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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한국의 심각한 코로나 상황, 그리고 코로나 위험이 도사리는 공항, 기내를 거쳐 한국에 들어가야한다는 두려움 때문에 당연히 두바이에서 출산을 하기로 결정을 한 상태였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보게된 심상덕 선생님에 관한 다큐 덕에 급히 귀국을 하게되었습니다.
두바이에서 무거운 몸을 이끌고 한국으로 잠시 돌아와야만 했던 유일한 목적은 진오비에서의 출산!
임신 초기부터 선생님께 진료를 받을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지만, 중기에 한국에 들어와 뒤늦게나마 선생님과의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제가 선생님께 처음으로 감동받았던 때는 뵙기도 전인 귀국 후 2주 자가격리 중!
갑작스런 통증 때문에 혼자 너무나 힘들었는데, 격리 중이라 어느 병원에도 갈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선생님을 뵙기 전이었지만 염치 불구하고 제 상황과 증상을 적어 메일로 문의드렸는데, 너무나 감사하게도 제 다급한 마음을 아셨는지, 아주 빠르게 그리고 아주 상세히 장문의 답변을 주셔서 마음이 놓였었답니다.
그 때 이후 처음 선생님을 뵙고 가끔(자주 병원에 가는게 아니라, 가끔 병원에 갈 때마다 드디어 아가를 보는구나! 하고 무척이나 설렜어요^^) 선생님께 진료를 받을 때 마다 선생님과 제대로된 아이컨텍은 할 수 없었지만, 장문으로 자세히 메일 답장을 받았던 것처럼 질문을 하면 어찌나 속 시원히 대답을 해주시는지, 몇 주 간 쌓였던 온갖 궁금증들이 완벽히 해소되었어요.
다큐에서 보고 감탄했던 선생님의 애정어린 수제 산모수첩도 두번째 진료때 받을 수 있어서 정말 좋았어요. (우연히 선생님께서 수첩을 만드시는 모습을 진료받으러 갔다가 봤는데, 한참동안 무릎을 꿇으시고 제본을 뜨시더라구요ㅠㅠ 또 감동받았어요ㅠ)
또 초음파실에서도 진오비의 특별함이 돋보였습니다. 산모와 남편을 배려한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우는 초음파 영상, 그리고 선생님의 자세한 설명이 초음파 영상에까지 녹음되어서 비전문가인 저와 가족들이 초음파 영상을 다시 볼 때 좀 더 생생하게(마치 모두가 초음파를 보던 그 현장에 있는 것과 같이) 아가에 대해 알아갈 수 있었습니다.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 어느새 40주 예정일!
딱 40주가 되던 날, 병원에 진료를 받으러 갔습니다.
아가는 아직 내려오지 않았고, 태동검사에서 수축도 전혀 안 잡혀 나올 기미를 안 보이니 그 사이 자연 진통이 오는게 아니라면 41주인 1월 20일에 보자고 말씀하셨습니다.

41주 진료 전날!
아침에 이슬이 비쳤고 저녁에 피가 비쳐 병원에 전화를 드리고 내원을 했습니다.
내진을 해보니 자궁경부는 부드러워져 있으나 전혀 열리지 않아서 집에 돌아갔다가 내일 아침에 다시 오라고 하셨답니다.

