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올린 2015년 상반기 저희 병원의 출산 통계를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올 상반기 동안 제가 출산을 도운 초산모 100 분중 10분이 제왕절개 수술을 하였고 역아와 같은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면  제왕절개 수술을 한 분은 82명중 4명으로 4.9%였습니다.
제가 이렇게 상당히 낮은 제왕절개 수술율을 기록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하여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다른 말로 하면  산부인과 의사로 하여금 자연분만을 돕기 어렵게 만드는 것에 관한 이야기가 되기도 합니다.
다른 동료 의사들에게도 참고가 되었으면 좋겠고 정부 당국자들이 정신 차리도록 하는데 일침이 되기를 바래서지만 아마 당국자들이 이글을 볼 일은 없겠지요.
사실 그들도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기도 하고 그들이 문제의 핵심을 몰라서 이런 상황에 내몰린 것도 아니니까요.
그러니까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런 애환도 있다는 것을 여러분들께서 이해하여 주셨으면 해서 쓰는 것입니다.
제목은 자연분만을 위한 의사의 노력 2가지라고 해 두겠습니다.

1. 인내
인내라고 표현했는데 인내란 산모의 측면에서 진통의 고통을 견디는 것도 있겠지만 제가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은 의사측면에서의 인내를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즉 기다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자연분만에 있어 가장 중요하면서도 기본적인 항목입니다.
너무 당연한 것이지만 자연적인 진통 과정에 맡기면서 기다리는 것이 자연분만을 하기에 제일 좋습니다.
양수가 조기 파수되었을 경우 즉시 유도분만이나 수술을 고려해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심각한 경우가 아닐 때는 하루나 이틀 정도 기다리는 것이 원칙입니다.
어떤 산모는 양수가 파수되면 수술해야 하거나 바로 유도분만해야 한다고 들었는데 이렇게 기다려도 되냐고 하면서 불안해 하거나 심지어는 항의하는 분도 있더군요.
예정일의 경우에도 출산 예정일에서 2주가 지나기 전까지는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기다려야 합니다.
그러나 예정일에서 며칠만 지나도 불안해 하는 산모분들도 많고 그런 것을 이유로 유도분만을 시도하는 의사가 많습니다.
물론 거대아나 심한 태반 노화 혹은 양수 과소증처럼 예정일을 지난 시일이 2주가 되기전에라도 유도분만을 고려해야 하는 경우들도 없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저의 경우 다른 문제가 없다면 가능하면 출산 예정일 이후 2주까지는 기다리라는 교과서의 지침을 지키려고 애쓰는 편입니다.
아기가 크다고 하여 유도분만이나 수술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출산에는 아기 크기만이 연관이 있는 것이 아니며 산모의 체력과 의지력, 골반의 상태등도 중요합니다.
단순히 아기가 좀 크다고 하여 유도분만이나 제왕절개 수술을 택하는 것은 적절한 선택이라고 하기 어렵습니다.
현재 가장 논란이 되는 것은 협골반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제왕절개 수술을 하게 된 가장 많은 이유가 협골반으로 통계에 나와 있습니다.
협골반은 골반이 좁다는 것으로 의학적으로는 아두골반 불균형 (CPD, cephalopelvic disproportion)이라고 하는데 의학적으로 분명히 제왕절개 수술의 적응증에 속합니다.
다만 지난 해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에서는 전체 제왕절개의 50%가 이런 이유가 차지하고 있는데 이는 분명 정상이 아닙니다.
물론 동양인이 서양인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골반이 좁고 난산의 위험이 더 높다고 하는 것은 교과서에도 나와 있기는 합니다.
그러나 같은 동양인 일본에 비하여도 우리나라의 제왕절개 비율은 상당히 높습니다.

