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로 아기태어난지 60일이 되었어요. 후기를 올려야하는데..하는데..하며 어떻게 두 달이 훅 지나갔어요. 사실 조리원가서 바로 후기쓰기 시작했는데, 마무리만 잘해서 올려야지 해놓곤 그걸 못해서 두달이 지나갔어요ㅠ 그야말로 육아전쟁에 돌입한거죠. 저는 출산만 두려워했지 육아는 저절로 되는건줄 알았거든요. 무슨 자신감인지..ㅋ여튼 두달전무렵 써놨던 후기 끝부분만 급히 마무리해서 올릴게요. 혹시 저와 비슷한 생각,두려움을 갖고계신 임산부님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바라며.
예정일 2015.09.20 (일)
출산일 2015.09.13 (일)
성별 : 여아
몸무게 : 3.08KG
출산경험 : 초산
무통,관장,제모x (관장은 원했으나 타이밍이ㅋ)
회음부절개o
태명:통키(신혼여행갔던 호텔이름 몇글자 따서 지은 태명이예요. 하와이 쉐라통ㅋ와이키키! 아기 생긴거 확인했던 올 1월초즈음 신혼여행갔던게 사무치게 그리워서 하와이하와이 노래를 부르던 시기라서요ㅋ 성별을 32주에 알수있는데 그전에 만나는 분들마다 통키태명에 아들이냐고도 하시고, 아들을 원하는구나..도 하시고..그건 아녔는데 말이죠^^)
저는 중고등학교때 제대로 안겪은 사춘기를 임신기간에 겪은 기분이었어요. 유독 걱정도 많고, 울적한 고민들과, 출산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좀처럼 떨치지못하고 지냈거든요. 역시 발달과업은 제때제때 이뤄야하는거였어요..ㅋ 다른분들은 긍정의 에너지가 넘치는거같은데, 저는 못그러는거같아 부끄럽고 우울한 아웃사이더 임산부가 되어갔다는 슬픈 이야기..ㅋㅋ잠깐 샜네요..ㅋ
여튼 저의 임신기간을 떠올리면 진오비홈에서 배우고, 또 열심히 글 찾아읽었던 기억을 떼놓고 생각하지 못할것같습니다. 이시간을 빌어 원장님과 항상 글이나, 음악방송 채팅창에서나 만나면 반가이 맞아주셨던 다정다감한 진오비의 회원님들 모두모두 감사하단 인사드리고 싶어요. (무슨 수상 소감같군용ㅋㅋ) 이제 정말 후기들어갈게용..
저는 출산에 대한 두려움이 큰 임산부답게 아기를 예정일을 훌쩍 지나 낳고싶다는 막연한 바람을 갖고있던 독특한 산모였어요 ㅋㅋ
예정일이 다가올수록 남편과의 둘만의 시간이 너무 좋고 소중하고, 지금 누리는 생활이 되게 즐겁게 느껴지는거예요.;;; 이런 생각이 드니 자연스레 아기에게 미안해지고, 그래서 남은시간 조금이라도 태교에 힘써줘야지싶어 좀더 늦게 나왔으면..하고 바라왔죠.. 이상한 의식의 흐름이죠?ㅋㅋ
38주 내진검사때 아직 특별히 내려오진 않았다는 원장님 말씀에ㅡ저는 그 말이 곧, 아직 멀었다 라는 말씀처럼 들려서 그날 검진받고 나오면서 발걸음이 그렇게 가볍더라구요. 철없이..ㅋㅋ 원장님은 아기가 크면 힘들테니 이제 37주이후부턴 출산해도 좋다고 몇 번이나 말씀하셨지만 저는 그저 속으로 '늦게 낳고싶어요..어떻게 늦게 나오게 할 수 있을까요?' 를 되뇌었답니다.
그러던 38주5일, 지난주 금요일 아침 7시, 출근한 남편을 배웅하고 와 화장실에 갔는데 갈색혈이 묻어나더라구요. 심쿵! 이슬이구나 싶었죠. 양이 많지는 않아 덜 놀라긴 했으나 어쨌든 말로만듣던 이슬이 나오니 기분이 얼떨떨..동시에 아직은 안되는데..라는 생각에 인터넷 검색..ㅋㅋ 이슬 비춘 후 1~2주 후에 아기 낳았다는 사람들도 꽤 있다는 글을 보고는 안심하려다가도 몇시간 후에, 하루이틀뒤에는 진통온다는 대다수의 글을 보고는 불안불안모드..침대로 들어가 남편에게 소식을 전하고는 그저 누워만있었어요. 누워있어야 왠지 진행이 느릴거같은 기분에요ㅋ
그렇게 긴 하루를 보내고 밤엔 잠깐 산책도 하고 그렇게 지나갔어요. 불안한 맘에 원장님께 의료상담했던게 그날 밤이었구요.
