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음방에서 정인♥님이 소개해 주신 '해피 이벤트'라는 영화를 "남편과 함께" 보았어요 ㅎㅎ
한 커플이 임신을 하고 출산을 하고 육아를 하며 (약 첫돌까지?ㅎㅎ) 겪는 일들을 현실적으로 보여주는 영화였어요.

사랑에 빠져서 상대방을 닮은 아기를 낳고 싶은 마음
임신 중에 겪는 입덧과, 몸과 마음의 변화(잠도 많아지고 식성도 바뀌고 ㅎㅎ)
그리고 초음파로 아기를 볼 때의 설렘과 경이로움
출산할 때 너무나 힘든 진통 끝에 아기가 쑤욱 나왔을 때, 처음 얼굴 본 그 순간의 이루 말할 수 없는 감동
잘할 수 있을까, 두렵지만
우는 아기 달래가며 기저귀 갈고 젖 물리고...
...
이런 과정 속에서 엄마는 지쳐가죠 ㅠㅠ
'나'는 사라져가고 오직 '아기를 돌보는 나'만 남아 있는 그 상황들..
게다가 쌓여있는 집안일들..
원래 일을 하고 공부를 하고 자아실현을 위해 노력하다가, 그 모든 것들이 멈춰져야 하는 현실..
주변 분들의 이렇게 키워라, 저렇게 키워라 잔소리..

이런 것들을 정말 현실적으로 보여줘서, 엄청 공감하면서 봤어요.
임신했을 땐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출산 후의 생활 ㅎㅎ (순5모임 어떤 분은 '설마 이렇게까지..' 라고 생각하셨는데 진짜였다며 ㅎㅎ)

임신했을 때 아기의 탄생을 기다리던 설렘도 생각나고,
아기를 낳던 날 진통하던 그 순간들도 떠올려 보고 (남편이 자기 머리채 한번 잡았다며.. -ㅁ- 그 위에 끈같은거 매달아주셨다면 그거 잡았을 텐데 ㅋㅋ)
출산 후 겪었던 우울증도 생각나고..
1년 동안 남편과 싸우기도 많이 싸웠는데..
제가 가졌던 마음들이, 저만의 것이 아니라 인류 보편적인(ㅋㅋ 프랑스영화라 더 좋네요) 경험일 거라는 걸 알고 위로가 되더라고요.
그리고 저희 남편이 얼마나 자상하고 우리 가족을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내려고 노력했는지 다시 한 번 깨닫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답니다 ^.^

(근데 영화 보고 서로 무엇을 느꼈는지 얘기하면서
제가 위의 두 가지를 얘기했더니, 남편이 자기는 두번째 것만 느꼈다는 거예요!!!!
-_- 아니 어떻게 이렇게 엄마의 마음을 충실히 따라가는 여성적인 영화를 보면서
여자의 심리 상태나 변화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하지 않을 수가 있죠...
남자와 여자는 그냥 뇌 구조가 너무 다른가봐요 ㅠ )


출산 전에 보는 것도 좋지만,
출산 후에 보면서 위로를 얻을 수도 있는 영화 같아요 ^.^

엄청난 해피 엔딩이라기보다, '그래 이런 것이 삶이지' 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소소한 따뜻한 엔딩이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영화 보신 분들, 마지막에 저는 이 커플 둘째 생긴 것에 대한 암시가 있었다고 생각하는데 남편은 못 봤다고 하더라고요. 혹시 보셨나요~~~? 요런건 스포일러 아니겠지요? ㅠㅠ 그렇다고 해도 뭐, 영화 줄거리보다 세세한 심리묘사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ㅎㅎ)






댓글

어제밤에 남편이랑 이거봤는데 출산후 본격적으로 시작되니까 남편 졸리다면서 잔다고 도망갔어요 ㅋㅋㅋㅋ  등록시간 2016-01-13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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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ncy [2016-01-13 18:19]  podragon [2016-01-13 15:42]  정인♥ [2016-01-13 14:52]  김지은☆ [2016-01-13 12:38]  심상덕 [2016-01-13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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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김지은☆ 등록시간 2016-01-13 12:38 |이 글쓴이 글만 보기
저도 이 영화 보려구요~ 예고편만 봐도 눈물이 나던데 기대가 됩니다~!! ^^
#3 정인♥ 등록시간 2016-01-13 14:56 |이 글쓴이 글만 보기
이 영화 감독이 남자인게 충격적일 정도로 여자, 엄마의 감정을 잘 표현하지 않았나요? 전 다시봐도 눈물날것 같아요- ㅎㅎ

전 임신했을때 남편이랑 봤는데 자기는 안저런다며 얼마나 이야기를 했는지- 뭐 출산후에도 다정하긴 하지만요 :)  

모유수유에 대한 강조는 프랑스도 마찬가지인가? 하는 생각도 했었네요 ㅎㅎ 유축기도 ㅎ
시어머님에대한 느낌도 ㅎㅎㅎㅎ 역시 인류는 하나 우리는 형제? 이런느낌 -

제가 봤을때도 둘째이야기로 끝났던것 같아요 :)
#4 podragon 등록시간 2016-01-13 16:27 |이 글쓴이 글만 보기
저도 예고편 보고 그 영화 보고 싶던데.. ㅎㅎ 한편으론 넘 리얼할 것 같기도 ㅋㅋ 요즘은 판타지물이 보고 싶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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