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4. 5. 식목일 아침. 임신테스트기에 두 줄을 확인하고 고민없이 진오비에 진료 예약을 했습니다.첫째 출산때 인연을 맺고 둘째도 당연히 진오비에서 출산을 해야겠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렇게 식목일 아침에 발견(?) 되었기에 "나무"라는 태명을 갖게된 둘째는 지난 2020. 12월에 건강하게 태어났습니다.
벌써 만9개월이 지났는데 이제서야 출산후기를 쓰게 되었네요!

다시 뵙게된 원장님과 외래 간호사 선생님들이 어찌나 반갑던지,
그리고 이것도 두번째 경험이라고 코로나 시국에도 나름 여유를 가지고 진료를 다녔습니다.
주변에서는 둘째 성별이 뭐냐고, 아직도 그 병원은 성별을 안 알려주냐고, 도대체 내가 궁금해서 못 참겠다며...
저를 32주 동안 귀찮게 했지만,
저는 남편에게 "우리 한번 둘째는 성별 모르고 낳아볼까?"라고 말하기도 했네요.

임신 기간 동안 별다른 이벤트가 없었던 첫째에 비해, 둘째는 몇 가지 이벤트를 겪고 출산을 하게 됐어요.
임신당뇨성 검사에서 재검사가 필요하다는 연락을 받고 재검사를 했는데 다행히 임신당뇨는 아니었고,
36주에는 갑자기 역아 판정을 받기도 했어요.
32주까지 자세를 잡 잡고 있던 태아가 갑자기 자세를 바꾸게 된 경우가 흔치 않고, 양수양도 많지 않아 다시 돌아오기에 힘들수도 있다는 원장님 말씀에 둘째도 당연 자연분만을 계획하고 있던 상황에서 걱정이 앞서더라고요.
2주 후 자세를 바꾸지 않으면 수술을 해야 하고, 첫째를 자연분만 했는데 둘째를 수술하면 아까우니 다른 대학병원에서 역아시술에 대해 상담받고 와도 좋다고 하셨어요.
그리고 태아가 다른 곳에 비해 복부둘레가 많이 작고 몸무게가 적게 나간다는...
36주 진료를 걱정 가득 받고 돌아와 2주 동안 영양보충 충분히 하며, 역아시술은 받지 않고 역아를 돌아오게 하는 요가자세를 열심히 했어요.
다행히 2주 후 초음파에서는 다시 원래대로 자리도 잘 잡고 몸무게도 늘어난 아이를 만날 수 있었어요.
(다만 탯줄을 목에 감고 있다고 해서 걱정했는데, 출산시 문제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예정일 당일 자정에 배가 아파 화장실에 갔는데, 피가 좀 비치고 진통이 10분 간격으로 있어 병원에 연락드리고 진료를 받았어요.
병원에 도착했을 때는 8분 정도 간격이 되었고 둘째이기에 이 밤에 나오려나보다 하고 내진을 받았는데,
아직 자궁문이 열리지 않았으니 집에가서 자고 아침 9시에 외래 진료 받으러 오라 하셨어요.
꼭 지금 나올 것 같은데... 하는 느낌으로 집에가서 밤새 진통 체크하며 잠을 설치고 병원으로 갔는데!
이상하게 병원에 도착하자 마자 6-7분 간격으로 일정하던 진통이 사라지는 신기한 경험을 했네요.
이 상태로는 오늘 안나오겠는데? 라고 생각하고 다시 내진을 받았는데.
자궁문이 몇cm 열려서 곧 출산할 것 같다고 병실로 옮겨졌어요.
다시한번 이상하다... 그때부터 분만실에 들어갈때까지 저는 진통다운 진통이 없었어요.
분만촉진제도 맞았지만 정오가 될때까지 진통이 느껴지지 않아 정신도 또렷했지요.
정오가 지나 분만실로 옮겨 3년만에 다시 찾은 이곳이 이런 분위기였구나.
이 음악은 내가 좋아하는 음악인데 분만 전에 들어서 참 좋다. 남편과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눴어요.

그런데 잠시 후, 갑자기 극심한 진통은 어김없이 찾아오고...
첫째 때 힘을 잘 주지 못해 고생했기에, 이번에는 순산체조와 호흡법을 확실하게 준비하고 왔다고 자신했는데.
출산 경험만큼은 여유로워 질 수 없더라고요.
진통을 겪은 시간은 짧지만 고통이 너무 강렬해서 호흡도 잘 되지 않고 힘을 줘야 할 곳에는 힘이 안 들어가고 허리만 자꾸 뒤틀렸어요.
간호사 선생님께서 세 분이 들어오셨었는데,
한 분께서 윗배를 힘차게 눌러주시기도 하고, 자연분만이 힘들수도 있다고 수술 준비 연락을 취하는 것 같기도 하고,
태아에게 산소 공급이 잘 되지 않는다고 제 코에 산소튜브가 연결되기도 했어요.
외래 간호사 선생님께서 이마를 쓸어주시면 조금만 더 힘내보자고 따뜻하게 응원해주시며 힘줄때 옆에서 도와주시기도 하셨어요.
9개월이 지났지만 그 순간을 떠올리니 다시 배가 아파오는 것 같고 그때 고생해주신 원장님과 간호사 선생님들께 너무도 감사한 마음이 크네요.
결국 흡입기를 사용하고 수술의 문턱에서 아이를 만날 수 있었어요.
첫째는 밖으로 쑤욱~ 나오는 느낌이 정말 세상 후련한 느낌이었다면,
둘째는 그만큼의 시원함은 없었지만 이 과정이 끝났다는게 세상 기쁘더라고요!
이런 출산의 경우도 순산이라고 말할 수 있는건지 원장님께 여쭙고 싶어요^^

그리고는 아무렇지 않게 다시 경산모의 장점을 살려,
모유수유도 편안한 마음으로 하고, 첫째때는 둘러보지 못했던 병실 밖 서재의 책도 두권이나 읽으며 모자동실 병원 생활을 즐겁게 했어요.

아쉬운 점이 있다면,
남편이 출산 직 비디오를 찍어주는데,
첫째 때는 그 감동이 큰 나머지 엉엉 우느라 쓸데없는 제 얼굴만 찍어서 저에게 엄청 혼났는데,
둘째 때는 저는 거의 안찍고 아이만 찍었네요...
엄마와 아이의 아름다운 투샷을 기대했는데...
셋째는 없기에 출산 영상이 유일한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ㅎㅎ

이제 임신, 출산으로 진오비를 찾을 수는 없겠지만,
앞으로 부인과 진료를 받을 때는 제 인생에서 가장 고마운 병원인 진오비를 찾을 것 같아요^^
심상덕 원장님, 간호사 선생님들.
정말정말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언제나 건강하고 평안하세요 ♡

- 모모와 나무 가족 올림!



댓글

모모와 나무 이름이 너무 귀여워요! 아이들도 많이 컸겠네요! 병원생활 즐겁게 하셨다니 감사해요. 두아이 모두 건강하고 행복한 가정 되시길 바랄게요!  등록시간 2021-10-05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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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zzini [2021-12-15 09:21]  suny6616 [2021-10-12 11:42]  엄마뽀뽀 [2021-10-08 20:17]  nambbang [2021-10-05 21:29]  심상덕 [2021-10-05 13:33]  소이 [2021-10-05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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