토요일..오늘도 무사히(?)를 바라며 남편과 일산의 아기용품 매장 큰게 있다기에 일산까지 이동해서 낮에는 좋아하는 겐로쿠우동도 먹고, 아기용품매장에서 몇시간동안 구경하고, 저녁엔 홈플러스 마더케어에가서 이것저것 더 구경하고..집에 돌아오니 밤 열시쯤됐어요. 배가 좀 더 내려온 느낌이고, 찌릿찌릿한 느낌이 들었지만 이건 막달즈음 늘 느껴지던거라 대수롭지않게 생각했어요. 늦은밤 아기용품정리를 좀 더 하다가 바닥에 앉아있기 힘들어져 쇼파에 누웠어요. 느낌이 왔어요. 피곤해 그런건 아닌거같다는 그런 어떤 촉이요..ㅋ그러다 침대로 가서 잠을 청하려는데 배가 싸하게 아픈 느낌이 들어 그 느낌에 조금 집중을 해봤어요. 아니겠지하면서도..혹시나하며 주기가 있나..얼마전 받아놓았던 진통주기체크어플을 켜고 지켜보았죠. 간격 이 십여분정도로 오더라구요, 일정하지만은않은 진통..그렇게 밤 열두시부터 새벽 네시까지 주기체크를 하며 시간을 보내다가 이러면 잠못자고 밤새겠다싶어 잠을 청했구요. 아침 8시쯤 깼더니 여전히 비슷한 강도와 주기로 진통이 있었어요. 초산인분들이 다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주변에서 들은 지식들이 저는 도움도됐지만 혼란스럽기도 했어요. 이게 그 가진통이란건지, 진진통인건지..내가 진짜 심하게 아픈건지, 엄살인건지..주기도 일정해져야한다는데 십삼분도 됐다가 칠팔분도 됐다가 이러는데 이거면 아닌건지 뭔지..이런것들이 애매하다보니 긴가민가하며 남편이 어떡할까 물어도..글쎄..좀더 지켜봐야할거같아 라는 말만 계속했던거같아요. 어쨌든 금주중 출산은 하겠구나 싶어서 병원과 더 가까운 친정으로 우선 이동을 했고, 친정에서도 방에 누워 통증에 집중하며 남편과 호흡연습을 무한반복했어요. 오후 5~6시쯤엔 진통주기가 5~7분간격도 왔다갔다해서 아..진짠가? 싶어 우선 분만실에 전화를 했죠. 제 스스로 긴가민가해하니 선생님도 좀더 진통에 집중해서 4분이내가 되면 오라고 하셨어요. 5~7분간격이어도 병원왔다가 너무 오랜시간 지칠수있다구요..그래서 저녁먹고 일밤 진짜사나이 여군특집을 보고 방에들어오니 진통간격이 다시 10분~12분..이러는거예요..이거 뭐지..아까 5분이런건 가짜였나..그래서 남편이 혹시 분만시 힘낼때 필요할지 모른다며 바나나를 사러간다기에 같이 나섰어요. 그때시간이 저녁 8시반쯤..슈퍼에 가는길에도 진통이 왔는데 시간은 규칙적이지 않으나 한번오면 걷기힘든정도의 쩌릿함..멈춰서 남편을 붙잡고 어찌할바를 모른채로 4~50초정도를 부들거리는..가까운 슈퍼라 십여분후에 집에 돌아와 다시 침대에 누웠어요. 좀전까지 7~10분이던 간격이 갑자기 1분몇초~3분몇초인거예요. 남편이 분만실에 전활걸어 상황을 얘기했고 저는 그때는 이미 말을 할수없을정도의 통증으로 말을하다 멈췄다... 분만실 선생님께서 그럼 지금 출발하라고 하셨어요. 차에 올라타기도 힘들었던 기억이 생생..가는동안에도 눈물흘리며 호흡연습.. 3층 문을 열고 들어가자 선생님들이 후다닥 분만실로 이동해서 태동체크등 하시고..근데 진짜 견딜수없을것같은 진통이어서 정신을 놓을것같았어요. 분만대기입원실에 들어가서 옷갈아입고,내진했구요. 켁켁..생살을 도려내는듯한 아픔이 막 일분간격으로 오는거같았 어요. 호흡호흡! 호흡하라는 남편과 선생님들..그래 호흡만이 살길이다 라는 생각으로 히이이익후~~~~ 화장실이 너무 가고싶었어요. 