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기가 망가졌다고 못 키우겠으니 갖다 버리다뇨... 아무리 협박을 위한 멘트였더라도 정말 너무하네요... 그런 마인드의 부모 밑에서 과연 적절한 케어와 사랑을 받고 자라고 있을까요? ㅠㅠ 그리고, 입양을 결심하셨던 원장님 내외분.. 참 존경스럽네요.. 흡입분만시 저도 참 무서웠어요. 경고 해주신대로 혹시라도 뇌가 다칠까... 무사히 나와주어 무럭무럭 건강히 잘 커주는 저희 아기에게도 원장님께도 항상 감사하고 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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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성마비 아기야 누군들 키우기가 쉽겠습니까? 그런 심정을 이해하기 어렵지 않습니다. 결국 그 아기는 얼마후 사망했지만.... 살아가는데 큰 지장이 없는 다운 증후군 아기들의 경우에 출산하자 마자 몰래 입양 기관으로 보내 버리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그것이 우리의 모습입니다. 여하튼 흡입분만이 안전하게 끝나 보름이가 건강하게 자라고 있으니 다행이고 오히려 제가 고마워할 일이죠. 산부인과 의사로서의 고통 대신 보람을 느끼게 해 주었으니..... |
흡입기는 음..... 산부인과 의사에게는 정말 필요악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없으면 제왕절개를 할 수 밖에 없는 산모가 많고 쓰다가 악결과가 나오면 옴팍 뒤집어 쓰게 되고. 그래서 일부 분만 의사들은 아예 병원에 흡입기를 비치해 두지 않고 그냥 제왕절개를 하는 쪽을 택하고 있습니다. 있다보면 아무래도 쓰고 싶은 유혹에 빠질까봐서 말이죠. ㅎㅎ 그래서 저도 지금도 흡입기를 쓰는 것에 대하여 동의를 구할 때마다 갈등이 많습니다. 그래도 예전에는 쇠로 된 흡입기를 사용해서 두개골 골절등 후유증이 만만찮았는데 지금은 외국에서 도입된 부드러운 실리콘 흡입기를 쓰기 때문에 전보다는 덜 위험합니다. 이십여년전 제가 일원동 삼성의료원에 근무할 때 외국에서 연수하고 온 선배 의사께서 처음 실리콘 흡입기를 가지고 오셔서 그때부터 실리콘 흡입기를 쓰다가 제가 개업하면서부터는 죽 실리콘 흡입기만을 써서 아마 개원가에서는 실리콘 흡입기를 거의 최초로 쓴 병원이었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ㅎㅎ 그래서 당시 쇠 흡입기만을 쓰던 다른 병원들보다는 그나마 그런 사고 사례들이 적었던 편이었습니다. 물론 지금은 대부분 병원들이 위험한 쇠흡입기보다는 좀더 안전한 실리콘 흡입기를 쓰고 있지만. 그동안 하도 여러일이 많아 사고 발생 연도가 가물했는데 제가 잘못 적었군요. 고쳐두었습니다. 당시 그 일에 대하여 소문을 들으셨던 모양이군요. 한동안 병원 주변이 시끄러웠으니 모르기도 어려웠겠지요. ㅠㅠ 그럼에도 불구하고 병원을 옮기지 않고 저희 병원에서 출산을 하셨으니 이래저래 고마운 분이시네요. ^^ 여하튼 여러가지로 감사드립니다. |
ㅠㅠ 왜 이글을 읽으면서 슬플까요? 의지와는 상관없이 진행됐던 상황들이 야속하기만 하네요. 말씀하신대로 신뢰가 중요한 것 같아요. 저두 분만전 나이도 있고, 여러가지 상황에 대비해 세브란스로 가라는 부모님의 강한 권고가 있었는데요, 원장님께서 어지간히 알아서 해주실까.. 위험하면 미리 알아서 보내실거란 믿음(?)이 있어서 진오비를 고집했거든요. 혹여 진짜 마지막이 온다면, 누구의 탓도 아닌 내 명은 거기까지라 생각했구요(뭐, 사실 굴욕3종세트랑 많은 사람들 앞에서 다리 벌리고 싶지 않기도 했구요 ㅋ). 근데, 봄산부인과에도 계셨었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