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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11월28일 출산한 복덩이 엄마입니다.

미치게(?)예쁜 4살된 첫째와 신생아 둘째를 같이 보다보니 벌써 50일 정도가 지났네요.
이 정신없는 일상중에도 저의 두번째 출산을 잘 마무리하고 정리하는 의미에서 꼭 후기를 작성하고 싶었습니다.
(첫째때 작성했던 출산 후기도 있네요 http://gynob.kr/forum.php?mod=vi ... amp;page=1#pid20105)

저는 임신이 된 후에 병원을 다니기 시작한게 아니라 첫째 둘째 모두 임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부터 다녔습니다.

첫째가 두돌이 되는 시점이 되니 둘째를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임신준비 첫 단계로 자궁경부암검사를 받기 위해 내원했었습니다.
첫째 때 처럼 병원에서 배란일을 받아서 임신하고 싶다고 말씀드리니, 다음달 생리가 시작하고 다시 와야 초음파를 볼 수 있다고 하시며
다만 자궁경부를 봤을 때 지금이 배란기 일수도 있다는 언지를 주셨어죠. (바로 임신 시도함)

[임신확인]
둘째 임신 사실은 7주 정도가 지나고 알았습니다. 바로 임신을 했을거라는 생각은 못하고 다음달 생리 시작하면 병원 갈 생각만 하다가
계속되는 두통, 울렁거림이 있어서 이게 임신 증상이 아니면 내과적으로 큰 병이 왔다보다 하고 임신 테스트기로
확인해보니 선명한 두줄이 나왔습니다.
그 순간의 기쁨과 희열은 지금도 잊을수가 없습니다. 내 안에 또 작은 생명이 자리 잡았구나 하는 그 경의로움

[임신초기]
원장님께서 산모의 나이에 따른 유산 가능성 및 태아 기형 발생 위험에 대해서 상세히 설명해주셨던 기억이 납니다.
산모수첩에 제 나이에 속하는 카테고리에 연필로 표시를 해주셨었죠.
지금 생각하면 그게 fact니까 의사로서 고지하신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때는 혹시라도 태아한테 안 좋은 일이 있을까봐 무섭고
나이 많은 엄마라서 미안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임신중기]
적정 체중 유지하며 아가도 주수에 맞게 잘 크고 있고 있었고 임당검사도 잘 통과를 하고 보니
둘째도 잘 있다가 출산할 수 있겠구나 하는 어느정도 자신감이 들었습니다.

[임신말기]
원장님은 36주차부터는 출산을 해도 가능한 주수에 들어가니 순산체조를 열심히 하라고 하셨습니다.
그 때부터는 집에서 순산체조나 요가 동작을 했었고, 1주일에 한번은 순산체조 수업도 다녔습니다. (첫째를 봐야 했기 때문에 자주 가지는 못했어죠)
38주차에는 따뜻한 입원실에 누워서 20분정도를 태동 검사를 했더니 정신이 몽롱해져서..
원장님은 잠이 덜 깬듯하게 보이는 저에게 출산 징후가 있으면 언제든지 병원에 오라고 야간이건 주말이건 병원에 있다는 말씀을해주시는데
정말 든든했었습니다.

[출산]
39주차에 들어서도 아무런 출산 증상은 없었고, 이러다 40주 넘어서 유도 분만 하게 되는 건 아닌지 걱정이 계속 들었습니다.
그러다 39주4일 째 아침에 일어나 보니 출혈이 있어서 내일쯤 출산하겠구나 했습니다. (첫째때도 출산 전날 아침에 이슬 비치고 다음날 아침에 출산)
본능인지를 모르겠으나 출산이 가까워지니 에너지가 넘쳐서 평소에 하지 않던 온 집안 구석구석을 청소까지 했습니다.  
하루 종일 간간히 배가 사르륵 아팠고, 저녁 시간쯤되자 왠지 밤 늦게나 새벽에 출산을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외래가 끝나기 전 미리 병원에 전화를 해서
저의 현재 어느정도 상태인지 말씀을 드리고 규칙적으로 10분 간격이 되면 가겠다고 했습니다.

한 동안 엄마와 떨어져 지내야 할 안타까운 첫째를 안고 같이 자려고 했으나 자려고 하면 진통이 더 격하게 느껴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다시 거실로 나와서 짐볼 위에 앉으니 견딜만 했습니다. 새벽 3~4시쯤 되지 진통은 10분 간격으로 어느정도 규칙적으로 왔으나 그래도 참을만 했습니다. 그러나 갑자기 진통 간격이 8분 정도로 바뀌자 불안해졌습니다.
첫째 낳을 때 자궁문의 다 열린 상태로 병원에 가서 바로 분만을 했었기 때문에 차에서나 길에서 아이가 나올 것 같은 느낌이 드는게 너무 무서웠습니다.
당직 근무 중이었던 남편에게는 병원으로 바로 오라고 전화를 해놓고 서둘러 잠이 든 첫째를 업고 친정 부모님과 병원을 갔습니다.

