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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가 태어난지 어느덧 160일즈음 되었네요
다큐 공감을 보고 진오비출신 조리원동기 엄마들이랑 얘기를 하다가 휴대폰 메모장에 끄적여놓은 출산후기 함께 공유해보고자 들어왔어요~^^

저는 처음부터 자연분만을 할 생각이라 아기가 최대한 크지않게 나왔으면 해서 37주부터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었거든요
그전에는 배뭉침이 심해서 조산기때문에 조심조심했었어요
임신 전체 기간동안 초기 16주때까지만 운동을 안했고 그 뒤에는 하루에 한시간씩 요가를 했어요
이틀은 동네 체육센터에서 하는 임산부 요가를 하고 그 외의 날들은 유트브보며 요가했는데 몸도 가벼워지고 고관절이랑 골반에도 도움이 되는거같아요 기분도 좋아지구요
37주 넘어서는 매일 저녁 남편이랑 한시간~한시간 반씩 걷기 (만보) 하고, 요가 한시간하고 +짐볼, +합장합족100회, +북극곰자세 아침저녁 5분씩했어요
체력이 좋아지는 느낌이었습니다 ㅋㅋ 임신기간중에 제일 컨디션 좋아졌었던거같네요. 38주 넘어서는 빨리 나왔으면..했고 엄청 돌아다녔어요.
저는 회음부절개를 하고싶지않아서 37주부터 남편이 매일 회음부 마시지를 해줬어요.

참고로 진오비는 자연분만을 위주로 하시는 병원이지 자연주의 출산은 아닙니다!
출산전에 출산계획서를 원장님과 공유하는데요
저는 모든 항목에 주사도 안맞고 무통도 안맞고 링겔조 안맞고... 회음부절개도 안하고.. 뭐 그런 자연주의적인 항목에만 다 체크했었는데 원장님께 혼(?)이 났어요. 필요에 따라 처치를 해야한다고...하셨던거같네요. 너무 단호하게 자연주의출산을 하려면 다른병원으로 가라고 하셨어요. 그때가 임신 막달때였는데, 중대한 거사(출산)을 앞두고 뭘까 마음이 되게 말랑말랑했었거든요... 원장님이 진오비는 자연주의출산병원은 아니라고 확실히 얘기해주셨네요..전 사실 자연주의 출산을 하고싶었거든요. 그와 관련된 책도 많이 읽고 몸도 마음도 준비를 하기도 했구요. 그게 불가능하단말에 아쉽고 섭섭한 마음에 원장님 앞에서 눈물을 쏟았었어요. ㅎ 기억하시려나요 ?
그래서 저는 결국 원장님이 필요하다고 판단되시면 의료적 조치를 해달라, 저는 병원을 옮기고 싶지는 않다고 말씀드렸어요.

5/2 (38주5일)
첫 이슬을 봤어요! 피가섞인 콧물같은 점액. 이게 말로만듣던 이슬이구나! 보자말자 딱 알았네요. 아기를 곧 만날 수 있을거라는 설렘이 들었네요. 하지만 이슬보고도 일주일 걸린다는 사람도 있다고 해서 더 운동빡세게 했어요 ㅎㅎ 첫 이슬보던 날 이후로는  매일 이슬이 비쳤습니다~

5/4일 (39주 0일차)
연휴가 시작되며 길거리에 사람들이 쏟아지던 혼잡한 날에도 지하철타고 전시보러 하루종일 걸어다녔고요 결국 그날밤부터 약하게 가진통이 왔어요 밤에 자기전에 배가 아프다 말다하더라구요
가진통같았는데 이게 바로 진진통으로 연결안됄수도 있다해서 크게 기대는 안하고 지켜보다가 잠들었어요.

