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새해 1월 2일에 태어난 봄이 엄마에요.

예정일은 1/10이었지만 조금 일찍 신호를 보내준 봄이를 새해가 되자마자 1/2에 만나게 되었습니다. 심원장님과 간호사샘들 덕분에 너무 감사하게도 무사히 봄이가 세상에 나왔고, 감사한 마음에, 또 예전에 이곳에 들어와 출산후기를 검색해보던 저처럼 불안한 마음을 안고 계실 예비엄마들께 도움이 될까 해서 후기를 남겨봅니다. : )

진오비는 분만이 가능하고, 집에서 거리가 가까운 병원이어서 처음에 방문을 생각했었는데, 알고보니 자연주의출산을 최대한 도와주신다는 점이 좋았고, 사촌언니도 작년에 진오비에서 출산을 하기도 했었더라구요. 저도 초반에는 자연분만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강했는데, 사실 임신주기가 늘어갈수록 상황은 어떻게 될지 모르니 자연분만이든 수술이든 저와 아이 모두 무사히 만날 수만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들더라구요. 그래도, 이왕이면 자연분만을 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저칼로리 고단백질의 식단’, ‘순산체조를 열심히!’ 등 심원장님이 당부하시는 말씀들을 잘 따르려고 노력했습니다.
저는 입덧은 심하지 않았던 대신, 속이 비면 컨디션이 저하되어서 평소보다 간식도 많이 먹고 임신초에 체중이 많이 불었었는데, 중간에 아이가 체중곡선을 넘어가는 과체중이니 잘 조절해야 한다고 여러 번 강조해주셔서, 그때부터는 제 체중이 늘지 않게 신경을 많이 쓰고, 임산부요가도 꾸준히 했었어요. 결과적으로는 38주에 2.9kg의 몸무게로 아이를 만나게 되었답니다.

관장이나 제모, 촉진제, 무통주사 등은 심원장님께 의견을 여쭤보고 하지 않기로 계획했었고, 회음부 절개는 분만시 원장님 판단에 따라 결정하도록 부탁드렸는데, 분만할 때 아이가 나오려면 필요할 것 같다고 하셔서 절개를 진행했어요.


분만 당일, 37주부터 언제든 나와도 이상하지 않으니 준비하라는 말씀을 들어서 조금 긴장하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빠르게 만나게 될 줄은 몰랐죠. 전날 약간의 가진통이 이전과는 다르게 있어서 ‘혹시?’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가족들과 새해맞이 저녁식사도 하고, 밤에는 TV를 보기도 했거든요. 주말 부부여서 일요일 밤에 지방으로 가야하는 신랑도, 언제 제대로 된 진통이 올지 모르니 내려보냈었죠.
근데 새벽 1:30쯤부터 불규칙하게 진통이 오기 시작했어요. 이때까지만 해도 견딜만한 정도라 진통앱을 켜두고 시간을 재보고 있었는데, 진통 간격이 일정해져서 병원에 전화를 드렸더니 ‘5분 이내 간격의 진통이 1시간 동안 있으면 다시 연락하라’고 하시더라구요. 그때부터 30분 정도를 더 지켜봤는데, 진통의 세기도 더해지고 간격도 5분 이내로 짧아져서 더 참으면 안될 것 같아 병원에 다시 전화를 드리고 출발을 했습니다. 친정인 일산에서 병원까지 가느라 30분쯤 걸리고 새벽 4시쯤 도착했던 것 같아요. 내진 후 3cm 정도 열렸다고 하셔서 입원실로 가 진통을 계속했어요. 한번씩 내진 및 자궁수축 측정을 하러 오시면 가만히 누운 상태로 있어야 하는데 진통을 견디기가 점점 더 힘들더라구요. 허리나 골반쪽의 통증으로 이어지는 느낌이어서 출산준비교실에서 배웠던 여러 자세들을 하면서 호흡에 집중하기를 계속 했습니다. 그래도 병실에서 다양한 자세로 진통을 할 수 있던 게 참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사실 어느 정도 각오를 하고 있었는데도 생각했던 것보다 진통이 너무 아파서 중간에 무통이나 안되면 진통제라도 맞을 수 없을지 여쭤보기도 했어요..T T 간호사샘은 지금부터 쓰면 안된다고 좀 더 있다 쓰자고 하셨었고, 이제는 쓸 수 있는지 나중에 다시 여쭤보니 너무 급격히 진행이 되어 이제는 분만을 해야 하니 쓸 수 없다고 하셔서(ㅠㅠ) 결국 무통이나 진통제 없이 자연분만을 하게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아이에게 좋은 선택이 되었으리라 생각하지만, 그때 당시에는 뭐라도 해서 통증을 줄이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구요..흑흑 그렇게 배와 허리가 아픈 와중에 화장실에 가고 싶은 느낌이 자꾸 들어서 말씀드리니 분만실로 이동을 하게 되었고, 간호사샘들이 계속 상태를 체크해주시고, 양수가 터진 후에 심원장님이 들어오셔서 본격적인 분만을 시작했습니다. 너무 아프니 얼른 아이를 낳고싶은 마음이어서 언제 들어오시는건지 계속 기다렸는데 드디어 들어오신 게 너무 반가웠습니다.. 그러나 반가움도 잠시..ㅎ 이후의 힘주기를 하면서의 고통은 그 이상이었어요ㅜ.ㅜ 나중에 보니 얼굴에 실핏줄이 다 터진 게 제가 제대로 힘주는 법을 몰랐던 것 같은데, 너무 아픈 와중에도 ‘이대로 시간이 지체되면 아기가 힘들고 위험해질 수 있다’는 말씀에 정신이 바짝 들어 ‘이번에 낳아야 합니다’는 심원장님 말씀 따라 힘을 주고 결국 우리 봄이 머리가 나왔어요. 다리까지 모두 나온 직후에는 아기를 가슴에 올려주셔서 신랑과 함께 아기 얼굴을 보며 한참을 있다 신랑이 탯줄을 자르고 간호사샘들이 아기를 씻겨 데려와 주셨습니다. 아기를 안고 있는 동안 심원장님이 절개한 회음부 봉합 등 후처치를 해주셨구요.

