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모 : 한국나이 40세
출산 예정일 : 2018. 9. 27.
출산일 : 2018. 9. 26.
     
사람 일은 참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결혼도, 출산도 남의 일로만 생각했었는데 심지어 출산 후기를 남길 줄이야..
     
출산 후기도 기억이 생생할 때, 병원 입원 중 폭풍처럼 써내려가리라 마음먹었는데 벌써 생후 48일 째이며, 그나마 친정엄마 찬스로 짬을 간신히 내어 끄적여 봅니다.
     
[병원 선택]
장사를 하지 않는, 진심을 담아 진료, 치료하는 진짜 병원을 찾았고, 그곳이 진오비였습니다. 다녀보신 분들은 제가 무슨 얘길 하는지 아실 거예요. 생전 후기라고는 남기지 않는데 후기를 남기는 이유도 너무나 의료진 분들께 감사하기 때문이에요.
홈페이지 글 읽어보고는 ‘바로 여기야‘ 했죠.
     
후기를 비롯해 상담글이나 의료정보글 등을 통해 임신, 출산 관련 정보를 얻었기 때문에 원장님이 진료시 더 궁금한 점을 물어보시면 거의 없다고 대답했던 것 같네요.
인터넷에 떠도는 과도하고 무분별한 정보보다는 심원장님이 올린 글들을 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임신]
아기를 갖겠다고 맘 먹고 6개월 정도 자연 시도해도 소식이 없어, 심원장님께 초음파를 보며 배란일 전후로 날짜를 체크 후 시도하니 한 방에 임신 성공했구요,
     
임신 중 임신성 당뇨 판정을 받아 인슐린 치료없이 식이요법과 운동만으로 관리했습니다.
     
그 결과 임신 9개월까지 5kg만 증가했고, 막달에는 원장님께서 잘 먹어서 아기 체중을 늘려야 한다고 해서 한달 동안 먹고 싶었던 것들을 먹을 수 있었어요. 물론 운동은 병행 했구요. 막달에 못 먹는 설움을 겪지 않으려고 정말 눈물 나게 관리했고, 계획대로 막달에는 임산부다운 풍요로움을 즐길 수 있었죠.
     
임당 식단은 잡곡밥과 채소, 양질의 단백질을 적당한 양으로 여러 번 나누어 먹었고, 먹은 후 30분이 지나기 전에 무조건 운동(걷기 또는 실내바이크)을 했어요.
     
임당 산모들은 자괴감에 빠지기 쉽지만, 전 ‘우리 아기가 효자네, 엄마 몸매 관리를 다 해주고~’ 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출산 후 다이어트 미리 한다는 마음으로 생활했어요.
     
[운동]
원장님이 가장 강조하시는 운.동. 말입니다. 모두들 많이 들으셨죠? ^^
전 임당에 비만, 노산이니까 아마 두 배로 들었을 거예요.
그래서 운동이 가능한 19주쯤부터 임산부 요가 주 3회, 식후 유산소 30분씩 하루 3번, 매일 오전 산전체조(합장합족 등, 요가와는 비슷한 듯 다른 체조) 30분을 하루도 빠짐없이 했습니다.
유래없는 폭염이 찾아온 지난 여름에 만삭을 겪은 저는 땀과 눈물을 함께 흘리며 오직 아기를 위해 나이많은 엄마가 해줄 수 있는 건 몸을 최상의 컨디션으로 만드는 것 뿐이라고 생각하고, 남편과 매일 밤 한강과 연남동, 망원동 일대를 배회했죠.
     
그 결과 남편은 체중의 앞자리가 바뀌었고, 전 그토록 원장님께 듣고 싶었던 말, 살이 좀 쪄야 한다, 잘 먹어야 한다 라는 말씀을 들을 수 있었고, 막달에 마음껏 먹을 수 있는 행복을 누렸습니다.
     
출산할 때 생각지도 못한 고통 때문에 계속 수술을 외치게 됐는데, 그 때마다 원장님의 운동 많이 않했냐는 도발(?)에 분만실에 기듯이 이동하면서도 그간의 운동하느라 흘린 땀이 억울하게 느껴져 원장님의 어깨를 깨물 뻔 했습니다. 진짜예요. 정말 앞서 가고 있는 원장님과의 거리가 10cm만 가까웠어도 깨물었을 겁니다.
울면서 제가 말씀드렸죠, “저 운동 5개월 했단 말이에요, 엉엉” 기억나시나요? 원장님~ ㅎㅎ
     
[출산]
예정일 이틀 전, 양수가 먼저 터져 가진통만 있는 상태에서 입원했구요,
결과적으로 양수 터진지는 33시간, 진진통 후 13시간, 유도 촉진제 맞은 후 6시간만에 자연분만에 성공했습니다. 이슬을 본 후 총 34시간 만의 출산이었지요.
     
이슬을 본 후부터 휴대폰에 시간대별로 기록해 두었으나 너무나 길기 때문에 간략히 포인트 시간만 적은 것이구요,
매 2시간마다 꼼짝없이 하늘보고 누워있는 태동검사가 정말 힘들었습니다.
움직일 수만 있다면 기계를 머리로 받을 뻔 했죠.
     
너무 아파서 내진의 공포 따윈 없었고, 그저 내진 후 빨리 이 출산의 과정이 끝나기만을 기다렸습니다.
     
촉진제를 맞으니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고통이 아니라는 확신이 들어 남편에게 살려달라고, 수술해달라고, 난 못한다고, 집에 가자고 남편 가슴찢어지는 말을 반복했고, 나중엔 이런 말조차도 안나올 만큼 힘들 때 분만실로 이동하고, 남편과 힘주기 연습 후 마지막 힘을 짜내 출산을 합니다.
     
