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게시판에 있는 출산후기들을 쭉 읽어본게 큰 도움이 된 것 같아 저도 후기 남겨봅니다.
막달 검사하면서 제 담당이신 김종석 원장님께서 아기가 평균보다 200g정도 크다고 하셨었거든요.
크면 분만할 때 어려울 텐데 조금 일찍 나와줬으면 하고 있었어요.
11월 8일 일요일 새벽 3시쯤 언제나 그렇듯 자다 깨서 화장실 다녀오는데
주르륵 하는 느낌이 있어 확인했더니 이슬이 비췄습니다. 잠이 확 깨더라구요.
오오 이제 며칠 안으로 낳겠구나 하면서 다시 침대로 들어가는데 오랜만에 느껴지는 생리통의 느낌이 왔습니다.
가진통인가 아닌가 하면서 잠들었는데 6시쯤 깨서도 계속 통증이 왔다갔다 하는 걸 보고 가진통이구나 했어요.
간격은 10분 내외로 심하지 않은 생리통 정도..
남편 깨워서 이슬 비추고 가진통 왔는데 그래도 다른 사람들 보니 며칠 후에 낳기도 하더라~라고 말했습니다.
그래도 역시 흥분되기도 하고, 이렇게 가진통이 왔으니까 남편이 쉬는 일요일에 딱 낳았으면 싶어서
그때부터 방청소, 냉장고 청소하고 출산가방도 싸면서 부지런히 움직였어요.
10시쯤 나가서 샌드위치 사먹고 동네 공원 산책하면서 두시간 정도 돌아다니고 집에 와서는 낮잠잤어요.
그 때쯤엔 진통이 올 때 윽 소리가 살짝 나는 정도긴 했는데 쉬고 있으니 졸려서... 2시간 정도 자니 3시 반쯤?
진통은 6~7분 간격으로 오고 있었고 출산교실 가서 정리한 노트랑 산부인과 홈페이지 글 다시 읽어보면서 마음의 준비를 했어요.
5시쯤 되어서는 4~5분 간격으로 통증이 오긴 한데 참을 만 한 통증이라
전화할까 말까 고민하다 산부인과에 전화드렸더니 제 목소리가 아직 때가 되지 않은 것 같다며 좀 더 있어보라고 하시더라구요 ㅋ
심호흡하면서 이 동작도 해보고 저 동작도 해보고..
저는 서서 의자에 한쪽 다리 올려 놓고 있는 자세가 제일 편했어요.
그러다 5시 반쯤 갑자기 뽁! 소리와 함께 양수가 투두둑 흘러내리고..
남편에게 양수터졌다고 전화해!! 소리치면서 화장실로 허둥지둥...
다행히 한번 흐르고 나서는 그렇게 줄줄 새진 않았어요.
짐 들고 아파트 엘리베이터 타는데 아 이제 낳나? 양수가 터졌으니까 최소 이틀안에 낳겠지? 아직 실감이 안나는데..
하면서 얼떨떨하기도 하고 항상 타던 엘리베이터가 낯설기도 한 아무튼 이상한 느낌... 아직도 생생해요
차타고 15분 가면 되는데 가면서 통증이 심해져서 발을 막 비비 꼬고 끙끙대기 시작했습니다.
도착해서 태동검사 20분 하는데 제가 통증이 올 때 숨참고 있었는지 아기 심박수가 떨어진다고 말씀해주셔서
다시 바짝 정신차리고 심호흡했습니다.
검사 후 내진했는지 내진 후 검사했는지 벌써 가물가물한데 내진 후 40%정도 열렸다고 하시더라구요.
말씀 듣고 와 이제 진짜 얼마 안남았다 싶어서 신나서 방으로 옮겨갔는데요
방으로 가서 누워있으니 그때부터 통증이 밑으로 빠질 것 같고 막 힘이 저절로 들어가는데 힘은 안줘야 되고 심호흡은 해야하지..
화장실 갈 것 같은 느낌이 들면 말씀해 달라고 하셔서 지금이요 지금!! 말씀드리고
차빼러 잠시 자리 비운 남편을 기다렸다가 분만실로 이동했습니다.
참, 그 날 심상덕 원장님이 당직이셨고 제 담당이신 김종석 원장님이 멀리 계신 관계로 심원장님께서 아이를 받아주셨어요.
출산교실에서 몇 번 얼굴 뵈었던 터라 당황하고 그러진 않았어요 ㅋ
힘을 주지 말라고 하시는데 힘은 들어가지 아파서 정신은 없고...
몇 번인지 모를 진통이 왔다 간 후에 이제 힘 줘도 된다고 하셔서 열심히 힘줬습니다.
안그래도 아파서 힘들어가는 상황이라 그래 난 이건 할 수 있어 하면서 열심히 힘줬어요
출산교실에서 배웠던거 깜박하고 처음에 힘주면서 으으으 소리내다가 선생님들께서 소리내지 말라고 몇번 말씀해주시는 것 듣고 아차 싶어서
입 앙 다물고 힘 주기 몇 차례...
아래가 화끈거리면서 아 나오는구나 싶었고 힘 빼세요~ 소리에 아 이제 끝났구나..
보리를 제 배에 올려주셨는데 처음엔 정신 없어서 멍하니 보고만 있었어요.
그 때가 7시 20분. 병원 도착한게 6시 좀 전이었으니까 도착해서 한시간 반만에 낳은거네요.
38주 1일에, 2.88kg 으로 건강하게 보리가 나와줬어요.
이후 회음부 절개부위 꼬매주시는데 한참 걸리더군요.. 저는 그때도 정신이 없어서 몰랐는데
침대 높낮이 조절이 잘 안돼서 원장님이 좀 고생하셨다고 하더라구요.
많이 아팠다는 후기가 있어서 걱정했는데 저는 후처치는 다행히 그렇게 아프지 않았어요.
생각보다 수월하게 낳았고, 별 문제 없이 쭉쭉 과정이 진행되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2박 3일 모자동실 하면서 아기랑 오래 같이 있었던 것도 좋았구요
퇴원하는 날 회음부 소독하는데 아프지 않아서 회음부도 금방 낫겠구나 싶었어요 지금 출산 후 5일 차인데 아프지도 않고..
원장님께서 잘 해주신 덕분이겠죠.
이 날까지 항상 친절하게 살펴봐주신 김종석 원장님과, 아이를 받아주신 심상덕 원장님, 그리고 함께 도와주신 간호사 선생님들 너무 감사드려요
병원에 있는 동안은 막 정신없이 지나가서 감사하단 말씀도 제대로 못드렸네요
출산하면서 많이 도움이 되었던건 병원에서 나눠주신 순산체조 프린트물, 출산교실 강의, 그리고 진오비 산부인과 홈페이지 게시판 글이었어요
특히 정보 게시판의 [출산시 힘주기 요령]글 보고 남편이랑 자세 잡아보고 갔던 것이 큰 도움이 됐습니다.
힘줘야 할 때 남편이 등을 잘 받쳐 줄 수 있었고 저도 거기 나온 자세를 떠올리며 힘주니 좀 더 수월했던 것 같습니다.
조리원에서 쓰려니 밥먹으랴 수유하랴 아침 10시에 쓰기 시작했는데 오후 3시 넘어서야 마무리가 되네요.
다시 한번 감사드리고, 다른 모든 산모분들도 순산하시길 바랍니다.
아기 사진 한장 올려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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