이후 2박3일간의 병원 생활은 만족스러웠습니다. 자연분만이라 그런지 초반에 회복도 빠른 편이었고, 회음부 절개한 부분도 큰 탈 없이 잘 아물어 갔구요. 오히려 조리원으로 이동한 후에 몸이나 회음부 절개 부분이 좀 더 부었던 듯 해요(5일째쯤부터). 조리원에 가보니 힘들텐데 어떻게 모자동실로 있었냐는 이야기들을 많이 하시던데, 저와 신랑은 오히려 초반에 아기와 함께 할 수 있고, 아기를 안는 것마저 어색했던 저희가 '안고, 젖먹이고, 젖병 물리고 트림시키고, 기저귀 가는 것'까지 기본적인 것들은 익숙해진 상태로 퇴원할 수 있어서 마음이 훨씬 안심되었어요. 간호사샘들이 기본적인 것들 하나하나 코치해주시고, 물어보면 또 친절히 가르쳐주시고 했던 덕분이지요. ^^ 심원장님은 회진하시는 시간과 마지막 퇴원전 진료/처치 때 뵈었는데, 불편한 곳 없는지 세심히 물어봐주시고, 제가 이야기한 건 작은 부분도 챙겨서 간호사샘들에게 부탁해 주셨더라구요. 회음부 상처나, 아이 코막힘에 대해 불안해서 여쭤봤었는데, 그런 부분들 하나하나 간호사샘들이 나중에 확인해주셔서 세심함에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퇴원 전에 일부러 병실에 오셔서 아이와 저희 부부 사진을 함께 찍으셨는데요, 말씀으로 다 표현은 안하셔도 받아주신 아이들을 하나 하나 기억해주시려는 따뜻한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아이 사진만 찍으실 줄 알고 방심했다가 ㅎㅎ ‘아이 안고 엄마 아빠도 앉아 보라’는 말씀에 저희도 함께 사진을 남겼네요..ㅎ
쓰다보니 꽤 길어졌는데요.^^ 출산후기를 쓰면서 느낀 점, 말씀드리고 싶은 점은..