또 하나, 제왕절개 수술을 하게 되는 사유 중 많은 것이 이전 출산시 제왕절개술을 한 경우입니다.
과거의 제왕절개술 병력은 제왕절개 수술의 절대적 적응증은 아니기 때문에 자연분만을 시도하는 것도 가능은 합니다.
이런 것을 브이백(VBAC. vaginal birth after c/s)이라고 하며 미국의 경우 1000만원 이상인 제왕절개 수술비에 대한 부담 때문에 저소득층 산모들이 많이 선택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일부 소수 병원에서는 브이백을 시도하는 곳들이 있지만 국내의 출산 환경을 감안한다면 위험성이 너무 높아서 고려해서는 않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참고로 브이백을 시도할 수 있는 전제 조건은 아래와 같습니다.
ㄱ. 산부인과 의사와 마취과 의사가 산모 옆에서 상시 대기하면서 자궁 파열 여부를 체크할 것.
ㄴ. 자궁 파열시 즉각 수술해서 파열 후 15분 이내로 아기를 출산 시켜야 하기 때문에 모든 진통 병실이 수술실 시설을 갖출 것.
ㄷ. 파열시 대량 수혈이 가능하도록  혈액은행을 병원 내에 보유하고 있을 것.
위 3가지 전제를 모두 만족하는 병원은 국내에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브이백은 국내 여견으로는 고려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러므로 첫째 아기를 수술하지 않고 자연분만하여 반복 제왕절개를 줄이는 것이 제왕절개율을 낮추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합니다.

그런데 위와 같이 자연적 진통 과정을 기다리지 못하게 하는 몇가지 요인이 있습니다.
첫째는 자연적 진통 과정에 맡기고 기다렸다가 결국 수술을 하게 되었을 경우 원망을 듣게 되거나 원치 않는 악결과가 생겼을 시 의료 분쟁으로 연결되기 쉽다는 점입니다.
둘째는 자연적으로 진통과 출산을 기다리면 야간이나 휴일에 출산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아서 의사가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상당히 힘들게 된다는 점입니다.
유도분만을 하는 이유 중에는 야간이 아닌 주간에 분만을 마무리 짓고 싶은 의사의 욕심도 개입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야간이나 공휴일에 분만을 할 경우 의료 보험 분만 수가에 할증이 붙기는 합니다.
하지만 출산 관련 수입에는 의료 보험 수가 외에 병실료와 같은 비급여 항목도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보험 수가 할증과 같은 약간의 경제적 이득은 야간 분만이 주는 노동의 강도와는 비교할 수도 없이 작습니다.
요즘은 어느 직장이고 야간 근무 수당을 준다고 해도 야간 근무를 하려는 직원이 없어서 애로가 크다고 합니다.
하물며 그것이 단순한 업무가 아니라 고도의 집중과 위험을 동반하는 업무라면 말할 것도 없겠지요.
<인내란 쓰다. 그러나 그 열매는 달다>는 말이 있습니다.
산부인과 의사에게도 인내는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열매는 별로 달지도 않습니다.  
많은 의사들로 하여금 달지 않은 열매에도 불구하고 인내하도록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현재 제가 알고 있는 것은  격려와 위로, 성원 아니면 보람이나 사명감 같은 것들일텐데 이제 그마저도 점점 희박해 지고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깝습니다.
그리고 그런 것들이 산부인과를 택할지 말지 고민하는 젊은 의사들에게 어려운 경제 형편, 힘든 업무와 맞바꾸어도 좋을만한 것으로 받아 들여지고 있는지도 의문입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우리나라 전체의 유도분만 비율은 높아질 것이며 제왕절개 수술율도 결코 낮아지지 않을 것이며 출산 환경은 점점 열악해질 것으로 저는 내다보고 있습니다.

