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3월 23일 23시 31분
2.7키로 38주 3일 남아 박채원
흡입분만O 유도분만O 회음부절개O

남편과 충남 아산에 아파트입주를 하기위해 저만 산부인과 바로 앞인 친정에서 출산일을 기다리던중 막달검사 바로 다음날 양수가 터져 버렸어요~

9시경 옆구리에 찌르는듯한 통증이 오길래 옆구리로 진통이 온다는 말은 들어본적이 없어서 아니겠지.. 하고 있는데 보란듯이 11시에 양수가 퍽 소리와 함께 터지더라구요

순간, 아.. 출산가방을 싸면 진통이 온다길래 출산가방도 다 안꾸려 놓았는데 망했구나..ㅎㅎ

부랴부랴 충남에서 근무중인 (야간조로 출근한 상황) 남편에게 연락을 하고 친정엄마에게 부탁해 출산가방을 꾸렸어요

급한 마음에 통화한 병원 간호사분께서는 진통이 심해지면 오라고 하셨지만 줄줄 새는 양수에 아이가 괜찮은지 더럭 겁이 나서 일단 남편이 도착하자 병원으로 갔네요~

출산은 꼬박 24시간 후인 다음날 23시 31분.. 그때부터 웰컴투헬 이었어요ㅠㅡㅜ

양수가 터졌기 때문에 그동안 남편과 연습했던 통증을 줄이기 위한 마사지나 운동은 전혀 소용이 없고

소변은 좌변기에 바로 누워서 2시간마다 봐야하고..누워서 소변을 본 적도 없거니와 소변기 덕분에 엉덩이는 붕 뜨고 남편은 다 봤어? 됐어? 재촉하고.. 2시간마다 멘붕이 오더라구요

진통을 참으며 양수가 더 흐르면 안되기 때문에 바로 누워서 진통 하다가 태아심박체크를 하기위해 배라도 동여매는 때에는 이러다 내가 죽겠구나 싶고.. 20시간이 지나도 심원장님은 분만실로 가자는 말씀이 없으시고..

지쳐서 이러다 분만실에 가서 힘줄수 있을까 걱정스러워 지고 있을때 원장님께서 양수가 너무 줄어서 아이가 위험할수 있으니 지금 시도해 보고 제왕해야 할수도 있겠다며 급히 분만실로 오라고 하시더군요

아.. 아직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
몸도 준비가 다 되지 않았는지 8센티가 열렸지만 급히 출산해야 겠다며 유도제를 놓기 시작했어요

그때부터 쉬지않고 배가 틀며 진통이 오는데 양수도 적은데 아프다고 소리라도

지르면 아이에게 산소공급이 안될까 걱정되어 천장만 물끄러미 보고 있는데 정신이 왔다갔다 하더라구요

지치고.. 무섭고..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오래된 진통과 양수부족에 애기가 위험할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출산을 미룰수는 없고 의지되는 곳이라고는 수술복으로 갈아입고 들어오신 심원장님뿐..

그 후 힘주라는 말에 얼굴 가슴 팔까지 핏줄이 다 터지도록 힘을 줬지만 애기는 내려오지 않고 회음절개와 배밀기 흡입기까지 동원되고 나서야 아이를 만날 수 있었어요

산모가 많아 3층병실로 가지 못하고 진통한병실로 돌아가

날이 밝고 6시간 이상 소변을 보지 못하면 말해달라고 하셔서

소변을 보려고 화장실을 아무리 들락거려도 소변은 나오지 않고 시도할때마다 몸이 덜덜 떨리더라구요

간호사쌤들은 어디계신지 안보이고..
8시간이 지나면서 식은땀이 나면서 정신이 하나도 없고.. 직원분들은 다들 출산으로 말을 걸 틈도 없이 바쁘시고 아침에 소변때문에 엄청 고생했네요~

소변줄을 꽃고 소변을 뺀 후 소변을 또 보러 화장실에 가는게 무서웠어요ㅠㅡㅜ

근데 어찌 아셨는지 심원장님이 병실까지 올라오셔서 소변을 못보면 대학병원에 일주일정도 정밀검사를 하러 입원해야 할수도 있다고 하시는데 정신이 번쩍 들더라구요

남편은 충남으로 출근하러 가야하고 대학병원에 간다면 아이를 봐줄 사람도 저를 돌봐 줄 사람도 없었거든요

화장실에서 출산할때의 비장한 마음으로 소변을 보기위해 몇시간을 지체끝에 간신히 소변을 보았어요~

근데 너무 무리해서 인지 퇴원해도 좋다는 말에 짐을 싸야하는데 몸이 두들겨 맞은것처럼 아프고 붓기 시작하더라구요

출산하고 나면 다 그런건가보다~ 하고 끙끙거리며 조리원으로 퇴원을 했는데 산후풍이 오기 시작한 거였어요..