하나, 진오비에서 출산을 하게 되어 참 다행이고 감사한 마음이라는 것. 새벽에 급히 진행된 출산이라 낮은 조명에 잔잔한 음악을 틀거나.. 하는 등의 계획했던 부분은 신경쓸 겨를이 없었긴 했지만, 무사히 자연분만으로 아이를 만나고, 가족적인 분위기 안에서 모자동실로 지냈던 시간이나.. 모두 부족함 없이 감사헸습니다.
둘, 조금 아쉬웠던 점이라면 출산영상을 담지 못했던 부분이 있어요. 새벽 분만이라 다들 경황이 없으셨을 테고, 영상을 담아주시는 것도 심원장님이 일부러 마음써서 해주시는 부분이라는 걸 알고 있지만, 영상을 담아주실 줄 알고 카메라도 분만실에 챙겨가지 않았던 저희라ㅜ 그 감동적인 순간을 남길 수 있었으면 좋았을걸.. 하는 아쉬움은 남네요. 그래도 앞으로는 분만실에 카메라를 두시겠다는 원장샘 말씀이 있으셨으니 이후 분들은 잘 담아주시기를.. 저희는 기억과 마음에 그 순간을 담도록 하겠습니다~ 아 그리고 저희 입원 동안에는 무슨 이유인지를 잘 모르겠지만 보호자 식사 신청이 안되었는데, 주변에서 계속 먹을 것을 따로 챙겨먹다보니 신랑은 빵 같은 것만 계속 먹게 되더라구요. 추가 비용이 있더라도 보호자 식사를 함께 신청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셋, 혹시 분만을 앞두신 분들이 이 글을 보신다면, 출산준비교실 같은 데 참여하셔서 ‘호흡 연습’을 꼭 해두시면 좋을 것 같아요! 진통이 올 때 호흡에 집중하고 진통을 줄일 수 있는 다양한 자세를 취해보는 건 정말 도움이 많이 되더라구요. 그리고 나름 연습을 한다고 했는데도 쉽지 않았는데.. 마지막 힘줄 때를 대비한 연습도 미리 하실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아요.


지금은 제 뱃속이 아닌 옆에서 곤히 자고 있는 아기가, 그사이 조금 컸다고 눈도 똘망똘망 뜨고, 열심히 엄마젖 먹으며 3키로대에 진입한 게 신기하고 고맙기도 합니다. 15일차 봄이 모습을 올리며.. 심원장님, 간호사샘들, 3일간 식사 챙겨주신 여사님 등 진오비에 계신 분들 모두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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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비엄마 [2017-09-06 01:13]  zoomooni [2017-01-18 02:27]  podragon [2017-01-17 21:27]  최현희 [2017-01-17 00:34]  심상덕 [2017-01-16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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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심상덕 등록시간 2017-01-18 09:44 |이 글쓴이 글만 보기
안녕하세요.
육아 하시느라 경황이 없을텐데 후기를 빨리 올려 주셨네요.
새벽에 출산하는 탓에 비몽사몽 일어나서 출산을 돕다 보니 카메라를 미처 준비 못해서 못 찍었는데 일년에 두세분 정도 그런 경우가 생기더군요. 앞으로는 다른 방안을 찾아 봐야겠습니다.
보호자 식사는 원래 신청하면 제공하는데 무언가 착오가 있었나 봅니다.임신 중에 순산 체조의 중요성을 강조해 주셨는데 아닌게 아니라 순산에서 있어서 그것보다 더 중요한 요인은 없습니다. 무언가 꾸준한 노력과 준비가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오게 마련입니다. 출산하는 당일 하루에 강한 의지만 있다고 해서 순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앞으로 출산을 앞둔 산모분들께서도 말씀해 주신 내용을 잘 숙지하시면 좋겠습니다..

여하튼 산모께서 진통도 잘 참고 힘도 잘 주시어 수월하게 분만을 도울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아기 머리도 동글동글하고  똘망똘망해 보이네요.
순산하신 것처럼 앞으로 육아도 잘 해 나가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특별히 해 드린 것도 없는데 성원하여 주시고 후기까지 남겨 주시어 감사합니다.
항상 행복한 가정 되시길.......
#3 jy3308 등록시간 2017-01-18 20:40 |이 글쓴이 글만 보기
심상덕님이 2017-01-18 09:44에 등록
안녕하세요.
육아 하시느라 경황이 없을텐데 후기를 빨리 올려 주셨네요.
새벽에 출산하는 탓에 비몽사몽

답글 남겨 주셨네요 감사해라..ㅎ 새벽에 비몽사몽간 달려나오시게 해 죄송했어요 ㅎㅎ 오늘은 편안한 밤 되시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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