소변을 보러들어갔고 소변을 보자 관장을 안했다는 생각이 들고, 지금 딱 변을보면 진통이 덜할거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변기에 앉아 힘주면 다될것만같았어요. 근데 그때 간호사쌤이 다급히 안된다고 소변만보고 나오라고..힘주면 안된다고하셔서..울고싶은마음으로 겨우 나왔어요. 다시 입원실에 들어왔고 저는 입원실가면 짐볼도 하고 걷고 할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미 제 상태는 그걸 지나갔나봐요..그저 누워서 일분정도마다 찾아오는 진통충격에 맞서는 수밖에 없었어요. 호흡호흡..정신놓지말자 다짐하며 호흡호흡..그날이 심원장님 비번이셨기에 사실 저는 어떻게든 다음날로 넘어가길 바랐거든요. 제발 심원장님 출근하시는 월욜 오전에 최후의 진통을 겪자! 그치만 뜻대로 되지않아 이미 병원으로 오면서는 체념을해야했고, 어차피 이렇게된거 다른 선생님께 무통이라도 부탁드려야겠다는 생각이 강렬하게 들었습니당..무통 무통! 무통천국이란말이 왜 나왔는지 절감하며 그래 무통을 외치자 싶었구요..근데 평소 심원장님의 마인드에 대해, 진오비의 지향점에 대해 남편에게도 충분히 말해왔기에 내가 외쳐도 남편이 무시할거같다는 생각이 들어 그냥 모르겠다..난 죽은거같다는 생각이 들던무렵, 오현경쌤이셨죠? 내진을 하러오셨고 정신을 놓을뻔한 제게 분만실이동이라는 말로 정신을 다잡게 하셨더랬죠. 어떻게 걸어갔는지..성함을 잘기억못해서;;저보다 훨 연약해보이는 간호쌤을 부여잡고 이동했어요. 주차문제로 전화받고 불려갔던 남편은 몇분만에 돌아오니 그새 다시 분만실로 제가 사라져버려 놀랐다고 하더라구요. 여튼 분만실에서 이제 진짜 말로만 듣던 분만을 하겠구나..이제 진짜 그 고통이 남았구나..무섭기도하고 또 어떻게든 도와주시겠지싶기도하고 정신이 오락가락ㅋㅋ남편은 호흡호흡.. 근데 뚜둥~~ 알록달록한 수술모자를 쓰신 심원장님으로 보이는듯한 분이 입장하셨습니다. 일요일밤 분명 비번이신데 말이죠..너무 감사하고 반가운마음..감격스러웠어요ㅜㅜ 여러분들의 후기에서 보았던대로 구원받은 기분이 딱 그런거같아요ㅋㅋ 심원장님께서 설명하십니다. 좀더 내려오시고, 다리는 올리시고..저는 진통으로 버둥버둥..다리를 딱 올려야지, 움직이면 아기가 위험합니다..차분하고 저로하여 순 한양이 되게끔하시는 한마디한마디..이제 다음 진통이 오면 끙하고 힘을 주면됩니다. 이젠 진통오면 힘줘도 되는구나 싶어 다행이라고생각들었어요. 너무 아프니 힘은 들어가는데 힘을 주지말고 빼라는게 너무너무 어려웠거든요. 그렇게 잠깐 쉬다가 찾아온 진통..그래 큰일을 보듯이 끙!이라고.. 아 실례해도 나 몰라..하며 끙..얼마전 도무지 얼굴에 힘안주고 끙이 뭔지 모르겠다고하니 직접 출산시뮬레이션을 하며 동작을 알려준 남편의 윗몸일으키기하듯 힘주기를 떠올리며 저도 힘껏 끙~~~ 끙 하면서는 오히려 힘을 참고 호흡하는것보다는 덜 아프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고통을 흡수하기보다 배출하는 기분이랄까요. 끙을 하니 뭔가 툭 터지듯 뜨끈한게 쏟아져흐르는 느낌을 받았는데 아마 양수였던것같아요. 정확하지는 않지만^^; 여튼 부디 아기가 태어날 때 진통먼저오고 양수는 나중에 터지게 해주세요 라고 쭉 기도했는데..다행히 그렇게 된것같아 감사했어요. 후기들중에 양수로 고생하신분들 글보고 무척 걱정이 되었거든요. 출산의 주도권을 갖고있다는 뱃속아기에게도 진통이 먼저, 양수는 세상에 나오기 전에~~라고 계속 부탁하고는 했는데 들어주어 아기에게도 고마웠어요.