41주 0일 진료날!
아침 9시 맞춰 병원에 도착했습니다.
숙면을 취했고 오히려 평온했기에 오늘도 다시 집에 돌아가겠구나 예상하고 내진을 했는데, 피는 계속해서 비치고 있고 그게 어디서 나온 피인지 알 수가 없으니 유도분만을 하기 위해 입원을 해야한다고 하셨습니다.
온기 가득한 입원실에 남편이 짐을 풀고 정리하는 동안 저는 산모복으로 갈아입고 침대에 누워 9시 반부터 촉진제를 맞기 시작했습니다.
계속 맞는데 생리통 정도의 통증밖에 안 느껴져서 진통이 이렇게 견딜만 한 건가?하며 남편과 계속 수다를 떨면서 여유를 부리고 있었습니다.
계속해서 내진을 해봐도 차도가 없고 진진통이 시작되지 않아, 선생님께서 촉진제가 들어가는 속도를 계속 올리셨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오후 두 시부터 극강의 고통이 찾아왔습니다.
주기적으로 신음소리가 절로 나왔습니다.
그치만 경부가 계속해서 열리지 않아 촉진제 레벨을 올리고 또 올리고... 내진하고 또 올리고.. 결국 끝까지 안 열렸습니다.
정말 못 참겠다고 아프다고 애원을 하며 말씀드렸더니 분만실로 가자고 하셨습니다.
드디어 분만실 입성.
클래식 음악이 잔잔하게 흐르고 굉장히 따뜻했습니다.
이가 덜덜 떨리는 차가운 분만실을 예상했는데,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이제 진통이 올 때 힘을 줘보라고 하셔서, 처음 시도를 해봤는데 전혀 느낌이 없었습니다.
힘을 줄 때마다 등을 올리고 고개를 밑을 향한 상태로 힘을 끄응~~~ 주었습니다. 남편이 등을 들어올릴때마다 서포트를 해줘서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정말 저세상 고통이었습니다.
그래도 밑에서는 선생님께서 적극적으로 함께 호흡을 하며 도와주시고, 또 옆에선 간호사 선생님들께서 함께 호흡해주시고, 남편도 머리맡에서 계속 제 어깨를 감싸며 도와주고.. 모두가 크나큰 힘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몇 시간이나 흘렀을까....(체감상 10시간이었는데, 30분이라니.. 정말 말도 안돼.....)
선생님께서 아가 심박수가 80대로 떨어졌다고 좀 만 더 해보고 안 되면 수술해야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말을 듣고 너무 무서웠습니다.
그 순간 마음이 약해져 선생님께 아가를 위해 수술을 하는게 낫다면 수술을 해도 된다고 말씀드렸다.
그치만 선생님께선 좀 만 더 힘내보자며 용기를 북돋아주셨습니다.
계속 온 힘을 다해 끄~~~응 힘을 줘봤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얼마나 더 큰 힘을 줘야 아가가 나올 수 있는걸까.
결국 흡입기를 사용한다고 하셨는데, 전 정말 흡입기는 피하고 싶었습니다. 흡입기 때문에 생기는 부작용 사례가 많다고 들어서 정말 무서웠습니다.
하지만 심박수가 너무 떨어져서 더이상 지체하면 더 위험해지기 때문에 흡입기의 힘을 빌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제가 힘을 끄응 줄 때 선생님께서 흡입기를 아주 잠깐 사용하셨습니다.
마지막에 분만침대 양 옆의 손잡이를 잡는게 아니라 너무 힘을 많이 주면서 죽을 만큼 힘이 들어 저도 모르게 양 쪽 다리를 꽈악 움켜쥐고 끄응 힘을 줬습니다.
그랬더니 뭔가 안에서부터 아가 울음 소리가 들리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찍어주신 영상을 보니 정말 신기하게도 아가가 산도를 통과하면서부터 울고있었습니다.
아가가 드디어 나오고 제 가슴 위에 놓여졌습니다.
아가는 너무나도 따뜻했습니다. 입 안의 양수를 제거하자 더 크게 울면서 눈을 뜨고 저와 남편을 쳐다보는데 너무나 감동적이었습니다.
저희가 계속 말을 거니 마치 저희의 목소리가 익숙하단 듯 눈을 맞추고 꼼지락거렸습니다.
제 배 아파 낳은 아가라 그런지 마냥 이쁘고 신기하고, 심지어는 냄새도 좋았습니다.
아가는 3.72키로나 되었습니다. 뱃속에 이 커다란 아가가 있었다니 너무나 신기했습니다.
태맥이 끊기고 남편이 드디어 탯줄을 잘랐습니다.
아침 9시 반에 입원을 했는데, 시간이 정말 쏜살같이 지나갔습니다.


분만 후에도 진오비의 특별함은 계속되었습니다.
분만 직후 입원실로 돌아갈 때 선생님께서 직접 휠체어를 밀어주셨는데, 정말 감동이었어요ㅠㅠ 선생님께서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해주시니 몸은 아파도 마음은 몹시 훈훈했답니다.
그 후 입원해 있을 때, 선생님께서 24시간 병원에 계시니(다큐에서 이 장면이 나왔을때 뭔가 가슴이 아렸답니다ㅠㅠ) 자주 찾아와주셔서 괜찮은지 물어봐주시고 아가도 계속 확인해주시고 너무나 든든하고 감사했습니다.
모자동실이라 걱정이 많았는데, 간호사 선생님들께서 밤낮없이 계속 분유타주시고 서툰 저희를 위해 계속해서 도움도 많이 주시고,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모자동실을 해서 남편과 아가와의 추억이 많이 쌓였고, 배운 것도 많아 조리원에서든 그 후에 집으로 돌아가서든 아기를 케어하는데 도움이 정말 많이 되었답니다.
밥도 너무나 맛나서 항상 깨끗이 비웠답니다. (남편밥 반드시 추가해야합니다! 정말 맛있어요ㅠㅠ 이모님 항상 맛있는 밥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분만 후에 선생님께서 소중한 시간을 내 편집해주신 영상을 USB에 담아 주시는데, 남편이 이 영상을 보며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이렇게 귀중한 선물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생님! 아가한테도 나중에 꼭 보여주고 싶어요!
또 퇴원할 때 선생님이 직접 찍어주시는 첫 가족사진도 너무나 소중히 간직하고 있답니다. 감사합니다 정말!

남편과 우연히 다큐를 보고, 진오비만 바라보고 귀국했는데, 정말 제 인생에서 최고로 잘 한 결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제 곧 두바이로 돌아가야하는데, 둘째를 낳을 때 또 진오비 때문에 한국에 오게될 것 같습니다.
저희에게 소중한 추억 그리고 건강한 아기를 선물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사랑해요 진오비♥️♥️♥️



댓글

너무 축하드려요~ 저도 10월 아가를 만날텐데 정말 그기분이 어떨지 설레이네요~갈때마다 느끼지만 의료진분들은 늘 신뢰감이 있어요~ 정말 이런 병원에서 분만할수있다는건 행운인듯해요~^^  등록시간 2021-04-17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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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pa127 [2021-05-02 21:50]  zzzini [2021-04-17 22:31]  심상덕 [2021-04-12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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