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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가 싫어하는 환자 유형

1. 검사는 이미 다른 곳에서 다 받았으니 약처방전만 떼어 달라고 하는 환자
-->병원은 약국이 아니며 약을 쓴다는 것은 치료의 한 방법이며 진찰도 받고 검사도 해서 정확한 진단을 하고 난 후에 치료를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물론 같은 검사를 반복할 필요는 없기 때문에 이전의 검사 내용이 있다면 최소한 검사 결과지라도 지참해서 가지고 와야 효과적 치료 방법을 택할 수 있습니다.
간혹 검사 결과지를 발부 하지 않는 병원이 있을 수 있는데 이는 잘못된 것입니다.

2. 큰 병원에 가서 진찰 받을 예정이니 진찰이나 검사는 하지 말고 그냥 진료의뢰서만 떼어 달라는 환자
-->진료 의뢰서는 본인이 원한다고 떼어 주는 것이 아니라 의사의 진찰과 검사 후 3차 병원에서의 추가 검사나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 의사의 판단으로 발부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동네병원에서 치료할 수 있는 가벼운 질환임에도 굳이 대형 병원만 원하는 분들은 그런 의료 전달체계의 왜곡으로 3차 병원에서의 치료가 필요한 환자가 적기에 3차 병원에서 치료받을 기회를 빼앗기게 되는 점도 있습니다.
또한 그런 요구를 받은 의사는 환자들이 1차 병원에 대한 신뢰를 가지지 못한 점으로 하여 상실감과 자괴감을 가지게 됩니다.

3. 진찰하고 검사 하는데 비용도 들고 하니 증상만 듣고 약만 지어 달라고 하는 환자
-->증상만을 들어서 어느 정도 진단이 가능한 경우도 있지만 (그것도 진단 방법의 하나로 문진이라고 합니다.)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기 때문에 청진이나 촉진, 또는 내진과 같은 기본적 검진과 필요시 혈액 검사, 소변 검사, 또는 X 선 검사나 초음파 검사 등 여러 방법을 동원해 진단을 해야 오진을 줄이고 가장 적절한 치료 방침을 세울 수 있습니다.

4. 그 검사를 하면 100% 확실하게 알 수 있냐고 묻고 그렇지 않으면 검사를 할 필요가 없는 것 아니냐는 환자
-->의사는 신이 아니고 어떤 검사도 100% 정확한 것은 없습니다.
요즘 CT와 같은 검사는 보험이 되는데 검사하고 나서 별다른 이상이 없으면 보험 청구가 안되도록 되어 있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매우 잘못된 것입니다.
검사는  100% 이상이 확실할때만 하는 것이 아니며 그렇다면 오히려 그런 검사가 필요없겠지요.
단지 어떤 의심이 상당한 정도로 들때 또는 어떤 병의 가능성이 작더라도 배재해야 할 필요가 있을 때 그 진단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검사를 고려하는 것입니다.  
물론 요즘 문진이나 기본적 진찰은 소홀하게 하고 각종 장비나 검사에만 지나치게 의존하게 되는 경향이 있고 또 방어적 목적으로 검사를 하게 되는 경우도 있는데 그런 것은 적절한 수준으로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하겠지만 의학의 발달로 하여 여러 검사들이 생겨나고 그 의미가 점점 커지고 있는 점도 있습니다.

5. 바람직한 치료 결과가 아닐 경우, 다른 방법으로 다르게 했으면 괜찮을 것 아니냐는 환자
-->이런 경우는 의료 영역에서 상당히 흔하게 발생하는 불만 중의 하나인데 산부인과의 경우 난산으로 아기나 산모의 상태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미리 제왕절개 수술을 하면 좋았지 않았겠나 하는 말을 하는 경우 또는 진통을 하다가 제왕절개를 하게 되었을 경우 이럴 줄 알았으면 미리 제왕절개를 했으면 좋은데 그렇지 못해서 원망스럽다고 하는 경우를 봅니다.
그러나 의료란 당시의 판단으로 본인에게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하는 치료를 하는 것 뿐이며 그 처방으로 하여 항상 원하는 최선의 결과가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그 다른 방법도 부작용이나 후유증의 발생 위험은 항상 가지고 있습니다.

