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의 치료 방법에 대하여
질병의 치료 방법은 원인 치료와 대증 요법 두가지가 있다. 외음부의 가려움증을 예로 들자면 원인 치료는 곰팡이균이나 세균에 의한 질염으로 가려운 것인지 아니면 신경성 원인이나 피부 질환인지 검사를 통하여 진단을 한 후 그 원인을 제거하는 방식이다. 대증 요법은 가려움증의 원인과 관계 없이 가려움을 유발하는 중간 매개 물질인 히스타민을 억제하는 방식이다. 우리 몸에 나타나는 가려움증이나 통증, 출혈 등 증상들은 우리가 알아내든 못 알아내든 반드시 그 원인이 있다. 그리고 그 원인을 해결하도록 개체의 주인에게 통보를 하는 것이 증상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따라서 원칙적으로 원인 치료가 기본이다. 다만  감기와 같은 바이러스 질환, 말기암처럼 원인적 치료가 어려운 경우에 한하여 증상만 없애거나 줄이는 대증 요법을 사용한다. 증상 자체가 심하여 일상 생활이 어려울 경우에는 원인 치료와 대증 요법을 병행하기도 한다.

출산시의 진통
출산시의 진통은  어떨까? 출산시 통증은 자궁의 수축에 의하여 오는 것이다. 즉 다리에 쥐가 나서 아픈 것처럼 자궁에 쥐가 나서 통증이 오는 것이다. 이런 자궁 수축은 태아를 자궁 밖으로 밀어 내기 위하여 일어나는 자연적 현상이며 출산을 위하여는 불가피한 것이다. 이런 통증을 없에는 방법으로는 두가지가 있다. 첫째는 수축을 없애는 방법이고 둘째는  진통제를 사용하는 방법이다. 첫번째의 경우  수축 억제제들이 사용되는데 이는 조산통처럼 일찍 출산되는 경우에만 사용한다.  두번째 진통제를 사용하는 방법의 경우 가진통이 아닌 진진통의 경우 현재 통증을 없애는 방법은 없다. 물론 현재 쓰이는 무통 시술처럼 경막외 척추 마취를 통하여 하반신 신경을 부분적으로 마취하는 방법이 있기는 하다. 완전 마취를 하면 수축이 완전히 사라지므로 출산을 할 수 없으므로 부분 마취를 하여 약간의 통증 감소와 약간의 수축력 저하를 통하여 통증의 경감을 꾀하는 방법이다. 물론 수축력 감소를 초래하기 때문에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방법으로 마취를 하여 단점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좋지만 아무래도 자연 분만율은 떨어질 수 밖에 없고 제왕절개 수술율이 높아지게 된다.

행복의 반대편
브룩 바스티안이라는 영국의 심리학자가 최근에  “행복의 반대편 (The other side of happiness)”이라는 책을 출간하였다. 살면서 어느 정도의 고통은 꼭 필요하다는 주장을 담은 책이다. 출산 시 무슨 방법으로든지 통증을 없애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는 현재의 산부인과 의료 경향에 대하여 답답한 마음이 있었는데 그런 점에서 반가운 책이다. 아직 국내에는 번역되어 나와 있지는 않지만 기회가 된다면 언제 한번 읽어 보고 싶다. 대신 그 책에 대하여 BBC 사이언스 기자가 저자와 인터뷰한 내용을 담은 BBC 사이언스 잡지의 글 일부를 옮겨 본다.   

기자 질문: 고통이 주는 이점은 무엇인가?
저자 답변:
육체적 이점이 있다. 고통은 우리에게 뜨거운 난로에서 손을 떼라고 알려준다. 하지만 심리적 이점이 더 많다. 예를 들면 사회의 결합에 도움을 준다. 우리는 타인의 고통을 보면 자동적으로 주의를 기울이고 손을 내민다.  2011년에 이 주제를 연구할 때 브리즈번에 엄청난 홍수가 났는데 그때도 복구 작업을 도우려고 55,000명이 자원했다.