^^ 그렇게 첫 끙을 하고..정신이 없으니 계속 힘이 들어갔던것도 같은데 심원장님의 음성이 들립니다..다음번 진통이 오면 다시 끙하고 힘을주면됩니다. 정신없는 와중에도 원장님의 말씀을 의지하며 정신을 차리려 노력했던거 같아요. 잠깐의 시간이 흘러 금방 다시 진통이 왔고 끙~~~~ 소리도 질렀던거같아요. 아파서 진짜 저도 모르게 아악~~~ㅜㅜ 정신차리고 끙~~~ 곧 아기가 나올거같다고 하시는 원장님 말씀!!! 다음번 진통에 힘주면 아기가 나올거같다고하셨어요. 그 말씀에 다시 온 힘을 내어 끄~~~~응! 정말 아기가 내려왔나봐요. 원장님이 아기 머리나왔다고 하신거같아요. 근데 지금도 기억나는 아기머리가 끼어있던 그 느낌..컥.. 그때 힘주고 싶었거든요. 너무 이상하고 꽉막힌 느낌..근데 힘주면 안된다고 하셨고 곧 정신없이 으으으응 하고있는데...말로만 듣던 배 위로 따뜻한, 물컹하면서도 사랑스러운 바둥거림..생전 처음 느껴보는 촉감과 감정..열 달 제 뱃속에 있던 그 아기가 드디어 눈 앞에 나왔어요. 정말 감격스러웠어요. 믿어지지않았어요. 무사히 태어나줘서 고맙고 다 잘된거같다는 기분에 행복하기만 했던거같아요. 저 아이가 정말 실존하는구나..신기하고..^^^^^^
후에 이어지는 후처치..기억을 더듬어보면 분만에대해 막연히 제일 무서웠던것중 하나가 회음절개였거든요. 근데 분만중에 심원장님이 설명하시며 절개진행한다셨을때는 이미 그 고통에대해선 두려움이 없어지는 단계같아요. 혹시나 저같은 걱정하시는 분들 계시다면 안심?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실제로도 크게 고통이 느껴지지않았어요. 그에반해 후처치때는..엄살인건지 모르겠지만 아프더라구요. 아기탄생의 기쁨과 후련함 등이 고통을 조금 마비시켜줬겠지만서도 저는 움찔움찔..겁드리려는건 아니구요. 제 후기는 그랬답니다.
여기까지가 출산후 3일쯤 지나 조리원에서 문자메시지함에 저장해가며 써뒀던 내용이구요. 두 달의 시간이 지났어요. 아기와 함께 울고웃는 나날을 보내시는 산모님들 힘내셔요. 저는 아기가 비형2차접종을 마치고오던 한달전 무렵부터 밤마다 아기가 좀 힘들어해서 밤이 무섭고 그러네요. 지치다보니 좀처럼 진오비홈에도 못들어왔어요. 그러고보니 두달정도만에 로그인한거같아요. 흑흑..정말 좋아하는 가을도 창밖으로만 느끼고 이렇게 안뇽~하네요. 아쉬움도 크지만 아기웃음에, 옹알이에 위로받고 행복해하고..이렇게 이전과는 다른 삶을 살아가게되겠죠. ^^ 백일쯤되면 아기도 더 규칙적인 패턴이 생기고 저도 더 익숙해지겠죠? 얼른 능숙한 엄마가되어 나타나도록 할게요. 유독 인연이 닿지않았던 순5모임도 꼭 나가고싶어요.ㅠ 진오비의 엄마님들 모두 홧팅~~선생님들도 모두 감사합니다. 힘내셔요~^^
늦가을 모두 만끽하시길바라고, 건강 잘 챙기세요^^*
아, 아기이름을 남편과 둘이 고민고민하며 짓느라 출생신고도 한달하고 일주일지나 했어요. 덕분에 무료인 2차접종도 지불하고 해야했다는^^ 이름은 지윤입니다~~
고슴도치 엄마아빠가 되어 우리딸 저희보기엔 참 이쁜데..ㅋㅋ 최근 지윤이사진 보여드리며 인사드릴게요. 안녕히계세요^^ 앗..사진은 폰으로 못올리나봐욧..헉ㅋ 컴퓨터로 수정하도록 해야겠네요;;
사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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