6. 후유증이나 부작용이 발생하면  의사가 분명히 오진을 했거나 반드시 의료 과실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환자
-->그런 경우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개개인의 특성과 예측하기 어려운 다른 요인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의사의 과오는 의사의 실수 혹은 방심으로 인한 의료 사고 이외에도 아직 의료 분야는 모르는 부분이 많아서 원인을 찾기 위한 많은 검사를 해도 그런 부작용이나 후유증이 왜 발생했는지  원인을 못 찾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따라서 후유증이나 부작용이 발생했다고 해서 무조건 의료 과실을 의심하기보다는 냉정하게 원인을 찾는 것은 찾는 것과 별개로 의사는 환자나 산모의 건강과 생명을 위해 최선을 다하기로 임무 지어지고 그에 충실하고자 애쓰는 사람이라는 기본적 신뢰는 잃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환자가 싫어하는 의사 혹은 병원 유형

1. 불과 얼마전에 검사를 이미 받았는데 다른 병원에서 한 것이니 같은 검사를 다시 받아야 된다고 하는 병원
-->장사속으로밖에 볼 수가 없으며 돈도 돈이지만 검사를 하기 위해 채혈을 다시 하거나 또는 방사선 검사를 다시 해야 한다면 그것은 환자에게도 좋지 않은 것입니다.

2. 자신이 최고로 실력이 좋다고 과시하거나 유일하게 자신만 어떤 시술을 할 줄 안다고 과장하는 병원
-->물론 그런 의사도 있고 어떤 영역에서 최고 수준이거나 어떤 분야에서 최초 개발자인 의사도  있습니다.
그리고 요즘은 어느 정도의 홍보도 해야 환자들이 각 병원의 특장점을 알아서 병원이나 의사를 선택하는 데 참고할 수 있는 측면도 있습니다.
그러나 의사는 그런 것을 환자나 남이 알아주던 아니던 묵묵히 자신의 영역에서 최선을 다하면 되는 직종입니다.
지나치거나 과장된 홍보는 오히려 정말 그런가 하는 의심이 들고 혹시나 허영심에 들뜬 의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지게 해서 역효과가 날 수도 있습니다. 기본적인 인격 수양이 필요한 것은 의사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3. 검사나 진찰 후 검사 결과나 치료 방침에 대하여 자세히 설명해 주지 않는 의사
-->많은 환자를 보다보면 시간에 쫒겨 설명이 부족해 지는 경우가 종종 생기기는 합니다.
그러나 위와 같은 경우 대개는 시간의 부족 때문이라기 보다 의사의 성실성에 문제가 있어서 그런 경우가 많습니다.
의료에서는 단순한 처방이 치료의 전부가 아니며 효과적 치료를 위해서는 환자와의 유대감 형성이 매우 중요한데 그러기 위해서는 환자가 지신의 상태와 병에 대하여 충분한 설명을 듣고 이해를 해야 합니다.
환자들이 집에 가서 인터넷을 뒤져서 의학 정보나 예후를 알아야 한다면 조금 잘못된 것 아닐까요?

4. 1시간 기다려서 1분도 안되는 진료를 받는 병원
-->의료 보험 제도로 하여 많은 환자들을 봐야 하기 때문이라는 상황이 전혀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사회 제도적 문제이고 한명의 환자라도 최선을 다해서 진료를 하고 치료를 해야 한다는 의료의 본질이 더 중요한 것입니다.
의사도 정책의 영향을 받는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의료 제도의 문제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겠지만 그런 사회 문제로 탓을 돌리고 말기 보다는  의사로서의 본분에 더 무게 중심을 두었으면 좋겠습니다.
환자가 의사를 사장님이라 부르지 않고 원장님 혹은 선생님이라 부르는 이유는 환자를 박리다매의 장사의 대상으로 보지 않을 것이라 생각해서 입니다.

5. 후유증이나 부작용이 발생하면 다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면피하기 바쁜 의사
-->후유증이나 부작용이 발생했을 때 그 원인이 무엇인지 잘 모르는 경우도 있을 것이고 또 의사가 무언가 의료 과실을 범해서 그렇게 되지 않은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만일 의료 과실이 있는 경우에는 환자만 속이면 된다는 생각보다는 솔직히 인정하고 책임을 지는 것을 바랍니다.
그리고 그렇게 책임을 질만한 잘못이 없는 불가피한 일이었더라도 마음에서 우러나서 안타까워하고 혹시 반성할 점은 없는지 되돌아보는 의사를 바랍니다.