기자 질문: 고통이 우리를 너그럽게 만든다는 뜻인가?
저자 답변:
아이스 버킷 챌린지는 2014년부터 인기를 끌기 시작했는데  그로부터 12개월 전에 발표된 논문이 한 편이 있다. 이 논문에 따르면 방금 얼음물에 손을 담갔던 사람은 자선 단체에 돈을 더 기부할 마음이 있었다고 한다. 고통을 느끼는 과정에서 나눔의 의미를 깊이 되새기기라도 한 것 같았다. 아이스 버킷 챌린지가 얼음물 대신 색종이를 끼얹는 행사였다면 그처럼 성공을 거두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또한 고통은 우리를 강하게 만든다. 살면서 힘든 일을 많이 겪은 사람일수록 힘든 일에 잘 대처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기자 질문: 살면서 어느 정도의 고통은 필요하다는 것이 이번 책의 주제인가?
저자 답변:
고통은 우리 삶에 의미를 부여한다. 부정적인 경험을 무조건 약물로 치료하거나 퇴치하는 대신에 수용할 줄도 알아야 한다. 고통은 무조건 피해야 할 대상인 것이 아니며 보람찬 삶을 살기 위한 비결이 고통 속에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

출산 진통은 자연 선택의 결과물
난생이 아닌 모든 동물은 새끼를 낳는다. 따라서 우리 인간 호모 사피엔스도 태초부터 출산의 숙명을 진다. 따라서 출산의 역사는 인간의 역사와 동일하게 아주 오래된 것이다. 도구를 사용할 줄 모르던 인간이 돌을 깨거나 갈아서 도구를 만들고, 돌로 만들었던 도구들이  청동기나 철기로  바뀌었다.  환경에 더 잘 적응하고 생존에 유리한 쪽으로  변화되는 오랜 진화 과정처럼  출산 과정도 진화를 거쳐 변화될 수 있을만큼 충분히 긴 기간을 거쳤다.  지금도 약간은 그런 점이 없지 않지만 아마도 오래 전에도 출산 진통을 강하게 느끼는 산모와 덜 느끼는 산모가 있었을 것이다. 출산 진통을 덜 느끼는 산모가 생존에 더 유리하고, 사회의 유지에 더 도움이 되고 2세를 키우는데 도움이 되었다면 점점 더 출산 진통이 없는 쪽의 산모가 생존해 남았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가 보는 것은 살면서 거의 겪어 보지 못한 심한 진통을 출산하면서 겪는 산모들뿐이다. 그것이 자연의 선택이다. 출산 진통이 인류의 생존과 사회의 유지와 2세의 양육에, 그리고 나아가 산모 자신의 자존감의 상승에 더 도움이 되었기 때문에 아직도 출산하면서 심한 통증을 겪는 것이다. 인간에게 있어 통증이건 다른 것이건 해로움을 끼치기 위해 남아 있는 것은 없다. 심지어 아무 소용 없다고 생각해서 한때는 개복할 기회만 있으면 제거하던 맹장조차 현재는 면역 계통에 매우 중요한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서 이제는 맹장염으로 터지게 될 위험이 있는 경우 외에는 제거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살면서 고통이든 가려움증이든 당장 내게 불편하다고 느끼는 것들은 없애려고만 한다. 걷는 것이 싫어서 꼼짝하지 않고 앉아서만 생활을 하고 일체의 운동을 하지 않는다면 그 결과가 어떨지는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출산 관련하여서도 많은 것들이 오해와 편견에 쌓여 있다. 특히 임신 출산 관련하여서는 그 선택의 효과가 당장 눈에 띄게 드러나지 않아서 어느 것이 현명한 선택인지 잘 모를 수 있다.  혹은 이쪽 길을 가는 대신 저쪽 길을 감으로써 얻고 잃는 것을 비교해 볼 수 없는 것이 인생이라서 그런 현상이 생기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런 경우에는 “몸에 좋은 약이 입에 쓰다.”는 경구를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임신 출산에 있어서는 비록 좀 힘든 것이라할지라도 자연적인 것이 가장 좋은 것이다.

이 글에 좋아요를 표시한 회원

ekdekdsu [2018-04-24 17:32]  hanalakoo [2018-03-27 08:56]  dyoon [2018-03-17 06:04]  zoomooni [2018-03-15 21:56]  podragon [2018-03-13 17:00]  달콤짱짱 [2018-03-08 22:49]  satieeun [2018-03-08 19:55]  

스마트폰 모드|진오비 산부인과

© 2005-2024 gynob clinic

빠른 답글 맨위로 목록으로 돌아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