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도의 우리나라 제왕절개율은 아직 발표된 것이 없습니다. 다만 2016년도 자료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펴낸 「2016년 건강보험통계연보」에 실려 있는데 그 내용 중  분만 관련 한 부분만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분만 건수: 2015년 434,169건 → 2016년 404,703건(전년 대비 6.8%감소)
2016년도 전체 분만건수 중 자연분만 57.8%, 제왕절개 42.2% 차지
분만기관 수: 2015년 620개소 → 2016년 607개소(전년 대비 2.1% 감소)

제왕절개 수술율이 그동안 38%내지 39% 수준을 오락가락 하던 것이 드디어 40%를 넘어서 거의 2명 임신부 중 한명은 제왕절개로 출산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구체적인 제왕절개 사유에 대한 통계는 접해 보지 못해서 모르겠지만 아마 35세 이상의 출산이 상대적으로 많아진 점, 의료 분쟁으로 인한 배상금 액수가 상당히 증가하는  점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입니다. 임신부의 나이가 35세를 넘으면 임신성 고혈압 등 임신 관련 합병증의 발생 위험이 더 높아지고 난산이 되는 경우도 더 많아서 수술율이 높아지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그 외에 여러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그 중에는 해소하기 어려운 문제도 있을 것이고 조금만 노력하면 상당한 성과를 거둘 수 있는 부분도 있을 것입니다. 결혼 연량이 늦어지는 점은 해소하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분만 진통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호흡법을 통해 통증을 이겨내고 무통 마취와 같은 의료적 개입을 줄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은 부분입니다.

2017년 6월 이후 제가 혼자 병원을 운영하면서 진오비 산부인과에서 출산을 도왔던 분들을 통계를 내었을 때의 제왕절개 수술율은 5% 안팎이었습니다. 2016년도에 제가 출산을 도와 자연분만을 시도하다 안되어 제왕절개 수술을 한 분은 4.1%였습니다. 그에 비하면  42%라는 수치는 8배에서 10배 정도로 큰 차이가 나는 수치입니다. 이런 차이는 어디서 생기는 것일까요?
제왕절개를  줄이는 것과 관련해서는 이전에도 제가 몇번 글을 남겼지만  좋은 방법은 골반이 유연한 젊은 나이에 출산을 하는 것입니다. 출산을 돕는 의사들이 감당해야 하는 분만 관련 분쟁의 부담을 덜어 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그러나 학업 때문에 혹은 안정적인 직장을 구하느라 결혼 연령이 늦어지는 탓에 좀더 젊은 나이의 출산은 쉽지 않습니다. 분쟁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은 형평성의 문제 때문에 의료계만 적용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그래서 임신한 산모 입장에서는 분쟁의 위험으로 방어적 진료를 하지 않고 원칙 진료를 하는 의사를 만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의사의 얼굴을 보고 그 의사가 원칙 진료를 하는 의사인지, 병원의 규모를 보고 그 병원이 양심 진료를 하는 병원인지 알 수 없습니다. 저희 병원처럼 홈페이지에 그렇게 써두었다고 해도 정말 그 병원이 원칙 진료를 철저히 하는 병원인지 확신할 수 있을까요? 병원에서 이루어지는 진료는 수술은 말할 것도 없고 대부분이 워낙 전문적인 영역이다 보니 일반인들은 그 행위가 적절한 것이었는지 아닌지 알 수가 없습니다.

10여년 전에 정부가 열심히 추진하던 제왕절개 수술 낮추기 정책도 벌써 오래전에 폐기한 것으로 보입니다. 심지어는 몇년전까지 매년 복지부가 발표하던 제왕절개 적게 하는 병원, 많이 하는 병원 명단 공표도 어떤 이유 때문인지 지금은 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현 상황에서 제왕절개를 피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정부에게 달려 있지도, 의사에게 달려 있지도 않습니다. 오직 임신부 스스로에게 달려 있습니다. 너무 뻔한 말이라서 임신부들도 우습게 생각하고 병원에서는 그런 것을 안내조차 하지 않지만 정말 중요한 것이 순산 체조와 운동 및 호흡법입니다. 건강하기 위해서는 평소 건강한 식습관과 수면 습관을 가지면서 적당한 운동을 하라는 것과 완전히 같습니다. 그렇게 순산 체조를 열심히 하시고 아기와 본인의 영양 및 체중 관리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시기 바랍니다. 더불어 무통 마취나 유도분만 등 정상적 출산 과정을 방해하는 것들은 의학적으로 꼭 필요한 경우 외에는 요청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런 것들에 대하여 의사가 전문적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조언하고 함께 노력하고, 국가는 국민 건강 증진 차원에서 충분한 밑받침이 제도적 발판을 마련하고 홍보도 하면서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마땅합니다. 건강을 증진시키고 생명을 지키는데 도움이 되라고 전문가와 국가가 있는 것이니까요. 그것을 임신부 혹은 환자 스스로 해야 한다면 결국 전문가나 국가의 존재 이유가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임신부 2명 중에 한명이 질병 치료도 아닌 출산을 위해 수술대에 누어야 한다는 현실은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우리나라가 의료 관련한 제반 여견이 열악하기 그지없는 아프리카의 어느 후진국도 아닌데.....

댓글

언제나 산모와 아기의 건강을 위해 애써주시는 심장님~~ 늘 마음속으로 응원하고 있습니다~^^  등록시간 2018-01-17 13:43
thepetal/ 항상 성원해 주시어 감사합니다.  등록시간 2018-01-12 22:02
아기들을 위해 애쓰시는 심장님. 응원합니다!!  등록시간 2018-01-11 21:55
제왕절개 출산이 40프로가 넘는 상황에서... 5프로남짓 제외하고 자연분만으로 출산을 돕고계신 심장님, 정말 대단하셔요 (그 5프로의 산모도 여건상 제왕절개가 더 안전하기에 수술하신거겠죠) 매일매일 산모들과   등록시간 2018-01-11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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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thnirvana [2018-06-30 19:01]  podragon [2018-01-21 19:46]  보늬맘 [2018-01-17 13:41]  satieeun [2018-01-13 12:52]  로로맘 [2018-01-12 21:20]  동민 [2018-01-12 13:52]  bella [2018-01-11 22:59]  최현희 [2018-01-11 22:44]  thepetal [2018-01-11 21:51]  
#2 동민 등록시간 2018-01-12 13:52 |이 글쓴이 글만 보기
진오비 제왕절개율 4.1%, 우리나라 평균 제왕절개율 42%. 시사점이 크네요. 어마어마하게 수고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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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통 중이나 출산 후 아기나 산모가 위험해 갑작스럽게 대학병원 전원한 경우나 후유증이 생긴 사례가 없어서 다행이었습니다. 올해도 무사히 지나가기를 바랄 뿐이죠. 감사합니다.  등록시간 2018-01-12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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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dragon [2018-01-21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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