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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도 진오비에서 낳았음에도 불구하고 까칠하고 예민했던 아이 탓에 출산 후기를 미루다 미루다 그냥 포기해버렸네요.
둘째(태명 뿌리)는 출산은 힘들었지만, 배가 가득 차면 잘 자는 -첫째에 비해 순해서- 아이인지라 잊기 전에 적어봅니다.


첫째 때는 운동도 열심히 하고 막달에는 4킬로 씩도 걸어다녔던 것에 비해
둘째는 조기 진통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기에 운동도 많이 못하고 가진통을 2주 전부터 계속 겪었어요.
이미 진진통의 강도를 알고 있기에 이정도로 아파선 택도 없다 싶었죠.
아이가 많이 커서 얼른 진진통이 왔으면 하고 계속 짐볼도 타보고 했지만... 여전히 가진통만..

39주에 들어서니 진진통에 버금가는 진통이 조금씩 오더라구요. 문제는 규칙적으로 잡히지 않고 식은땀 날 정도로 아프기만 했다는 점이죠.
4/13 새벽에 엄청난 진통이 찾아와서 오늘이 뿌리가 나오는 날이구나 했어요.
첫째도 뭔가 느낌이 왔는지 새벽에 울고불고 한바탕 난리가 나서 달래고 화장실을 가보니 이슬을 보았어요.
짐볼도 타고 집도 부지런히 치우고 출산 가방도 다시 한 번 살펴보고 신랑에게 멀리가지 말라고 당부하며 하루를 보내는데
문제는 규칙적으로 진통이 진행되지 않는데 있었어요.
8시 무렵이 되니 6-7분 정도로 계속 진통이 오길래 병원에 전화하고 얼른 병원으로 향했죠.
내진 결과... 애매하게 입원하기도 안 하기도 뭐한 진행 상황..
일단 입원하기로 하고 빠른 진행을 기대하며 옷도 갈아입고 배에 태동기를 달고 병원 침대에 누웠죠.
허리로 진통이 계속 오는데 문제는.. 도무지 6분 간격에서 줄지 않는다는 데 있었어요.

첫째 때 10시에 입워해서 새벽 2시에 낳았던 기억에 자정에는 아이가 나오겠지 했는데, 도무지 소식이 없더군요.

긴긴 진통에 정신줄도 놓고, 무통 놔달라고 사정사정 하고.....
심 원장님께서 어르 듯 지금 무통 넣으면 거의 수술이라고, 경산모인데 아쉽지 않냐고... 하는 말씀에 진통제만 맞고 기다려봤네요.
긴긴 밤이 지나고도 여전히 허리만 아픈 진통에 결국 촉진제를 맞기로 했습니다.

이미 어떤 고통이 올 줄 알았기 때문에 촉진제를 맞고는 아픔보다도 초조함이 더 컸어요.
첫째 출산때도 도움을 주셨던 오 간호사님이 들어오시고 아무말 대잔치로 혼나기도 하고, 신랑한테 버럭 화도 내고.
9시 쯤 분만실에 들어가서 촉진제로 인해 진행이 빨랐네요.
오간호사님께서 10시 반 안에 낳을 수 있다고 했던 말 처럼 정말 10시 28분에 아이를 보았네요.
그 시간 동안 엄청 머리가 왜 안나오냐고 못 하겠다고 한 수 십 만 번 얘기하고 소리지르고 했었네요...
정말 나는 짐승이로소이다 였어요...... 하......

심 원장님께서 등장하고 힘 주자고 하니 마지막으로 힘을 주게 되더라구요.

3.78kg, 55cm
정말 신생아의 울음소리가 들리고 우량한 남자아이가 나오니 그제서야 제정신을 찾을 수 있었네요.
부끄러움이 한 가득.

나중에 병실에서 신랑에게 이번에 너무 아파서 그런거야 라고 하면서, 첫째 때는 안 그랬잖아 물으니...
신랑 왈 첫째 때도 똑같았다며.... 그 때는 낳고나서 너무 힘들어서 잊었었나봐요.
챙겨주신 출산 영상은 아마 한참 후에나 확인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하도 헛소리를 많이해서......*^^*

아마도 마지막일 출산.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저의 출산을 도와주신 심원장님과 간호사 선생님들 감사드려요^^

첫째 낳았을 때도 꽤나 진상이라 기억해주셨던 간호사 선생님들이 계셔서 부끄러웠지만.....
그 창피함보다 감사함이 훨씬 커요!

이제 분만실에 갈 일은 없겠지만(아마도)
늘 감사한 산모가 있다는 것을 기억해주시길!



+) 여전히 아빠를 더 닮은 아기랍니다*^^*
IMG_7855.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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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희 [2017-06-17 15:41]  오현경 [2017-05-13 18:00]  podragon [2017-05-12 20:49]  심상덕 [2017-05-11 20:52]  

본 글은 아래 보관함에서 추천하였습니다.

#2 오현경 등록시간 2017-05-13 18:10 |전체 글 보기
잘지내고 계시죠?
반가운 글 올라와서 답글 남겨요~
귀여운 둘째는 더 잘 생겨졌는데, 역시나 더 더 아빠와 똑같네요!

첫째 진통을 짧게 하신편이라 더 길고 힘든 여정이었을거라 생각이 들어요~
특히나 허리진통 하시면 더 힘들기도 하고요.
둘째는 다 빠르고 수월하다던데 왜 이럴까? 라는 생각이 먼저 들어서 괴로움이 더 했을것 같습니다.

분만실 가셔서 극한힘듦으로 수십만번 이야기 하셨던
"왜 아직도 안나와요? 못하겠는데? 언제까지해요?"는 늘 듣는 이야기라
안타깝지만 나름 귀여우셨어요.
정신없어서 저의 표정을 보지 못하셨겠지만
남편분과 저는 슬금슬금 미소를 띄우는 둘째야 빨리 나와라~ 하는 즐거운 분만실이었답니다.

첫째에 비해 진통은 힘드셨지만, 분만 후 회복은 훨씬 좋아보여 다행이었어요.
힘든 근무 하다가 따뜻한 마음 전해주시는 글 읽으니 저 또한 감사드립니다.
검진 받으러 오실때, 혹시나 셋째 맞이하시면 또 만나뵙길 바랄게요.
종종 인사 남겨주시고, 곁에서 함께 고생하신 아빠께도 인사 전해주세요~
행복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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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eneloves [2017-05-15 21:48]  podragon [2017-05-13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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