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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하고 조리원 천국을 맛보고 있는 지금이 아니면 후기를 쓰지 못할 것 같아 사진을 가져가며 이렇게 글을 써봅니다!

저는 정말 자연주의 출산으로 아무것도 안하고 옛날 방식 그대로?ㅎ 출산을 했어요.
무통 관장 제모 회음부절개 촉진제 모두 노!

첫애는 무통 천국으로 낳았지만 그때도 지옥체험을 했다며 다시는? 출산을 하지 않겠다던 세월도 2년즘 되니..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 또 다시 둘째를 뱃속에 맞이하게 되었네요.

10월 30일에서 31일로 지나는 종이 뎅뎅뎅 울리자 진통에 시동이 걸렸어요.
그 전까지 가진통도 없었고 이슬도 없었고 출산의 기미도 보이지 않았던 터라 긴가민가 할 법도 했지만,
첫 째때 진진통을 20시간 넘게 했던 저는 이 것이 가진통이 아님을 확신할 수 있었지요.
본래 예정일은 11월 4일이었는데 사실 11월 1일날 나와주면 했는데 제 생각보다 5일이나 일찍 우리 (태명) 고래가 세상으로 나오겠다는 신호를 보낸 거죠.

응아가 마려운 느낌이 연속으로 들었고,
계속 응아를 하러 화장실을 들락 날락....
그러다 최종적으로 샤워를 하고 머리도 말리고
재워 놓은 첫째 옷을 입히고 남편이 짐을 챙기는 동안
병원에 전화를 했을 때 진통 간격이 5-6분 사이로 짧아졌어요.

찌이잉 하고 자궁이 수축하며 배가 땅땅해지는 느낌...
지금도 생각하기 싫을 만큼 아프던 진통 수치가 잦아질 수록 제 심박도 쿵쿵 올라갔죠.

진오비에 새벽 1시쯤 도착해서 진통측정기를 달았는데
이상하게 진통간격이 10분이상으로 벌어져서
저는 마치 양치기 소년이 된 것처럼 뻘쭘한 얼굴로 누워있었어요.
졸린 눈을 부비시며 오신 심원장님은 아침까지 안나오면 촉진제를 쓰자며 이것저것 설명을 하고 가셨고, 간호사 언니도 입원실에 가서 누워계시라며 절 보내?셧어요.

그후로 부터 얼마지나지 않아 또 다시 5분간격의 본격적인 진통이 걸렸어요. 진통 수치가 100을 넘나들자 그때부터 신음소리는 자동으로 비명으로 바뀌더라고요. 무통주사를 간절히 원했는데, 네...
여기는 진오비 산부인과였네요...ㅎㅎㅎ

네...어차피 새벽에 가면 어디든 무통주사 못 맞는 거다 생각하고 "해보자! 죽기 밖에 더 하겠어?" 라는 근자감?으로 새벽 6시까지 밀려오는 진통을 불 위에 놓인 오징어처럼 몸을 꼬며 버텨냈어요.

이제 곧 힘을 주면 아기와 만날 수 있으니 힘만 잘 주면 된다는 간호사 언니의 말에 힘주는 연습을 시작...
그때 부터 저는 혼절할 만큼 아파서 잘 기억이 안나는 (또는 생각하기 싫은)출산의 고통이 시작됐어요.
기억이 안나는 건 제가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이 안나는 거지 출산의 고통은 지금도 너무나 생생 하답니다. ㅠ

본격적인 출산이 시작되고 저의 목소리는 비명에서 짐승의 소리로 바뀌었어요.
저도 제안에 그런 짐승이 살고 있는 줄은 몰랐어요.
태어나 처음 느껴보는 고통.
처음 느껴보는 온몸이 찢겨져 나갈것 같은 아픔.
뭘 어떻게 설명해야 그 고통을 말할 수 있을런지...

특히 출산직전 최고의 진통에서 힘까지 줘야할땐 정신이 붕괴되는 느낌이 왔어요. 영혼까지 탈탈 털어가는 그 느낌. ㅠㅠ 지금생각해도 숨이 막히네요.

숨을 참고 힘을 주고 아기의 머리가 한번 빠져나오고
혼절할 것 같은데 누군가 깨워서 한번 더 힘을 주니 아가의 몸이 쑤욱 빠져나오더군요.
그 순간 정말 이루 말할 수 없는 감정들이 가슴 속에서 울컥..
아니 와르르 쏟아져 나왔어요.
첫째를 낳고도 울지 않았었는데 둘째의 울음 소리를 듣자마자 복 받쳐 올라오더라구요.

겁많은 제가 자연주의 출산을 했다는 뿌듯함.
도와주신 심원장님과 간호사쌤. 곁에 있어준 남편.
떠오르는 부모님의 얼굴.
모두에게 너무 너무 고맙고 감사했어요.
건강하게 태어나준 아가에게도 역시 너무 고마운...
그런 순간이었어요.

근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저희 남편 얼굴이 사색이 되어있더라고요.
잠깐 짐승이 됐었던 저를 보고 많이 놀랐던 것 같아요...ㅎㅎㅎ
그런 남편을 되려 제가 괜찮다며 토닥여줬네요ㅋㅋ
"괜찮아요? 많이 놀랬죠?ㅎㅎ"

둘째를 낳고보니 첫아이땐 무통빨로 편하게 낳은 거였어요. 보통은 둘째를 편히 낳는다 던데 저는 그 반대지만 소중한 우리 둘째를 만날 수 있어 기뻤어요.
그래도...
다시 하라면 안 할래요 ㅎㅎ 너무 아파요 ㅠ

자연주의 출산을 하며 절 낳아주신 엄마와 울 부모님을 낳아주신 할머니도 너무 대단하게 느껴지는거 있죠.

세상의 모든 엄마들을 존경합니다.
잠도 제대로 못 주무시고 출산을 도와주신 심원장님과
진오비 모든 간호사님께도 역시 존경을 표하며.
출산 후기를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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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경 [2017-12-06 08:33]  zoomooni [2017-12-06 00:41]  달콤짱짱 [2017-11-29 18:53]  이경진 [2017-11-23 20:36]  daphne [2017-11-16 01:44]  심상덕 [2017-11-15 23:30]  podragon [2017-11-15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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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달콤짱짱 등록시간 2017-11-29 18:56 |전체 글 보기
에고 고생하셨어요~ 진짜.. 경험해 봤다해도 출산의 고통은.. 익숙해지지 않는 것 같아요^^;  순산 축하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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