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아는 어느 산부인과의 경우 조그만 개인 병원으로 마취과 선생님이나 소아과 선생님은 없이 산부인과 선생님 혼자서 진료와 분만을 하시는 데 전치 태반 산모도 수술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전치태반이란 태반이 자궁 입구를 막고 있기 때문에 자연 분만이 불가능한 상태로써 당연히 제왕 절개를 하여야 하지만 반복 제왕 절개나 둔위처럼 단순히 제왕 절개로 분만하기만 하면 되고 그 외 다른 추가 조치가 필요할 가능성이 적은 경우와는 위험도 측면에서 많이 다릅니다.
자궁의 하부는 근육층이 얇기 때문에 전치태반의 경우처럼 자궁 하부에 태반이 착상되면 수술 후 태반을 떼어 내고 난 다음에도 자연적인 자궁 근육의 수축에 의한 혈관 압박 작용이 미흡합니다.
이로 인하여 산후 지혈 작용이 상당히 미흡하고 결국 산후에 많은 출혈을 초래하는 일이 흔합니다.
또한 태반이 자궁 근육층으로 파고 드는 태반 유착이 동반되어 있는 경우도 많아서 과도한 출혈이 생기는 경우가 아주 흔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대부분의 경우 수혈을 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독할 정도인 상황도 종종 발생을 합니다.
과도한 출혈이나 태반 유착 때문에 분만후 자궁 적출술을 함께 받아야 하는 산모도 있는 데 출산 후 자궁 적출술은 요관 손상과 같은 수술 후유증이나 과도한 출혈과 수혈로 인한 합병증 때문에 산부인과 분야에서 가장 위험이 높은 수술로 알려져 있는 수술입니다.
따라서 전치태반은 개인 병원에서는 물론이고 어지간한 종합 병원에서도 함부로 손을 대면 안 되는 수술로 반드시 동시에 참여가 가능한 여러 명의 산과 전문의와 소아과 전문의, 숙련된 마취과 전문의, 내과적 후유증 발생시 조치가 가능한 내과 전문의 그리고 무엇보다  대량 실혈에도 대비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추어진 대학병원 급에서만 수술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그만 개인 병원에서 이런 수술을 했다고 하니 다행히 무사히 수술을 끝내었다고 들었지만 한 순간이라도 상당한  위험에 처해진 산모의 생명과 수술을 시행한 의사 선생님의 만용 때문에 섬뜩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모든 환자나 산모가 종합 병원에서 진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모든 환자가 대형 병원에서 진료를 받게 되면 오히려 경제적인 손해나 시간 낭비, 또 응급 환자의 진료 기회를 빼앗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다른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으므로 개개인이 본인의 건강 상태나 상황에 적합한 병원을 찾아서 진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그것이 자신의 건강을 지키는 데 있어서 뿐 아니라 의료 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해서 궁극적으로는 전체 의료 수요자의 건강을 높이면서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입니다.



따라서 어떤 경우 종합 병원에서의 진료가 필요한지 판단하는 것은 중요한데 임신과 관련하여서는 신생아가 출산 직후 소아과 선생님의 개입이 필요할 만한 상황은 아닌가, 산모가 산부인과 이외의 질환으로 타과 선생님의 도움이 필요한 상태는 아닌가, 수혈이 필요할 가능성이 높은 경우는 아닌가를 보아서 판단해야 합니다.
아래는  종합병원에서의 진료를 고려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 심사숙고 해야 할 고위험 산모의 경우들입니다.

고위험 산모의 기준
사회 경제적인 측면
1. 극빈자
2. 심각한 사회 문제를 가지고 있는 산모
3. 미혼 특히 미성년자
4. 영양 결핍 산모

인류학적 측면
1. 16 세 이하나 35 세 이상 산모
2. 임신 전 체중이 비만이거나 저 체중인 산모
3. 짧은 신장 (150cm 이하)
4. 초등 학교 이하의 학력
5. 유전병을 보유한 가계

과거 병력에서
1. 불임의 병력이 있을 때
2. 이전의 자궁 외 임신 병력이 있을 때
3. 노산이면서 다산인 산모
4. 이전에 사산한 병력이 있는 산모
5. 자궁 기형이 있는 산모
6. 이전에 다태 임신한 적이 있는 경우
7. 이전에 조산한 병력이 있는 산모
8. 이전에 과숙아 임신을 한 경우
9. 이전에 저체중아를 출산한 산모
10. 이전에 거대아를 분만한 산모
11. 이전 출산에서 신생아에게 기형 등 이상이 있었던 경우
12. 이전 임신에서 포상 기태가 있었던 경우

현재 병력에서
1. 산전 진찰을 받지 않았거나 임신 후반기에 받은 경우
2. Rh 음성 혈액형이면서 감작이 된 경우
3. 태아가 임신 주기에 비하여 지나치게 작거나 큰 경우
4. 조산
5. 임신성 고혈압(임신 중독증)
6. 다태 임신
7. 양수 과다증
8. 조기 파수
9. 전치 태반
10. 태반 조기 박리증
11. 비정상 태위 (둔위)
12. 과숙아 임신
13. 태아 안녕 검사상의 비정상 소견
14. 산모의 빈혈
15. 내과적 질환이 동반된 경우

그러나 위에 적은 모든 산모가 반드시 종합병원에서의 진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며 상태의 심한 정도 또 본인의 의향, 의료 시설의 수준이나 의료인의 능력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하여 종합 병원의 이송을 권유할 것이냐 아니면 개인 병원에서 출산을 시도해도 되느냐 판단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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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hero8 [2013-12-03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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