5/5일 (39주 1일차)
아침부터 가진통이 있었는데 그리 심하지않았어요
휴일이라 남편이랑 집청소하고 점심먹고 쉬고 아기용품도 손바느질로 만들고 하다가 화장실을 두번가고 (그게 자연관장이었네요) 오후 다섯시즘 근처 시장에 장을 보러갔어요
설마 이게 진진통으로 연결될거란 생각은 못했죠
3-4일정도 뒤에 출산할라나 싶어 그 사이에 먹을 식량만 사야겠다는 생각으로 나왔어요
중간중간 걷는 도중에 진통이 있어서 걷다가 남편한테 기대서 쉬다가 하면서 장을 봤어요~
집에와서 장본걸로 오후 8시즘 저녁을 먹는데 진통이 또 있었어요. 어플로 시간을 재보니 한 5분간격으로 정도 규칙적인거같더라구요.
이때부터 아 이제 진진통으로 바뀌는건가 싶어서 밥먹고 나서 출산가방도 한번 점검하고요. 샤워도 하고나왔네요.
진통있을때마다 짐볼에 엎드려 있기도 하고, 남편이 엉덩이 위쪽 마사지도 해주고, 얼음찜질도 해줬는데 제가 밤이 깊어갈수록 점점 졸리고 체력이 떨어지는게 느껴졌어요
이제 밤이 깊어지는데 어떻게해야하나 싶었어요. 마음같아서는 가진통으로 끝나고 이번밤은 푸욱 자고 내일아침에 이어서 진통하고 싶었네요 ㅋㅋ
체력이 떨어져서 침대에 진통을 견디는 것이 그나마 낫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침대에서 옆으로 누워서 졸다가 진통이 오면 남편이 마사지랑 얼음찜질해주고 시간을보냈어요
이때 이완되는 음악도 좀 틀고 조명도 어둡게 하고 그러면서 진통시간을 보내며 있다가 새벽 두시즘 되었나? 남편이 슬쩍 잠이 들었어요. 남편을 깨우기는 좀 그래서 저도 살짝 졸다가 진통이 오면 호흡을 하면서 그 시간을 버텼어요
임신내내 진통이란 과연 무슨 느낌일까 궁금했었는데 정말 아프더라구요..
진통이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세져요.
파도가 치듯이 물밀듯이 뭔가 밀려오는 느낌으로 다가오는데 진통이 시작되면 저는 호흡하고 이완하려고 노력을 하면서 숫자를 천천히 셌어요. 하나~ 둘~ 셋~ 쯤 오면 진통이 어마어마하게 커지다가 다섯~ 쯤 오면 진통이 최고 절정이에요. 그리고 다섯을 넘어가면 진통이 조금씩 줄어듭니다. 그럼 그 진통을 무사히 넘어갈수있는거에요. 이렇게 숫자를 열까지세면 1분에서 1분30초 정도 되는 진통시간이 지나가요.
나중에는 허리랑 항문쪽? 으로 진통이 오더라구요
진통올때 똥이너무 마려운거에요. 똥이나올거같은데 그건 똥이아니었어요. 허리는 끊어질것같고 항문쪽이 터질것같은 느낌이었어요 ㅠ 출산 후기들중에 배 위로 코끼리가 밟고 지나가는 것 같은 통증이라는 비유가 있었는데 그게 무슨말인지 알겠더라구요 ㅋㅋ 배는 돌처럼 땅땅해지고 짐볼에 바람넣는것처럼 몸에 압력이 가득차는 기분이었어요. 아무리 이완하려고 힘풀려고 노력해도 몸이 다리까지 지릿지릿해지고 힘이 들어가더라고요. 동시에 심장도 엄청두근거리고 숨이 막혀요. 정신차리고 호흡하지않으면 패닉에 걸릴거같은 느낌이었어요. 그래도 숫자세며 이 숫자가 지나가면 통증이 사라진다는걸 아니까 버틸수 있었네요.
어떻게든 최대한 집에서 버티고 병원에 가야한다는 생각이었습니다 4분간격의 1분이상의 통증이 1시간이상 계속될때까지 버티자는 생각으로 혼자 호흡하며 새벽 다섯시 반정도까지 버텼어요.
그쯤되었을때 창밖은 밝아지고 있었고 남편을 깨웠어요.
이제 병원에 전화해보자고.. 병원에서는 여섯시 반정도까지 오라고 해서 슬슬 준비를 하고 나갔습니다. 진통이 얼마나 아픈지 제대로 서있기가 힘들정도였어요. 진통이 올때 기대어 서있을때도 다리가 후들후들거렸고 아파트 엘레베이터가 왔을때 진통이 오면 타지도 못할 지경이었어요. 움직이질 못하고 주저앉아버렸었어요. 집에서 차로 십분거리인데도 밑에 과속방지턱도 엄청 신경쓰이고 계속 호흡하면서 겨우 병원에 도착했네요.

