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만 의사로서의 경험이 20년이 넘다보니 제가 그동안 겪은 의료 사고도 적지 않습니다.
나름대로 여러가지 검사도 하고 진찰도 해서 산모와 아기를 꼼꼼하게 챙긴다고 챙겼음에도 어쩔 수 없이 당하게 되는 경우들이 생기더군요.
그런 의료 사고를 겪을 때마다 심한 자책감도 자책감이고 산모와 가족들로부터 듣게 되는 항의와 원망도 그렇고 정말 의료 사고와 분쟁이란 환자나 산모에게도 그렇겠지만 의사에게도 견디어 내기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래서 그럴때마다 원인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되고 어떻게 하면 막을 수 있었는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제가 겪은 개인적 경험과 나름대로의 원인 분석, 그리고 분만 중 의료 사고를 피해가기 위한 구체적 대응 방법에 대하여는 따로 글을 쓸 기회가 있을 것입니다.
여기서는 그저 통계적 추이와 전반적 내용에 대하여만 살펴 보겠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모성 사망비 (출생아 10만명당 모성 사망자수)는 2010년 기준으로 15.7명으로 OECD 평균 9.3명에 비하여 다소 높습니다.
더군다나 문제는 2011년도에는 모성사망비가 17.2명으로 다른 외국과 달리 우라나라에서는 오히려 더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며 가임기 여성 10만명당 모성 사망자수를 나타내는 모성사망율 역시 2009년 0.22명에서 2011년 0.30명으로 늘어났습니다.
주산기 사망율도 그 나라의 임신 출산 환경의 안정성 지표로 보는 데 우리나라의 공식적 주산기 사망율은 1996년도에 6.0이던 것이 2009년에  3.4로 떨어졌지만 요즘 다시 증가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참고로 주산기라는 것은 태아가 산모의 자궁 속에 있지만 태어나면 생존할 가능성이 높은 임신 20주 이후 또는 태아 체중 500gm 이상이 되는 시기부터 출산 후 28일까지를 말하며 주산기 사망율이란 이 시기에  태아가 사산되거나  출생 후에 사망한 경우가 1000명당 몇명인지를 수치화 한 것입니다.

모성 사망에 이르게 되는 이유들로는 여러가지가 있으며 과다 출혈, 양수 색전증, 고혈압성 장애 등이 있고 주산기 사망을 초래하는 것들로는 고혈압성 장애, 아두 골반 불균형으로 인한 난산 및 태아 가사, 기형, 조산 등이 있습니다.
이런 문제는 노산, 과숙아 임신, 가족력 등 여러가지 요인에 의해 생기는데 나이의 경우 40세 이상인 경우에 모성사망비는 79.7명으로 25~29세 사이의 모성 사망비 10명의 거의 8배에 달하고  아기도 저체중아가 되거나 조산이 되는 경우가 많아 영아 사망율도 상당히 높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모성사망과 주산기 사망에 영향을 끼치는 것에는 이런 의학적 요인 이외에도 사회경제학적 요인들도 영향을 끼치는데 그 중 하나가  의료 서비스의 접근성 혹은 질적 수준인데 한마디로 말하자면 그 나라의  분만 시스템 (또는 분만 환경)입니다.
그런 것도 상당히 중요하다는 것을 이해하시는데  참고하시도록 두 기사를 발췌해서 올려드립니다.
하나는 산부인과 병의원의 감소가 주산기 사망율에 끼치는 영향을 보여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조산원 분만 시스템의 위험성을 지적한 글(외국의 사례임)인데 우리나라도 산부인과 병의원이 감소하고 있고 (http://www.doctors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85059 참고) 가정 분만이나 조산원 분만에 대하여 관심이 많이 늘어나는 추세로 보이기 때문에 가볍게 보아 넘길 수 없는 보고들이라고 생각합니다.

1.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1997년 이후 산부인과 병원의 수가 줄어감에 따라 영아사망률이 50%가 증가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
헬스서비스리서치(Health Services Research) 저널에 발표된 이번 연구에 따르면 필라델피아 지역 병원 폐업이 이루어진 1999년과 2년 전인 1997년을 비교하였을 때, 통제집단에 비해 이 지역 신생아 사망률은 49%, 주산기 사망률은 53% 더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출처: [코리아헤럴드] http://nwww.koreaherald.com/comm ... 20121005000606&dt=2

2.
의료수준과 달리 신생아 사망률이 유럽에서 가장 높은 국가로 알려져 있는 네덜란드.
위트레흐트지역 출생 코호트 추적 연구 결과 위험이 낮은 임신부에서 태어난 신생아의 주산기 사망률이 위험이 높은 임신부의 약 2배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네덜란드 위트레흐트대학병원 아네르 마이에케 에버스(Annemieke CC Evers) 교수는 BMJ에 보고했다.
이번 연구는 그 원인을 알아보기 위한 것이었지만 위험이 낮은 임신부에서 주산기 사망위험이 높게 나타난 결과에 연구자도 놀랐다고 한다.
이번 결과를 분석하는 열쇠는 위험이 낮은 임신부의 경우에는 조산사가, 위험이 높은 경우에는 산부인과 의사가 분만을 하는 이 나라의 시스템 때문인 것으로 지적됐다.
주산기 사망률은 산부인과의 의료 수준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
하지만 과거 2번에 걸친 연구에서 네덜란드의 주산기 사망률은 약 10%로 유럽에서 가장 높다.
교수에 따르면 다른 유럽 국가와 달리 네덜란드에서는 임신 초기에 건강에 문제가 없다고 확인된 여성은 조산원 등에서 경과를 관찰하고, 분만 역시 조산사가 환자의 집이나 병원을 선택한다.
임신 도중에 문제가 있을 경우에만 처음 진단받은 산부인과 의사에게 이송된다.
또한 조산원에서 분만하는 경우 주산기 사망 위험은 산부인과에서 분만한 경우 보다 2배 이상 높았다(상대적 위험도 2.33, 95% 신뢰구간 1.12~4.83).
신생아중환자실 입원율은 조산원이나 산부인과 모두 그대로였다.
또한 산부인과 분만 위험을 1로 했을 경우, 분만 중 조산원에서 산부인과로 이송시 발생하는 주산기 사망의 상대적 위험도는 3.66(1.58~8.46).
신생아중환자실 입원에 대한 상대적 위험도는 2.51(1.87~3.37)이었다.
출처: [메디컬 트리뷴] http://www.medical-tribune.co.kr ... ew.html?idxno=44137

[추가 참고 자료--출처: 대한주산의학회지의 한국의 주산기 사망률의 감소 경향: OECD 국가와의 비교]
우리나라의 공식적 주산기 사망율 
 연도  율
 1999  5.2
 2002  4.6
 2005  4.2
 2008  3.6
 2009  3.4

조기 신생아 사망율 (출생후 7일 이내)
 연도 율
 1999 2.6
 2002 2.3
 2005 1.9
 2008 1.3
 2009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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