ㅎㅎ 2015년 3월, 저희 아가 100일도 채 되지 않았을 때 쓴 글 올립니다~~동락산방 어딘가에 있을 텐데 podragon님이 이벤트를 열어주셔서 >.<

이후로 저는 5개월까지 겨우겨우 분유 위주의 혼합을 하다 (하루 6~7번 수유 중 유축 모유 횟수는 점점 줄고.. 나중엔 하루 1회 정도? 아니면 간식으로 약간? ㅎㅎ) 이유식 시작과 함께 완분(완전분유수유)로 돌아섰네요~~

100일 지나면서 아기 먹는 양에 맞춰진다는데.. 점점 유축할 시간도 없고, 직수를 하지 않으니 모유량도 줄고 그랬던 것 같아요.
100일 무렵부터 그게 확연히 눈에 보였고요 ^^

생각했던 완모(완전모유수유)를 못해서 아쉽긴 하지만,
나쁜 선택은 아니었다고 생각해요. 그 덕분에 아이를 더 많이 안아주려 노력할 수 있었기도 하고요~~
생각만큼 모유수유 쉽지 않은, 그래서 속상한 분들께 위로가 되기를 바라며~~


즐거운 토욜~ 새벽에 들어온 신랑도 쿨쿨.. 새벽 5시 넘어서 겨우 잠든 아가도 쿨쿨.. 애엄마는 잠 좀 자볼까 하였는데 기저귀가 척척한 아가가 우는 바람에 잠이 깨서.. 젖 물려 재우며 진오비 홈피 구경하다가 문득 모유수유오ㅏ 관련한 경험과 생각을 나누고 싶어서 끄적여봅니다 ^^

일단 저는 혼합수유를 하고 있고, 아마 '완모'를 하기는 이제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해요(완모에 대한 의지도 그닥 크지 않긴 해요 ㅎㅎ). 아기는 78일 되었고요.

출산 전에는 당연히 모유수유를 할 거라 생각했고, 혼합수유나 분유수유를 하는 엄마들은 왜 모유수유가 좋다는데 하지 않는거지? 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첨엔 모유수유 잘 안되는 상황이 많이 당황스럽고 힘들었는데, 이젠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고 분유 먹여도 애는 잘 크니 편히 혼합하자 생각하고 있어요 ㅎㅎ

분만 후 바로 젖물리는 게 중요하다는데 그렇게는 하지 못했어요. 그리고 빈젖이라도 자주 물려야 잘 나온다는데 출산 후 입원해 있는 동안 젖을 그리 자주 물리지 않았던 것 같아요. 왜 그랬는지는 기억이 잘 안 나는데... 아마 아기가 자는 시간이 길고 언제 배고파서 우는 건지 잘 모르고 그래서였던건 아닌가 싶어요. 진오비에 입원해있을 때만 해도 모유수유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며 아가 분유도 안 주고 설탕물만 먹이고 그랬는데...

조리원에 갔더니 아기가 황달기가 있다고, 엄마 모유도 아직 돌지 않으니(꼭꼭 누르면 유즙만 나오눈 상태) 분유를 먹여서 황달기를 먼저 떨어뜨리는 게 좋겠다고 하더라고요. 아기 힘들게 하지 않는 게 좋겠다고...

그런데 생각보다 모유가 늦게 돌았어요. 보통 출산후 만3일에야 모유가 나온다고 하고, 10프로 정도의 사람들는 일주일만에 나오기도 한다던데 저는 한 5일째쯤부터  아 이것이 모유로구나 할만한 것이 나오가 시작한 듯해요. 아기 황달 수치가 높다고 조리원에서는 계속 분유수유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유축을 하는데, 그것도 잘 안 되어서 겨우 몇 방울 나오고 그랬네요. 모유수유센터에서 매일 와서 개인지도를 해주었는데, 울혈관리를 해주시며 젖 양이 적은 것은 아니라고, 유구가 한개이지만 크니까 유두 자극을 많이 해서 젖이 나오는 길을 터줘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하고 나서 겨우 20미리정도 유축을 할 수 있게 되었어요.

열흘쯤 지나서 드디어 아기 황달이 많이 떨어졌으니 직수를 해도 괜찮겠다고 해서 직수를 시작했죠.. 하지만 유두가 짧아서 아기가 물지를 못했어요. 더구나 조리원 신생아실에서는 아기가 배고파서 울때 제게 전화를 하고, 준비해서 나가면 이미 아가는 너무 엉엉 울어서 잘 먹지 않는 상태였어요. 모유수유 성공하려면 울기 전에 주라는데.. 울면 지쳐서 안 먹는다던데... 젖 물려도 얼마 빨지 않고 잠들기 일쑤였지요. 수유 자세 잡는 것도 너무 힘들어서.. 하루는 애기 젖 물려보려다가 애는 울지 남편은 쭈쭈젖꼭지 (유두가 짧아서 사용했어요 ㅎㅎ 유두보호기보다 좋더라고요) 쓰지 말고 해보는게 어땋냐고 하지 조리원원장님은 애기 울리고 땀내면 감기걸린다고 애 데려가고..그래서 화장실에서 엉엉 울기도 했네요.