5/6 (39주2일)
아침 6:30 - 병원도착
도착해서 간호사분이 내진을 해주셨는데 자궁문이 4-5센치 열렸다고 햇어요. 잘 버티고 왔다고 해주셨네요. 내진을 이때 처음했는데 진통에 비해서 아무것도 아니었네요. 진통보다 아픈게 세상에 있을까 싶엇어요 ㅋㅋ
태동검사를 했는데 진통이 오는 중에 똑바로 누워서 배에 심음장치 두르고 하는게 그렇게 힘들줄 몰랐네요.
계속해서 숫자를 세며 진통을 버티고 허리와 항문이 폭팔할거같은 느낌을 버텨냈어요.
남편이 병원에서 진통올때마다 얼음팩을 등에 지긋이 눌러줬는데 이게 그래도 도움이 된거같아요
진통이라고 말안해도 제가 호흡이 거칠어지면 진통인지 알아차리고 알아서 얼음팩을 눌러줬네요 ~
그러다가 심 원장님이 오셔서 내진을 해주시고 7-8센치 열렸다고 하셨어요. 분만실로 올라가서 손에 정맥링겔을 맞았고요
계속 호흡하며 진통을 버텼어요
아침 9시 -힘주기 시작
심원장님께서 다시오셔서 내진을 하시고는 이제 다 열렸다며 금방 아기 낳겠다고 하셨어요. 30-40분이내로 낳자고 하셨어요. 저는 분만대 위로 올라갔어요. 소독된 천을 엉덩이밑과 다리위에 깔고 소독된 옷을 입으신 간호사분들이 갑자기 쨘 등장하셨네요.
드디어! 힘주기의 순간이 왔어요.
내가 잘 할수있을지 두려웠지만 모든 것이 너무 휘몰아치면서 와버렸어요. 그동안 들었던것 기억했던 것들 떠올렸어요. 상체를 살짝 들고, 얼굴이나 어깨가 아니라 배에 힘주면서 똥싸는 느낌...!! 생각하면서 드디어 힘주기 첫번째 진통이 찾아왔네요. 진통이 왔을때 힘을줘야하기에 진통의 고통과 힘을 같이 써야한다는게 두렵고 떨렸어요. 남편은 제 상체를 살짝 들어줬구요. 한 간호사분이 갑자기 고프로로 저의 출산장면을 촬영하기 시작하셨어요.
진통이 왔을때 입도 다물고 숨참으며 항문을 폭파시킨다는 생각으로 힘주기을 하고 호흡을 들이마시는 순간 의사샘이 한번더! 하시더라구요. 잠깐 숨을 들이마시고 그때 힘을 한번 더 줘야하는것이었어요. 간호사분이 제 배를 같이 누르시고 숨도 참고 힘을 주는것이 정말 정신을 잃을거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첫번째 힘주기는 실패였어요. 심원장님 왈 여러번하면 힘들다고 최대한 한번에 가야한다고 했어요. 무조껀 저도 그래야겠더라구요. 한번 힘주기하고나니 너무 덥고 힘들고 기절할꺼같고 그래서 기진맥진하더라구요.
덥다고 하니까 어쩔수없대요. 아기가 태어날때 이 온도여야한대요. 그렇게 힘주기 3번... 저는 거의 탈진할뻔했어요.
다음 4번째 시도 !!
힘!! 더 힘주세요!!! 숨을 한번고르고 한번더 힘!!!!
해서 결국 이번에도 실패인가...? 생각하는 순간
아기 머리가 나왔다는거에요.
그래서 다행이다... 싶었어요. 힘 빼라고 하셔서 그대로 했는데 그래도 좀 아팠던거같고.. 결국 얼굴 나왔다고 알려주신 순간에 아 이제 됐구나 끝났구나 싶었네요.
애기가 제 배 위에 올려지고 후처치가 들어가는데 실감이 안나더라구요. 애기가 이쁘다 이런 생각보다는 저는 그냥 지치고 힘들어서 기진맥진한 상태... 이제 끝인가보다.. 하면서 태반이 나오면 시원하던데 왜 나는 안시원하지? 이런생각을 했어요.
회음부 절개를 안했더니 회음부 마사지를 했었어도 힘빼기를 잘 못해서 그런지 항문가까이까지 많이 찢어졌대요
남편이 고프로를 간호사분께 건네받아서 마지막 힘주기 장면이랑 탯줄 자르는 부분을 직접 촬영했구요 ㅎㅎ
총 30분정도 만에 힘주기는 끝이 났습니다.
분만후에 잠이 쏟아지는데 두시간정도 분만대에 누워서 쉬었어요. 자면 안됀다고 하더라구요. 멍-한 상태로 쉬다가 어기적어기적 걸어서 방으로 돌아왔어요.
무통주사도 안맞고 쌩진통겪으면서 아기낳는다는거 정말 생각보다 너무 큰일이었어요. 몰라서 했지 이제 두번은 못할거같아요 ㅋㅋㅋ