힘을 줄 때는 배꼽을 바라보며 응까하듯이 길게 힘을 줘야 하는데, 평소 숨이 짧은 편이라 요가 수업 힘주기 연습할 때 언제나 중간에 한 번 끊어서 두 번씩 호흡을 해야 했던 저도 막상 실전에 놓여지자 길게 끙 힘주기가 되더군요. 그 때가 되면, 본능적으로 진통이 찾아올 때 힘을 주게 되고, 그 고통을 끝내고 싶어서라도 미친 듯이 힘을 주게 됩니다.
그 말도 안되게 아픈,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고통의 시간이 지나면 아기가 배 위로 올려져요.
     
이 모든 시간은 결국 지나갑니다.
     
전 출산할 때 임신 중 땀흘린 것이 아까워 원장님을 비롯한 의료진 분들께 못한다고 혼나지 않고 낳는 것이 목표였는데 칭찬을 받지도 않았지만, 못한다고 혼나지도 않았으니 목표달성 했네요. ^^
     
출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진통 중 엄마가 찾아오셨을 때에요.
친정엄마가 병원 밖 카페에서 기다리시다가 못참고 병실에 찾아오셨는데, 태동검사 중이어서 움직이지도 못하고, 촉진제를 맞고 1분 간격으로 진통이 찾아올 때라 눈도 못 뜬 채 침대난간을 붙잡고 괴로워하고 있었죠. 엄마가 오신 것도 알고 있고, 엄마가 너무 보고 싶고, 엄마 손을 너무나 잡고 싶지만, 너무 아파서 얼굴을 돌릴 수도, 눈이 떠지지도, 입을 열 수도 없었어요. 그러던 중에 엄마가 면회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안타까워하며 가려고 하시길래, 모든 힘을 쥐어짜 엄마를 불렀어요.
엄마, 라고 간신히 부르자 엄마가 오야, 내새끼 하며 다가와 흐느끼며 제 손을 잡는데, 그 때 마지막 힘이 생겨난 것 같아요.
우리 엄마가 느꼈을 이 고통, 나도 할 수 있을거야, 아기 낳고 엄마 밥 먹을거야, 하고.
     
출산하고 나니, 모든 것이 새롭게 보이고, 모든 엄마들이 다 특별해 보입니다.
     
인생에서 다시 느낄 수 없는 이 경험을 성공적으로 마치게 해주신 원장님과 간호사 선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남편은 자연분만 할 수 있도록 잘 꼬셔주신 원장님께 절하고 싶을 정도라네요.
     
원장님은 정말 .사. 선.생.님. 이십니다.
     
모두 순산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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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노산에 초산, 2월 예정인데 용기를 얻고 갑니다.  등록시간 2018-12-05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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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떡맘 [2018-11-14 19:48]  happybud19 [2018-11-14 15:43]  podragon [2018-11-13 18:43]  양선영 [2018-11-13 15:27]  구현정 [2018-11-13 11:30]  박선주 [2018-11-13 00:07]  시온맘 [2018-11-12 22:09]  심상덕 [2018-11-12 20:36]  

본 글은 아래 보관함에서 추천하였습니다.

#2 podragon 등록시간 2018-11-13 18:46 |이 글쓴이 글만 보기
후기 정말 감동적으로 읽었습니다. 얼마전 심원장님 인터뷰해서 고령 산모도 준비를 잘 하면 자연분만 할 수 있다는 칼럼을 실었는데 제왕절개 하신 분들 및 기타 등등의 악플에 살짝 의기소침(?)하던 차에 후기 읽고 힘도 많이 되네요! 원장님 말씀처럼 운동 열심히 하시고 준비 잘 하신 산 증인이 계셔서...! 육아도 정말 화이팅입니다. 아기와 함께 행복한 순간들 만끽하세요...! 넘 금방 크더라고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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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이 되셨다니 기쁘네요- ^^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았는데 육아를 하다보니 정말 시간이 여의치 않아서 백분의 일로 줄여 쓴 듯 합니다- 노산 맘들 힘내세요!!  등록시간 2018-11-15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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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aia [2018-11-15 01:01]  happybud19 [2018-11-14 15:43]  
#3 happybud19 등록시간 2018-11-14 15:49 |이 글쓴이 글만 보기
저도 너무 감동하며 읽었습니다. 엄마 부르실때 어머님의 대답 장면이 눈물이 나네요ㅜㅜ 비만산모인 저는 초기에 입덧이 심하고 산책 체조도 살살 해서..18주경엔 샘으로부터 (그토록 듣고싶었던) 체중을 좀 늘려야한다는 이야길 들었는데..그후 누워만있고 단 것 흡입하다가 6킬로 이상 늘어서 26주에 가서는 혼났습니다.  운동과 식단관리를 진짜 열심히 하신 내용 읽고 열심히 해야겠다..자극이 되네요. 감사합니다.  아기와 함께 더욱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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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만에 다시 읽고 눈물을 글썽이게되네요! 말씀대로 맘껏 먹고 태교취미도 하고 운동도 슬슬하던 사이 아이가 쑥쑥크더라고요.출산 준비물 마치자마자 예정보다 한달도 넘게 일찍 낳고 잘 회복중입니다. 아기가   등록시간 2018-12-16 14:57
눈물 나시면 안되는데 ㅠ ㅠ 잘 수 있을 때 마니 자두고, 여유롭게 먹을 수 있을 순간들을 즐기시길 바래요 ^^; 운동 열심히 했더니 아기 낳을 때도 도움이 됐지만, 회복도 빠른 것 같아요- 힘드시겠지만 운동은 배  등록시간 2018-11-15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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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neymonkey [2018-12-05 08:30]  navi3561 [2018-11-15 03:22]  alaia [2018-11-15 01:04]  podragon [2018-11-14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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