새벽 5:30 분쯤 병원에 도착해서 내진을 하니 자궁문의 3~4cm 열렸고, 태동 검사기를 대니 규칙적 진통은 없었습니다.
계속해서 진통이 없자 바로 출산 할 것 같지 않아 부모님은 남편을 데리러 가시라고 하고, 저 혼자서 입원실에 누워 태동 검사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침 8:30분 정도 쯤되자 원장님께서 오셨고 내진을 해 보시고는 자궁문의3~4cm 그대로이나 자궁경부가 많이 부드러워져 있고
예정일은 다 채워서 아기가 더 크지도 않을거니 자연진통을 조금 더 기다려 보다가 유도를 시도해 보자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아침식사를 먹겠느냐고 물어보셔서 저는 기다렸다는 듯이 달라고 하여 혼자 앉아 산모 미역국을 한 그릇 뚝딱 먹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아침밥 먹은 그 힘으로 잘 출산 할 수있었던 것같습니다.)

오전10시쯤이 되어도 자연 진통은 약 했고, 유도제를 투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가장 약하게 1단계로 유도제를 투여했으나 큰 변화는 없었고, 2단계로 높였고 급속도로 진통이 시작되었습니다.
진통의 마직막 단계인 '1분 쉬고 1분간 진통'이 반복적으로 왔고 바로 분만실로 이동했습니다.
덜덜 떨리는 진통 속에서도 힘을 줘서 아기를 낳아야 한다는 멀티 플레이(?)를 내가 이번에도 잘 해낼 수 있을까하는
순간 걱정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분만대에 올라가 원장님의 지시에 따라서 힘을 줘야 할 때에만 힘을 주려고 했으나, 바로 바로 그 타이밍에 힘을 주는 게 어려웠습니다.
제가 눈을 감고 막 힘을 주자 원장님이 저랑 눈을 맞추시며 눈을 뜨고 힘을줘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10개월을 병원에 다니며 처음 원장님과 아이컨텍을 했던 것 같습니다^^)

원장님께서 "이번에 아가 나옵니다" 하시며 마지막으로 힘을 주라고 하셨고 바로 아가가 원장님 손에 있는 걸 확인했습니다.
분만은 아가를 받아주시는 의사와 산모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서 이루어짐을 느꼈습니다

아가는 제 가슴위에 올려주셔서 머리와 엉덩이를 받치고 안고 있는데, 또 하나 더 내새끼가 세상 밖으로 잘 태어났구나 하니 너무 너무 감사했습니다.
제가 휴대폰으로 측정한 마지막 진통이 12:14 분인테 우리 아가 출생 시간이 12:34 분이니 이번에도 나름 순산했습니다.

원장님은 출산이 다 끝난후 직접 아가와 산모를 입원실로 이동 시켜주셨고, 산모에게 출혈은 없는지 아가한테는 이상은 없는지 수시로 오셔서 봐주셨습니다. 동교동 삼거리라고는 느낄수 없는 조용하고 아늑한 1인실은 세상에 갓 나온 아가와 부모가 지내기에 더없이 좋았습니다.  

진오비는 저에게 기운이 좋은 곳 입니다.
평생 지독한 생리불순에 시달리던 저에게 두 명의 건강한 보물을 안겨준 감사한 곳이며 임신중 한번도 같이 병원에 다니지 못했던 남편도 분만시 원장님을 뵙고는 저보다 더 팬이 되었습니다. 지금도 병원 앞을 지나가게 될 때면 저희 첫째에게 여기서 태어 났다고 꼭 얘기해줍니다.
개인적으로 저희 아이들이 다 클때까지 병원이 계속 번창하고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병원 운영과 진료에 확고한 소신을 가지신 원장님, 항상 친절하신 데스크 간호사 선생님, 분만시 많은 의지가 되었던 분만실 간호사
선생님들 모두 감사드리며 앞으로는 정기 검진 다니며 뵙겠습니다.

댓글

출산한지 17개월이나 지났는데, 마치 저도 같이 출산하는 것처럼 생생하게 다 그려지네요. 둘째는 첫째와 또 다른 느낌이겠죠? 한방에 임신! 순산 기운! 잘 받아갑니다~~~  등록시간 2019-04-16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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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alakoo [2019-04-16 21:59]  happybud19 [2019-02-03 05:04]  송수연 [2019-01-28 23:48]  pavese [2019-01-25 00:50]  박선주 [2019-01-24 13:58]  podragon [2019-01-23 21:50]  심상덕 [2019-01-23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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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happybud19 등록시간 2019-02-03 05:13 |전체 글 보기
따뜻하고 사랑이 느껴지는 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같은마음입니다. 나중에 동삼을 지나가다 아이에게 여기서 태어났다고  말해줘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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