그렇게 퇴원을 해서 젖 양이 조금 느는 듯도 했으나... 이미 분유로 뱃고래가 늘어난 아기를 모유만으로 키우기엔 좀 부족하다 싶었죠. 그래도 첨엔 모유수유센터에 가서 상담 받고 교육 받고 하더라도 완모룰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근데 이 무렵에 제가 만난 더 큰 난관은 스트레스였어요. 스트레스와 피로가 심하면 모유가 더 잘 안 나온다던데... 주변 어른들의 '젖 잘 나오니, 왜 잘 안나오니, 나는 어떠어떠했는디...' 이 한마디 한마디에 너무너무 예민해져서 스트레스가 심했어요. 엄마한테는 편하니까 뭐라고 말대답이라도 하지만, 시어른들 혹은 다른 친척어른들한텐 다른 얘기도 못하고 그런 말들을 꾸역꾸역 삼키며 너무 힘들었던 것 같아요. 제가 무슨 애기 젖먹이는 사람인양, 젖이 잘 안 나오면 죄인인양 느껴졌었어요.

영유아간호사샘 가정방문때도 아기 보며 힘든 점에 수유 얘기가 젤 먼저 나오고 저도 모르게 또 눈물이....
그때 간호사샘이 모유수유 좋다는 건 분유가 더 좋다는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해 전파하기 시작한건데 역으로 모유수유가 잘 안되는 엄마들은 힘들어한다고... 모유수유의 가장 좋운점은 애착 형성이라고, 분유수유를 하더라도 아기를 안고 눈맞추며 젖병으로 물려주면 그런 효과를 볼수 있다고.. 글고 1년 휴직을 하면 모유수유 할수있는 상황이니 직수를 해봐도 좋갰다고, 또 엄마만 괜찮으면 유축해서 먹이고 쭈쭈젖꼭지 사용해서 먹이고 이런것도 다 괜찮다고 해주시더라고요.

그 후론 맘을 편히 먹는 게 좋겠다고 생각하고... 혼합수유를 받아들이기로 했어요. 완모를 위해 피나는 노력까지 하지는 않았지만;; 모유 분유 비율은 1:2 정도 되더라고요. 많이 먹이지 못해도 6갤까진 먹이고픈데 싶은 맘에... 분유 많이 먹이니 젖양이 더 주는 안좋은 순환도 있는 듯해서 지금이라도 물 많이 마시고 유축이라서 시간 맞춰 하려고는 하고 있어요. 체력이 된다 싶은 날은 직수도 좀 하려고 하고요. 아기가 크면서 젖을 더 잘 물게 되긴 했지만 아직도 쭈쭈젖꼭지 도움을 받는 일이 더 많고요 ^^

암튼 그러면서 문득, 정말 예전엔 엄마들이 다 완모를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어른들은 다 자기 경험담 얘기하시는데 그런 얘기 들으면 제가 이상한 거 같았거든요. 근데 조리원 동기들 보면 저처럼 분유를 더 많이 먹이는 혼합 하는 사람이 다수, 완분하는 엄마들도 있던데.... 또 어떤 통계를 보니 한국 엄마들 100이면 100 다 모유수유를 하고 싶다고 대답하지만 60프로 이상이 젖이 잘 안나오거나 해서 완모를 하지 못한다던데... 만약 예전 세대가 모유로 애들 키우던 것이 지금은 그렇지 않은 거라면, 이건 개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모유수유를 권장하는 듯하지만 오묘하게 그걸 방해하는 시스템의 문제가 아닝까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신생아실이라는 공간으로 인한 엄마와 아가의 분리 (병원 및 조리원), 보충수유라는 명목의 분유 마케팅, 유축기라는 기계로 인해 엄마 아닌 사람이 수유 가능해진것(젖 물리는 횟수가 적어질 수 있으니까요..) 등을 생각해보면 성공적인 모유수유룰 위해 권하는 내용들과 반대로 가는 듯한 느낌이 들더라고요.

암튼 둘째 낳으면 임신 기간에 가슴 마사지도 미리 좀 하고.. 조금은 더 편한 맘으로 모유수유를 시도해볼 것 같아요. 완모에 대한 욕심은 버리고 ㅎㅎ 완모는 정말 인내와 끈기가 필요한 일인 것 같아요.

아 이제 똥강아지 깨서 배고프다고 우네요 ㅎㅎ 혹시 모유수유 잘 안돼서 속상하실/신 분 또 계시면 좀 위로가 될까 하여.. 써보았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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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happybud19 등록시간 2019-04-15 15:58 |이 글쓴이 글만 보기
거의 고군분투를 하다 백일께 유선염 젖몸살 씨게 앓고..다시시작하는 자세로 120일경인 요새 자리잡아가는데요. 문득 진오비게시판에 모유수유관련글이 있다는걸 떠올리고
다시 읽어보니 제맘들 같아서 울컥하고 뭉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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