그걸 못 봐준단 말이야? 그 원장은 부모도 없다니?

숙> 원장님이 글쎄...내일 죽을 것처럼 오늘 최선을 다해 살란다. 원칙을 지키며 최선을 다하자가 자기 좌우명이래. 나 참...

연> 원칙 좋지. 누군 뭐 싫어서 못하니? 그리고 최선은 지만 한다니? 나도 정말 죽을 힘껏 최선을 다해서 살고 있어.

숙> 글쎄 말이야. 언니. 내일 죽을 거면 내가 거기 왜 있냐? 때려치고 여행 다니고 맛있는 것 먹어야지. 안 그래?

연> 아니 뭐 그런 사람이 다 있니? 그 원장 또라이 아니니?

숙> 아닌게 아니라 주변에서 동또라고 수근수근 거리고 그래.

연> 동또??

숙> 응. 동또. 동교동 또라이 말이야.

연> 듣고 보니 너도 힘들겠구나. 그래도 동또니 다행이다 얘.  동또가 아니라 마또나 대또면 어쩔뻔 했니?

숙> 마또? 대또? 그건 뭐야?

연> 마포 또라이말이야. 대한민국 또라이 아닌게 다행이라고 생각해라. 얘.

숙> 근데 언니. 가만 보면 사실 대또일지도 몰라. 첨 봤어, 그런 원장님. 하하하

연> 알았다. 밥이나 먹자. 배고프지? 그래도 너무 늦어서 후회하기 전에 언제 하루 일찍 조퇴하고 엄마한테 들러. 엄마가 널 많이 보고 싶어해.

숙> 알았어. 언니. 수일 내로 형편 봐서 동또한테 한번 말해 볼께......

연> .......

숙> .......

[두사람의 대화가 잠시 끊기고 음악도 멈춘 채 정적 약 5초 정도. 그때 카메라 앵글 빠르게 바뀌면서 옆 테이블에서 식사하다 일어나 다가오는 원장의 모습 잡는다.]
동또> 숙씨, 언니랑 식사하러 온 모양이네? 들으려고 들은 건 아닌데 아는 목소리가 들리길래....

[숙 깜짝 놀라 엉거주춤 일어나며]
숙> 어머 동또 아니....원장님 웬일이세요?

동또> 응. 잠깐 저녁 먹으러 나왔어.

숙> 저....원장님. 제 이야기는 그냥.... 그런 뜻이 아니라......

[숙 민망함에 말 꼬리를 흐리고 원장은 감정없는 낮고 굵은 저음의 목소리로.]

동또> 아니 앉아요. 앉아. 언니분 이야기 들어보니 어머니가 많이 아프신가 본데 가봐야지.

[숙 천천히  앉으며 의자에 살짝 엉덩이만 걸친다.]
숙> 예 좀 아프셔서...근데 부모님 댁이 좀 멀어요. 원장님.

동또> 그래도 한번 가 뵈야지.  좀 일찍 조퇴하고 가면 되지?

숙> 그래도 되요? 원장님?

동또> 갔다 와요. 나도 부모님 있는데 그 마음 왜 모르겠어? 자 보자. 언제가 좋을까?  그래 연말이 좋겠구나. 1월 되면 날 더 많이 추워질테니 날 더 추워지기 전에 한번 다녀 오도록 해요.

[숙, 눈을 동그랗게 뜬다. 다만 흰자위가 너무 많이 보이면 작위적으로 보일 수 있으니 지나친 과장은 피하면서]
숙> 연말이요?? 지금 7월인데요?????  

동또> 허허허. 내가 사람이 너무 무르고 정에 약하다고 주변에서들 그러더군. 병원 걱정말고 한번 갔다 와요. 감기 걸리지 않게 파카 든든히 챙겨 입고. 힘내요. 숙씨 . 파이팅!!

[원장이 숙씨 얼굴 옆으로 몸 수그려  한쪽 주먹을 불끈 쥐어 올린다. 동시에 크게 너털 웃음 웃고 멀리 희미하게 아이들 웃음 소리 오버랩된다.  카메라는 두사람이 채 다 먹지 못하고 남긴 음식 줌인으로 잡으면서 서서히 페이드 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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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연출: 팔랑심]
[극본: 심장]
[출연: 김지연, 김한숙, 동또]
[카메라: 심상덕]
[음악: 어둠의 경로]
[타이틀 제작: 무뚝뚝 대마왕]
[장소 섭외: 진료 머신]
[장소 협찬: 마포구 썰면]

사족:
위 장면이나 대화 내용은 사실이 아니며 전적으로 영화적 설정입니다.  
등장 인물의 성격도 동X 씨 외에는 실존하는 인물을 묘사한 것이 아니며  나머지 두 출연자의 성격은 빈말이 아니라 정말로 아주 착한 성격이고 더군다나 다른 사람에 대하여 뒷담화 하는 성품이 아니라는 점을 밝혀둡니다.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댓글

ㅋㅋㅋㅋ글쓰기에 대한 욕심 !!!무한 열정 멋져요 ㅋㅋ계속 연재해주세요(원장님은 상상력도 참 엄청나실듯)  등록시간 2015-07-13 09:22

이 글에 좋아요를 표시한 회원

apple1831 [2015-07-13 11:18]  한개 [2015-07-11 00:20]  
#2 김미수 등록시간 2015-07-10 22:58 |이 글쓴이 글만 보기
ㅋㅋㅋㅋㅋ 원장님 이제는 시나리오도 쓰시나요???동또....ㅋㅋㅋㅋㅋㅋ(저 웃어도 되는거죠?^^;; 하핫)

댓글

별로 재미 없고 오히려 좀 씁쓰레한 내용일 것 같은데 웃기기는 웃기나요? ㅎㅎ  등록시간 2015-07-10 23:59
#3 이연경 등록시간 2015-07-11 23:44 |이 글쓴이 글만 보기
ㅋㅋ원장님의 소설욕심ㅋㅋㅋㅋㅋㅋ 또나오는건가여~~~ 1월쯤되면 어머니 완쾌하셔서 즐거운 휴가를 가시는건 아닌지ㅋㅋ 기대되는군요ㅋㅋㅋ 그나저나 여기서도 등장하는 바이올린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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