손마디부터 정수리까지 시리지 않은곳이 없고 쑤시면서 통증이 일더라구요 혹시나 싶어서 조리원에 물어봤더니 산후풍이 벌써 온거같다며 마사지도 받고 몸에 온기를 넣기위해 온찜질도 하고..

몸 어디랄거 없이 한겨울에 산책하고 돌아온 몸처럼 냉기가 돌았어요

정신없이 모유수유 하러 신생아실에 갔는데 애기 울음소리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퇴원할때 심원장님이 하셨던 2주 조산인데다 흡입기를 썼기때문에 황달이 올 수 있으니 조심하라고 했던 말이 떠오르더라구요

아차.. 싶어서 급히 병원으로 가 검사를 해보니 바로 종합병원으로 가라며 신생아중환자실을 연계해 줬어요

5박6일을 황달에서 시작해 심장소리가 이상하다 흡입분만의 혈종때문에 황달이 심한건지 정밀검사가 필요하다 노로바이러스가 검출됐다 하면서 병명이 늘어가고 입원기간이 늘어나고..

아이는 입원을 했는데 갑자기 돌기 시작한 모유 때문에 젖몸살이 오는 바람에 밤새 울며 마사지받고.. 치밀유방이라 젖몸살이 온거 같다며 하루에 한시간씩 5번을 가슴을 주무르니 나중에는 마사지선생님이 보이기만 해도 식은땀이 나더라구요

고생고생을 하며 조리원에서 아이 병원을 왔다갔다하며 3주를 보내고 아산으로 내려와 가족 셋만 남고나니 산후 우울증이 그제서야 오더라구요

산후풍으로 예전같지 않은 컨디션에 출산후 겪을수 있는 종합선물세트를 폭격맞은듯한 저로써는 너무 힘들었어요

아ㅡ.. 둘째는 갖을수 없을것만 같아요

출산은 하루지만 육아는 장기전이라더니 밤새 기저귀갈고 모유수유하고 트림시키고나면 다시 기저귀..
하루하루 버티다 보니 이제 60일이 다 되어가고 채원이는 2.7키로로 나왔던 몸무게가 2배가 되어 5.5키로가 되었어요

100일의 기적이 있다면서요-?

여자는 약하지만 엄마는 강하다는 말이 이런 시련을 겪어야 엄마가 될수 있기 때문이었다는것을 체험으로 깨닳으며 육아전쟁에 뛰어든 새내기가 되었네요

새 생명을 만나는 일에는 예상할수도 없겠지만
앞서 세웠던 계획도 소용없고.. 임신과 출산을 겪으며 훌쩍 크거나 (혹은 늙거나ㅠㅡㅜ)
제 인생의 한 페이지를 잘 써 내려가고 있어요

임신부터 출산까지 잘 도와주신 심원장님 말씀래 주신덕분에 이후에 황달이 와도 잘 대처해서 큰 문제없이 지나갈수 있었던것 같아요

순5모임과의 만남도 출산이후 마음의 준비를 하는데 도움이 많이 된것 같고 홈페이지에서 읽었던 출산후기도 도움이 되어 저도 출산후기를 쓰러 왔네요

진오비에서 만나게 된 모든 산모님들 다들 힘내시고 지금 이순간 힘들다면 이또한 지나가려니~ 하고 버텨봅시다 화이팅~!!

댓글

후기 정말 잘 읽었어요.. 얼마나 고생하셨을지 읽으면서 눈물이 핑~아기와 함께 행복한 시간 보내시길...! 몸도 잘 회복되시길!  등록시간 2016-05-18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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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덕 [2016-05-18 10:09]  podragon [2016-05-18 06:51]  오현경 [2016-05-18 06:44]  

본 글은 아래 보관함에서 추천하였습니다.

#2 오현경 등록시간 2016-05-18 06:49 |이 글쓴이 글만 보기
안녕하세요:)
하얀 얼굴, 볼이 발그레 ~ 상기된 얼굴로 새벽에 분만실로 오셨던!
흐르는 양수에 준비했던 모든것들을 할 수 없다는 이야기에 실망 하셨죠~

익숙한 얼굴이어서 번뜩! 생각난게 저희 퇴원가방과 같은 무늬의 아기띠(?)를 하고 계셨던
두분의 모습의 사진~ 이야기를 나눴던것도 기억이 나네요~

그렇게 입원을 하시고는 이틀 뒤 아침에 만나니 하얀얼굴에 더 도드라져보이는 분만의 흔적!
정말 고생 많으셨어요~
얼마되지않은 시간이었던것 같은데 채원이에게는 많은일들이 있었네요.
그래도 건강하니 정말 다행이고요~

쉬고싶은 새벽, 정성스러운 긴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많은분들에게 큰힘이 될거에요!
너무 지치지않게, 행복한 육아 하시길 응원할게요!
행복한 5월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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