6. 내 몸을 물건 만지듯 사무적으로 대하고, 병에 관하여 남 이야기하듯 하는 의사
-->환자는 물건이 아니며 또한 질병 덩어리도 아니며 연구나 분석의 대상도 아닙니다.
그저 아픈 곳이 있어 치료를 원하는 것일 뿐 의사와 다를 것 없는 소중한 인격체입니다.
병만을 보고 인간을 보지 못하기 보다는 그런 병을 앓고 있는 환자의 마음, 한 인간의 모습을 보고 최선을 다해 주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차가운 손으로 병을 치료해 주기를 바라는 게 아니라 따스한 마음으로 나를 어루만져 주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의료 행위를 하는 데 있어서는 의사가 지나치게 연민에 빠지고 감정적이 되어 냉철한 이성적 판단을 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이고 어느 정도의 감정 자제나 객관적 자세도 필요하겠지만 환자도 사람이고 감정이 있는 대상이라는 점도 잊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산부인과 쪽의 질병을 가진 분들을 치료하거나 산모의 출산을 돕는 의사로도 살지만 건강도 좋지 않은 편이라 때때로 병원의 진찰을 받아야 하는 환자이기도 합니다.
제가 2년간 분만을 접었던 것도 낙태 문제의 해결을 위한 사회 활동에 치중하다 보니 분만 산모를 책임있게 감당하기 어려워서인 점도 있었지만  그런 건강상 문제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당시 걱정하던 건강 문제는 별 문제는 없는 것으로 판명이 났고 평소 걱정하던 건강도 다소 안정권에 접어들기도 했지만 분만과 당직을 함께 나누고 도와주는 동업 원장님이 한분 더 오시기도 해서 천직이라 생각하는 분만을 다시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른 의사도 그런 분들이 계시기는 하겠지만 그렇게 제가 의사와 환자의 양쪽 입장을 겪어보는 편이기 때문에 의사에 대하여, 환자에 대하여 각각 똑같이 6개씩 싫어하는 유형을 적어 보았습니다.
글을 쓰면서 나름대로 객관적으로 쓴다고 쓰기는 했지만 그렇다해도 저는 대부분은 환자의 입장보다는 의사의 입장에서 생활하게 되는 경우가 많으니까 아무래도 환자 측의 시각보다는 의사의 시각에 좀더 편향되게 썼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저는 사적으로 지인들을 만날 때 제가 의사가 되지 않았다면 아마 의사에 대하여 상당한 안티가 되었을 지도 모르겠다고 말할 정도로 저를 포함하여 의사라는 사람에 대하여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물론 그런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것과는 별개로 제가 의사로서 위에 든 못난 의사의 모습이 거의 없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말하자면 이상과 현실의 차이라고나 할까요?
제가 보기에도 그런 못난 잘못을 때때로 저지르고 미안해 하기도 하지만 전혀 그런 것을 깨닫지조차 못하고 넘어갈 때도 종종 있었을 것입니다. 
특히  환자가 싫어하는 의사 유형의 2번째와 6번째에서는 마음에 찔리는 군요.
그래서 반성의 의미도 담아 쓴 글입니다.
아무래도 공개적으로 그런 말을 하거나 글을 쓰면 더 조심하게 될 테니까요.
의사로서 저는 그리 살갑고 편한 의사가 못되는 것이 틀림없는데 못난 의사까지 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말입니다.

결론적으로 저는 환자로서는 몇점이고 의사로서는 몇점인지 모르겠지만 추측컨데 환자로서의 점수보다는 의사로서의 점수가 더 낮을 것 같습니다.
그것은 제가 의사로 살았던 기간이 훨씬 기니까 이런 모습의 환자는 만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 적이 많고 그러다보니 아무래도 환자로 진찰을 받게 될 때는 좀더 신경을 쓰기 때문이겠지요.
여하튼 환자로서는 한 70점쯤은 되지 않을까 싶은데 의사로서는 제 스스로 몇점 쯤으로  생각하는지는 빈칸으로 두겠습니다.
다른 분들이 생각하시는 것보다 높게 쓰면 거만한 의사라 생각하실  것이고 낮게 쓰면 그 정도로 못난 의사인가 흉보실까봐 걱정되서입니다. ^^

본 글은 아래 보관함에서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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