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0월 5일 2.32kg 오후3:31 서지후 출생.
관장 : X , 제모: X , 회음부절개 : O
출산후기 치고는 너무 늦은 감이 있지만, 조리원에서 쓸껄 퇴원하고 나니 정말 정신없이 시간이 이렇게 흘렀네요~
출산 전에 출산후기 읽으면서 마음에 준비도 하고, 감동도 받고, 나도 꼭 후기 남겨야지 했었는데 말이죠...
오늘은 아가도 일찍 잠들고 가벼운 마음으로 기억을 더듬어 출산 후기를 시작합니다...
2015년 10월 5일 아침 10쯤 화장실에서 시원하게 큰 볼 일을 두 번 정도 봅니다.(앗...시작 하자마자 "응" 얘기네요...ㅠㅠ)
화장실에서 나와서 몇 발자국 움직이는데 무언가 왈칵~나오는 느낌이 나네요.
확인을 해보니 생리는 아니고 뭔가 맑은 물 같은게 나왔어요. 직감적으로 혹시 양수인가 싶었지만
출산후기 읽어봤을때는 양수는 특유의 냄새가 있다고 하여 긴가 민가했어요.
아직 출산예정일이 1달이나 남아 있었고 막달 검사도 안했던 때라 뭔가 혼란 스럽스럽니다...
침대 누워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아랫배가 생리통 오듯이 스르르 아파 옵니다.
뭐지...싶었지만 요가 시간이 다되어 요가 가려고 준비를 하는데 이번에는 주루르르 흐르는 느낌이 납니다.
" 이상하네...출산예정일은 1달이나 남았는데...혹시 모르니 병원에 가봐야겠다." 하고 남편을 호출합니다.
(나중에 남편이하는 말이 그날 제 전화 받고는 커피나 한 잔 마시고 출발할까...했었답니다.
예정일은 1달이나 남아 있었으니까요...-->아무리 그래도 임신중인 아내가 이상하다고 호출하는데 저런 반응을 했다니요...참내)
병원으로 가는 동안에도 계속 아랫배가 아파 옵니다.
병원까지 1시간 남짓 걸리는데 가는동안에도 배가 계속 아프다 말다 반복하길래
시계를 잠깐씩보니 얼추10분에 1번씩 아파오는거 같았습니다.
그때 진통 어플을 켜봤어야 했는데 그게 진통일꺼란 생각을...안하고 싶었던거 같아요. 왜냐면 예정일은 1달 후이니까요...ㅋㅋ
병원 도착해서도 양수는 계속 흐르고 화장실은 자꾸 가고 싶고 배는 점점 아파오고...
소변 보는 와중에도 무언가 왈칵~왈칵 나오는 느낌이 들어 걱정이 되더라구요. (그때는 양수가 아니라 피가 나왔던거 같아요...)
그날이 막달검사 3일 전인가 그랬을꺼예요~ 부랴부랴 막달검사를 하고
심원장님이 "자궁이 3센치 정도 열렸고 양수가 터진게 맞으니 바로 입원하세요" 하십니다.
(사실 병원 도착 후 부터는 기억이 가물가물해요~ 오래되서가 아니라 배가 너무 아파서 통증을 견디느라 약간 몽롱한 상태 같이
기억이 그렇게 뿌옇네요...)
입원실에 올라가 침대에 누워 태동검사를 합니다.
전 양수가 터진 상태라 가능하면 움직이지 말고 소변도 방에서 보라고 하십니다.
간호사 분이 아기 낳고 해야 할 검사와 식사 등등 이런 저런 설명을 해주십니다. 물론 남편에게요~ (그동안 전 진통을 하고 있으니까요...ㅠㅠ)
진통의 파도가 올때마다 깊은 심호흡을 하며 요가 시간에 배운거랑 책에서 읽은대로 호흡과 이완을 반복합니다...
"스읍~~~후우~~~~~~~~~~~~~스읍~~~후우~~~~~~~~~~~~~...(무한반복)"
그러나...시간이 지날 수록 통증의 강도가 쌔지면서 점점 호흡도 거칠어 지고 이성을 잃어가게 됩니다...
"출산교실에서 배운거 꼬리뻐 부분 맛사지!!빨리!..."
( 제가 무릎과 팔을 세우고 엎드려 있으면(고양이자세) 꼬리뼈 부분을 남편이 맛사지 해주는 것입니다. 전 그 맛사지가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진통의 파도가 왔을때 맛사지를 해주면 조금 더 견딜만 하더라구요. 기억해 두셨다가 해보시길 추천 합니다~!)
그렇게 진통의 파도는 점점 쌔지고 더 아파오는데...진통의 파도가 가고 휴식기에 갑자기 "쵸콜릿"이 너무 먹고 싶었어요...
남편한테 말하고 싶었지만...왠지 "쪽"팔림...근데 먹고 싶은 욕망이 커서인지 가방에 있던 카라멜이 생각나서
"내 가방에 카라멜 있어~ 꺼내줘~"
"카라멜?? 카라멜?!!!! 먹어도 되??!! "
"응~배고파~빨리줘~" 속으로는 묻지말고 빨리 내놔! 차마 쵸콜릿 사다 달라는 말은 못하겠으니...했다..ㅋㅋ
조금 전까지만 해도 베개에 머리를 쳐박고 몸 부림 치며 짐승소리(?)를 내고 있던 사람이 먹는 타령이라니...남편도 신기했겠지요.허허허허...