2. 의료 분쟁에 대한 공포를 극복하는 것
자연분만을 어렵게 하는 중요한 이유 중에 하나가 의료 분쟁에 대한 의사들의 공포입니다.
참고로 의료 사고와 의료 분쟁의 차이에 대하여 간단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의료 사고란 검사나 시술 혹은 수술 등 의료 행위 중에 의사 혹은 병원측의 과오로 악결과가 생기는 것을 말합니다.
의료 분쟁이란 의료 행위 중에 의사 혹은 병원측의 과오 유무와 관계 없이 법적 다툼으로 진행되는 것을 말합니다.
출산 과정에서 예상하지 않은 악결과가 발생했을 때 의사의 과오 유무와 관계 없이 의료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는 아주 많습니다.
제 생각에 의료 분쟁은 둘 중 하나의 이유 때문에 발생합니다.
첫째는 출산 과정에서 의사의 중대한 잘못이 있을 때입니다.
이런 경우 의사의 잘못을 따져 책임을 묻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악결과가 나온 경우라도 출산 과정에 의사의 중대한 과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운 경우도 적지는 않습니다.
출산 과정에는 아직 우리가 잘 모르는 미지의 부분도 아주 많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의료 분쟁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은 것은 두번째 이유 때문인데 그것은 산모를 포함한 가족과 의료진 간 신뢰의 부족입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의료 분쟁의 대다수는 이 두번째 이유 때문에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신뢰란 일방적으로 누가 쌓고 싶다고 쌓아지는 것도 아니고 충분한 신뢰와 유대 관계가 있다고 생각했지만 악결과 앞에서 아무 힘없이 무너지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제가 겪었던 분쟁의 사례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제가 25년간 산부인과 의사로 살면서 겪었던 의료 분쟁은  제가 산전 진료를 하지 않았던 산모를 당직 근무라 출산시 넘겨 받아서 분만에 임했다가 악결과가 발생한 경우거나 아니면 임신 후기에 다른 병원을 다니다가 옮겨와서 제가 두어번 밖에 진료를 담당하지 못했던 분들의 경우가 많았습니다.
물론 소수이기는 하지만 제가 지속적으로 진료를 담당하고 출산을 도왔던 분들도 있습니다.
따라서 의료 분쟁에 휘말리지 않을 정도의 신뢰 관계를 쌓기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며 그런 신뢰를 쌓아 나가는 과정에서 제가 잘 하고 있는지 아닌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다른 모든 의사들에게 그렇듯이 이 문제는 제게도 너무 어려운 문제입니다.

분쟁이 발생하였을 경우 현실적으로 가장 큰 문제는 우리나라에서는 그 해결이 전적으로 산모와 의사 둘에게만 맡겨져 있다는 점입니다.
사회보장적 의료제도를 가진 유럽국가들은 의료 분쟁의 경우 국가가 전적으로 배상 책임을 지고 있으며 미국과 같은 자본주의 의료 체제의 나라들은 배상금에 대한 보험금이 진료 비용에 반영되어 있는데 그로 인해 분만비가 상당히 높은 수준입니다.
우리나라는 그 둘의 어느 것에도 속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분쟁시 의사가 지불해야 하는 배상액은 점점 액수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물론 악결과로 인하여 가족들이 겪는 슬픔과 고통을 돈으로 해결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되지만 결국 귀결은 얼마의 배상금을 지불하는 것이 적당한가에 대한 다툼인 경우가 많습니다.
여하튼 아기나 산모의 건강이나 생명에 치명적인 악결과가 발생했을 때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 단위의 배상금을 지불하게 되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이는 규모가 큰 병원들에게도 부담이지만 저희와 같은 중소 규모 병원들의 경우에는 수년간의 병원 수입과 맞먹을 정도로 큰 액수이고 때로 병원을 폐원하는 쪽으로 가게 되는 사례도 종종 있습니다.
따라서 분쟁에 대한 의사들의 공포는 자연분만을 방해하는 가장 큰 요인 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는 산부인과를 업으로 택하려는 의사가 가장 고민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저의 경우 충분한 신뢰 관계를 쌓아서 분쟁에 대한 공포를 극복하였다고 하기는 어렵고 솔직하게 말하면 그 공포를 무시하거나 외면하고 있다고 하는 것이 적당할 것입니다.
10여년전 자연분만이 어려울 것으로 보여 제가 제왕절개 수술을 강력히 권하였으나 보호자의 끈질긴 흡입분만 요구로 무리하게 흡입분만을 시도하였다가 결국 아기가 사망하여 많은 배상액을 지불한 적이 있습니다.
그후 분쟁으로 하여 극심한 정신적, 경제적 고통을 겪는 제 모습을 보고 제 아내는 흡입분만기를 내다 버리라고 했지만 저는 지금도 국내에서 흡입분만을 가장 많이 시행하는 의사 중의 한 사람에 속합니다.
사실 흡입분만기는 의료 분쟁 발생기라고 불러도 손색 없을 정도라서 많은 의사들이 흡입분만을 시도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고 꺼리는 형편입니다.
흡입분만을 시도하기보다는 차라리 제왕절개를  시행하는 것이 현재의 제도와 환경에서는 의사에게는 더 편하고 안전한 선택일 겁니다.
출산 결과가 좋지 않을 경우라도 제왕절개를 한 경우에는 재판에서도 의사의 책임을 묻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흡입분만으로 자연분만을 하든 제왕절개를 하든 아기가 결국 사망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에는 산모의 건강이라도 지키기 위하여 흡입분만을 하는 것이 상식일 것입니다.
그러나 제왕절개로 출산하면 비록 악결과라도 막대한 의료 분쟁 배상금을 지급해야 하거나 가족들에게 시달릴 일이 적지만  흡입분만의 경우에는 막대한 배상금을 지불하게 되는  것은 물론이고 가족들에게도 시달릴 확률이 높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경우에조차도 흡입분만보다는 제왕절개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한 처신이라고 산부인과 의료계에 알려져 있습니다
위의 예는 극단적 사례이기는 하지만 의사의 비양심 못지 않게 제도상 문제도 적지 않다는 뜻입니다.
사실 의사의 비양심과 제도상 문제는 닭과 달걀처럼 어느 것이 어느 것을 촉발했는지 구분하기도 어렵습니다.
의사는 제도가 그러니 어쩔 수 없다고 하고 당국자들이나 국민들은 의사들이 그러니까 어쩔 수 없이 지금처럼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닭이 먼저든 달걀이 먼저든 그것은 생물학자가 아닌 일반인들에게는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닙니다.
그러나  출산과 관련된 문제는 의사 뿐 아니라 출산을 하는 여성과 가족 등 거의 모든 국민에게 영향을 주는 문제입니다.
그래서 그 해결을 위한 노력도 국민 모두가 함께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자연분만을 하기 어렵게 만드는 위 두가지 문제가 단기간에 쉽게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원칙을 지키고자 노력하는 소수 의사 혹은 양식 있는 환자 산모 등 소수 국민의 힘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어떤 어려운 문제도 누군가의 노력없이 저절로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그 누군가가 처음부터 다수였던 것을 저는 어떤 역사책에서도 보지 못하였습니다.