저는 특히 긴 진통을 내내 항문으로 했어요 (진통 내내 똥마려운 느낌;;)그래서 출산후에도 밑빠지는 느낌이 몇주간 계속 났고, 그와 관련해서 병원진료하러도 두번정도 더 갔던거 같네요. 회음부도 한번 더 터져가지고한번더 꼬매주셨고요
출산이란게 정말 쉬운일이 아니구나.. 많이 깨달았습니다.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어쩌나 걱정도 많았구요. 정말다행이도 시간이 지나니 몸이 회복되더라구요.
임신기간내내 사실 병원가는게 큰 행복이잖아요~ 뱃속의 아기가 얼마나 컸는지.. 어떤 모습으로 꼬물대고 있는지 ... 병원가는 날은 항상 손꼽아 기다려지는 날이었고, 집에서 병원으로 향하는 마을버스안에서의 설레던 아침이 글을 쓰니 떠오르네요. 진오비는 특히 초음파진료때 우리 아가를 꼼꼼하게 봐주시고요. 무엇보다 과잉진료가 없으셔서 참 좋았어요.
원장님이 솔직히 죄금 무섭긴했지만요. 마지막 출산전 면담(?)할때 원장님이 그러셨거든요. 제가 자연주의 출산하고싶다고 하니, 아마 진통이 오면 쉽게 통증을 참지못할거다.. 대부분의 산모들이 진통제나 무통놔달라고 사정한다고.. 그런마당에 무슨 자연주의냐.. 전 사실 그말에 오기가 좀 생겨서 출산할때 진통제 없이 버텼던거 같아요. 진통제는 절대 안맞으리라... 했었죠. 아기낳는건 사실 세상어느것보다 자연스러운 일이잖아요. 해낼 자신이 있었어요.
참 그리고 저는 진오비의 작은 디테일들이 참좋았어요. 출산때 고프로로 직접촬영하게 해주신점. 분만실에 흘러나오던 클래식..
참!! 무엇보다 좋았던점... 진오비 산부인과는 맛집입니다 ㅋㅋㅋㅋ 모자동실하던 2박3일내내 매 끼니가 너무 맛있었어요. 심지어 저와 남편모두 페스코채식주의자거든요. (해산물만 먹는 채식) 그런 입맛도 고려해주셔서 식단을 짜주셨어요. (저희 있었을때 입원실에는 분만산모가 저희밖에 없었네요.)  

심원장님의 손길로 세상에 나온, 벌써 제겐 세상에서 가장 큰 의미가 되어버린 아가. 그런 예쁜 아가들을 세상의 처음으로 맞아주는 일을 평생 하고 계신 심원장님 .너무 대단하고 멋진 일 아닌가요?.  전 둘째계획은 없지만 진오비는 저희 세가족에게 큰 의미였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진오비에 바라는점
1. 진료비 올려받으심이 어떠실지요.너무나 싸요. 두배로 올리셔도 되실듯합니다. (병원이 오래갔으면하는 마음 ♡ )
2. 출산직후 젖물리는 방법 알려주시면 좋겠어요 ! 저는 현재 모유수유하고 있지만 첨에 방법을 몰라서 고생많이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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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ybud19 [2019-10-22 13:07]  또아맘 [2019-10-19 00:06]  심상덕 [2019-10-15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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