그렇게 달달한 카라멜 한 개 먹고 나니 살꺼 같았습니다. 둘째때는 꼭 쵸콜릿을 가방에 미리 챙겨 놔야 겠어요~^^;;
그리고 점점 견디기 힘든 진통으로 치닫으며 "둘째는 안날꺼야!! 안날꺼야!..." 하며 짐승소리를 내며 절규에 가까운 몸부림을 합니다.
갑자기 응가 마려운 것처럼 아랫배에 힘이 저절 막~~막~~~들어 갑니다.
"오빠~나 똥쌀꺼 같애!!!아~~악!!!아~~악~~~~~~!!"
"못참겠어~의사샘 불러줘~~아~~악~~~!! 똥쌀꺼 같애~~!!빨리~~~~~"
...저때는 예쁜단어 생각이 안나더라구요~똥똥을 외쳐대며 소리를 지를 수 밖에 없음을...출산하신 분들은 아실테죠...ㅠㅠ
저도 호흡 잘 하면서 고상하게 낳고 싶었습니다...하지만! 현실은...짐승같은 소리와 "똥쌀꺼 같애"...저런 모습이였습니다...ㅠㅠ
제가 초산모인데다가 예정일보다 1달이나 앞서왔고 태동 검사에서도 별다른 증상이 없었는지 빨리 진행 되리라곤 생각지 못했을꺼에요~ 누군가 와서 자궁 확인을 하셨고
"분말실 갈테니 힘주지 말고 있어요."
"저절로 힘이 들어가는데 어떻게해요...아~~~악~~~!!아~~악~~~!!!!!!!"
했던거 같은데 저때는 이미 이성을 잃은 상태고 배에 저절로 힘들어 가는게 제 힘으로 제어 할 수 가 없더라구요.
그렇게 분말실에 소리지르며 옮겨 갔던거 같고
분만실에서 심원장님께서 "힘주라고 할때 힘줘요~.제모할껀가요? 회음부 절개 할까요?" 하셨던거 같은데 "아뇨~아뇨" 했다가
원장님이 지켜보시다가 회음부가 너무 작아서 안될꺼 같다고 절개하는게 났겠다고 하셔서 회음부 절개는 했어요~
(둘째때는 "원장님 판단에 맡길께요~" 할래요~^^)
병원에 도착한 후 4시간이 채 못되서 그렇게 우리 땡땡이를 만났어요.
그 순간의 감동이란...정말 고대하고 기다리던 만남의 순간인데 어안이 벙벙하고 정말 이 작고 여린 아기가 내 아이가 맞나 싶고 만감이 교차 했더랬습니다.
원장님의 꼼꼼한(?) 후처치가 끝나고 자궁 수축이 잘 되고 있는지 몇가지 확인하신 후에 입원실로 옮겨 가는데...
전 정말 여기서 감동 받았습니다. 원장님이 직접 링겔병을 들고 입원실로 같이 이동해 주십니다~
입원실 도착해서도 "가습기 없으면 수건에 물 묻혀서 여기저기 널어두세요~" 등등 이것저것 자상하게 말씀해 주셨어요.
입원해 있는 동안 병실에 오실때마다 무뚝뚝하지만 이것저것 산모 챙겨주실려는 마음이 전해져서 정말 좋았습니다.
진료시간에는 눈도 잘 안마주치시고 무뚝뚝하시자나요...(음악방송 하실때 하고 출산하고 났을때가 원장님의 본모습을 볼 수 있는거 같아요~^^;)
"뭐 더 궁금한거 없어요? "하시며 방을 나가시는 뒷모습이 생각 나네요~ㅋㅋㅋ
우리 땡땡이는 1달 이른둥이인데 몸무게가 조금 적게 나가서 인큐베이터에 들어가야 될지 말지 상황을 좀 지켜 봐야 겠다고
걱정 어린 말씀을 해주셨지만 다행히 인큐베이터도 안들어 가고 맛있는 병원밥(병원 밥이 왤케 맛나요??ㅋㅋ특히 미역국 따봉~)
잘~먹고 퇴원 했습니다.
나중에 다른분한테 들은 얘기로는 요즘에는 이른둥이나 정상분만이라도 몸무게 조금만 적게 나가도 일단 인큐베이터에 보낸다고 하더라구요...물론 꼭 필요한 경우는 당연히 그렇게 해야 겠지만 그렇게 되면 산모도 아기도 너무 힘들자나요... 아마 진오비 였기 때문에 무사히 모자동실 할 수 있지 않아나 생각합니다.
쓰다보니 너~~~무 길어졌네요...생생하게 쓰고 싶었는데 길고 지루하기만 한건 아닌지 살짝 걱정이 되네요.
산모님들 힘내세요~! 출산전에 분만 호흡법이랑 운동 많이 하시면 분명히 도움이 될꺼예요~
PS. 전 직장맘이라 운동을 거의 못하다가 9개월차에 휴직계내고 요가매일 다니고 걷기도 매일1~2시간씩하고 주말에도 엄청 돌아니고 그래서 아기가 더 빨리 나왔던거 같아요~
마지막으로 우리아들 서지후 사진 몇장 투척하고 갈께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