댓글

연분만 했어요. 저희 목표는 딸둘 아들 하나인데 첫째 제왕 했으면 정말 우울했을거에요. 평생 원장님 기억하며 감사해할겁니다~  등록시간 2018-05-11 08:15
이 글 예전에 읽었는데 다시 읽으며 댓글 달아요. 다른 병원이었다면 3.5kg의 아기에 힘 못주는 산모, 지체되는 시간 등등으로 저는 수술대에 올랐겠지요. 흡입분만이 의료분쟁이 많은지 몰랐어요. 원장님 덕분에 자  등록시간 2018-05-10 15:04
제왕절개보다는 당연히 흡입분만이 안전합니다. 다만 흡입분만도 정상적 자연분만에 비하여는 다소간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산모분들께서 순산체조를 열심히 하시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등록시간 2016-02-17 18:04
흡입분만이 제왕절개보다 많이 위험한가요? 저는 첫째때 흡입분만 했는데... 위험성을 전혀 몰랐어요.  등록시간 2016-02-17 16:04
진오비 원장님들 모두 힘내세요-- 힘힘힘---!!!  등록시간 2015-07-06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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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ybud19 [2018-10-04 19:03]  hanalakoo [2018-05-10 14:58]  ireneloves [2017-02-17 20:19]  nanaraya [2016-02-24 11:59]  달콤짱짱 [2016-02-01 19:04]  dodami [2016-01-18 22:38]  echolalia [2015-12-14 17:23]  rudtjs8294 [2015-12-09 09:42]  시온맘 [2015-10-16 02:06]  이연경 [2015-07-14 23:54]  이경진 [2015-07-12 15:58]  이탈리아피자 [2015-07-12 06:30]  김지은☆ [2015-07-06 08:30]  bongkeum [2015-07-06 00:13]  ngseol [2015-07-05 21:01]  한개 [2015-07-04 22:30]  podragon [2015-07-04 09:12]  

본 글은 아래 보관함에서 추천하였습니다.

#2 dydy0105 등록시간 2016-02-23 17:35 |이 글쓴이 글만 보기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우리나라 제왕절개 시술율이 왜 이렇게 높을까 늘 궁금했는데 앞서 설명해주신 이유가 크군요 순산 체조 열심히 하고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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